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건강하게 살아있다.

락사오에서 나까이가는 2시간 반동안의 길위에서도,

그래서 도착한 나까이에서도 난 살아있다.

 

그러나 나까이에서 타랑까지 락사오방향으로 20여km를 살아서 되돌아가야 한다.

공공 교통 수단이 드무니 걸어서라도 되올라가야 한다. 

다행히 아직 해는 길게 남아있고 길도 좋으며 바람은 선선하고 짐이라고 해봐야 겨우 10kg 될까 말까 이다.

혼자이니 혼자 작심하면 되고 혼자 이행해버리면 된다.


가슴이 살아있는 두명의 그들과 엔진이 살아있는 그들의 오토바이를 만나서 반 정도를 편하게 되올라오고 


나머지 반 정도는 두 발로 천천히 걸어오며 빠르면 놓쳐버릴 비경도 만난다. 
 

아직 어두워질려면 한 시간이나 남아있다. 

살아서 타랑 대교 앞에 선다.


그렇게 만난 음습함,


수장된 수많은 나무들의 거대한 공동묘지 같은 남튼에 더해서


차고 젖은 공기까지 그 음습함을 진하게 만든다.


그리고 해가 진다.


음습함은 흑백으로 더욱 선명해진다.


모든 것은 침묵하고 

모든 것은 정지한다.


시간이 공간에 묶이려는 찰나에


음습함은 황적색으로 변한다.


날카로운 고통의 비명이 남튼을 울리고


처절한 삶의 몸짓이 타랑을 점령한다.


긴 밤은 아무일 없이 지났다.


소리는 여명에 해체되고


몸짓은 물살에 용해되었다.


소문만 남고


모든 것은 침묵하고 

모든 것은 정지한다.

 

해가 지기 전까지는...

죽은 것은 죽은 것으로 보고 나서야만 산 것을 산 것으로 온전히 만날 수 있다.

학교 앞 노점의 2천킵 짜리 국수에는 만족이 살아있다.


따스하게 데워진 대지위에는 믿음이 살아있다. 


위로와 용기가 살아있고


헌신과 애정이 살아있다.


의지와 진지함이 살아있다.


그 틈에 나도 살아있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짓누르는 음습함도 살아있다. 

다시 해가 진다.


음습함이 더욱 짙어진다.


베길 것 같아 떠날 채비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