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마사지&방콕 (친절한 사람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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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마사지&방콕 (친절한 사람들?!(2))

유쾌한씨 1 1611

방을 점검하다 딧이, '와 전망 좋은데..' 라는 말에 바라본 창밖에는 야간 조명에 낮과는 또다른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태국의 사원들이 펼쳐져 있더군요.. 은은한 조명으로 비춰진 사원들... 무언가 엄숙한 화려함으로 휩싸여있는 사원들... 새벽 3시를 지나고 있는 시간, 적막한 시내의 풍경과 어우러져 텔레비젼이나 사진으로만 보던 관광명소와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태국이란 곳에 와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더군요..


딧이 떠난 후 늦잠으로 방콕에서의 첫날을 허비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으로 프론트데스크에 전화를 해 '7시에 깨워주세요'라는 부탁까지 했는데.. 그 걱정은 기우였습니다.


오히려.. 좀 더 자야햐지 않아?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일찍 눈이 떠졌습니다. 모닝콜 전화가 오기도 전에.. ㅡ.ㅡ;;;



딧에게 전화를 할까 하다.. 피곤할꺼야 천천히하자 라는 생각으로 우선 2층으로 내려가 아침을 먹고, 올라와 짐도 정리하다보니 9시가 되어 가더군요.. 흠.. 이제 슬슬 전화를 해도 되겠지? 라는 생각에 딧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헬로~ 나 유미야..' 라는 말을 하자 '알어 잘잤어' 하더군요.. 아직은 잠에 취한 소리.. '12시까지 데리러 갈께' 라며 전화를 끊더군요 피곤하게 들리는 목소리에 그러자라고 하고선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순간 떠오른 '카메라 충전기!!!' 친구에게 디카를 빌려왔는데 그 친구, 공항버스를 타기전에 달려와.. '미안 충전이 안됬어.. 근데 충전기도 없네? 면세점에 팔꺼야.. '라며 가더군요... ㅡ.ㅡ;;;;;;;;;;



면세점엔!!! 충전기 안팝니다. 사진은 날라갔구나.. 라는 생각으로 방콕에 왔는데.. 지난 새벽 딧의 차를 타고 오다보니 호텔과 가까운 곳에 파나소닉 매장이 있더군요.. 호~~~~~~~~



프론트로 달려가 호텔 명함과 지도를 한장 받고 지난 새벽의 기억을 떠올리며 호텔을 나섰습니다. 흠... KFC 근처였는데.. 호텔과 가까운 곳에 파나소닉 매장이 있더군요.. 그런데!!! 세상에나.. 문이 굳게 닫혀 있는게 왠일입니까... 옆의 소니매장을 당당히 문을 열고 있는데요.. 소니매장에선 역시나 파나소닉충전기는 안팔더군요.. 근처를 좀 헤매다.. 결국 충전기를 구하는데는 실패.. 그래.. 여행은 기억속에 담아가는거야... 라는 말로 위안을 하며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약간은 헤매다가요... 사실... 좀 많이 헤맸습니다. ㅡ.ㅡ


여하튼.. 다시 호텔로 돌아와, 낼 부터 마사지를 배우면 왕궁은 가기 어려울 테니까 오늘은 왕궁과 위안맥과 왓아룬 그리고 수상 시장에 가야지~~~ 라는 계획으로 룰루랄라 있는데 울리는 전화~


와~ 딧이구나.. 라며 반갑게 전화를 받았습니다.

네! 전화속 인물은 딧 맞았습니다. 하지만 딧은 가라앉은 목소리로.. 누군가 아파서 오늘 나와함께 시간을 보낼수 없다고 하더군요.. 미안하다고.. 전, 괜찮아 신경안써도되.. 라고 말은 했지만 왠지 살짝 섭섭하더군요.. (이렇게 간사한게 사람의 마음입니다. 신경을 써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워해야 할 마당에 말입니다.)
대신 저녁엔 올 수 있을 거 같다고.. 그래서 우린 저녁 7시에 호텔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전, 다시 지도와 가이드북을 살펴보며 계획을 세웠습니다.


우선 배가 고프니까 카오산에 가서 점심을 먹고, 일찍 문을 닫는 위만맥을 먼저 구경하고 왕궁에 들렸다가 시간이 괜찮으면 새벽사원까지 보고 오자. 라고 간단한 계획을 세운 후 가이드북과 여행일기를 적은 노트, 여권 지갑을 챙겨들고 호텔을 나섰습니다.



가이드북의 권유에 따라 위는 짙은 하늘색 아래는 빨간색인 국영택시를 타고 '카오산'을 말했죠.. 뭐 영어를 썩 잘하는 택시기사님은 아니었지만 잘 알아들으시더군요.. 얼마나멀까.. 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얼마 되지 않아 도착했다고 하더군요.. 헐.. 가깝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택시에 내려 가이드북에 나와있는 [똠양꿈]이라는 식당을 찾아 헤맸습니다. 어제 저녁도 안먹고.. 기내식도 거의 안먹고... 아침도 먹는 둥 마는 둥했더니 갑자기 너무나도 배가 고프더군요 ㅜㅡ
수 많은 외국인들과 복잡한 간판들... 낯선 풍경에 이리저리 두리번 두리번 할만도 하건만... 허기에 지쳐 아무것도 눈에 안들어 오더군요.. 우선 밥부터 먹자!!! 라는 일념하에 지나친거아냐??? 라는 의구심으로 두리번 거리며 다니다 배고픔에 쓰러질때 쯤!!!


드디어 [TRUE]라는 간판과 함께 [똠양꿍]이라는 식당을 발견했습니다. 와~


그런데!!! 1시가 되기전까지는 밥을 안판다고 하더군요.. 1시 이후에 오라고.. 세상에나!!! 점심식사가 1시부터라니!!! 12시도 아닌 1시??????

뭐라 한마디 못해보며 다시 햇살 따가운 카오산의 거리로 나왔습니다.



우선 뭐라도 마시면 덜배고프겠지.. 라는 생각에 세븐일레븐에 들어가 음료수하나 빼들고.. 헐... 말로만 듣던 태국의 편의점.. 정말 다양한 크기와 종류의 유제품들과 음료수들이 있더군요.. 그 중 빈속에 유제품을 먹긴 그렇고... 라는 생각에 레모네이드 하나 꺼내 들고 다시 거리로 나섰습니다. 뭐라도 들어가니 아까보다는 한결 낫더군요.. 조금은 기운을 충전해서 허겁지겁 스쳐지나온 카오산의 길들을 다시 천천히 거닐었습니다.


스트리트바에 앉아 썬글래스를 쓰고 음료를 마시며 수다를 떨고 있는 수많은 외국인들.. 동양계보다는 서양계 사람들이 많더군요..


양쪽 보도에 햇볕들어올 틈없이 늘어선 노점들..


레게머리를 하며 앉아있는 국적 모를 청년, 헤나간판.. 잡다한 물건을 파는 사람들.. 모두가 하나의 풍경처럼 자리잡아 있는 곳.. 아... 여기가 카오산이구나.. 싶더군요..


지도도 하나사고 좀 걷다보니 지쳐 길가던 사람에게 시간을 물었더니.. 여전히 1시는 되지 않았고(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시계도 준비 안했다는... ㅡ.ㅡ;;; 원체 팔에다 팔찌 이외는 하는 걸 싫어하는 지라... ), 다른 곳에 들어가서 밥을 먹어야 겠다는 생각도 안들고.. 스트리트바에 앉아있는 사람들을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다 다시 똠양꿍으로 들어갔습니다.


앉아만 있어도 안될까요??? 라고 애처러운 눈빛으로 말을 했죠.. 최대한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그곳 아저씨 한번 웃으시더니 앉으라며 시원한 자리로 안내해주시더군요.


그리곤 메뉴판도 가져다 주시고요..


한참 메뉴판을 연구하다 그린커리와 똠양꿈과 함께 밥을 시켰습니다.


한쪽엔 벽이 없는 실내와 야외의 느낌이 적절히 조화된 식당안.. 길에서 조금 들어와 있어 바깥의 복닥거림에서 벗어나 갑자기 다른 세상에 들어온 느낌이었습니다.
테이블 한편엔 고양이가 우아하게 앉아 오수를 즐기고 첨엔 박대하다 나중엔 기꺼이 맞아주신 아저씨는 손님은 신경도 안쓰고 뭐가 그리 재밌는지 신문을 몰두해 보시고, 종업원 분들은 타국의 아이가 배고파하는 모습이 재밌다는 듯이 미소를 머금고 쳐다보는... 처음 온게 아니라 늘 오던 단골집에 온듯 한적하고 편안한 느낌이었습니다.


잠시 후 활활 타오르는 불과 함께 똠양꿈 그리고 코코넛밀크가 어우러진 피쉬볼 그린커리를 가져다 주더군요


이태원에서 먹던 맛과는 살짝 달랐으나.. 사람들이 그 적응하기 어렵다던 팍취나 향취도 시장이 반찬이라 그랬는지 제게는 모두모두 향기롭고 맛있게 느껴지더군요...


밥만 조금 더 시키면 두세명이 먹어도 될 양을 혼자 모두 먹어버렸습니다.


나른한 포만감에 행복감까지 느껴지더군요...


이제 슬슬 움직이자..


라는 생각으로 식당을 떠나 위만맥으로 향했습니다.


거리를 나오자 바로 고민이 시작되더군요... 택시를 탈것인가 뚝뚝을 탈것인가!!!


고민을 채 끝내기도 전 한 뚝뚝 아저씨가 오더니 어디가냐고 물으시더군요, 위만맥!! 이라고 했더니 80바트에 가자고 하시더군요..


호.. 뭐 그정도면.. 이란 생각에 휘릭~ 탔죠..


너무나도 유쾌한 기사님 조금 가다 갑자기 '에잇헌드레드밧? 오케이?'하시더군요.. 헐... 전 말했죠.. '80밧이라면서요!!!' 아니라더군요,, 그러더니 '그래 좋아 500밧', 전 '100밧', 그랬져.. 그랬더니 안된다고 '300밧'을 부르시더군요.. 전 어.. 싫은데.. 하며 걍 150밧에 가져 그랬더니 '오케이~'하시더군요..


사실 저 카오산에서 위만맥이 얼마나 떨어진지도 모릅니다. 그냥.. 여기까지 오는데도 50밧 정도였으니까.. 뭐.. 라는 감으로 말하거져..


나중에 타보니 택시로도 100밧이 안되는 거리더군요.. 하지만..


그분 나름대로 영어도 할 줄 아시고 상당히 위트가 넘치는 분이셨습니다.


가는 중간 중간에 여긴 대학이야 뭐 그런 말부터 중간 중간 다 설명을 해주시더군요.. 그리고 재밌게 해줄까? 하시더니 중간 턱에서 휭~ 나르기도 하고.. ㅎㅎㅎ 평소에도 놀이기구를 좋아하는 전 아주 좋아라 하며 한번더를 외쳤죠... 흠.. 애도 아니고..


기사님 물으시더군요.. '점심은 먹었어?' 꼭 송강호가 '밥은 먹고 다니냐?' 하는거 같죠? ㅡ.ㅡ;;; 혼자 다니니 물어보신 듯 싶었습니다. 전 '태국음식을 먹었는데 똠양꿈 넘 맛있어요 >.<' 했더니.. 그분.. 맛있지.. 근데 넘 비싸서 난 잘 못먹어.. 하시더군요... 왠지 살짝 툭툭 값을 확확 깎은게 미안해졌습니다.


여하튼 좋은 기사님 덕에 즐겁게 드라이브를 하다보니 어느덧 위만맥에 도착했습니다. 친절한 기사님 매표소가는 길까지 안내를 해주시고는 다시 가시더군요..


말로만 듣던 위만맥... 실제로 국왕이 머문다는 그곳에 도착했습니다. 표를 끊고 가이드 시간을 확인하고 두리번 두리번 잘 다듬어진 정원을 돌아보다보니 가이드를 받기 위해 사람들이 모인 장소까지 갔습니다.


가방이랑 신발을 사물함에 넣으려는데.. 좀 버벅대고 있으니 친절한 태국 경비병분... 오시더니 짐도 들어주시고 신발도 들어주시고 하시더군요 ^^


어느 덧 제가 속한 팀의 가이드가 시작되어 함께 올라갔습니다. 가이드 분이 무려 세차례나 바뀌며 영어로 각각 방의 용도와 어떤 물건들이 있는지 설명해 주시더군요.. 여긴 사냥의 전리물이 전시된 곳 여긴 쉬는 곳 여긴 접대하는 곳... 각 방들은 왕실이 존재하는 혹은 존재했던 나라의 물건들로 가득가득 매워져 있었습니다.


영국, 핀란드, 러시아, 일본, 중국, 아프리카의 어느나라, 중동 지역의 어느나라.. 등등.. 에서 온 물건, 그 나라들에서 영향을 받은 가구, 건축양식 등등... 연도와 국가의 설명을 듣다보니 흠.. 그시절엔 우리나라도 조선왕조였는데.. 왜 우리나라의 흔적은 없을까.. 라는 의구심이 들더군요... 그래서 가이드 분께 물어봤습니다. '한국의 물건이나 한국의 영향을 받은 양식은 없나요?'라고.. 가이드분 1초도 생각치 않고 'Never!!'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순간.. '왜... 없을까... 우리도 왕조가 있었고 왕이 있었던 시대가 있었는데... 우리나라보다 훨씬 멀리 떨어진 나라들과도 교류한 태국인데 우리나라를 둘러싸고 있는 일본, 러시아, 중국과도 교류를 했는데.. 왜?' 라는 생각이 들며 조금은 안탑깝고 왠지모르게 슬프고.. 여러가지 감정이 교차하더군요... 우리나라도 조금은 문을 열고 다양한 나라들과 교류를 했다면.. 그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우리의 것을 전파했다면.. 우리도 조금은 더 다양성이 인정 받는 그런... 나라가 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에 머릿속이 깊이 깊이 가라앉았습니다.


그렇게 위만맥의 관광을 마치고 시간을 확인해보니.. 이런..!!! 서둘러야 왕궁을 보겠네 싶어 후다닥 택시를 잡아타고 왕궁으로 갔습니다.


혼자 여행하는 사람이 적지는 않을 텐데... 동양인의 허여멀건 여자아이가 혼자 다니는 건 눈에 띄나봅니다. 입장권을 발권해주시는 분도 왕실 입구의 경비병 분도 너 혼자왔니? 라고 물으시더군요.. 전 살포시 웃으며 'Yes'라고 답하며 지난 중국여행에서 15분 만에 자금성완주하기에 대한 보상이라도 받듯 문양 하나하나 처마하나 풍경하나 쳐다보며 천천히 거닐었습니다.


혼자 조금 거닐었나 싶었는데.. 목에 카메라를 맨 반백의 아저씨가 말을 거시더군요,. '사진찍어줄까?'라고.. 전 됬다고 사양을 하고 다시 혼자 구경을 했죠.. 잠시 후에 마주친 그 아저씨 '가이드 필요없니?'하시더군요... 전 고맙지만 됐다고 사양을 하고 느긋한 산책에 방해를 떨치기 위해 일부러 뒷편으로 슬슬 돌았져.. 그런데 또다시 마주친 그 아저씨 '돈 받으려는거 아냐. 난 우리나라의 사원을 알려주고 싶고 이제 끝날 시간도 다되어 가는데 넌 정말 중요한걸 못보고 겉만 보고 다니는거 같아 안타까워서 그래 내가 가이드를 할 수 있게 해줘' 하시더군요.. 시간을 물어보니.. 헐.. 폐장시간까지 30분.. 그래.. 뭐 30분인데.. 라는 생각에 '고맙습니다' 했죠.. 그 아저씨 바깥은 간단히 설명해주시더니 왕궁 내부로 이끄시더군요..


그곳은... 정면 벽에는 수많은 불상들이 그리고 그 큰방 둘레에는 수많은 그림들로 가득찬 공간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사찰과는 비슷하면서도 사뭇다른...
그리고 바닥에는 무언가를 기원하는 태국분들로 가득하더군요.. 그분 우선 옆으로 비스듬이 앉아 무언가 기도를 합니다. 쭈삣쭈삣 저도 따라했죠.. 잘 한다고 하시더군요.. 그렇게 '이번 여행이 행복하게 해주세요'라고 기도를 마치자 그 아저씨는 그곳의 그림 그리고 불상 하나하나의 의미를 설명해 주시더군요... 사실.. 지금 잘 기억은 안납니다... 머리가 그닥 좋지 않은 탓이죠.. 하지만 그분은 인도 불교와는 조금은 다른 태국의 불교를 설명해 주시더군요.. 그렇게 방에 대한 설명을 마치고 우린 함께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리곤 제가 그냥 눈으로 보기만했던 돌조각들 그림들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고 뭐라 불리우는지 하나하나 설명해주시더군요... 그러다 보니 어느덧 폐장시간이 가까워져 우린 서둘러 후다닥 왕궁을 빠져나왔습니다. 거의 젤 마지막에.. ^^;;;



이 친절한 가이드 아저씨는 시간이 괜찮다면 새벽사원도 안내하고 싶다고 하시더군요. 물론 돈은 필요없다고..


전 시간을 확인하고.. 아직 7시까지는 멀었더군요... 아저씨께 7시에 친구와 약속이 있어서 가야하는데 그때 까지 볼수있냐고 물었죠.. 충분하다고 어서 따라오라고 하시더군요... 그렇게 아저씨와 왕궁을 따라 배타는 곳까지 걸어갔습니다. 헐... 조금은 멀더군요.. 길을 가며 목걸이를 사주시겠다고 하시더라구요.. 코끼리 상아로 만들어진.. 흠.. 전 괜찮다고 아주 정중하게 사양을 하고 얼만큼 걸으면 되요? 라고 물었죠... 무경계한 저이지만 큰길가를 벗어나자 조금은.. 걱정이 되더군요.. 거의 다왔어 하며 발걸음을 서둘러 옮기는 가이드 아저씨.. 이렇게 따라가도 되나 하며 조금더 걷자 곧이어 선착장이 나오더군요.. ^^:;;


전, 선착장은 모두 우리나라의 한강과 같이 밝고 뭔가 쾌적할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짜오프라야의 선착장은 조금은 어둡고 관광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그냥 일상의 교통수단처럼 느껴지는 곳이었습니다.


선착장에서 강을 건너주는 배를 타고 우린 새벽 사원으로 갔습니다.


발이 조금은 아팠던 저는 신발을 벗어들고 맨발로 새벽사원을 오르며 마찬가지로 그분께 설명을 들었습니다.


위만맥, 왕궁, 새벽사원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느꼈던 건... 태국은 정말 철저히 왕에 의한 왕을 위한 나라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각 탑들의 의미 그리고 인도의 불교와 힌두교가 어우러진 태국의 불교.. 각각의 의미들...


설명도 듣고 내려와 종도 치고 하며 즐겁게 투어를 하다보니 슬슬 해가 질것 같더군요.... 전, 이제 가야할거 같아요.. 라고 말하고 그분과 함께 다시 선착장으로 나왔습니다. 그분 상당히 아쉬워하며 자기가 저녁을 대접하면 안되겠냐고 하시더군요..


자신의 제자들이 있는데 그들에게 저를 소개해주고 싶다고요..


자신의 집에서 함께 저녁도 먹고 자신의 차로 저녁에 다른 밤에 갈 수 있는 사원들을 투어하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하시더군요.. 아마도 7시에 태국의 친구와 약속이 있다는 걸 믿지 않으신 모양입니다.


그래서 전 다시한번 7시에 태국 남자친구와 약속이 있다.. 라고 말씀을 드렸죠.. 그냥 친구지만, 보이프렌드라고 하는게 편할거 같아서요 ^^;


그랬더니 그분 본인의 집 주소와 전화번호를 적어주시더군요. 그리곤 제 이메일 주소를 물어보시구요... 자신이 메일을 보내면 답장을 해주라고.. 전 뭐 선선히 그러마 했죠..


그렇게 함께 다시 배를 타고 나와서 택시를 타고 가려했습니다.


네.. 이제 여기서부터 일이 시작됩니다. ㅡ.ㅡ;;;;;;;;;;;;


그분 물으시더군요. 어디로 가냐고.. 전 차이나타운의 호텔로 간다고 했죠 그분 자신도 차이나타운으로 가는 길이라고 하더군요.. 그런 연유로 함께 택시를 타고 제 호텔앞까지 가게 됬습니다.


그분 택시안에서 그러시더군요, '낼은 뭐해?' '왓포에서 마사지 배워요 ^^' 사심없이 말한 저, '끝나고는 뭐해' 다시 물으시더군요,.. '아직 계획은 없지만 친구와 함께 보내야할거 같아요'라고 말했죠.. 그러자 그분 친구와 아직 결정된게 아니면 자신이 초대를 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계속해서 강조하시는 말 '우리집 정말 좋아. 우리집에 가서 함께 요리를 먹고 내 차를 타고 같이 관광을 하자'라고.... 순간 '그럴까?'라는 생각도 잠시 들더군요.. ㅡ.ㅡ;;;;;;;;;;;


이게 바로 반복의 효과인가 봅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택시가 호텔앞에 도착했더군요.. 그 아저씨 호텔 이름을 확인하고 몇호에 묵냐고 물으시더군요.. 왠지 말 안하는 것도 그런거 같아 호수를 가르쳐 드렸져..


내일 꼭!!! 전화하라고 하시며 어디론가 가시더군요..


호텔에 올라가 딧에게 전화를 하니 조금 늦는다고 합니다. 다행이다 싶어 후다닥 씻고 다시 화장도 고치고 옷을 갈아입고 났더니 시간이라도 맞춘 듯 딧이 전화를 합니다.


뭘 먹고 싶냐는 말에 해산물!!! 이라고 외치자 차를 타고 차이나타운의 한복판으로 달리더군요.. 길 한켠에 차를 세우고(결국 주차위반딱지가 붙었습니다. 한국이나 태국이나 주차는 늘 조심해서 해야하나 봅니다.) 저녁먹을 곳을 찾아 길을 헤맸죠.. 무단횡단도 하며^^ 그 친구 목마르지? 하며 무언지 모를 과일 주스를 사줍니다. 와... 정말 맛있더군요... 너도 같이 먹어 하며 둘이 나눠마시며 저녁먹을 곳을 찾았습니다. 그 친구 나중엔 협박을 하더군요.. 빨리 안 고르면 걍 호텔로 간다.. ㅡ.ㅡ;;;


전.. '몰라 몰라 니가 결정해'라고 했죠.. 너무나도 많은 먹을 것들 앞에 정말 뭘 고르기가 어렵더군요 그 친구 왔던 길을 거의 되돌아 올때 쯤 노점의 한 해산물식당 앞에 섭니다. 마치 장터의 어류 판매대 처럼 게랑 새우랑 생선이 놓여져 있더군요. 아주 싱싱해보이는 해산물들.. ^^ 우린 그곳으로 정하고 테이블에 앉아 새우찜? 과 어떤 이름모를 생선 그리고 게가 주요리인 탕을 시켰습니다.


친절한 딧은 생선가시도 발라주고 새우도 손질해주고 게도 살만 발라주더군요... 아주 능수능란한 솜씨.. 넙죽넙죽 받아먹기가 너무 미안해서 너도 좀 먹지.. 라고 말했지만.. 넘 맛있어서 사양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흠... 태국 사람들은 이렇게 다 친절한가?'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죠.. 낮에 길에서 만난 경찰들 경비병분들 가이드 아저씨 등등...


아주 즐겁게 저녁식사를 마치고 우린 야시장으로 향했습니다.


아직 태국 물건에 적응이 안되선지 뭘 봐야할지 잘 모르겠더군요... 그리고 딧도 왠지 조금은 피곤해 보이고.. 그래서 전 음.. 오늘은 이만 구경하고 우리 돌아가자.. 했습니다.


호텔로 돌아가는 차안.. 딧이 묻더군요 '오늘 뭐했어' 전 '위만맥도 가고 왕궁도 가고 새벽사원도 갔었어.. 그리고 친구도 사겼어 ^^' 라고 했죠
'친구? 한국 사람?'
'아니 태국 사람.. 사실 그 사람이 내일 집으로 저녁초대를 했는데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이야..'
'남자야 여자야?' 묻더군요..
'남잔데?' ...갑자기 싸해진 분위기..
'그래서, 갈꺼야?'
'고민 중이야 어떻게 해야하나.. 그래서 말인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딧은 어이없어하며 '갈 생각을 했단 말이야 세상에나.. '
'물론 한국에서라면 어떻게 해서든 거절을 했겠지.. 하지만.. 태국 사람들은 뭔가 다르지 않을까.. 싶어서.. '
'다르긴 뭘 달러. 그 사람이 왜 무엇때문에 널 초대했겠어? 생각을 해봐!! 한국이나 태국이나 남자들은 다 똑같애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을 집으로 끌어들이는 이유는!!!'
'........................................................... 상당히 나이가 많아 보이는 분이었는데.............'
어이없어 하며 쳐다보는 딧 ㅡ.ㅡ


이렇듯 어색한 분위기로 결국 호텔 근처까지 오고 전 왠지 모를 주눅이 들어 '술이라도 한잔 할래?' 했죠.. '낼 출근해야해.. 너도 낼부터 마사지 배워야 하잖아' 하더니 호텔앞에 내려놓고선 '잘자' 하고선 휙~ 가버리더군요.. ㅡ.ㅡ


에궁... 괜한 말을 했나 싶기도 하고 새벽녁에 공항에서 본걸 제외하면 거의 첫 대면인데.. 완전 어리버리한 애로 낙인 찍혔겠다.. 싶어 좀 기분이 좋지 않더군요...



이렇게 길고 길었던 태국에서의 첫날이 지나갔습니다.

1 Comments
nicky park 2006.10.24 05:50  
  오호...잼있네요 저두 혼자 가서 돌아댕기던 기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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