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왕파방 탁받 유감
라오스 여행에서 인상에 남을 것 중에 백미는 역시 탁받이다.
그것도 루왕파방이라면 특별할 일이다.
한적한 촌에서 뜻하지 않게 탁받 행렬을 보게 되더라도
물론 더욱 가라앉아
참한 마음이 될 것이고.
이 전통이 우리라고 없었겠냐만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자취를 감추었다
탁받은 승이 동냥그릇인 바리때를 받쳐든다는 뜻이라고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라오스의 불상도
바리때를 걸머메고 탁받을 나가는 행장과
바리때를 든 모습이다.
그가 가부좌만 틀고 있던 사람이 아니라 한 사람의 승이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주니까.
승이란 수행자다.
동냥을 다닐 때에도 수행 중이라서 맨발로 걷는다.
점심 이후로 입에 음식을 대지 않는 수행자가
새벽에 일어나 행렬을 지어 공양과 보시를 받으러 나서는 것이다
그런데,
수행중이라 내려놓고 가진 것이 없어야할 사람들에게
왜 그리 많은 음식을;;;;
식탐에 대한 시험 중?
저런 빌어먹을....
그 경건함이 좋다면서
펑펑 찰칵 찰칵
그냥 루왕파방의 어느 골목에서나 먼발치에서 바라보라.
늘 보시와 공양을 해주던 시주가 늦어지면
승들이 잠시 기다려주는 여유마저 볼 수 있을 지 모른다
장관을 보고 싶으면 푸씨산 아래에서 왇씨양통 방향으로
카페에서 커피 한잔 시켜놓고 이른 아침을 먹으면서
지켜보면 될 일인데.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만큼
야단이 되고
법석이 되고
아수라가 활동하고 싶어지는 장이 된다는...
그래서 다들 너도 나도 앞장서서
볼 거리를 없애는 중이 된단 말이야
이런 빌어먹을...
그들은 수행중!
facebook 2015. 2.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