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한 캄보디아 여행 1
아침.. 떠나기 전 기분은.. 떨.린.다. 떨리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다. 처음 나가는 게 아닌데도.. 덕분에 내내 종종거렸다. 가방이 고장나고 멍하니 있다 화들짝 놀라 환전하고..
공항에서.. 관계자 미팅하고.. 보딩패스받고.. 환전하고.. 몇개의 문자를 날리고.. 면세품 찾고.. 당황하며.. 어리버리..하지만 역시.. 혼자서도 꿋꿋히 잘 해낸다. 익숙해진..
한참을 기다렸다가 탑승했다. 대기실에서 두리번거렸으나 혼자 온 사람은 없는 듯 하다. 약간의 실망감..
승객은.. 가족과 연인..친구들.. 그외 단체 여행객들이다.
원동항공의 내부는 참으로 심플하다. 좌석이 적은 편이고.. 빈 좌석도 군데군데 보인다. 첫 전세기 출항이라 그런 듯 하다. 비지니스 클래스가 텅텅 비어있어 허락한다면 자리를 옮기고 싶다^^ ;; 이,착륙시 조금 무서웠는데.. 기체가 굉음을 내며 무서운 속도로 달린다. 말 그대로의 <질주>이다. 운항중에도 기체의 소음이 내내 거슬린다. 승무원들의 서비스는.. 가식적인데가 없다^^ ;; 그만큼 무뚝뚝하다.. 하지만 싼 가격이고.. 기내식은 먹을만 했고.. 좌석도.. 불편함의 정도는 타 항공사와 비교했을때 다르지 않았다.
이륙하기 바로 전.. 복잡하다. 약간의 떨림과 두려움과 후회와 자기 연민과.. 경주 여행이 떠올랐다. 나이가 들 수록 한편으로 외로움 타는 정도가 심해진다. 이런.. 어쩌면.. 동남아나.. 인도나.. 오지를 여행하는 것에 더 이상 흥미를 느끼지 않을 수도 있다. 불현듯 든 생각이다. 여행하는 것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공부하고..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면서 희열을 느끼는 타입일지도.. 여행을 준비하던 때와 지금 떠나는 때의 기분은 완전히 다르다.. 이렇게 움츠러들어 있다니..
비행기가 드디어 이륙한다. 한 켠 바닥으로 무지개가 드리운다. 여행의 시작인데.. 길조겠지.. 마음을 다잡았다.
승무원들이 메세지를 전달하는데 중간중간 끊어 얘기한다. 대만식 영어교육의 효과인지 단순히 무전기의 결함인지는 알 수 없다. 재미있다.
기내에서는 내내 먹고 나머지 시간은 음악을 들으며 메모를 한다. 이 순간순간을 잊을까봐 걱정하며 사소한 것 까지도 적어놓는다.. 아침에 엄마덕분에 30분 일찍 일어난 일.. 공항에서 가방 고장났다가 여행사분이 열쇠로 고쳐준 일.. 그걸보고 남,여의 차이까지 생각한 일 ㅋㅋ, 이제 다 끝났지 하며 여유롭게 책 읽다가 환전 안한 게 생각나 외환은행으로 내달음치던 일, 빳빳한 새 지폐 받아 여행 초부터 기분 업 됐던 일.. 시간이 없어 면세점 휙 훑었으나 엄마의 가방은 돈이 없어 포기.. 동생의 시계는 찾을 수 없었다는 얘기까지.. 미주알고주알 ㅋ
대만 공항에서 트랜짓이다. 공항 면세점에는 상품의 종류가 많지 않고 오히려 토속박물관에 볼 게 많다. 중국풍의 탈이 인상적이다. 한문으로 써 있는 음료수 자판기..공중전화박스도 색다르다.
한켠에는 작게 식물들을 키운다. 푸르다. 친구들끼리 가는 듯한 팀이 있길래 말을 붙여볼까 잠시 고민하였으나.. 그냥 말았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잘 한 듯.. 그들은 패키지 여행팀이었으니까..
재탑승..씨엠리업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옆에 앉은 사람들은 패키지로 왔다한다. 60만원이라는 얘기에 마음이 상하였으나 자세히 살펴보니 빠진 부분이 많다. 역시 배낭여행오길 잘 했어.. 점점 혼자 여행하는 것에 자신이 생기고.. 대견스럽기까지 하다 ㅎㅎ 옆에 앉은 분 들은 그 후로 씨엠리업에서 몇번 마주친다. 일정이 대동소이하기때문에 ㅋ 볼 때마다 고생한다, 별 일 없냐 챙겨주셔서 큰 힘이 되었다.
착륙.. 아래로 밭이 보인다. 다리 있는 ? 공중에 떠있는 집들과.. 와아..드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