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다시 찾은 라오스
꼭 10년전 대학졸업후 만기 10년짜리 여권을 처음 받고 무작정 떠났었다.
달랑 가이드북 하나 들고 출발 하루전에야 알게된 태사랑의 지도 몇장을 들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방콕 카오산로드에서 어영부영 하던 나를 구해준 태사랑에서 알게된 동행들과 함께 밤버스에 몸을 실어 농카이를 거쳐 그렇게 비엔티엔으로 들어 왔었다.
그렇게 그들과 십수일을 라오스를 다녔었다.
그들과의 기억이 너무나 훌륭했었던가
10년내에 꼭 다시 오겠다는 그때의 다짐으로 20대였던 나는 서른을 훌쩍넘겨 이번 연휴기간 그 다짐을 지킬수 있었다.
다시 온 라오스는...
이것이 미디어의 힘인가
방송으로 본 프로그램에선 그저 반가워만 했었으나
너무도 달라진 실상에 놀랄수 밖에 없었다.
길지 않은 일정으로 인해 처음 해외여행을 해본다는 친구놈과 바로 방비엥으로 이동하였고
도착하니 새벽시간
부실한 기내식?(간식)과 바로 이동으로 인해 거른 저녁을 먹기 위해 숙소에 짐을 던져놓고 나온 곳에서 마주친
누님인듯 형인 분들의 추파.
그분들의 너무도 유창한 "오~~빵~~~ 싸랑행~~~"
심지어 오토바이를 타고 쫒아 오며 한국에서도 몇번 듣지 못한 사랑고백을 수도없이 들었다.
다음날 삐걱거리는 몸뚱이를 이끌고 시작한 엑티비티는 예전보다 더욱 풍성해져 있어 만족하였고
보기드문 연휴라 그런지 마치 이곳이 한국인듯한 착각을 자아냈다.
예전엔 방비엥에서 아시아인들을 보기가 드물었다면 지금은 반대의 상황까진 아니지만
다운타운과 업타운이 나뉜듯한... 업타운은 한인타운같은... 다운타운은 인사동? 이태원? 그런 느낌이였다.
10년전 지나가던 툭툭이에 손 흔들며 "사바이 디~"라고 해주던 아이가 이젠 시큰둥한 표정으로 변한걸 본 느낌이다. 세월이 지나 발전(?)을 했다기 보단 마냥 돈벌이에 나선 그들을 본 것 같았다.
처음엔 방송탓을 했었지만 며칠 지나다 보니 사람탓이였다.
물론 나같은 놈들 탓이겠지
몇대 보이지도 않던 승용차들이 이젠 쉼없이 지나가는 것을 보고 마냥 나쁘다고 말 할수도 없다.
내가 뭐라고... 나쁘다 말하겠는가. 난 그냥 수 많은 여행객들중 하나일 뿐이니 말이다.
아직 그들만의 세상에서 살고 있는 곳을 여행하는 객들아
불편하다 투덜대지 말라.
더럽다 꺼리지 말라.
그들에겐 세상 편한 곳이 그곳이니
그곳에 간 객이 그들의 삶을 느껴보라.
그런 힘들고 더럽던 일들을 추억하여 다시 찾아가는 이들이 당신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