정들어버린 캄보디아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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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들어버린 캄보디아 11

espher 6 4841
그날 찾아간 바는 글로벌에서 가까운 호텔내에 위치해 있었는데
이름은 타이거호텔로 기억합니다....
틀렸을 수도 있으니까 가보고 싶으신분은 글로벌에 정확히 물어보세요...^^;
밤에 간단하게 맥주 한잔하기엔 딱 좋은 곳입니다...

바에 앉아서 맥주 두병을 시키고는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는데....
역시나 여자한테 100% 끌려다니는 스타일입니다....

평소 얘기하는 투로 봐서는 그럴리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확실히 여행을 같이 다니면 인간됨됨이를 잘 파악하게 됩니다....
더 상태가 심각해지기 전에 잡아줘야 할 것 같아서 이런저런 조언을 해줬는데...
그놈의 '사랑'이란 단어 앞에선 아무것도 소용없습니다...

논리적으론 이해가 되지만 여자친구 맘상할까봐 차마 그렇게 할수 없다는데.....
뭐 이정도로 얘기해줬는데도 못받아들이면 포기해야 합니다...
결과가 눈앞에 훤히 보이지만 된통당해봐야 정신을 차릴테니
더 얘기해봐야 제 입만 아플뿐입니다...

복잡한 얘긴 그만두고 그냥 술이나 마시자 그러구서는....
음악들으면서 맥주를 홀짝거리고 있는데.....

여자바텐더가 다가오더니 한국사람이냐고 묻습니다....
그렇다고 하니까 아주 반가워하면서 한국사람들 이 바에 많이 놀러온답니다...
그래서 자기도 지금 한국어를 열심히 배우는 중이라고 합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잡지를 하나 꺼내놓는데....
한국어로 되어있길래 들여다봤더니 교민잡지입니다....
음...이런게 있었네 하면서 유심히 들여다봤는데.....
그 바텐더가 잡지 맨뒷면을 가리키면서 잘 보라고 합니다...

거기에 웬 남자분 사진이 올라와 있는데 그분이 이 가게 단골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그분 사진밑에 있는 글을 읽어달라고 합니다...
프로필소개인데 간단히 뜻을 설명해주니까
뜻을 알고 싶은게 아니라 한글을 읽고 싶은데 읽기가 힘들어서 그렇답니다....

참 노력이 가상하다 여겨서 한국어 배운지는 얼마나 되었냐고 물어보니까....
1년되었답니다.....-_-;

이런 상황 흔히는 아니지만 가끔 겪는데
이럴때마다 한국어가 모국어인것을 다행으로 여깁니다..
1년을 배워도 읽는 것도 버거운 언어가 한국어입니다....

한글도 사실 세계에서도 찾아보기 힘들정도로 정말 쉬운 글자이지만
외국인들에 따라서는 이 바텐더처럼 1년을 배워도 제대로 못읽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두번겪는 일이 아니라서 그자리에서 해결책을 알려줬습니다...
글자를 그대로 읽지 말고 풀어서 읽으라구요....

거기나온 교민회 란 글자를 예로 들어서 ㄱㅛ ㅁ ㅣ ㄴ ㅎ ㅗ ㅣ
이렇게 풀어서 적어준다음....
영어읽듯이 읽어보라고 했습니다.....
몇번 따라해보더니 새로운 걸 알았다는 듯이 아하 합니다....

이렇게 가르쳐주면 똑똑한 애들은 2시간만에도 한글을 깨우치는데
이 바텐더는 그 수준은 아닌거 같았고.....^^;
몇십분동안 이거 가르쳐준 덕에 저도 캄보디아어를 몇마디 배웠습니다...
별로 써먹을 기회는 없었지만요....

여자 바텐더가 세명이 근무하는데
가장 영어가 유창했던 바텐더는
저희가 아니라 다른 한국인손님하고 얘기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지금 한국어를 배운다는 바텐더는 이런저런 일을 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결국 제일 나이가 어린 란이라는 바텐더더러 저희랑 얘기하라는데
이 아가씨는 영어단어 몇개외에는 캄보디아어밖에 할줄 모릅니다.....-_-;
손짓발짓 섞어가며 이런저런 얘길해보니
고향은 깜퐁솜이라는 곳이고 시엠립에 온지는 한달도 안되었답니다...
더 물어보고 싶은게 많았는데 의사소통이 안되니 더이상은 진행불가...-_-;

얘기하면서 노닥거리는 사이 시간이 12시가 다되어 가니까
일행이 이제 술그만먹고 들어가자고 합니다....
내일은 일출을 봐야 하니까 아침 5시에 일어나야 합니다...
그러자고 하면서 일어나려고 하는데
같이 얘기하던 바텐더들이 아쉬운듯이 내일 또 오라고 합니다....

내일오면 어떻게 재밌게 해줄거냐고 물어보니까 웃으면서 심심하냐고 묻습니다...
그렇다고 하니 바텐더 하나가 그럼 나이트클럽에 가라고 합니다....

이글을 치고 있는 지금도 후회하고 있습니다.....
왜 그때 곱게 안일어나고 몇마디 더하다가 나이트클럽얘기를 꺼내게 되었는지 해서요...
 
나이트클럽 얘기를 듣자마자 순간 귀가 솔깃해져서
시엠립에서 어디 나이트클럽이 제일 좋냐고 물으니까
zone one이란 나이트가 제일 좋다고 거기엘 가보라고 합니다....
모토기사들이 다 안다고 모토타고 가라고 하는데...

알았다고 하고는 밖으로 나왔는데.....
그냥 방에 들어갈려고 하니 맘이 내키지 않습니다....
나이트클럽이란 단어가 이미 귀에 박혀버린 탓입니다....^^;

12시가 되려면 아직 10분정도 남아있어서 같이간 일행한테
그 나이트가 어디에 있는지 위치만 확인해보자고 했습니다...
모토를 타고 그 나이트를 찾아갔는데 막상 가보니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글로벌에서 걸어서 10분정도 거리입니다....
밤에는 충분히 걸어갈만한 위치입니다....

위치만 확인하자고 했는데 막상 와보니 음악소리가 참 흥겹습니다....
딱 맥주한잔만 더하자고 일행을 끌고 들어갔습니다....^^;

과거 나이트 죽도리 경험으로 나이트에 입장한 다음 한번 죽 둘러보니
전체적인 상황이 한순간에 파악됩니다...
관광객전용이 아닌 현지인들이 주로 찾는 나이트입니다....
외국인이라고는 저희밖에 없습니다.....

몇년전 파타야에서 엑사이가 맨 처음 생겼을때
관광객들이 아예 없는 가운데 혼자 현지인들 틈사이에 끼여 놀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자리에 앉아서 메뉴를 보니 음 조니워커 레드가 12달러입니다....
맥주두병씩 마시는 것보다 이게 더 싸게 먹힙니다....
그래서 조니워커를 시켰는데 가져온 걸 마셔보니 가짜입니다.....-_-;
딱 반잔만 마셨는데 그것때문에 아침에 일출보러 나가면서 참 힘들었습니다....

동남아산 가짜위스키는 메탄올을 가지고 만들기 때문에 
한국처럼 부어라마셔라 하면서 폭탄주까지 만들어 먹었다간
말그대로 폭탄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절대 안마셔야 하는데 꼭 마셔야 하는 경우 한잔정도가 적당합니다...

마시다보니까 정신없이 들이부었다 하는 경우엔...
반드시 아침에 술깨기전에 해장술을 마셔야 합니다.....
그것도 한두잔 홀짝거리는게 아니라 넉넉하게 마셔줘야 합니다...
메탄올을 해독하는데는 에탄올이 최고니까요.....
(절대 농담아닙니다.....^^;)

술마시면서 춤추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니까......
동남아 나이트클럽중 한국나이트랑 가장 유사합니다....
춤추는 스테이지가 따로 독립되어 있고....
춤에 자신있는 사람이 올라가서 출 수 있는 무대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남녀비율은 9:1정도라서 솔직히 여자구경할일은 없었는데....
외국인이라고는 저랑 일행밖에 없으니
웬만한 여자들하고는 다 한번씩 눈이 마주쳤습니다..

여자중 하나는 제 어깨를 잡더니 손에 30이라고 숫자를 씁니다...
그숫자가 뭘 의미하는지는 금방 알아차릴수 있었는데
뭐 제가 도덕군자는 아니지만서도 여행에 있어서 목적은 항상 명확합니다..
캄보디아에서 sex tourist소리 듣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깨끗이 무시하고 30분정도 앉아있다 그냥 일어났습니다...
더 버티고 있으면 정말 다음날 일정에 지장이 있을테니까요....
 
숙소에 돌아와보니 남은 일행 둘이 위스키 새병을 꺼내서 맞대작을 하고 있습니다...-_-;
저도 뭐라고 할 입장은 아니라서 그냥 침대로 들어가서 그대로 뻗었습니다....
어디갔다왔냐고 묻길래 귀찮아서 내일 얘기하자고 하고는
바로 곯아떨어졌습니다....

그리고 5시바로직전에 맞춰놓은 알람에 일어났는데....
텅빈 방안에 혼자 누워있는 걸 발견하고는 엄청 당황해야 했습니다....
 
6 Comments
달밤 2006.09.24 20:14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이후 여행기가 왜 안올라오죠.
궁금하네요.
맑은풀 2006.09.30 12:30  
  난 그 나이트가서 재미있었는데..외국남자가 현징자랑 춤추는게 더럽게 추는게 싫엇지만 외국인은 그남자뿐이라서 ,,그리고 깨끗하고 맥주값도 싸고 3천원정도 ,,동양인도 우리여자3명뿐,,그냥 놀앗는데..너무깨끗한나이트 라서 좀 놀랬죠,,,시엠립그냥 시장이나 마켓분위기는 좀 덜 떨어진 음 그리 좀 지저분한데..난 좋은레스토랑 안가봤걸랑요..밤이라거런지..정말 좋앗어요
두루미 2006.11.17 15:39  
  잘 보고 갑니다.
언페어 2007.01.09 22:04  
  메탄올을 섞은 술이라니 정말 위험하네요. 메탄올은 소량만 마셔도 실명, 어느정도 이상 마시면 사망에 이르는 독극물인데~  에탄올(그냥 술) 을 많이 마셔서 재빨리 중화시켜줘야 합니다!!! 잘하셨네요. 
적혈사 2009.02.22 18:28  
거기서 조니 워커 레드라벨中1병 3명이서 쭉 들이키고 뭘쩡한 난 슈퍼맨 ??ㅡ..ㅡ
 
제가 갔을때는 일본인 여자 관광객들3명, 서양 5명 정도..

나머지는 현지인들~~

현지 애들하고 재밌게 놀았는디 ㅋㅋ
코끼니 2017.07.07 23:22  
재밌게 잘읽었습니다
배운것도 많고요~^^
왜 그다음 여행기 안올리시나요???
궁금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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