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의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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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의 질주

탄허 0 978

므앙응오이에서 나오는 것은 복불복이다. 

9:30분 

두 대의 배가 농키야우를 향해 출발한다

먼저 출발한다고 먼저 도착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가는 길에 마을에서 사람을 태우면 그 배는 뒤처지게 되는 것이다


흐르는 물은 앞을 다투지 않는다는 말처럼 할 일이다. 

流水不爭先


우리 배가 늦게 출발했으나 앞선 배가 마을에 들려서 사람을 태우는 바람에 우리가 앞섰다. 

우리 배에 탄 사람들은 지연된 출발로 골이 나있었으나 앞서가자 신이 났다. ㅎㅎㅎ


배에 내려서 스위스에서 컴퓨터 엔지니어링을 하는 커플로 카풀을 했다.  

쏭테우들이 하는 것을 내가 흉내를 냈다.  

"루왕파방, 루왕파방!"

그들이 히치하이킹에 대한 가격을 물었으나 나의 대답은 한결 같다. 

"아주 비싸. 뺨 키스는 100번, 프렌치키스는 한번"

루왕파방에서 내릴 때 이들은 양볼에 키스를 해주었다. 

봐줬지뭐 ㅎ


내려가는 방향에서 보는 루왕파방-왕위양(방비엥)간의 새 도로. 

내 눈에 올라오는 길보다 더욱 멋지게 보인다. 




바다로부터 2000미터나 올라온 봉우리들은 벗고 있다. 

추위로 헐벗은 몸들은 적당한 곡선으로 시선을 잡는다. 


예상 도착 시간은 7:30. 

늦어지면 가파른 내리막에서 어둠 속을 달려야 하는 관계로 아쉽게 일몰을 같이 할 수 없다. 

내려오는 길에 야오족에게 귤을 샀다. 

건기에 들어오면서 수박도 제 철이고, 귤도 제 철이다. 


라오스에서 어두운 밤길 운전은 매우 힘들고 위험하다. 

추월한 두대의 차량을 콘보이로 삼아 부지런히 따라가서 예상시간보다 15분을 단축했다. 

왕위양(방비엥)에 들어서니 날이 푸근하다. 

블루에서 저녁을 먹고 강변의 숙소를 한군데 물어보니 방이 없단다. 


어차피 강변에서 산을 보지 못할 바에야 버려진 비행장 가까이에 있는 게스트하우스에 들어갔다. 

7만낍의 호가를 또 적당히 깍아서 묵었다. 

가격이란 면에서 왕위양은 배낭여행자들을 안심시켜주는 곳이다. 

뷰를 포기하면 값도 싸지고 선택도 넓어진다. 


북쪽의 추위에 혼이 난 우리 일행의 최대 관심사는 뜨거운 물이 나오느냐였다. ㅎ

막상 수압에 대응할 수 있는 성능 좋은 보일러는 아니었으나 불만이 없었다. 

그냥 찬물에 샤워를 해도 한기를 느낄 정도가 아니었으니까. 


소통이란 이름으로 가까운 사람들과 불통을 강화시키는 인터넷의 거미줄에 연결이 되었다. 

밥을 먹으면서도 일행과 즐거운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나부터 각종 메신저의 상대들과 대화하는 일이 많으니까 

이 부분에서 할 말이 없는 사람이다. 

급한 것부터 허겁지겁 처리한다. 


그러다가..........

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르게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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