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사의 뒤안길..만나고 헤어지고
아침을 간단히 먹고 블루라군으로 향한다.
자전거로 아파오는 엉덩이를 견디지 못해 가다 쉬다를 반복하던 호젓했던 길.
흙먼지가 자욱하다.
나도 안개처럼 먼지를 보태고.
기분을 한껏 낸 버기카가 일으키는 먼지로 시계불량을 느껴보고.
변해간다.
나도 변하고 세상도 변하고 길도 변하고 인심도 변하고.
변하는 것이 세상이니까.
왕위양(방비엥)의 변화가 돌이킬 수 없는 것이라면
앙징맞게 귀엽던 산을 병풍 삼아 수줍은 듯한 사람들이 분지에 모여 살던 곳으로 부터
깔끔하게 정돈된 종합 레저 타운으로 간다면 기꺼운 일이 될 것 같다.
난개발 보다야...
라오스에 대단위 위락단지가 있는 것이 나쁠 것이 없지 않은가?
세상에 할 일이 없는 것이 한 자랑거리고
쓸모없는 생각으로 시간을 죽이고
보상없는 대상들을 매양 일방적인 애정의 대상으로 삼는 사람의 감상이니 무슨 힘이 있겠냐마는.
중터 아짐께서는 블루라군을 돌아보고,
나는 그 사품에 그분이 가져오신 크레용과 연필을 기증품으로 챙겨두었다.
라오스의 대표 카페의 마담께서 주신 연필도 같이 챙기고.
SAE LAO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쎙께오는 현장으로 출근이 늦고
자원봉사자의 안내로 우리는 선생님들의 숙소겸 교실로 쓰이는 곳 큼직한 라오식 건물을 돌아보고.
왕위양의 쎄라오 프로젝트 현장을 마지막으로 북단 및 북부 답사 일정은 끝이 났다.
위양짠 오는 길에 락하씹쏭(LAK52)마을의 새해맞이를 차로 둘러보았다.
길동무님을 집에 바래다 드리고 나서
세차를 하는 사이에 싼지양에서 중터 아짐과 중국식 쌀국수 미셴으로 이른 저녁을 함께 하고
빡쎄로 가는 슬리핑 버스 픽업 장소로 모셔다 드리면서 답사의 뒤풀이까지 마무리.
직선거리로 1500킬로 정도를 왕복한 여로.
경유로 235만낍을 소모하면서 달린 북단 답사.
여운이 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