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싸완 항아리 평원에서
나의 불경?
1000미터가 훌쩍 넘는 씨양쿠왕의 폰싸완 평원에서
선사시대 유적인 항아리를 뒷배 삼아
커피를 마신다.
어디에서 잃어버린 지도 모르는 칼리타;;;
그냥 종이 필터를 텀블러에 걸고
커피를 내린다.
사람도 아닌 물건이 그립기는 하지만
그것도 인연이고
궁즉통이라고 방법이 생각났으니 다행이 아니냐.
이 언덕에 살던 고래짝에 살던 사람들은
이 항아리를 왜 만들었을까
도구도 변변치 않아
돌을 쪼아 이 항아리를 만들려면 적지않은 품이 들었을 것인데...
고인돌 처럼 무덤이라는 설이 강력한데
내가 바람막이로 쓰는 것은 불경인가?
소들에게 물어봐도 하릴없는 짓이고
그들은 말이 없이 조용히 풀을 뜯는다
내가 폭탄의 도시라고 부르는 폰싸완.
구릉들은 이제 대단위 농업의 곡창이 되려나보다.
뽕나무 밭이 푸른 바다가 되면 어떤 기분이 들지 몰라도
지뢰밭과 벌집 같은 포탄 구멍들이 곡식들로
일렁인다면 멋진 일이 아니겠느냐
항아리 평원에서 폰싸완의 구릉지대를 바라본다.
가르마 같은 디스크자국을 황혼녁에 바라보는 것은 흐뭇한 일이다.
*사진은 링크된 곳 http://cafe.daum.net/realla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