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15년 9월의 팍라이 Paklay, Laos
난 괜찮다.
장대비가 내리는 산길을 4시간 동안 성태우를 타고가도,
빗물이 들이닥치고 옆사람이 구토를 해도 괜찮다.
묵을 곳을 찾느라 서너시간 걸어다녀도 괜찮고
입에 맞는 음식을 찾기 힘들어도 난 괜찮다.
갈길이 끊겨 있더라도
내 공간이 부족하더라도
조금 아프더라도
난 괜찮을 수 있다.
시간에 대한 믿음 때문에 언제든 어디서든 괜찮을 수 있다.
모든 것을 녹여버리는 시간의 엄청난 용해력을 알고 있고
모든 것을 엮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시간의 생산력도 봐왔다.
그래서 불편하고 막막하고 고통스러운 것들은 시간과 함께사라지거나
혹은 흐릿한 추억으로 재조합 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에 난 괜찮다.
그러나 시간의 영역에서 벗어나고플 때가 있다.
과장되지도 왜곡되지도 않게, 온전하게 영원히 간직하고플 때가 있다.
선한 마음으로 가진 것을 나눠주는 사람을 만나는 그 때이다.
그래서 난 괜찮지 않을 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