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뽓 - 여기가 바로 알 포인트를 찍은 곳이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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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뽓 - 여기가 바로 알 포인트를 찍은 곳이구먼...

고구마 0 3240
감우성 주연의 영화 알 포인트...
영화를 본 요왕은 그냥 그랬다고 했는데 영화에 대해서는 다음으로 가서 보시라~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37261

여튼 바로 그 전쟁영화(배경은 베트남전...)를 찍은 곳이 바로 이 곳 ‘깜뽓’이란다. 정확히 말하면 깜뽓에서 한시간정도 떨어져 있는 보꼬 국립공원이 그 로케이션 장소지만, 이 곳 깜뽓이 그곳으로 가는 전진기지 역할을 하니 이래 부르던 저래 부르던 다 비슷비슷한 의미다.
우리가 프놈뻰에서 나와 깜뽓으로 가는 날은 비가 몹시도 추적추적 하게 내리던 날이었는데, 웬만한 여행사에선 다 5달러 부르는 깜뽓 행 차표를 운 좋게도 벙깍 호수 주변을 어슬렁거리다가 3.5달러에 사게 됐다.
깜뽓의 미얼리 첸다라는 게스트 하우스에서 직접 온 이 봉고 버스에는 우리 말고도 4명의 서양인들이 더 타게 되었는데 중간중간 현지인들도 합승해서 이 폐차 직전의 낡은 봉고가 꽉 차 버렸다. 차 성능에 비해 넘 많은 사람들이 올라타서였을까... 깜뽓을 몇 킬로 앞에 두고 차가 퍼져 버려서 깜뽓으로부터 다른 차가 오기까지 잠시 기다려야 했지만 어쨌든 4시간 정도 만에 이곳으로 오게 됐다.

- 나는 지금 무척 화가 났어요. 왜냐면 우리 게스트 하우스가 멀쩡히 있는데도 모토 기사들이 미얼리 첸다 게스트 하우스는 없어졌다면서 거짓말을 한다 말이죠... 그래서 우리 숙소엔 아무도 없어요. 없어진 게 아닌걸 보여주기 위해서 내가 직접 차를 끌고 왔다니까요.

이 차를 직접 몰고 온 사람이 바로 그 숙소의 주인이었나 보다...
흠흠... 론리 플래닛에도 좋게 설명이 되어 있는 숙소가 모토 기사들의 농간으로 왕따를 당하는구나... 싶어서 안스러웠는데, 막상 도착해보니 그 숙소는 어째 가이드북에서 설명한 위치에 있는 거 같지도 않고 특히나 그 음산한 분위기라니... 아무 준비 없이도 당장 거기서 귀신 영화 하나쯤은 뚝딱 만들어 낼 수 있을 만큼 스산한 느낌이 나는 통에 우리를 비롯한 그 누구도 방 구경만 슬쩍 했을 뿐 거기서 묵지는 않고 등짐을 메고 총총히 사라졌다.
나중에 알고 보니 원래 있던 자리에서 무슨 이유로 쫓겨나서 가당치도 않게 스산한 곳에 새로 둥지를 틀고 있는 중이란다. 쩝... 안됐구먼...
여튼 우리는 등짐을 멘 채 이곳 저곳을 떠돌다 숨이 턱에 찰 지경에 돼서야, 원래 미얼리 첸다가 있던 곳 근처에 생긴 지 얼마 안 돼 보이는 ‘롱 빌라’에 여장을 풀 수 있었다.

깜뽓을 가로 지르는 쁘레아 깜뽕 바이 강. 구조가 다른 세 개의 다리가 하나로 붙어 있다. 뒤로 보이는 것은 보꼬 국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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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돼지가 공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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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우리가 이곳에 온 목적인 보꼬 국립공원 투어를 해볼까...
보꼬 산 위에 있는 힐 스테이션은 캄보디아가 프랑스 령 일 때, 프랑스 인들의 별장 노릇을 한 곳이란다. 아마 더위를 피해서 좀 높은 곳에 지은게 아닌가 싶은데, 지금은 폐허 밖에 없는 곳이라고 한다.
이곳을 다녀오는 투어에는 8달러짜리와 10달러짜리가 있는데, 10달러짜리는 깜뽓으로 돌아올 때 보트 투어를 하면서 석양을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나... 10달러짜리를 9달러에 흥정하고 내일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든다.
우리가 출발한 날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4륜 구동 차가 2대나 출발하고 총 투어 인원이 16명이나 됐다. 으음... 팔다리 튼튼하고 젊은 유럽 아이들은 전부 뒤 칸으로 올라간 덕에 차의 내부에는 80이 다 돼 보이는 미국 할머니와 그녀의 조수처럼 보이는 중국 여자, 그리고 우리가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차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신나서 트럭 뒤 칸에서 재잘재잘 떠들던 유럽 애들은 흙먼지가 일어나기 시작하자 금세 그 입을 다물어 버렸고 햇빛 때문에 머리가 뜨거워졌는지 곧바로 시들시들해지더니만, 이번엔 비가 세차게 내려 쏟기 시작하자 운전사가 덮어준 거적 데기를 뒤집어쓰고 추워서 덜덜덜 떨기 시작했다. 매우매우 안쓰럽지만... 다 젊은 날의 어드벤쳐 아니겠어~ 즐기세용~~

지금은 10월... 캄보디아의 우기여서 길이 이곳저곳 패인 곳이 많아서 얼마 안 되는 거리이건만 시간은 상당히 걸리는 편이었다.
한 시간 즈음 달리니 입장료를 받는 보꼬 국립공원 사무소가 나왔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차에 오른 지 거의 2시간 반을 덜컹 거리면서 달린 후 겨우 차에서 내려 우리의 첫 발걸음을 뗄 수 있었다.
폭포을 보고, 비가 후둑후둑 내리는 중에 간이 오두막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점심을 먹고, 다시 차를 타고 이동해서 여러 개의 건물들(교회랑 카지노 그리고 그 외 호텔을 비롯한 몇몇 건물들...)이 흩뿌려져 있는 곳으로 가서 좀 둘러보다 오후 3시가 되었고 ‘돌아갑시다~’라는 가이드의 말과 함께 하산 시작... 또 두어 시간을 덜컹거리는 차안에서 시달리다가 강가로 도착해 배에 실렸다.
배가 움직이기 시작한 시간이 오후 6시... 이미 해는 다지고 한 시간 동안 아무것도 안 보이는 강줄기를 따라 깜뽓 시내로 돌아온 게 오늘 투어의 마지막 이었다.
- 점점 지겨워 지기 시작해...
라며 미국 할머니의 조수인 중국 여자가 중얼거렸는데, 사실 주위가 깜깜한 탓에 주변 경관은 하나도 볼 수 없었지만 진짜 하늘의 별 만큼은 원 없이 봤던 날이었다. 얼마나 선명한지 은하수가 짙게 깔린 것까지 보여서 그다지 나쁘지만은 않았다고 스스로 위로해 본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넘 많아서 좀 맥이 빠지는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듯...
이윽고 배가 시내에 도착하고 숙소 스텝들이 배에서 내리는 어느 여행자의 손을 잡아주며 묻는다..

- 오늘 투어 어땠어요?
- 흠...(아무 말 없음...)
- 엥... 뭐가 잘못된거라도...?

여튼 투어로 다녀오면 항상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 편리한 교통편, 시간을 절약 할 수 있는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단체로 움직이게 되면 필연적으로 놓칠 수밖에 없는 뭔가가 분명히 있기 마련... 그렇다고 개인이 가기엔, 마땅한 교통편이 없어서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곳도 아니고, 이래저래 다시 이곳으로 와야 할 건덕지 하나를 만들어 놓은 셈이다.

보꼬 산 정상은 완만한 구릉이 있는 평원이다. 호수 주변에 건물들의 잔해가 점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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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들이 붉게 보이는 것은 곰팡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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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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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겸 호텔. 영화 알포인트의 주 촬영장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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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쪽으로 가면 전망이 멋진 절벽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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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동쪽으로 멀지 않은 껩 해변을 오토바이 렌트해서 다녀와 봤지만, 육지에 붙은 해변이란게 다 그렇듯이 그다지 맑은 느낌이 나지 않아 그저 획 둘러보는 것으로 바다 구경은 접었다.
이곳 껩 해변이 캄보디아에선 제일 처음 해변으로 이름을 날린 곳이라던데, 이제는 한적한 외양과 호객하는 해산물 식당 아줌마들의 고함 소리만 울릴 뿐...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해변을 보기 위해서는 거의 다 시하눅빌로 가버린단다.

깜뽓에서 더 밍기적 거리고 있어야할 이유도 없어서 우리는 이곳을 떠나 다음 목적지인 시하눅빌로 향한다.

껩 해변은 그냥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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