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남부는 어떤곳일까? 뭐가 있을까?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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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남부는 어떤곳일까? 뭐가 있을까? 가볼까?

고구마 13 1082

 

우리가 처음으로 라오스 땅을 밟은 시기는 2000년대 초반이었습니다.

그 시절 무엇에 끌려서 그 가난하고 척박한 내륙국가로 갔을까? 곰곰이 되새겨보니...라오스 사람들이 그렇게나~ 순박하고 좋다는 이야기에 마음이 동했던 거 같아요. 그 당시에 라오스를 여행한 배낭여행자들의 일반적인 평이었지요. 

다소 부족한 관광 인프라를 사람들의 온기로 대체한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지금도 이 나라에 대해 그런 이야기가 있는걸까요? 라오스 여행 커뮤니티를 상세히 살펴보지 않아서 요즘의 평가는 잘 모르겠어요. 

 

첫 번째 여행은 치앙쌘-훼이싸이 국경을 건너 1박2일 일정으로 배를 타고는 빡벵에서 하룻밤을 자고, 다시 쪽배에 몸을 싣고 루앙프라방으로 입성하는 거였습니다. 훼이싸이와 빡벵에서 각 1박을 하였지만 실질적인 라오스 첫번째 여행지는 루앙프라방이었어요, 그 후 왕위앙(방비엥), 위앙짠(비엔티안)을 거쳐 태국 농카이로 빠져나가는 일반적인 루트로 돌아봤지요. 

두 번째는 중국 윈난에서 멍라-모한국경을 넘어서 라오스의 루앙남타에서 며칠 지내다가, 루앙프라방-왕위앙-위앙짠 순으로 동일하게 여행했어요. 요왕은 이후에 혼자서 라오스 북부와 남부를 각각 한 번 씩 다녀 왔습니다.

 

암튼 라오스도 시간이 지나면서 국경 넘는 방법도 달라지고(첫 여행에서는 국경 비자피가 있었어요), 게다가 방송의 영향으로 왕위앙(방비엥)에는 한국인 여행자분들이 아주 많아져서... 누군가는 그곳을 우리나라 MT철에 대학생들 몰리는 강촌과도 같다고 합니다. 

암튼 여전히 라오스 관광의 메카는 라오스 북부지역인 루-방-비 이렇게 3도시입지요. 그래서 이번엔 이 베스트셀링 지역을 제외하고 다른 곳을 가보고 싶어진거에요. 라오스 남부로요.

 

사실 라오스 남부는 십년 전 즈음에 가보려고 에어아시아를 타고 우본에 도착했었는데, 그 당시에 뭔가 한국과 계속 연락을 하고 해결을 좀 봐야하는 일이 생겨놔서... 아깝게 후퇴했던 적이 있어요. 지금이야 라오스 전역에서 여행자든 두 살 짜리 라오스 꼬마든 다 스마트폰 들여다보고 있지만, 그때는 태국에서도 일명 인터넷카페를 돌아다니면서 간간히 접속하던 시절이었거든요. 도저히 라오스 남부 깡촌에 들어갈 정신적인 엄두가 안나서, 국경을 앞에 두고 고민하다가 결국엔 되돌아 나왔어요. 

아... 근데 나 진짜로 나이 들었나봐. 왜 이렇게 옛날 이야기를 구구절절이 할까요. -_-;; 여기서 끊어야겠어요. 

 

그 후로 저는 그 지역을 완전 잊고 있었는데... 근래 게시판에서 라오스 남부 이야기가 많이 보이지 않겠어요. ‘사람은 눈에 보이는걸 탐한다.’ 여행센서가 발동하여 가보게 됩니다. 

크메르 유적 흔적이 아스라이 남아있다는 ‘왓푸’와 ‘4000개의 섬’이라는 낭만적인 씨판돈(시판돈)을 보러요. 일정상 볼라벤 고원도 볼 수 있겠구만요. 

 

관광청에서 주워온 안내문을 보니까, 라오스 면적은 우리나라의 약 2배 반 정도 됩니다요. 

오~ 면적이 만만치는 않군요. 인구는 아직 700만도 안된다고 해요. 2015년 기준으로 650만명이면 인구밀도는 낮네요. 지금은 좀 더 늘었을라나... 근데 그 작은 인구에 소수민족은 49개나 된다는데 오오~ 이건 꽤 다채롭습니다.

 

총 4개의 국제공항이 있다고하는데 위앙짠(비엔티안), 루앙프라방, 사완나켓 그리고 빡쎄(빡세)에 있는걸로 보아, 빡쎄는 남부에서 중량감 있는 도시로 봐도 되겠어요. 

그리고 태국, 베트남, 중국, 캄보디아와 연결되는 무려 23개의 국경 출입국포인트가 있다고 합니다. 23개...? 정말로 ? 이건 좀 부럽다. 바다를 접해있지 않은 내륙국가라 내심 좀 답답한 구석이 있는 나라라고 생각했는데, 이래 사방팔방 합종연횡으로 다닐 수 있으니까요. 

위앙짠(비엔티안)을 제외하고 17개의 주가 있고 우리가 갈 곳은 라오스 남부 지역에서도 제일 남쪽에 있어서 캄보디아랑 국경을 접한 짬빠싹(참파삭) 주 입니다. 빡쎄(팍세)는 이 참파삭 주의 주도 이고요. 

 

사전에 알아봤을 때, 빡쎄 시 자체만의 볼거리는 사실 그렇게 묵직한건 없었어요. 

남쪽의 왓푸나 씨판돈 또는 동쪽의 볼라벤 고원으로 가서 커피농장과 폭포들을 둘러보기 위한 전진기지 같은 역할이었어요. 근데 원래 전진기지도 중요한거잖아요. 아닌가...? ^^

실제로 가보니 도시의 적당한 사이즈와 고풍스러운 구시가지의 분위기가 제 마음에 들기도 했고, 저는 강이 있는 마을을 좋아하는데 이곳은 강이 2개나 있어요. 

메콩강과 쎄돈강(굳이 정확히 말하자면 ‘쎄’가 라오스 남부 말로 강이란 뜻이니까 ‘돈’강이겠네요.) 이 합쳐지는 두물머리 지역에 여행자거리가 아담하게 자리 잡고 있어서 좀 더 맘에 들었어요. ‘빡쎄’는 ‘강어귀’란 뜻입니다. 태국에서 흔히 보는 지명인 ‘빡남’과 일치한다고도 볼 수 있지요.

 

우리는 일찌감치 방콕-우본랏차타니 구간 에어아시아를 예매해서 수하물 없는 조건으로 1인당 편도 550바트에 예약을 했습니다. 냉동탑차수준인 야간버스의 고단함과 우리나라에서는 맛보기 힘든 기차여행의 정취는 이미 충분히 느꼈고, 이젠 열 시간 씩 육로이동하면 불편이 문제가 아니라 몸이 아파가 -_-;; 장거리는 무조건 비행이에요. 

우본 공항에 내려 터미널 건물을 나와 오른쪽으로 좀 걸으니 택시 스탠드가 보이는구만요. 

오~ 미터 택시입니다. 우본에도 미터택시가 생겼네요.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오전, 오후에 한 대씩 있다는 200밧짜리 국제버스를 타기엔 매우 어중간한 오후 1시... 그래서 재빨리 터미널로 가서 롯뚜를 잡아타고 국경으로 갈 생각입니다. 

공항에서 버스터미널까지 택시비는 미터로 80밧이 나왔어요. 

우리가 라오스 간다는 걸 안 기사아저씨가 터미널 안 국경 행 롯뚜 서 있는 곳까지 친절히 차를 세워주더군요. 시작이 나쁘지 않네요. 우본 터미널에서 청멕 국경까지 롯뚜는 100밧입니다. 

이 여정의 자세한 정보는 필리핀님 게시물을 참고해보시면 좋을거에요. 그때랑 바뀐 것도 없어요. 

 

청멕 터미널에 내려 국경 출입국 포인트까지는 600미터 정도 걸어야 합니다.

태국의 출입국 관리소를 가기 전 왼쪽에 세븐일레븐과 다양한 ATM이 있으니 생필품과 돈을 넉넉히 뽑는 센스도 발휘해보세요. 우린 맨날 말만 이렇게 하고 꼭 물품 몇 개를 빼먹거나 돈을 충분히 인출하지 않아요. -_-;;

라오스에서는 아직 EXK 제휴은행이 없어 EXK 카드만 가져 왔다면 태국에서 바트를 찾아서 라오스에서 환전해서 써야 합니다. 물론 EXK 카드 아닌 일반 체크카드로는 예금인출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라오스의 거의 대부분의 공산품은 수입품이기 때문에 태국보다 조금씩 더 비 쌉니다. 생활용품은 이곳 마지막 세븐일레븐에서 준비를 하시면 좋습니다.

 

청멕 태국-라오스 국경 주변 지도

https://goo.gl/YCVFaW

 

태국의 출국절차는 여권에 스탬프 받는 걸로 매우 자연스레 이루어졌고 남은건... 두둥~ 라오스 입국입니다. 무비자 15일이죠. 근데 라오스 국경을 넘을 때는 좀 의뭉스런 스토리가 있지 않겠어요. 바로 창구에서 ‘뒷돈’을 요구한다는 다수의 풍문과 후기들이요.

우리는 일단 라오스 입국 6번 창구 앞에 둘이 나란히 서서 여권을 내밀었어요. 따로 작성해야하는 입국 카드는 없고 출국카드만 여권에 스테플러로 딸깍 찍습니다. 그리고는 여권을 내주지 않은 채 관리직원이 나즉히 요왕에게 말을 건네요. 

“원 헌드레드 밧”

오잉? 어쩌지? 줄 것인가 말 것인가... 안 줘도 되는 돈이란 건 이미 알고 있지만... 왠지 맞닥뜨리니 이런 분위기는 좀 쫄려요. 

이럴땐 길게 말하지 말고 곤란한 표정을 하고... “노 머니~”로 응수합니다. 

그가 재차 100밧을 나즉히 요구하고, 요왕은 다시 “돈 없어~”라고 가늘게 응수했더니, 안되겠다 싶었는지 여권을 곱게 돌려주네요. 

제 담당직원은 옆자리 직원과 요왕 사이의 은밀한 대화를 보더니만, 아예 저한텐 말도 안 걸고 그냥 도장 찍고 무사통과... 하여튼 안줘도 되는 돈이 맞긴 맞지요. 아유... 하여튼 이분들 상당히 짭짤하시겠어요. 잘 사세요. ㅠㅠ

 

약간 긴장감 돋는 출입국 절차를 마치고 소가 돌아댕기는 들판 사이의 먼지 풀풀 날리는 길을 500미터 정도 터벅터벅 걸어 나오다보면 진행 방향 왼쪽에 시장, 노점 같은 것들이 보이고 시장 뒤쪽 공터 빡쎄행 차가 손님들을 기다리는 곳으로 자연스레 안착합니다.

시장 앞에서 얼굴에 ‘초보여행자’ 표시를 하고 서성이면 현지인들이 손가락으로 차가 있는 곳을 가리켜 줍니다.

우리 두명이 도착하자 정류장에 대기하고 있던 다른 현지인들이 일제히 일어나 차에 오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두 명이 도착함으로써 출발정원이 딱 채워진거죠.

우리가 이때 탄 차는 카렌스급 차량으로 앞줄부터 2-3-3명이 앉을 수 있게 되어있는데 두 번째 줄에 4명이 낑겨 타서 운전수를 포함 9명이나 탔어요. 우리는 다행히 맨 뒷줄에 앉아 갔지요.

예전에 캄보디아에서는 운전석에 2명 조수석에 2명 탄차에도 실려갔던 적이 있네요. 뭔 그런 시절이 다 있었나 몰라...

작은 차에 이렇게나 많은 사람을 태우고도 차는 쌩쌩 달려 50분 만에 빡쎄 시내~는 아니고, 다오흐엉 시장 근처인 짬빠싹 그랜드 호텔 앞에 떨궈줍니다. 

여기서 우리를 물고 갈 합승 뚝뚝기사에게 1인당 50밧 주고 빡쎄 호텔로 들어오는데요, 아무래도 좀 비싼 거 같단 말이에요. 하지만 뭐 딱히 진지하게 흥정할 생각도 없고, 이 땅에 금방 떨어진 여행자의 흥정 따위는 먹히지도 않을 분위기...

둘이서 각자 작은 오렌지색 배낭을 메고는 드디어 라오스 남부에 안착합니다.

 

 

청멕(총멕) 버스 터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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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보이는 삐죽삐죽한 건물이 태국 출입국 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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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출국심사를 마치고 지하통로를 통해 나오면 
새로 짓고 있는 라오스 출입국 사무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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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그 뒤에 있는 기존 출입국 사무소를 쓴다.

6번 창구로 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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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입국 심사 마치고 빡세 가는 차 타러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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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빨간 초소 같은걸 지나면 시장이 나오고 그 뒷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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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Comments
필리핀 2018.07.02 13:43  
와우~ 에어아샤 550밧! 므흣한 요금이군요^^

국경에서의 100밧 요구는 영어 못 알아듣는 척 해도 무사통과예요^^;;
출입국관리들이 아직은 순진한 편인데, 계속 그래야 할텐데...ㅠㅠ
고구마 2018.07.02 17:54  
차마...그 영어를 못알아듣는척하기가 민망하여...^^
캄보디아보다는 무른 분위기같아요.
수박사랑 2018.07.02 21:01  
오~ 어느새 라오스 남부를 가셨군요...폭포들 맘껏 즐기시겠군요.
개인적으론 다 좋았지만 특히 참파삭 지역이 좋았는데 왓포도 꼭 들르시길여~^^
고구마 2018.07.02 22:11  
오...수박사랑님도 라오스 남부를 좋아하시는군요. ^^
저희는 이번에 볼거리를 조금 남겨두었어요. 사실 사정이 생겨가...-_-;;
날으는곰임 2018.07.04 00:39  
진짜 여권 담당하시는 분이 100바트 요구했나요? 저는 몇번이나 들락날락했지만, 한번도 요구한적 없는데
사람마다 틀린가 보내요... 글 재미나게 봤습니다.
고구마 2018.07.04 15:32  
네. 진짜요. -_-;;
느림느림 2018.07.07 09:20  
다음주 일요일에 제가 가야할 길이네요.
아침 9시쯤에 우본공항 도착이니,
고구마님이 가신대로만 가면 되겠네요.
ㅎㅎㅎ
고구마 2018.07.13 15:28  
즐거운 라오스 남부 여행 되시길요.
fullness 2018.07.08 08:12  
글 잘읽었습니다. 저도 이번에 20일간 여정으로 라오스 가려는데....진짜 도움 많이 되네요.
고구마 2018.07.13 15:29  
오..이십일...보통 15일안으로 조정하는편인데 라오스를 좋아하시는군요.
fatstar 2018.07.12 07:39  
여행기 감사합니다. 여행기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동경을 심어주네요. 꼭 한번 찾아보아야 겠다는 결심을 하게합니다.
고구마 2018.07.13 15:29  
네.감사합니다.^^
놀쟝 2018.07.15 19:07  
라오스 음식은 입에잘맞는가여ㅜㅜ 옛날에 중국 패키지로 한번가봤다가 음식이입에너무안맞아서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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