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015년 9월의 타켁 Thakhek
타랑의 음울한 그림자는 길고도 진하다.
3일밤 4일낮 동안 몸에 베인 음울함 탓인지
타켁까지의 2시간 반 동안이나 이어진 오밀조밀한 석회질 산군락을 지나올 때도 환호하지 못했고
성태우에 탔던 누구에게도 말 한마디 건네지 못했다.
타켁은 13번 도로 선상에 있는 인구 10만명 정도 되는 캄무안주의 주도이며
메콩강을 사이에 두고 태국 나콘파놈과 우정의 다리로 이어진 국제교역도시이다.
그리고 이곳에도 프랑스 식민시절에 지어진 프랑스풍의 오래된 건물들이 남아있긴 하지만
타랑에서 따라온 그림자 탓에 그닥 눈길이 가지 않는다.
강변 식당의 다양한 먹거리에도 입맛이 생기질 않고
아이들의 놀이에도 평소와 달리 어울리지 못하고 있다.
그 많은 유쾌한 소리는 소음으로 들리며
그 많은 활발한 움직임은 환영으로 보인다.
특별한 계기없이 겨우 해가 질 무렵에야 그림자를 걷어낼 수 있었는데, 그제서야
신닷뷔페에서 허기를 채울 수 있었고
아름다움에 눈길이 갈 수 있었고
역동적인 밤거리를 즐길 수 있었고
어둠이 내려 앉은 메콩강을 볼 수 있었다.
주관적인 관념이 객관적인 실재를 가려서는 안됨을 잘 알고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