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사이클 다이어리와 포토에세이 에필로그
남은 이야기들
1. 항아리 평원
항아리 평원에 갔다.
볼 만하다.
내 고향에 있는 고인돌과 마찬 가지 의미일 항아리들.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거니까 희소성이 있다.
남들이 많이 기술을 해 놓았으므로 내가 말 보탤 것이 없다.
사진도 다른 이들이 더 잘 찍었다.
현재의 카메라가 작품용이 아니고 기록용인 스마트폰의 디카이다.
원근감이 아쉬운....
2. 카무족
산 중턱에 사는 라오텅(텅이 영어로 on이나 중간이란 뜻)의 대표 종족.
크무나 까무라고도 하는데 라오족 말로는 카무가 맞고,
실제 그 종족이 자신을 무엇이라 하는지는 아직 모른다.
단 한사람만 봐서 일반화 시킬 수 없기 때문에 기술하지 않았다.
언젠가 그들과도 인터뷰 시간을 많이 할애할 생각이다.
그들은 산 아래인 평자와 고산의 중간에서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을 먹고 어떻게 생활하는지..
그들에게 혼과 상은 뭔지...
사실 난 코끼리의 코에도 몸통에도 다리에도 관심이 적다.
난 코끼리의 뇌를 이해하고 싶은 사람이다.
3. 두고 두고 반성해야할 나의 닭짓과 개고생
씨양쿠왕에 있는 미군기지와 지뢰 묻힌 곳을 주민들에게 탐문했다.
라오스 인민혁명당의 지도를 받는 정부조직과 주민조직의 신고체계는 여전히 살아있었다.
거동이상자나 간첩혐의자로 신고를 당했고 라오스 경찰이 5분이 채 안되어서 출동했고
2시간의 실강이.
결국 길을 되돌아 가야 했고, 150킬로의 길 중 120킬로를 비포장으로 달려야 했다.
14시간의 죽음의 레이스.
한밤에 푸비야 기슭을 넘어가면서는 150킬로가 넘는 군용 바이크를 오르막길에서 밀어야 했다.
비엔티엔에서 MAG과 상의하고 갔으면 협력을 받을 수 있는 것이었는데.
준비가 없으니 일이 꼬였다.
프로는 준비되어있는 사람이다.
임재범 레크딩할 때 단 한번에 끝낸다고 들었다.
준비되어있는 평소 실력으로 부르는 것이다.
육화되고 체화된 자신만의 노래를....
위안이 되는 것은 경찰이 내 의도를 알아차렸을 즈음에 그는 진심으로 미안해했다.
넌 네게 빚졌다.
다음에 오면 잘 해줘!
4. 상처
사진 올릴 수 있을 때 보여주면 될 것 같다.
지금은 에러상태
아직도 호기심이 지나쳐서 모험을 한다.
그럴 나이 지났는데.
위험표식이 없는 곳에서 지뢰의 자연상태를 찍어보려는 내 의지가 상처를 남겼다.
그리고,
난 죽음보다 장애를 더 걱정한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다.
'앓느니 죽지'.
나이가 들면 누구나 장애자가 된다.
장애자에 대한 배려는 결국 자신에 대한 배려와 다르지 않다.
가까운 곳을 2.5배나 3배의 돋보기로 봐야하는 내 작은 시각장애 마저도 너무 불편하다.
우리들,
모두 장애자가 된다.
생!노!병!사!
병이 무엇인가? 장애다!
장기의 복제 마저 반대하는 인간들을 볼 때
선천적 장애를 가진 부모의 마음을 단 한순간이라도 생각해 보았을까라고 생각한다.
그 비인간성과 잔인성에 치를 떤다.
신이 그런 마음을 가졌을 것이라고 말하는 네 마음이 바로 사탄이고 악마다.
5. 남는 것들
관계들이 남았고, 그 증거는 명함들이나 전호번호로 남겨졌다.
나에게, 의뢰인에게 도움이 될 사람들이다.
공적 기관의 사람들, 나이반들(village chief, 이장이나 동장), NGO들, 그리고 협력을 기대해도 좋을 만한 사람들,
그리고 보살피고 싶은 사람들.
6. 여행의 운명적 성과
미래의 조직인 엔지오 둘을 구상하게 되었다.
20세기 용어로는 건당과 건군이다.
indochinaconstructioncamp.org와 tamab.org의 기지는 폭탄의 주, 폭탄의 도시에 자리를 잡을 것이다.
지뢰와 불발탄을 걷어낸 그 위에 새로운 건설을 시작할 꿈으로 잠을 설친다.
부동산업자처럼 땅을 찾았다.
버려진 땅이라서 서럽게 아름다운 그곳.
여행은 게바라를 패러디 했고, 인도차이나 공산당을 발기했던 영원한 총각 호아저씨를 롤 모델로 삼았다.
호아저씨는 지난 밀레니엄식의 혁명을 했고, 나는 새 밀레니엄의 건설을 준비한다.
7. 몽족에 대한 이중적 태도와 마음
이들의 오류와 과오에 대해, 특히 지도자들의 비겁에 대해 두둔할 마음이 없다.
그러나 그러한 마음이 이들의 모습을 보는 순간 쉽게 깨어진다.
아무리 사랑하려해도 피부색 다른 사람들과 쉽게 섞이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내가 한국을 의식적으로 멀리해도 떠오르 듯이.
자연스런 친근한 감정과 관심이 솟는데에는 대책이 없다.
그래 같이 가보자.
가자, 가자, 저 높은 곳을 항하여!
http://www.youtube.com/watch?v=PNc278W45ck&list=RD-eCvTx5nDDA
이상으로 씨양쿠왕 이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