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캄보디아 01.10 오전 - 앙코르왓 일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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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캄보디아 01.10 오전 - 앙코르왓 일출보기!

Ru(루) 0 3165
일출보려고 4시에 일어났다. 네시반 쯤에 챰아저씨를 만나서 가는데 정말 캄캄하다.
가로등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데 그냥 앙코르왓에 덜렁 내려주는 우리 챰 아저씨.
이런, 손전등도 없는데 이 캄캄한 길을 무얼 가지고 간단 말이냐.
(지금에서야 이렇게 말하지만 그때는 정말 무서웠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그저 칠흑같은 어둠뿐.)

그래서 결국 핸드폰을 켜서 핸드폰 액정화면을 의지해서 걸어가는데 길 양쪽이 호수다.
물론 난간 따위도 없기 때문에 만약 잘못가면 그대로 호수에 빠질 수도 있다. -_-;
이걸 사진으로 설명해 준다면 좋겠지만 정말 '불빛'하나 없는 캄캄한 어둠을 카메라는 담아내지 못하더라.

조심조심 걷는데 갑자기 한 여자분의 목소리가 들린다.

"혹시 한국분이세요?"

그렇게 한분을 더 만나서 셋이서 의지하면서 앙코르왓을 걸었다. 그 분은 27세의 여교사로,
여행을 굉장히 많이 다니시는 듯 했고 좀 더 많은 것을 보기 위해 카메라는 아예 들고 다니지 않는다고.
역시 개인마다 여행의 느낌과 생각은 전부 틀린 모양이다.

앙코르왓 앞에 도착하니 우리를 못들어가게 하는 관리인. 6시되기 전까지는 들여보내 주지 않을거래서
그 앞에서 기다렸다. 한국인 미국인 다들 모여서 기다리는데 래글런티셔츠입은
어떤 미국놈이 정말 시끄럽게 떠들어댄다.
아마도 거나하게 술 한잔 걸치고 오신 듯. 한국인들 관광와서 단체로 모이면 시끄럽다는데
미국애들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아.


기다리는 밤하늘은 정말 최고였다.



소금을 뿌려놓은 듯이 하얀 별들이 무수히 눈으로 쏟아져들어오는데,
지금 보고 있는 이 광경을 담을 수 없다는 것이 정말 슬펐다.
다음에 정말 비싼 카메라 들고 와서, 꼭 이 장면을 담아갈 거라고 결심했다.
그렇게 무수한 별들은 절대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백미. 씨엠립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겨우 6시되서 안으로 들어가도 이건 또 어드벤쳐투어-_-; 도저히 어디가 어딘지 알 수 없는 유적 안을...
잘도 휘젓고 돌아다녔다. 우리 뿐 아니라 특히 아까 시끄럽게 떠들던 그 미국 녀석이 계속 먼저 앞서나가면서
코스를 개척(?)해 주었기 때문에 나름대로 빠른 시간에 앙코르왓 3층에 도달할 수 있었다.
(앙코르왓 3층에서 일출보고 다시 내려와서 건물 위로 뜨는 해를 바라보는게
앙코르왓의 진정한 코스라는 얘기를 들어서... 보통 사람들은 그냥 건물 밖에서 일출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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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기다리니 주변이 조금씩 밝아지며 숲 저쪽에서 붉은 기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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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숲속 아래에서 불난 듯 보이는 붉은 기운이 '해' 이다.
그런데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일출이란게 원래 해가 뜨면 갑자기 확 떠 버리는 느낌이니까.
혹시 여기서 일출봤다가 앙코르왓 내려가면 건물 위로 해가 미리 떠 있는거 아냐? 그럼 메인을 놓치는건데...
그렇게 생각하고선 친구랑 합의보고 해뜨기 전에 먼저 내려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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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오면서 찍은 앙코르왓 내부. 사실 저 안에 내가 있었는데 안어울려서 포샵으로 삭제때림-_-;
(역광으로 건물이 전체로 어둡게 나와서 내가 굉장히 작았기 때문에 묻히게 만들기는 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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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건물 위로 해가 뜰까봐 엄청 빨리 뛰어내려갔다. (올라온 속도의 5배 정도로-_-;)
그때 뛰어오는 친구 사진을 찍었는데... 마치 심령사진 같지 않습니까? (조작이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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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오니 아직은 어둡다. 물론 주변을 알아볼 수 있을정도로 환해지긴 했지만 아직 해가 뜨진 않았으니까.

건물 주변엔 사람들이 정말 많다. 앙코르왓 3층까지 올라가는 사람은 정말 몇 명 없나보다.
같이 온 교사언니도 그때 우리랑 같이 내려오셨는데 내려오고 나서도 앙코르왓 건물 위로 해가 뜬 것은
20분 후 여서 매우매우매우매우 엄청엄청엄청 후회했다. -_-; 지평선 일출도 보고내려올걸.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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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원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살기 때문에...(자랑이냐?)
많은 사람들이 있는 와중에도 길 한가운데에서 요가자세(?)로 사진을 찍어보았다.
(다만 이 사진을 올리는 의미는 그때 사람이 많았다는 걸 보여주기 위함입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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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다 보니 드디어 일출이 시작된다. 그렇지만 사진에서 많이 본
앙코르왓 중앙 탑에서 해가 뜨지는 않았다. 일년 고도에 따라 해뜨는 위치가 다를테니.
으음. 그럼 중앙 탑에서 해가 뜰 때는 언제일까나. (과탐성적이 수능최악인 사람이라..-_-;)


나도 멋지게 일출사진을 찍어보고 싶었지만 워낙에 내공이 부족한 터라
죽어라 찍어댔지만 건진게 없다. -_- (얼렁 내공을 키워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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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이 각도로 해가 떠올랐을때 찍었으면 괜찮았을텐데.
(그러나 그나마 이 사진도 내가 찍은 게 아니라 친구가 찍은거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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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멀리에서도 한컷. 우리는 호수앞에서 일출을 보았는데 여기에 사람이 제일 많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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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오면서도 한컷 찍어보고. 호수 위, 숲으로 뜬 해.
숙소에 돌아와서, 아침에 일출보느라 제대로 정비(?)하지 못한 차림새를 정비하고
역시나 호텔에서 제공하는 조식을 먹고 8시 반 쯤에 다시 앙코르 유적군에 가고자 나섰다.
참아저씨한테 '쁘레아칸'을 가겠다고 하니까 거기는 마지막에 들르자고 하고
'프레룹'에 데려다주신다. 여기 일몰 포인트라고 해서 일몰 보려고 했는데..OTL
그러니까 주관이 너무 강하시다니까. ㅠ_ㅠ (우리는 뭐... 막 싸우고 그런 타입이 아니라
그냥 데려다 주시면 그냥 알았어요 하고 수긍하는 타입이었다. 사실 워낙 게을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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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때 챰아저씨가 Burn people 이라고 하길래 어떤 악랄한 군주가 사람을 태워죽이는 화형장으로 썼구나!
라고 알아들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화장터란다. (이래서 제대로 공부를 하고 가야 돼.)
아래위로 검정옷을 입었더니 햇빛을 제대로 흡수하는 건가. 정말 무지--하게 덥다. -_-;
처음 들른 곳에서 더위에 지쳐서 프레룹 뒤쪽에서 놀고 있으니 어떤 조그마한 아가가 뛰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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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쪽 사람들이 다 그렇지만 애들도 참 '작다'
키가 작다는 게 아니라 뼈나 체구 자체가 참 작다.
얘가 뛰어오길래 걍 주변에서 노는애인가 싶었더만 역시... 물건파는 애였다.
캄보디아에는 각종 물건을 Three for 1 dollar 에 파는 애들이 참 많다.
보통 그런애들은 장사에 이골이 나서인지 소리소리 질러가면서 파는데
얘는..... 굉장히 쭈볏거리면서 'ten for 1 dollar' 라고 한다.
(나무팔찌는 10개에 1달러로 팔리는 것이 보통. 구슬팔찌나 피리는 3개 1달러.)

걍 안산다고 하고 가는데... 돌아보니, 정말 정말 정말 엄청나게 '사주지 않아서 나빠'
포스를 뿜어내고 있어서....ㅠ_ㅠ 다시 돌아가서 샀다.
그대신 나 이거 샀으니까 나랑 같이 사진 찍어줘! 하고선 애기랑 같이 사진 찍었다. -_-;
(애가 여자앤지 남자앤지 헷갈리는데 목소리로 봐선 여자애 같았지만^^)

애기가 넘 작아서 내가 손대면 바스라질거 같아서 어깨동무도 조심조심 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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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10개에 1달러인 팔찌. 선물용으로 샀는데 지금 그냥 방구석에서 굴러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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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룹이다. 위에서 찍은 사진. 화장터라서인지 불에 탄 흔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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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사진을 세로로 찍는 걸 좋아해서 아무생각없이 계속 세로로 찍어댔는데
여행기를 올리기에는 세로가 매우 부적합하다는 걸 여행 다녀와서야 깨달았다. -_-
그러나 홈피를 키우면 되지 사진을 가로로 찍어야겠다는 생각은 여전히 안하는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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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프레룹 다음에 들린 동메본이다. 현지발음에 가깝게는 메이번~.
물론, 서메본도 있다. 동서에 하나씩 서있는 유적으로
프레룹과 비슷한 분위기, 비슷한 규모다. (나의 조악한 관점으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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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다음에 들른 따솜 이라는 유적으로 오전 일정중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이었다.
살짝 어두컴컴한 분위기 하며 작지만 고즈넉한 분위기에 유적의 끝쪽에 있어서인지
왠지 모르게 편안하고 한가로운 느낌이 든달까? 이 안에 들어가니까 사람들이
전부 뒤쪽으로 나가길래 저 사람들 왜 나갈까? 싶어서 문 앞까지 가봤는데
문밖에 아무것도 없고 길밖에 없어서 그냥 돌아왔다. 나중에 알고보니까
그 문을 타고 올라간 거대한 용수를 보기 위해 다들 나갔던 거였다. -_-;
이래서 정말 제대로 알고 봐야 한다니까. ㅠ_ㅠ 여행책자도 제대로 안읽은 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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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솜 들어가는 입구다. 규모는 저기 눈에 보이는 게 전부임.



따솜 다음엔 챰아저씨가 인공호수를 보러갈거라고 했지만... 생각보다 시간이 엄청나게 부족하다.
12시에 체크아웃 하고 숙소 옮기기로 했는데 쁘레아칸 하고 인공호수 중 하나밖에 볼 시간이
안되서 결국 쁘레아칸을 택했다.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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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가 쁘레아 칸 들어가는 입구(...가 맞을 것으로 생각됨. ㅠ_ㅠ;)
여기는 앙코르 유일의 2층 석조건축물이라는데 너무 바빠서 2층은 보지도 못했고
들어가다가 그냥 중간에 나왔다.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아서; 이럴 줄 알았으면
아침에 체크아웃 하고 숙소 옮기고 나올걸, 하고 통한의 후회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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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무너져 있다. 꽤 좁은 형태의 복도를 지나야 하는 일자형의 유적.



그리고 막 뛰쳐나와서 차에 올랐다. 원래는 앙코르툼에서 묵고 있었지만
어제 올드마켓 다녀와서 근처 둘러보면서 찜해놓은 다른 숙소에서 묵기로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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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어제 우리가 찜해둔 시드니앵커호텔!
(아마 호주사람이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됨...)
겉에서 보기에 좀 비싸보여서 들어가서 물었더니 트윈룸에 20$라고.
생각보다는 저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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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조도 있고 내부도 널찍하고 깨끗해서 좋았다 ^^


체크인하고 짐 내려놓고 나서 시드니앵커 바로 앞에 있는 식당에 밥먹으러 갔다.
여기는 캄보디아 현지인이 하는 곳으로 숙박도 겸하고 있는데 우리한테 자기네 숙소에서 묵으라고 한다.
어차피 우리는 방금 숙소를 바꿨기 땜에 숙소를 바꿀 생각은 없었지만 요금표를 보니 제일 싼 방이 3$이다.
3$....-_- 음 방의 상태는 예측할 수 없다. 한번 들어가서 보고 올 걸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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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볶음밥을 시켰다. 역시나 캄보디아 음식답게.... 달다. OTL

친구가 시킨 건 다시보니까 뭔지 모르겠다. 야채볶음 같은거 같은데.
여기는 바로 시드니 앵커의 앞의 식당으로 보통 캄보디아식이 1~2불 정도로 매우 저렴!
그래서 담날 아침과 점심도 여기에서 먹었다는^^ 맛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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