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종주기10. 공일空日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나는 휴일을 공일이라고 했었다.
공휴일이나 일요일은 공일이고
토요일은 반공일.
오늘 종주팀은 아무런 일정이 없다.
알아서들 아침도 먹고.
나는 이틀간 욱걸어 몸이 무거워서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어제 시켰던 죽은 퍼졌다고
우리 스스로 닭백숙을 제대로 해먹기로 해서
닭 두마리를 잡았다.
닭이 날래서 잡지를 못하니 그물을 치고 닭몰이를 하는데
우리도 거들고.
라오스에는 모든 짐승과 가축들이 풀려있으니 야생이고
닭도 조류라고 쫓아가서 잡으려하면
벽으로 날아 올라가기도 하고.
곡절 끝에 두마리를 잡아 계량을 하니 4.3킬로.
1킬로에 7000원이다.
약 3만원에 닭두마리를 삶아주기로 했다.
양계장에서 출하하는 2-4개월 된 닭이 아니고
1년 정도 기른 암탉으로 육질이 단단하니 3시간은 고아야 물러질 일이다.
그래서 세시간을 장작불로 고아달라고 하고.
나는 낮잠을 맛있게 잤다.
여성 동행은 귀가 어두운 할머니에게 파파야를 따달라고 한 것이
일이 번져
꼼짝없이 붙들려서 파파야채(땀막훙)을 만들고 있다. ㅎㅎㅎ
50대인데 온갖 스포츠로 단련된 동행은 가파른 산을 올라 탐깡이 아닌
다른 동굴에 올라가 므앙응오이를 굽어보고 내려오고.
느닷없이 담배를 끊어버린 40대 동행은 해먹에 누워서 낮잠을 즐기고.
공일,
빈 날이란 말 그대로 아무런 계획도 할 일도 없이
다들 종작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은 링크된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