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n's story - 캄보디아 톤레샵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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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s story - 캄보디아 톤레샵 호수

Moon 3 3470
톤레샵 호수



여행은 항상 내게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고 또 다른 에너지를 불어 넣어주는 활력소와도 같다.






3일간의 앙코르 유적지의 일정을 소화하고, 오후에는 톤레샵 호수를 가보기로 하였다. 그 크기가 우리나라 경상북도만 하다니 도무지 상상이 가지를 않는다. 얼마나 클까...

톤레샵 호수가는 길은 그다지 좋지 않은 비포장 도로인데다 날씨마저 잔뜩 찌뿌린 상태라 언제 비가 쏟아질지 모를 일이었다. Kong의 뚝뚝이는 길사정이 너무 좋지 않아 연거푸 거친 숨소리를 토해내었다. Kong도 쩔쩔매는데 그 모습에 미안한 감이 든다.

호수 가는 길에는 얽기 섥기 나뭇가지를 얽어 지은 집들이 보이는데 금방이라도 바람이 불면 쓰러질 것만 같다. 사람들도 씨엠리업 시내에 있는 사람들 보다는 행색이 추레해 보인다. 괜히 아이들마저도 더 까맣게 보이는 것이 안스럽기까지 하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사람사는 곳을 이방인들이 돌아보게 되면 이 곳 사람들이 기분 나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톤레샵 호수 입구에 있는 선착장에는 작은 배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 여행사들은 아마도 같은 곳을 이용하는지 한글로 된 여행사 간판이 서있다. 우리를 맡은 배는 십대 후반쯤 되보이는 청년과 이제 10살이 된 꼬마가 도와주기로 하였다. 마침 일행이 우리 일행 세사람 밖에는 안되서 한껏 고즈넉하다.

배는 좁은 강을 타고 가는데, 그 물빛이 전날 비 때문인지는 몰라도 흙탕물에 가까울 정도로 깨끗해 보이지는 않는다.
무엇보다도 이번 앙코르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곳이 이 곳 톤레삽이었는데, 그 이유는 이 곳 사람의 실제 생활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물 위에 수상가옥을 짓고, 배 한 척이 말 그대로 집이자 생활터전이었다. 물 위에 병원이 있고, 학교도 있고, 또 가축우리도 있다. 이방인의 눈에 비췬 가라오케는 신기하기는 했지만, 육지를 생활터전으로 삼는 우리네 시각이 아닌 물위에서의 생활이라면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분명 화장실도 배 위에 있을 터이지만, 한 쪽에서는 그 물에서 물장난을 치고, 목욕을 하고, 밥을 짓는 모습들... 이 낯선 풍경이야 말로 진정 여행자들이 보고 느껴야 할 대목 아니던가... 직접 그 물을 마시라면 엄두가 나지는 않겠지만, 또 그렇게 못한다면 진정 그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리라...

좁은 강길을 따라 얼마쯤 가다보니 갑자기 시야가 넓어진다.
바다!!!
바다로밖에는 생각할 수 없는 엄청난 호수가 나온다. 물과 하늘이 맞닿는 수평선, 이 곳이 진정 호수란 말인가...
그 수평선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호들갑을 떨었다. 이곳에서 맞는 일몰이 그렇게 장관이라 하던데, 마침 먹구름이 가득 낀 하늘에서 금방이라도 빗방울이 떨어질 것 같아 아쉬움을 뒤로 하고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가는 길에 먹구를을 뚫고 한줄기 빛이 내려와 무지개 빛을 띄는데, 꼭 잘가라 인사해주는 것 같아 하늘에게 고마웠다.

돌아오는 길에 보니, 교복을 입은 아이들이 학교를 마쳤는지 삼삼오오 모여서 배를 저어 온다. 반갑게 서로 인사를 나누는 그 천진한 모습들이 너무나도 이쁘다...

떠났던 선착장에 도달할 무렵, 노를 젓던 청년이 팁을 요구한다. 굳이 말 하지 않더라도 줄 요량이었는데... 조금은 얄밉다는 생각이 들지만 우리가 허투르게 사용하는 1달러가 이 곳에서는 온 식구가 하루를 지낼 수 있다하니 그냥 웃고 넘기기로 했다. 팁을 이 청년에게만 주면 같이 따라와서 어른 못지 않게 늠름하게 배를 조정하던 꼬마 몫이 없을 것 같아 몰래 꼬마에게도 1불을 건냈다. 고맙다는 말도 못하고 수줍게 웃는 그 모습이 예전의 내 모습 같아 그리 낯설지 않다.

선착장에 도착하자 많은 아이들이 1불을 외치며 따라 붙는데 여간 낭패가 아니다. 한 두명도 아니고 수십명이 그렇게 붙으니 누구는 주고 누구는 주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 어떤 아이는 떠나는 뚝뚝이를 붙잡고 따라오는데, 남은 사탕이 있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든다. sorry... sorry...만 연신 던질 수밖에... 그래도 크게 웃는 얼굴로 손 흔들어 주는 아이들...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다. 걱정했던 비가 내린다.

마침내 앙코르의 일정을 마쳤다. 그 동안 수고해준 Kong과 함께 크메르식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다. 요리 하나에 2불 정도, 몇가지를 시키고 나니 꽤나 진수성찬이다. 또 지금까지 맛보았던 것 보다도
정말 듬직한 이 청년은 도시에서 마케팅 관련업무를 보다가 벌이가 시원치 않기에 귀향해서 뚝뚝 기사를 하고 있다. 낮에는 뚝뚝을 운전하고 밤에는 영어공부를 하면서 미래를 준비하는 청년이지만 캄보디아 사정상 이런 젊은이들이 맘껏 나래를 펴기에는 부족한 제반여건이 많이 안스러웠다.
뚝뚝기사 Kong의 말을 빌리자면 캄보디아에서 장가를 가려면 신부측에게 보통 2000불에서 많게는 5000불을 지불해야 한다고 한다. 1인당 국민소득이 1000불에도 한참 못미치는데 반해서 무지 큰 액수이다. 우리나라 결혼식 비용을 묻는데, 우리는 돈을 지불하지는 않지만 서울에서 싼 전세값만 해도 30000불이 넘는데, 차마 말해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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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나비 2003.10.08 18:36  
  사진이 너무 멋져여^^*
노란 손수건 2003.10.19 00:02  
  문님 .....올만에 추억속을 헤멘답니다........... <br>
추억은  내삶을 충만 하게 하구요........... <br>
님의 글 항상 감사하게 잘보고 있답니다.... <br>
님의 앞날에 축복을 기원 합니다........
Moon 2004.01.01 22:55  
  늦게 리플을 봤네요...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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