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쓰는 종주기 16. 꽁로에서 열대림 트렉킹과 바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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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쓰는 종주기 16. 꽁로에서 열대림 트렉킹과 바씨

탄허 0 1556


종주팀은 오늘 자유시간이다. 
두 사람은 쉬고 
다섯명은 열대림 트렉킹을 나간다 
우기에 배로 힘겹게 건너던 강을 
반바지 차림을 약간만 치켜들고서 쉽게 힌분강을 건넌다. 





트렉킹을 가는 까쏭이란 곳은 
코스를 짧게 잡아도 되면서도 대석림 지역의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고
일행의 말처럼 스스로가 오염원이 될 수도 있는 청정지역이다. 
일체의 탈것(vehicle)을 금한다. 
산으로 둘러쌓인 자그마한 분지에 들이 있다. 
분지 속의 분지인 까송. 
라오스에는 분지로 된 사람이 사는 마을과 도시, 그리고  인간을 먹이는 들!이 있다. 





 


우기에는 탁류가 흐르는 강을 건너 들어가야 하는 곳 
그러나 그 강을 건너면 비취빛의 맑은 개울이 흐르는 계곡. 
내가 전문성을 인정하여 초빙하는 현지인 가이드 캔. 
그가 앞장을 서고, 
나는 그의 말을 어설프게 통역을 하는 입장이 된다. 

라오스에서 굴 보러 가자고 하면 탐꽁로 외에는 흥미가 없다.
눈 버려! 
온통 카르스트 산맥인 이 땅에 굴이야 지천이고 
볼 만한 굴이 발견되는 이유는 라오스 사람들이 박쥐를 좋아하는 것과 관련이 되어있다. 
박쥐만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박쥐똥도 좋아하는 데 그것은 기우제에 하늘로 쏘아올리는 로케트의 추진 연료가 박쥐똥이 굴에서 마른 것이다. 
여행자들에겐  굴에 종유석이 많은가가 관심거리지만 
이들에겐 박쥐가 사느냐와 쥐가 사느냐이다. 
왜, 먹을 것이니까. 
캔이 굴에서 활모양의 쥐덫을 보여주고 이떻게 쥐가 잡는 지 보여준다. 



나도 끄무족집에서 설치류의 맛을 본 적이 있다. 
입에 전혀 맞지 않아서 다시 먹을 생각은 없다. 
선의로 끓여주는데 먹지 않을 수도 없고. 

종유석은 가지 각색의 모양을 보여준다. 
라오스의 무수한 굴의 이름 중에 흔한 것이 둘이다. 
첫째는 부처를 의미하는 파. 동굴이 탐이므로 탐파가 많다. 
둘째는 코끼리굴이다. 종유석이 흘러내리면 코끼리의 코 모양으로 흘러내린 듯이 보인다. 

내가 구성했던 탐험대가 발견한 기막힌 모양의 종유석이 있다. 
성체인 남자의 성기를 그대로 닮았다. 
그래서 내가 거시기굴이라고 이름 붙인 곳. 
수백만년 동안 자연이 빚은 제대로된 물건이다. 
그 종유석을 보고 웃지 않으면 목석이다. 
ㅍㅎㅎㅎ





물소가 많은 곳이나 오늘은 날이 맑고 기온이 올라 
강으로 다 나가버렸는지 한 마리도 눈에 뜨이지 않는다. 
지난 번엔 수십마리의 야생 물소들을 볼 수 있었는데. 
물소들이 잠 자리로 쓰는 굴과 그들이 등을 긁는 나무만을 보았을 뿐이다. 

늘 그렇듯이 이번 팀도 걸음이 한없이 늘어진다. 
포토존도 필요없다. 
산도 좋고 들도 좋고 나무도 
죽림7현 같은 사람들이 살만한 농막도 그림이 되고 
들 가운데 서있는 풍성한 나무도 열대의 정취를 만들고. 

맑은 개천은 탄환처럼 쏟아지는 햇빛의 공세를 피해갈 수 있는 곳이다. 
물이 차고, 기온이 차서 아무도 멱을 감지는 않았다. 
배가 고팠으나 간식을 준비하지 못해 돌아오는 길은 바빴다. 

그리고 꿀과 같은 낮잠을 잤다. 

깨어나서 내 차에 다친 님이란 아이의 집으로 저녁을 먹으러 나섰다. 
들은 온통 담배밭인데 
꽃이 피었다. 
담배꽃. 
노래에서나 들어본 꽃. 
"우리님 무덤가에 피~인 담배꽃"
사진을 좋아하는 일행들은 담배꽃을 담고, 
다른 일행들은 걸어서 님의 집으로 갔다. 





라오 주류의 집은 공중에 있다. 
1층은 비어있다. 
실은 비어있는 것이 아니고 가축들을 위한 공간이면서 
농기구를 두거나 
남자들이 나무를 다루는 공간이다. 

사다리를 올라 널판지로 된 라오스의 실내 공간에 들어갔다. 
라오스의 가족은 대가족이고 
과거의 한국 처럼 한 아궁이에 8촌이 날 지경이다. 
내 실력으로 라오스의 촌수(리니지)를 따질 재간이 없다. 
하여간 님을 기준으로 외증조모, 외할머니, 어머니....
모권이자 모계의 영향이 많이 남은 사회답게 
과거 한국과는 정반대의 가계가 그려진다. 
남자들은 다른 마을에서 들어온 사람들이다. 
외가와 친가만 바뀌었을 뿐 같은 그림이다. 

님을 기준으로 외할머니로 분가를 한 어머니의 집은 바로 건너편에 있고 
오늘의 잔치는 님의 할머니집에서 있다. 
친척이 모이는 곳은 늘 외할머니집이다. 
친척이면서 이웃인 집들이 주변에 있고. 
우리를 가이드한 캔 마저도 알고보니 이들의 친척이다. 

저녁을 먹기 전에 바씨(라오스식 고사)가 있었다. 
나와 님이 먼저 바씨를 했다. 
님의 일가친척들이 내가 음식을 쥐게 하고 실을 묵어준다. 
님의 친지들이 나를 위해 건강과 행운, 그리고 돈을 많이 벌라는 축원을 해준다. 





감사하다. 

저녁을 얻어먹고 일행 중의 한명이 그 집에 남아 홈스테이를 하기로 했다. 
그는 담배도 끊어버리고, 
내 소개로 2월 1일 부터 자원 봉사를 두달간 들어가고, 
님의 집에 홈스테이도 자청했다. 

개량이 된 님의 집에서 자기로 했으나 
방이 없고 침대만 덩그러니 놓여있는 한국식으로는 응접실이나 마루에 해당되는 곳에서 자려니 엄두가 안나 여전히 잔치를 벌리고 있는 외할머니 집에 방을 비워 자보기로 했다. 

뜻하지 않은 바씨(라오스식 고사)를 경험하고 돌아온 일행 중의 일부가 입에 맞지 않아 저녁을 거르다싶이 한 일행들은 남아있는 마지막 신라면 2개와 짜장면 한개로 두번째 저녁을 먹었다. ㅎㅎㅎ

이렇게 종주팀의 휴일이 갔다. 
내일은 지긋지긋한 이동이 기다리고 있다. 
500킬로의 길. 
탐꽁로에서 빡쎄까지 달려가야 한다;;;;

마지막 여행지 빡쎄와 볼라윈(Bolaven) 고원, 그리고 4000개의 섬 씨판돈을 향하여.

*글에 대한 설명이 될 수 있는 사진은 링크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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