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의 만남....5
그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더니
향이 참 좋다고 말했다.
설령 맛이 없었다고 해도
그렇게 말 함으로써
그녀에 대해 배려 할 줄 알았다.
그는 커피를 꽤 좋아하는 듯 했다.
그의 언어는
끈적이지 않았고
어둡지 않았고
불량하지 않았고
뒤틀리지 않았고
그의 언어는 상스럽지 않았다.
또한
사람에 대한 예의가 있었고
사람에 대한 연민도 있었다.
그는
지난 날
감당하기 힘들었던 고난의 시간들도
담담히 풀어 놓았다.
사람마다
희끗 희끗 흰머리가 올라 올 즈음이면
크던 작던
하나의 옹이쯤은 가슴에 박혀 있기 마련인 것인지...
회한에 찬 그의 쓸쓸한 표정은
비어버린 커피잔 만큼이나
공허해 보였다.
음...
커피도 다 마셨고
저는 이제 또 마실 갑니다.
이따가 저녁 같이 먹어요...
그녀는
그의 쓸쓸한 기운을 걷어내기라도 하려는듯
자리를 정리했고
그는
저녁에 보자며 그의 방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