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의 만남....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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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위의 만남....4

cafelao 6 1008

어떻게 살 것인가?

무엇으로 살 것인가?

배를 드러낸 딱정 벌레처럼 버둥거려 보지만...

50이 넘어서 돌아보니

어쩌면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흘러 가듯

인생 또한 결국엔 운명대로 흘러 가는게 아닌가 싶다...

 

 

 

 

한차례 동네 마실을 다녀 온 후

그녀는

호텔 레스토랑에 앉았다.

 

점심 시간이였지만

손님은 그녀 혼자였다.

 

한국에서 눈 앞에 아른거리게 먹고팠던

음식들을 차례대로 먹으리라 생각한 그녀는

점심으로 돼지갈비바베큐에 비어라오를 주문하고

아무런 생각도 없는듯 무심히 강물을 바라봤다.

 

우기철 메콩강물은 물살도 제법 빨라

그냥 강을 바라보고만 있어도 어느 순간 어지러운듯했다.

강물에 떠 밀려온 나뭇가지들이

얼키고 설켜 어느 곳에서는 더 이상 떠내려 가지 않고 걸려 있기도 했다.

 

마치

지난 날의 모든 기억들이

그녀의 목 젖에 걸려

그녀를 답답하게 하는 것처럼....

 

비어라오 한 모금을 들이키는 순간

한 남자가 그녀를 향해 다가 왔다.

 

눈이 꽤 안좋은 그녀는 쉽사리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어....?

안갔어요?

 

 

사람을 만나기로 했는데

2시간이나 늦게 사람이 나와서 못 갔어요.

지금

사람 만나고 오는 길이에요.

오늘은 늦어서 내일 일찍 가야죠...

 

 

아....그렇구나...

 

그녀 앞에 자리를 잡고 앉은 그에게

그녀는 식사를 권했고

그는 사람 만나서

막 점심먹고 오는 길이라 했다.

 

너무나 맛있게 먹는 그녀를 보면서

그는 그녀가 라오스에 살아도 되겠다고 했다.

 

그는 음식이 안 맞아서 매반을 두고 한국음식을

해먹는다고....

 

그는

라오스에서의 사업의 더딘 진행상황을 토로했고

그녀는

그런 그의 푸념을 들어 주었다.

 

그는

그의 아내에 대한 깊은 신뢰와 우정 그리고

사랑을 얘기 했고

그녀는

그런 그가 도덕적인 좋은 사람이라 생각했다.

 

그는

학창시절을 이야기를 했고

그녀는

자신과 사뭇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그를 그려 보았다.

 

오랜시간을 알아온 사람도 언제나 불편한 사람이 있고

만난지 한두시간 밖에 안된 사람도 편한 사람이 있었다.

 

그녀와 그가 그랬다.

 

특별할 것도 없는 얘기들이었지만

서로를 불편하게 하지 않았고

서로를 불편해 하지 않았다.

 

 

문득

그는 커피가 생각난듯

그녀에게 커피 마시러 가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아...커피 좋아해요?

뭘 밖에서 먹어요.

나...커피 있어요.

제 방으로 오세요.

커피 내려줄게요.

베란다에서 먹으면 되지~~~

 

 

그리고

그녀와 그는 숙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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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필리핀 2016.10.08 15:26  
아직 점심 안 먹었는데..

사진 보니 넘넘 배고프네요.. 라오님 미워요. ㅠㅠ
cafelao 2016.10.08 17:25  
에구 에구...
식사는 하셔야죠^^
타이거지 2016.10.08 15:56  
cafelao님의 글을 읽고 있으면...
생각하게 합니다..
마음이 편해집니다..
슬그머니 일어나 발코니에서 담배 한모금..

평소 같으면 저 근사한 안주에 술생각이 간절했을터인데
이틀연속 과음했더니..그저 바라보기만 ㅡ.ㅡ;;
cafelao 2016.10.08 17:28  
건강하시네요
이틀이나 과음을 하실수 있으시니...
저는 이제 늙었나봐요 ㅎㅎㅎ
맥주 한캔이면 졸려요^^
제가 가입한 어떤 카페회원님이 약초 담금주를 
보내주셨는데 맛있어서 막 먹고 싶은데 다음날 은근 힘들더라구요...
참새하루 2016.10.12 17:11  
어떻게 살 것인가?
무엇으로 살 것인가?
배를 드러낸 딱정 벌레처럼 버둥거려 보지만...
50이 넘어서 돌아보니
어쩌면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흘러 가듯
인생 또한 결국엔 운명대로 흘러 가는게 아닌가 싶다...

이 한구절이
카페라오님의 인생에 대한 달관과 관조를
보여주는듯 합니다

여행을 하면 다 득도하여 노자가 되는건가요^^
cafelao 2016.10.12 21:02  
ㅎㅎㅎ
그냥  생각을 많이 하다 보니...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생각은 머리에서 하는데
그 생각의 덩어리는 가슴속에 가득 차게 되더군요.
어느날
하나 하나
생각의 덩어리들을 끄집어 내서 쏟아 모아 볼까 생각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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