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티안 - 철수네 식구들에게 폐만 끼치고 돌아왔습니다.
철수 사장님 덕분에 보름간의 라오스 방문을 마치고 몸 성히 귀국했습니다.
철수 사장님이 라오스 철수네 전에도 영국에서 4년. 체코에서 2년간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한
상당한 인텔리라는 얘기를 주위 분들로부터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마지막 날.
현성 아우님이 '형님 가시는데 제가 기막힌 라오커피를 만들어 드리겠습니다'면서 햇원두에 갓
로스팅한 에스프레소 커피를 주기에 먹어 봤는데, 이건 진짜 제가 보름동안 라오스와 태국에
있으면서 전문점에서 먹었던 커피들과 완전히 차원이 다른 것이었습니다.
그 그윽한 향이 지금껏 제 머리에서 뱅뱅 맴돌고 있습니다.
일전에도 아우님이 오리지날 루왁커피를 어렵게 구했다며 한 잔 따라주는데 그 그윽한 맛과 향은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아우님!
고맙소.
베풀어준 은혜 잊지 않을 거외다.
영국에서 박사장이 게스트 하우스할 때 처음 만나 지금껏 끈끈히 인연을 유지하는 거 보면
아우님도 박사장을 닮아 라오인이 거의 다 된 듯 하오.
그리고 박사장님!
당초 가져간 달라와 카드로 충분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라오스와 방콕에서는 카드를 받는 업소들이 별로 없었고, 또 ATM으로 뺄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복제 당하는 날엔 큰 낭패를 본다는 얘기를
듣고 어쩔 수 없이 사장님한테 200불 빌린 후, 곧바로 계좌이체하려 했지만, 계속 불발되는 바람
에 염치 없이 한국에서 보내드리기로 양해를 구했고 박사장님도 쾌히 승락해 주시어 무사히 위기
를 넘길 수 있었습니다.
돌아오자마자 보내드리려 했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보안카드가 안 보입니다.
아마도 철수네 어디엔가 떨어뜨리고 온 것 같습니다.
재발급 받는대로 쏘아드릴 터이니 심려하지 마세요.
초면에 돈 빌려주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요청을 받아주신 점 깊이 감사드립니다.
또한 농카이- 방콕 간 익스프레스 열차표 예매를 의뢰했더니 머큐어호텔 앞까지 짐을 날라주시면서
40도 땡볕에서 툭툭이 올 때까지 20여 분간 함께 기다리며 배웅해 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6, 7월 경에 다시 한번 들를 것이니 잘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