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점에 서다 - at 씨엥삼판 Xiengsamphan
모든 것에는 기한이 있다. 길에도, 사랑에도...
용기가 없었던 이유일까,
늘 가기가 주저되었던 시엥삼판.
미끄러운 비포장길을 가야하는 두려움은 차치하고라도
그 곳이 더 나아갈 수 없는 종점임을
돌아 나와야하는 시점임을 인지하는 것이 더 힘들 것 같다.
용기와 인내 끝에 확인하는 기한의 종점, 씨엥삼판.
누군가에게는 시점이기도 하겠지만
나에게는 더는 갈 곳 없는 종점이다.
적막은 오래전부터 메콩을 건너지 못하고 쌓여간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지루함은 일상이 되었다.
초라함은 유령처럼 더 나아가지 못하고 어디든 배회한다.
기한의 끝에서 만나는 것은 모두 나를 닮아 이 모양이다.
머물 수는 없으니 돌아가야 하겠지만
흔한 희망이나 결연한 각오를 다지는 시점은 아니다.
여기까지 온 나를 위로하는 것으로 족하다.
모든 것에는 기한이 있다. 절망 마저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