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캄보디아 여행기(9/10; 바욘사원, 호치민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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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캄보디아 여행기(9/10; 바욘사원, 호치민 이동)

세상만사 0 869

[제 여행기에 사용된 사진은 제가 직접 찍은 사진들인데, 사람의 얼굴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사진은 제가 본인의 동의를 얻거나 아니면 행사장에서 찍은 것에 한해서 이 곳에 올립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정면이 아닌 부분을 주로 찍었습니다. 혹시 그럴 일은 없겠지만 사진을 퍼 가실 경우에는 초상권 등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처리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13. 씨엠립 3일차(바욘사원 재방문) 및 호치민 이동(10월 1일)<?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호텔에다 아침을 달라 할까 하다가 빵으로 아침을 때우고는 6번 도로를 따라 씨엠립강까지 걸어다니면서 구경을 했습니다. 왕실공원 큰 나무 숲에는 박쥐가 많이 날아다니더군요. 꽤 시끄럽습니다. 씨엡립 강물은 여전히 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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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 돌아다니는 자동차와 오토바이중 번호판이 없는 것이 눈에 많이 띄는데, 어떤 자동차는 노란 종이로 된 임시번호판 같은 것을 뒤편 유리창에 붙이고 있습니다. 오토바이에 번호판이 없는 것도 무사히 시내를 돌아다니는 것으로 보아 이 곳 캄보디아는 베트남보다 행정력이 약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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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앞 4거리 신호등은 특이하게도 기둥이 도로쪽으로 한번 꺾였다가 다시 위로 올라간 굴절된 모습입니다. 색을 나타내는 부분도 상당히 작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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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툭기사는 항상 약속시간보다 15분전쯤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8시 조금 못 되어 호텔을 나섰습니다. 호텔에 다시 세탁을 부탁할까 하다가 체크아웃할 때까지 마르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하고 말았는데, 실수한 것 같습니다(오후 2시면 충분히 마를 수 있는 시간인 것으로 추정). 긴팔 옷이 없어 이 날은 짧은 팔 티를 입고 돌아다녔는데, 호텔을 떠나기 전에 샤워를 하면서 살펴보았더니 상당히 많이 익어 버렸더라고요(저는 피부가 약해서 그런지 햇빛에 장시간 노출되면 피부가 타는 것이 아니라 붉게 익어버렸다가 4-5일후 익은 부분이 벗겨집니다). 매표소에 도착하니 단체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버스가 매표소 주위에 가득합니다. 조금 늦게 도착하면 발권에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 같습니다.

앙코르톰 남문 입구부터 많은 관광객들이 눈에 띕니다. 저는 바욘사원 동쪽 입구에서 내린 후 기사에게 북쪽 주차장에 가서 기다리라고 하고 첫날 가보지 않았던 1층 회랑의 부조관람을 시작합니다. 오늘은 단체관람객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한국인 2팀이 지나가고 또 중국인팀도 저를 추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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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단체관람객들이 연이어 나타나니까 사진 찍기도 만만치 않습니다. 동남쪽 회랑을 거쳐 남동쪽 회랑에 갔더니 보수공사를 위해 세운 것 같은 쇠파이프가 여기저기에 서 있습니다. 단체관광객들이 지나가길 기다려 부조를 살피고 또 사진을 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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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 회랑 중간부분에 갔더니 사람들이 모두 사원 안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저는 남쪽 입구까지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 남서쪽 회랑의 부조를 구경합니다. 남동쪽 회랑에는 여전히 단체관광객들로 만원입니다. 그러나 중앙에서 서쪽까지는 중국 젊은이 3명과 저뿐입니다. 훨씬 여유있게 관람할 수 있습니다. 서로 사진을 찍어 주기도 하면서 서쪽을 지나 북쪽으로 옮겨 갔더니 다른 곳에서는 한번도 보지 못했던 배수구처럼 생긴 것이 보입니다. 당대부터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후대에 설치한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북동쪽 회랑은 훼손이 매우 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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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쪽 회랑까지 살펴보고 동쪽 입구(중앙)에서 2층 회랑으로 올라갑니다. 2층도 1층과 마찬가지로 시계방향으로 돌면서 관람을 시작했는데, 이 곳은 가다보면 높낮이도 다르고 회랑의 안과 밖에 부조가 있어 나왔다 들어갔다 해야 합니다. 2층 회랑에는 관광객이 거의 없어 조용히 관찰하기에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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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으로 올라갔더니 이 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사진촬영에 여념이 없습니다. 저랑 비슷한 경로로 움직이는 아가씨에게 기념사진 촬영을 부탁했더니 중국인이네요. 4면불상의 얼굴이 가장 잘 나온다는 장소(동북쪽 모서리 부근)에 가니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여기서도 중국 아가씨에게 사진 한장을 부탁하고는 약속장소인 북쪽 광장으로 내려왔습니다(11:30). 중국인들을 많기도 하지만 그들이 갖고 다니는 카메라도 수준급인 것 같습니다. 아마도 2명중 하나는 DSRL급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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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욘사원 바로 밖 동북방향과 동남방향으로는 최근에 지어진 것 같은 절이 각각 있습니다. 사실 4면이 모두 틔어져 있기 대문에 절이라고 하기에는 약간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그 곳에 모셔진 부처님의 크기는 굉장히 큽니다. 이 곳 말고 왕궁 북쪽과 호텔 앞에 있는 절에 모셔진 부처님들도 규모가 대단합니다. 유적지 안 성소는 너무 장소가 협소해서 큰 부처님을 모시기 어려운 갈증을 이렇게 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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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톰 중앙통로를 따라 북쪽으로 걸어가면서 코끼리 테라스와 왕궁입구 등 첫날 놓쳤던 부분을 관찰하고 그 곳에서 만난 어린이들에게 가져간 사탕을 두개씩 나눠주었습니다. 받기 전 두 손을 모아 합장하고 인사하는 모습이 바로 천진난만한 어린이 그 자체입니다. 조금 늦게 관람을 시작한 데다 햇살도 창창해 날씨가 너무 덥습니다. 문둥이왕 테라스를 다시 한번 둘러보려는 생각을 접고 11:50 시내로 돌아와 기사와 함께 마스터수끼에 가서 점심을 같이했습니다($7).

호텔로 오는 길에 주유소에 붙은 가격표를 보았더니 휘발유는 1리터에 4,000R입니다. 베트남(11,000동; 660원 상당)에 비해 비싼 것 같습니다(이 휘발유값이 최근 얼마나 많이 올랐는지는 모르겠는데, 심심찮게 택시비 인상요인이 되었다는 글들이 올라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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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경에 호텔에서 저를 공항으로 데려다 달라 하고 샤워하고 짐을 싸서 체크아웃을 했지요(이 곳 씨엠립에서의 체크아웃 시간은 다른 곳에 비해서는 여유가 있는 편인 것 같습니다. 아침 관광을 마치면 샤워를 다시 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는 괜찮은 것 같습니다). 지금도 궁금한 것이 이 곳에서 방 치우는 팁을 주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방에서 나올 때 책상위에 적은 돈을 두고 재떨이로 눌러 놓았었는데, 돌아와 보니 가져가지 않았더군요. 호텔은 $15x3일(에어컨 있는 싱글 룸 부탁했는데, 방 사이즈는 더블 정도 됩니다)에다 세탁비 $2 합쳐서 $47 들었고요. 아침은 한번만 먹었기 때문에 협상 여하에 따라서는 방값이 더 내려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3시 반쯤 공항에 도착하여 애당초 약속했던 $12+$12+$10 하고 팁을 더 주려고 했는데, 마지막 날도 $12를 달라 하더군요. 저는 도착하는 날 공항피컵 등을 고려하여 팁으로 $5쯤 주려 했는데 잘되었다 싶더군요. 뭐 밥 2끼(빵을 먹은 아침을 포함하면 3끼) 사주었으니 그만하면 되었다 싶기도 합니다만.

이날 캄보디아에서는 출국세 $25를 포함하여 $115를 썼는데, 지갑에 남은 현지화폐는 다니면서 모두 기부함에 넣었습니다. 씨엠립에서 3박하는 동안 모두 $224 쓴 셈이 되는군요. 아마 현재의 캄보디아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쓰는 돈으로 먹고 사는 게 아닌가 싶더군요. 들어올 때, 나갈 때 참 알뜰히도 받습니다. 캄보디아는 베트남보다 한 10년은 더 과거로 돌아간 느낌입니다. 다만 베트남에서는 영어가 완전 먹통인 사람들이 많았던 데 비해, 이 곳 씨엠립에서는 비록 간단할지라도 영어가 통합니다. 저를 태우고 다녔던 기사에게 물어보았더니 학교에서는 불어를 배웠지만 툭툭기사를 하게 되면서부터 관광객과의 의사소통 때문에 영어를 배웠다고 하더군요.

출국수속을 하는 데 뒤에서 반가운 목소리가 들립니다. 부산출신 인터넷 자매입니다. 어제 저녁은 씨엠립에서 젊은이들이 모이는 곳에 가서 열심히 놀았고 내일은 호치민시 근처에 있는 구찌터널 투어를 한다고 합니다. 귀국일정은 저보다 하루 뒤이더군요. 저도 10월 4일 새벽에 떨어지는 비행기를 예약했다가 궁상맞게 짐 끌고 사무실에 나타나는 것이 싫어서 일정을 하루 단축했는데, 그러지 않았다면 이 부산자매와 같은 비행기를 탈 뻔 했습니다. 공항 출국장에서 뭐 살만한 게 있을까 하고 돌아다녔지만 마땅한 것이 없어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책을 읽고 있는데, 발마사지샵 문앞에 걸린 오픈기념 세일광고가 눈에 들어옵니다. 영어와 중국어 그리고 한국어로 요금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자랑스럽지 않습니까? 여러분!

창밖이 어두워지면서 구름이 몰려오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며칠전 태풍이 베트남쪽으로 온다고 하더니 그 것인가? 하는 걱정이 생깁니다. 내일 메콩델타투어 걱정도 해 봅니다. 그런데 정말 이상합니다. 비행기 출발시간(17:20)이 다 되어서도 출국장에 아무런 움직임이 없습니다. 뭐 지연된다는 방송도 없습니다. 직원 1~2명이 서서 잡답하고 있는 정도입니다. 제 앞자리에 앉아 있던 호주아줌마들이 일어났다 앉았다 하면서 바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지켜보던 제가 왜 그러냐고 했더니 자기들은 호치민에서 비행기를 갈아타야 하는데, 이렇게 지연된다면 호치민에서 하루 더 자야 하고 그렇게 될 경우 시드니에서 다시 국내선을 타야 하는 일정에 큰 차질이 생긴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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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어둑어둑한 창밖에 작은 비행기 한대가 활주로를 타고 들어오는 것이 보입니다. 그리고 얼마 후 우리가 맡긴 짐이 비행기쪽으로 가는 것이 보입니다. 호주 아줌마들 신났습니다. 뭐 비행기는 아주 작습니다. 아마도 프로펠러가 달려 있는 것으로 보아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제주구간을 운행하는 정도의 크기 같습니다. 대부분의 승객이 탑승을 마친 가운데 또 나시를 입은 젊은 것 두셋이 큰 배낭을 메고 비행기 안에 들어옵니다. 그런 정도의 크기는 기내 짐 싣는 칸에 절대 들어가지 않는데 안까지 메고 온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비행기가 이륙하자 조그만 도시락을 하나씩 줍니다. 빵과 음료가 들어 있습니다. 간단히 해 치우고 잠시 쉬다가 도착 안내방송에 눈을 뜨니 비행기 아래는 온통 불빛입니다. 마치 미국의 어느 큰 도시 위를 날고 있는 듯 합니다. 그런데 씨엠립과 달리 호치민의 하늘은 맑은 것 같습니다. 내일 메콩델타 투어 때 날씨는 또 어떨지 궁금해 집니다.

입국심사관이 자꾸 호텔이름을 묻습니다. 제가 리멤버호텔이라고 썼더니 제 딴에는 낯설은 모양입니다(다음에는 좀 큰 호텔명을 써야 될 것 같습니다). 짐을 찾아 호텔에 부탁한 택시를 찾습니다. 직원이 제 이름을 쓴 피켓을 들고 있어서 금방 만났지요. 부산 아가씨들에서 어떻게 갈 거냐고 물었더니 택시를 탄다 해서 같이 타라고 했습니다. 어차피 1명이 타나 3명이 타나 피컵요금이 변하는 것도 아니니까 그렇게 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8시 20분경 호텔에 도착하여 내일 일정을 확인하는 한편 아가씨들과 바이바이 하고 짐을 푼 다음 9시경부터 시내구경을 합니다. 그날 묵을 호텔을 예약하지 않았다 하던데, 잘 묵고 잘 보고 잘 돌아왔겠지요. 혹시 이 글을 볼지도 모르겠네요. 제 방은 6층에 있습니다. 건물 가운데에 있는 좁은 계단을 통해 올라가는데, 물론 이 구역에는 냉방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5층쯤에선가는 에어컨 바람이 바로 복도로 나옵니다. 베트남에 와서 처음으로 베트남식 건물에서 자 보는 겁니다.

호텔 직원은 날치기를 조심하라 일러줍니다. 카메라 같은 것 자주 채간다나요. 그런데 여기서는 호텔 직원이 여권을 맞기라 합니다. 제가 뭐라 했더니 베트남경찰의 임검도 그렇지만 아마도 돈을 내지 않고 튀는 사람들이 있었나 봅니다. 며칠 되지 않았는데, 다시 거리의 경적 소리가 낯설지 않은 듯 합니다.

호텔 바로 앞에 있는 편의점에 들어가 맥주를 한병 사서 손에 들고 거리를 어슬렁거립니다. 그 때 제가 예약하려고 했던 southern hotel이 눈에 들어오길래 길 건너에 있는 호텔입구로 가서 왜 내 예약을 받아주지 않았냐고 했더니 예쁜 여자 리셉셔니스트가 그냥 웃기만 합니다. 아무래도 영어가 딸리는 듯 합니다. 이처럼 실실 웃는 것은 말이 통하지 않을 때 그러나 적대감이 없을 때 하는 만국공통의 언어인 것 같습니다. 다음 번 내가 예약을 원할 때는 꼭 회신 메일 보내라 이르고 나와서 보니까 길가에 있는 의자에 사람들이 많이 앉아 있습니다. 노천카페의 예쁜 언니들이 저를 부릅니다. 한잔하고 가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리멤버호텔 바로 옆 모서리에 있는 건물에는 3층까지 바가 있네요.

물을 사려고 다시 편의점에 들어갔더니 2층에서 한국 컵라면을 팔길래 갑자기 회가 동해 26,000동을 주고 컵라면 하나를 뚝딱 해치웁니다(한국식 냉온수기가 설치되어 있어 뜨거운 물을 부어줌). 다시 거리로 나와 North Face 상표가 붙은 작은 배낭을 80,000동 주고 하나 샀는데, 집에 돌아와 작은 아들에게 주었더니 짝퉁이라고 거들떠 보지도 않네요. 숙소로 돌아와 다음 날 아침 메뉴를 선택하여 표시하고 잠을 청합니다. 에어컨이라고 틀었는데 영 시원치가 않아서 선풍기까지 동원하여 더위를 식히면서 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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