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단답사 D-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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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단답사 D-1

떠나기 전에 차를 닦고 조이고 기름치라고 하고 왔다

길고양이 코만큼 추워진 날씨,
나도 조여가고 있다.
한달간의 자리 보존 뒤에 보니
아미컷이 자라있다. 
베트남인에게 머리를 맡길 것이다. 

박박 다시 밀면 좋은데
패션처럼 위장해줄 이발사도 미용사도
피어싱을 해줄 사람(이 직업은 뭐라 해? 타투이스트도 아니고...)도 못찾아 이번엔 보류다. 

이런 모습과 작별을 한다. 
신경을 조이듯 
나를 조여간다. 

모르는 것이 두렵기만 한 것이 아닌 나는 
아직
살아있다 
썩기 전에 내 육신은 맛보아야할 땅이 많이 남아있다.

어제 밤에 면도칼로 굳은 살을 벗겨둔 내 발은 찬바람에 시리다고 한다. 

양말은 신어본 지 1년이 되었나보다.
역시 조여지고 덮여질 시간이다. 

방한복의 깃도 소름처럼 돋아있다. 

떠나기 전의 설레임과 긴장을 즐기면서 
늦은 점심을 먹은 식당의 종업원에게 내 감정을 찍어달라고 한다.

facebook 2014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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