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종주기 7-1. 라오스 여행은 과거로 가는 것이다
므앙응오이(편안한 고을)에서
낮잠을 잤어.
문도 열어둔 채.
꿈도 찾아오지 않은 깜빡잠.
므앙응오이에 배낭여행자들이 찾아오면서
인구 800명의 강변 마을 사람들은
자자손손 내려오던 습관을 약간 바꾸고 있어.
자신들이 먹을 것과 여행자용으로 음식을 나누어 만들어.
쏘세지에는 특유의 향을 빼고,
순대는 정갈하고 보기 좋게.
내가 묵는 집은 가정집 같은 분위기인데
3대야.
그런데 과부집 같아.
남자가 없어.
손녀를 기준으로 외할머니, 어머니.
뭐 특이할 것은 없어. 모권 사회의 흔하디 흔한 모습이니까.
남자들은 돌아갔을 수도 있고,
달아났을 수도 있고.
하여간 이 집 할머니는 귀가 어두운데 날 알아보고 안아주시는 거야.
나야 청탁을 가리지 않고
노소를 가리지 않는 관계로
안겨서 토닥여 드리고.
이 집 손녀는 늘 마실 중이고
딸은 수도인 위양짠으로 자주 바람 쏘이러 가고
할머니만 주로 집을 지키면서 텃밭을 가꿔.
저녁에 된장국을 끓일 때에도 할머니가 가꾸어놓은 고추를 따서 넣었어.
마당에서 풀무를 이용해서 모닥불을 피우고
된장국을 끓여먹는다.
우렁까지 넣어서.
편안한 고을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우렁된장찌게를 먹으니
완벽한 과거로 여행을 온 거야.
어머니 가계의 친척 마을이라는 것만 다를 뿐.
라오스 여행은 외국으로 여행을 하는 것이 아닐지도 몰라.
우리들의 과거로 돌아온 거야.
모계나 모권도 어쩌면...
성姓이라는 것도 여자女가 낳았다生는 것의 형성자인 거야!
오늘 밤에는 별도 편안한 고을(므앙응오이)에 찾아왔어.
쟤들도 여기서 쉬고 싶은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