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세에서 팟타야(2), 씨유 어겐
...
라오스는 갈 때마다 혼자였다.
혼자 밥 먹고 혼자 걷고...
돈콘 그늘진 해먹에 누워 마냥 메콩을 바라보다
눈앞에서 나폴대는 나비들에 가끔 즐거운 시선을 보내며
일주일 아니 하루만 더 있어볼까 나에게 물었다.
아무 소리 들리지 않았다.
짐을 줄이려 책 한권 넣지 않았다.
대신 두 편의 시를 써왔다.
행여 글이 그리울 땐 시를 외우자!
짧은 고은의 시가 외워졌다.
실컷
태양을 쳐다보다가 소경이 되어버리고 싶은 때가 왜 없겠는가
그대를 사랑한다며 나를 사랑하였다
이웃을 사랑한다며
세상을 사랑한다며 나를 사랑하고 말았다
시궁창 미나리밭 밭머리 개구리들이 울고 있다. -고은, 순간의 꽃
나를 사랑하였다 나를 사랑하고 말았다
구구절절 가슴이 시렸다.
메콩과 세돈이 만나는 팍세에서
해돋이와 해 지는 풍경에 마음을 빼앗겼다.
매일매일 그 시각 세돈 강 브릿지에서
아주 잠깐 시간을 잊었다.
한 편의 사진도 찍지 않았다.
그저 내 안에 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