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몽상에 빠질 자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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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몽상에 빠질 자유다

안개섬 2 1959

먹고 살기 위해 손님들과 많은 여행에 동행하지만

한가한 시간이 되면 나는 뜬금없이 보따리 하나를 오토바이에 싣고 여행을 떠난다.

누군가 여행은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다 라고 하던데

나는 여행을 '몽상에 빠질 자유'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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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과 함께 즐겁게 웃고 떠들며 행복한 동행을 하는 것도 좋은 여행 방법이다.

여럿이 여행하느냐 혼자 하느냐는 취향의 차이일 뿐이고

다만 나는 혼자 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혼자 다녀서 좋은 점은 자유롭다는 것이다.

발길 닿는대로 가다가 경치 좋은 곳이 나타나거나 힘들면 쉬고 싶을 만큼 쉰다.

상대가 배고픈지, 출발하고 싶은지, 동쪽으로 가고 싶은데 서쪽으로 가고 싶어하는지

똥은 마려운지, 목이 마른지, 뭘 먹고 싶어하는지, 어떤 수준의 숙소를 원하는지, 혹시 내게 서운한 것이 생겼는지

심지어 밤새 안녕하셨는지...

나중에는 내가 여행을 왔는지 사회성 테스트를 받으러 왔는지 헷깔릴 때도 있다.

오죽하면 그 사람을 알려면 함께 여행을 떠나보라고 했을까.

 

또 한가지는 마음껏 몽상에 빠질 수 있는 자유다.

몽상은 자유의 다른 이름이다.

생존을 위해 온갖 스트레스와 압박에 함몰되어 있을 때는 몽상이고 몽환이고 생각할 겨를이 없다.

몽상은 몸과  마음이 자유로울 때 생긴다. 즉 몽상은 피이스 어브 마인드와 동질인 것이다.

여행을 하다보면 어떤 때는 몽상에 빠져 해가 진 산속에서 길을 잃을 때도 있다.

그때는 당황하지 말고 바나나 잎으로 지붕을 엮고 겹쳐서 매트리스를 만들면 된다.

바나나 잎에는 뱀이 싫어하는 향이 있어 라오스인들이 집에 많이 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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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는 느림의 미학이 있는 나라다. 느림 속에는 여유가 있다. 그 대표적인 게 라오스의 동물들이다.

여행이나 운전을 하다보면 소, 돼지, 염소, 개, 닭, 고양이, 심지어 맹꽁이까지 대로변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 누구도 화를 내거나 조급해 하지 않는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소가 라오스 소가 아닐까 생각한다.

라오스의 소들은 동이 트면 마을 들판으로 마실을 나가 죙일 식사를 하시다가 해질녘이면 자신의 집으로 줄지어 귀가를 하신다.

나는 운전을 하다 소님들을 만나면 차를 세우고 길가로 안전하게 가실 때까지 마냥 기다린다.

소보다 못한 인간이 많은 세상에 부처의 눈망을을 소유한 소님들은 얼마나 위대하신가.

그 순간 나는 또 하나의 행복한 몽상을 건져올린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소님만 같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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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를 순수의 나라라고 하는데 천연의 나라이기도 하다.

가끔 몽족 시장에서 전날 따온 석청 목청을 파는데 맛을 보니 쌉싸름한게 진꿀이다. 중간중간에 벌 허벅지가 요염하게 빠져있기도 하다.

안타깝게도 그들은 설탕물로 꿀을 만드는 한국의 뛰어난 기술을 몰랐던 것이다. 

가격은 한국 설탕표 목청의 십분의 일.

게다가 야채는 구멍이 숭숭 나있다. 농약 살 돈이 없어 한국처럼 탐스러운 야채와 과일을 재배하지 못하는 것이다.

라오스는 숯불구이의 나라이기도 하다 삵쾡이, 쥐, 물고기, 풍뎅이, 오소리, 박쥐 등 닥치는대로 숯불에 구워먹는다.

한번은 황토먼지를 뒤집어쓰며 훼이싸이의 비포장길을 한없이 달리는데 몽족 할매가 차에 치인 다람쥐 한 마리를 주워 팔려고

종이 위에 올려놓고 졸고 있었다. 얼마냐고 물어봤더니 이건 맛있는 거라며 이만킵을 달라 한다.

 

이 글을 쓰면서 다시 여행을 떠날 준비를 한다.

우리집에는 비싼 물건을 담아두는 금고 두 개가 있다.

하나는 몽족마을에서 주워온 별똥별, 하나는 숙성된 몽상들을 담아놓는 금고.

 

< 여행은 몽상에 빠질 자유다 > 

 

카톡 문의 : kwj1734

블러그 : 꽃몽의 리얼라오스 체험기 *꽃보다 꿈*

2 Comments
탄허 2015.04.20 23:23  
좋은 사진,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진정한힘 2015.05.24 10:03  
참 좋은 여행기입니다.  저도 목청 먹으러 가고파요. ㅎㅎ
다만 "야채"는 일본에서 온말, ==> "채소"로 바꿔주세요.
요즘 모 인기식품회사에서 하루야채란 상품 광고를 하여 더욱 심각하네요.  원래 우리말에 야채란 단어는 없답니다.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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