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와 루앙프라방과 싸야나부리
혹자는 내 여행기를 다 인내있게 읽어주지 않을까 싶어서 부푼 꿈을 안고 써본다.
사실 내 꿈은 여행 작가다. 그래서 이 청춘여행기는 나에게 좀 더 특별하다.
사연 많은 자들이 나와 기적을 노래하는 슈퍼스타 K가 있는 것처럼 나는
어떤 슬픈 사연은 없지만 나만의 특별한 기억들을 공유하고 싶기에 어디 멀리, 오래 간건 아니지만 내 라오스의 10일을 청춘여행기에 담아 보고 싶다.
어떤 슬픈 사연은 없지만 나만의 특별한 기억들을 공유하고 싶기에 어디 멀리, 오래 간건 아니지만 내 라오스의 10일을 청춘여행기에 담아 보고 싶다.
라오스에 관련된 여행 책 이름들.. 욕망이 멈추는 곳 라오스, 바람도 쉬어가는 곳 라오스 뭐 이렇게 나도 해보고 싶었지만
도저히 그런 멋들어지는 말이 생각이 안 난다, 그래서 내 이름을 붙였다.
도저히 그런 멋들어지는 말이 생각이 안 난다, 그래서 내 이름을 붙였다.
라오스는 어떤 나라인가?
항상 가기 전에 엔하위키와 위키 백과로 뒷지식과 공식 지식을 공부한다.
그 나라에 가기 전에 기본 예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장 첫 번째로 라오스는 공산주의 국가이다.
베트남 전쟁 때 미국과 전쟁하던 베트남군의 식량수송통로로 쓰여 호치민의 밥줄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해 곳곳에 불발탄이 많다. 안타까운 점이다.
그리고 못사는 나라다. 동남아에서 가장 불교적인 색채가 강한 나라이기도 하다.
언어는 라오스어를 쓴다. 언뜻 보면 골뱅이를 이리저리 굴려놓은 것 같다.
방송은 태국방송이 나오기 때문에 태국어도 통용된다.
예컨대 라오스어 인사는 "싸바이디~" 태국어 인사는 "싸왓디 카~" 이정도로 다르지만
어디에요는 라오스어로 "유쓰아이" 태국어로는 "유티나이?"
얼마에요는 라오스어로 "타오다이" 태국어로는 "타올라이"
뭐 이렇다고 보면 된다. 아는 말 몇 마디 안 되는 데 괜히 뿌듯해진다.
우리나라에서 라오스로 가는 비행기는 있다 없다?
없다.
그래서 베트남 하노이나 호치민을 거쳐가면된다.
방콕으로 가도 되긴 하는데 시간이 더 걸릴걸.
베트남 하노이로 갔다. 나는 또 베트남왔다고 설레발. 사람한명 없어지면 여기 R포인트야 조심해..
이러고 놀았다.
5시간 경유해야 하는 하노이에서는 사람들과 어울리기보다는 감상에 잠겨 있었다.
이런걸 내 스스로는 음유시인 놀이라고 한다. 베트남 노이바이 공항에 보이는 모든 것을 그림으로 그렸다가 혼자서 좋아하는 노래도 불렀다가 할수 있는 모든 음유시인놀이는 다했다.
난 이번 여행에서 꼭 대인배가 되기로 했다!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기.
한시간 더탔다. 버스 탄줄 알았다. 그래도 기내식도 나온다~~ 유후
그리고 라오스에 도착하니 어둑어둑했다. 우기라 보고싶던 별은 구름에 가려있었다.
한국에서 별보기가 별따기만큼 어렵다. 언젠가 과에서 강화도로 엠티를 갔을 때 시가 나올만큼 별이 많았는데. 공항에서 조그만 밴을 타고 어디로 가는데 공항은 워낙 구석에 있으니 이제 가면서 이것저것 보이는데 미용실이 나와도 우와!! 슈퍼가 나와도 우와!! 그냥 불빛밑에 사람이 뭔 행위를 하고 있으면 우와였다.
다 똑같이 사람 사는 공간인데 뭐가 이리도 신기할까.
그리고 게스트하우스 도착. 두근 거린다. 항상 이렇다. 여행의 처음은 빡세게 뒤로 갈수록 느슨히 하란다. 그렇다.
난 항상 여행 첫날은 늦게 자지만 새벽 4시쯤에 일어나는 스스로 생각해도 초월적인 사람인것 같다.
벌레가 나와도 아 내가 동남아에 왔구나 하면서 마냥 좋다. 저녁엔 흙색 강을 바라보며 샤브샤브와 비어라오를 한사발 들이켰다. 참 무드도 없이 한사발.
벌레가 나와도 아 내가 동남아에 왔구나 하면서 마냥 좋다. 저녁엔 흙색 강을 바라보며 샤브샤브와 비어라오를 한사발 들이켰다. 참 무드도 없이 한사발.
내가있는 이 도시, 여기는 루앙프라방. 아름다운 이도시는 루앙프라방.. 옛날 란쌍왕국의 수도였고 물론 왕궁도 있었다. 지금은 방비엥 처럼 여행객들이 많은 도시이다. 카오산로드의 시골버전?
아침에 걸어다니니 저멀리서 스님이 보인다. 스님이 보여도 역시 '우와'다.
다함께 7시 반에 일어나 같이 운동하려 했던 동료들은 아무도 일어나지 않아 나혼자 그냥 뛴다.
평소에 한국에서 아침이나 저녁에 뛴적이 있었는데 7시 반이지만 태양이 가까워 그런지 조금 뛰어도 땀이 스윽 난다. 포기는 빠를수록 좋아서 천천히 걸으면서 강을 보고 사람을 본다.
이 도시는 그나마 여행객들이 많이 오는 도시지만 작다. 재래시장에도 외국인들의 비율은 낮다. 방콕의 재래시장은 파는 사람만 현지인이다. 그래서 바가지도 엄청나지...
시장을 걷는데 돈도 하나도 없이 나와서 그냥 거지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이 거지한테 시장상인들은 물건을 잘도 팔려 하신다.
평소에 한국에서 아침이나 저녁에 뛴적이 있었는데 7시 반이지만 태양이 가까워 그런지 조금 뛰어도 땀이 스윽 난다. 포기는 빠를수록 좋아서 천천히 걸으면서 강을 보고 사람을 본다.
이 도시는 그나마 여행객들이 많이 오는 도시지만 작다. 재래시장에도 외국인들의 비율은 낮다. 방콕의 재래시장은 파는 사람만 현지인이다. 그래서 바가지도 엄청나지...
시장을 걷는데 돈도 하나도 없이 나와서 그냥 거지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이 거지한테 시장상인들은 물건을 잘도 팔려 하신다.
말은 하다보니 늘었다. 이땐 말을 잘 몰라서 노낍~ 노낍~이랬다. 낍은 화폐 단위이다.
그물망을 쳐놓고 그안에 집채만한 개구리도 팔고, 파리는 엄청나게 왔다갔다 거리는 돼지 온 부위를 탁자위에 올려놓고. 또 기억나는 건 냄새가 이상한 야채들...
나는 내 몸매에 자신이 있어(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나만 그러는 것 같다.) 짧은 바지를 좋아하는지 가져온건 다 짧은 바지여서 당장 긴바지가 필요했다. 하지만 환전하지 않았는 걸....
아침밥을 먹고 마을에서 1달러씩을 주고 자전거로 한바퀴 돌았다. 자전거와 나는 거의 혼연일체였다. 자전거를 잠시 세워두고 700원 짜리 생과일 쥬스를 먹는다. 이 쥬스는 보는 앞에서 직접 갈아주기 때문에 맛이 감동 그 이상이다. 여러분들도 동남아에 가면 생과일쥬스는 필수적으로 먹길 바란다. 나는 이 과일을 갈아주는 언니와 말을 해보고 싶어서 또 있는말 없는말 다 꺼내는데 언니는 내 발음을 잘 못알아 듣는지 수줍게 웃기만 한다. 다시 돌아와서 이제 정말 오지로 가야한단다.
간지나는 뚝뚝이
싸야나부리라는 도시에 가야한다.
설명을 항상 안 듣고 계획서 같은 건 안보기 때문에 이 도시가 뭔지도 모르겠고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설명을 안 듣고 계획서를 안보는 이유는 다음이 어떻게 될지 미리 아는 것은 재미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이름을 거꾸로하면 예상 박...아니 예상 밖! 인가 보다.
'싸야나부리'는 일단 다섯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동남아 지역에 뭔가 부리로 끝나는 마을이 많은 듯하다. 부리부리왕국이 생각난다. 혹시 짱구작가도 부리부리왕국을 동남아 갔다 온 다음에 생각한건 아닐까?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먹을 간식을 이만큼 사서 버스에 탔다. 버스에 탔는데 참 재밌다. 두 자리 두 자리 있는 좌석버스에 가운데 또 플라스틱 의자를 놓고 앉는다. 저렇게 다섯 시간을 가라니 빨리 탄 나는 진짜 행운아다. 사실 또 모험심이 발휘해 저기 앉아보고 싶기도 했다. 다들 멀미약을 먹지만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지 그냥 못 먹어도 GO 멀미나도 GO…….
'싸야나부리'는 일단 다섯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동남아 지역에 뭔가 부리로 끝나는 마을이 많은 듯하다. 부리부리왕국이 생각난다. 혹시 짱구작가도 부리부리왕국을 동남아 갔다 온 다음에 생각한건 아닐까?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먹을 간식을 이만큼 사서 버스에 탔다. 버스에 탔는데 참 재밌다. 두 자리 두 자리 있는 좌석버스에 가운데 또 플라스틱 의자를 놓고 앉는다. 저렇게 다섯 시간을 가라니 빨리 탄 나는 진짜 행운아다. 사실 또 모험심이 발휘해 저기 앉아보고 싶기도 했다. 다들 멀미약을 먹지만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지 그냥 못 먹어도 GO 멀미나도 GO…….
여행의 첫 부분이기 때문에 잠 따위는 오지 않아서 5시간 거의 내내를 깨어있었다.
내가 고향에서 서울 갈 때 4시간에선 항상 가는 길이니 보통 적어도 반시간은 자는데, 여행의 설렘은 고래도 춤추게 하고 나도 깨어있게 한다. 버스로 가는 중간 중간에 오이를 들고 창밖에서 판다.
에막이라는 속눈썹이 아주 긴 아기를 돌봐주었는데 그게 고마운지 아줌마가 나에게 오이를 건넨다. 칼도 건넸다. 우둘투둘하게 못 깎는 솜씨로 이리저리 돌려 깎고 있는데 갑자기 버스가 급정거
오이는 그대로 굴러 떨어져 흙투성이가 되었다……. 아...거기다 꽉 찬 버스에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는데 아주머니에게 미안해 죽겠다. 아주머니는 빙그레 웃으면서 하나 더 건넨다.
에막. 고마워~
오이는 그대로 굴러 떨어져 흙투성이가 되었다……. 아...거기다 꽉 찬 버스에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는데 아주머니에게 미안해 죽겠다. 아주머니는 빙그레 웃으면서 하나 더 건넨다.
에막. 고마워~
다섯 시간 중에선 버스가 배에 탄 시간도 포함 되어있다. 싸야나부리는 어찌나 먼 도시인지 ... 메콩강을 그렇게 건넜다.
싸야나부리로 왔다. 아무래도 현지인이 아니면 잘 올수 없는 곳.. 예를 들면 우리나라 경주가 루앙프라방이라 치면 이곳은 그 주변이라고 치자. 근데 외국인들이 한명도 없다 정말 신기하게도.
점심을 버스에서 간식처럼 간단히 먹고 5시간 단조롭게 달려온 우리에게 짐을 풀고 먹는 식사는 정말 기다려지는 것이었다. 그러나 40분 만에 물 한잔과 맥주+얼음이 하나씩 나왔다.
나는 평소에도 말이 빠르고 굉장히 급한 사람이다. 한국에서도 급한 나에게 이런 라오스의 정서는 이해할 수가 없다. 이 느림은 누구를 위한 느림인가? 어쩌겠는가. 빨리빨리라는 말도 모르겠고 라오스의 정서를 즐겨보겠다 하고 마음먹었다. 20년간 산게 쉽게 바뀌지는 않아 1초 만에 아 배고파란 말이 또 나오고 왜 안 나와 이랬지만...그런 기다림이 있었기에 훨씬 맛있게 밥을 먹은 것은 자랑. 볶음밥은 두그릇 먹은 건 자랑.
싸야나부리에서 다음날은 마을의 공사와 싸야부리 댐건설 지역을 가봤다. 여긴 관광지는 아니고 많은 생각을 해볼수 있는 곳이다. 국제적인 이슈가 되는 곳이다.
태국기업이 메콩강을 이용해 발전소를 짓는데 발전량의 95%는 태국으로, 5%는 라오스로 준다. 이후 19년 뒤에 주는 방식. 환경적인 문제와 그 외적인 문제가 많이 발생하나 보다.
물론 들을땐 영어로 하길래 뭔소린가 해서 짜증날 뿐.
그와중에 안타겠다고 마구 썬을 바르는 나.
지금 내모습은 그냥 흑형.
다음 날은 정말 오지로 가는 날이다. 이 오지는 상상을 초월한다.
내가 지금까지 갔던 곳이 경주랑 그주변 소도시라면 여기는 뭐 황해도 량강도다.
그래서 버스는 가지 못해 4륜구동 트럭이 나섰다. 마치 농활 가듯 트럭 뒤에 타는데 아주 스릴이 넘쳤다. 청년이라면 모름지기 꿈꾸는 트럭. 이 트럭에서 여름노래, 90년대 노래~
행복, 캔디, 너를 사랑해, POISON, 슬퍼지려 하기 전에, 해변의 여인, 애수, Friday night.
양떼목장을 연상케 하는 넓은 산과 들에 퍼지는 목소리.
노래 부르는 건 좋다. 그 노래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도...
마을이다. 정말 보기 좋다 눈이 좋아질것 같다. 바탕화면 공유해드릴수도 있다.
이마을에서 1달만 더살면 눈이 1.0이 될수 있을 것이다.
마을에서 홈스테이를 하기로 했다. 하루일지 이틀일지는 날씨만이 결정해준다.
그냥 처음으로 먼저 손번쩍들고 간 집이 정말 다행히 그 마을에서 제일 좋은 집이었다.
사람은 뭐든 용기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상상을 하지않아야 한다.
상상을 하지않으면 용감해질수 있으니깐.
제일좋은집.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마을의 가장 놀라운 점은 전기가 음슴ㅋ
이 마을의 가장 놀라운 점은 전기가 음슴ㅋ
전기가 없다는 것...그냥 모든 것을 내려놓기로 했다 이 사람들은 공동수도를 통해 샤워를 하고 물을 쓰는데 우린 잠자기전 샤워를 하는데 이 사람들은 밥먹기전 샤워를 한다고 한다.
이해가 안 되지만 그것도 샤워를 어두우면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학교에 가서 아이들을 만나는데 정말 수줍어한다. 내가 만약 어릴 때 외국인이 왔으면 뻐킹양키 이럴지도 모른다. 약은 초딩이었을지도 모르는데 이친구들은 태어나서 처음 보는 외국인들이 신기하고 심지어 도망치기도 한다. 나의 특기를 살려...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해 춤을 알려줬다. 곧잘 따라하고 나도 사람들 앞에 나가서 안 되는 라오스말로 미친 듯이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내안에 숨어져있던 나의 뜨거운 열정. 아이들에게 내일 보자하며 돌아왔다. 저녁을 먹는데 우릴 위해 돼지를 잡았다. 이 돼지는 고추장불고기로 사용이 됐다. 며칠 안됐지만 엄청 그리운 한국음식~.
돼지를 정말 꼬들한 밥과 함께 먹는데 손으로 먹는다. 수저를 주기는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손으로 먹는데 함께 해야 한다 생각했기에…….
이해가 안 되지만 그것도 샤워를 어두우면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학교에 가서 아이들을 만나는데 정말 수줍어한다. 내가 만약 어릴 때 외국인이 왔으면 뻐킹양키 이럴지도 모른다. 약은 초딩이었을지도 모르는데 이친구들은 태어나서 처음 보는 외국인들이 신기하고 심지어 도망치기도 한다. 나의 특기를 살려...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해 춤을 알려줬다. 곧잘 따라하고 나도 사람들 앞에 나가서 안 되는 라오스말로 미친 듯이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내안에 숨어져있던 나의 뜨거운 열정. 아이들에게 내일 보자하며 돌아왔다. 저녁을 먹는데 우릴 위해 돼지를 잡았다. 이 돼지는 고추장불고기로 사용이 됐다. 며칠 안됐지만 엄청 그리운 한국음식~.
돼지를 정말 꼬들한 밥과 함께 먹는데 손으로 먹는다. 수저를 주기는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손으로 먹는데 함께 해야 한다 생각했기에…….
평소에 먹던 식사이다. 계란, 밥, 파파야샐러드(땀막홍), 생선조림
잠을 잘 땐 9시 반 쯤에 잠든 듯하다. 눈을 뜨나 감으나 옆 사람이 보이지 않는 이건 다 전기가 없기 때문...
공해라곤 하나도 없는 마을이라 그런지 깨끗하다. 팔을 쭉뻗으니 벌레새낀지 쥐새낀지가 지나갔다.
아침엔 빗소리에 깼다. 우기라 비가 자주 오는데 널었던 빨래가 몽땅 젖어있었다. 점심이면 마르겠지 별 걱정은 안됐다. 이젠 말을 좀 많이 배워 사람들을 웃기려는 지경에 이르렀다.
전기가 없던 집. 그래도 제일 마을에서 잘산다고..
우리나라 사람들을 표현하는 단어로 자주 쓰이는데 enthusiastic과 passionate이다. 명랑 유쾌랑 같은 의미는 아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말 열정적이고 에너지가 넘친다.
이 사람들은 그렇지는 않다. 부지런 하며 느리다. 아무리 무뚝뚝해 보여도 인사를 하면 세상에서 제일 부드러운 미소로 웃어준다.
이날은 아이들과 비눗방울놀이와 운동회를 함께했다. 운동회에서는 코끼리코 5바퀴 돌고, 뛰어갔다 밀가루 안에 든 사탕을 먹고 다시 와 터치하는 릴레이 경주였는데 우리나라였으면 친선게임이라도 죽자 사자 할 텐데 얘들은 자기가 먼저 들어와도 옆 사람이 터치할 때까지 기다린다. 문화충격!
승부심이 엄청 강한 나는 우리 팀이 그랬다가는 바로 육두문자 들어갈 텐데. 우리가 먼저 들어온 친구를 떠밀어도 기다린다. 함께 가자는 공산주의 국가라는 점이 느껴졌다. 어른들이 그러면 더욱 속터졌겠지만, 아이들이 이러니 되게 평화롭고 보기가 좋았다.
못된 날씨는 우리를 오늘 마을에서 나가라고 했다. 비가 많이 오면 질퍽질퍽해 갈수가 없는데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트럭을 기다리는 동안 앞으로 정말 다시는 볼 수 없을 반나쿠앙의 마을도 돌아다니고... 따뜻한 마을사람들은 내가 말만하면 웃어주었다. 나갈 때는 마을 의식을 함께 했다. 손에 깨끗한 명주실을 주문을 외며 다함께 감았다. 다시 싸야나부리로 와서 늦은 저녁을 먹고, 그 다음날엔 트래킹을 하기로 했다.
아침에 새로운 게스트하우스로 이동을 했다. 이날은 기분이 좋아 간만에 치마를 다시 입어본다.
오늘은 바로 나이트클럽에 갈 꿈을 꾸고 있었기 때문이다. 동남아 나이트는 우리처럼 20대들이 가서 흑심 품는 그런 ..(춤좋아하는 분들도 많이 가지만 ^^) 곳이라기 보다는 10대부터 50대까지 정말 즐기러 가는 곳이라고 해서 더욱 궁금했다.
하늘이 높고 구름도 좋고 어디를 찍어도 그림이다.
저녁엔 마을 시장을 다녀왔다.
난 ... 쇼핑을 좋아하기 때문에 바로 옷 두 벌을 샀다. 물론 이 옷은 한국에서도 잘 입고있다. 글쓰는 중에도 입고 있네. 아무도 라오스 산인걸 모른 채...이 시장은 8시면 문을 다 닫는다. 시장에서 숙소로 오는 길은 멀었지만 나이트의 위치만은 정확하게 기억한다. 나는 밤의 여왕.
저녁은 먹지 않고 오늘 밤은 노천식당에서 꼬지와 맥주! 이 나라 맥주는 좀 도수가 강한데 기분이 좋아 술술 들어간다. 나이트나이트..... 괜히 이놈의 호기심은 옆테이블에 눈길이 간다. 먼저 가서 말하는 건 쑥스럽지만 눈에 튈만한 짓은 해본다. 저쪽에서 말을 건다. 정말 말걸어주길 기다린 사람인 나는 터진 입을 주체하지 못한다. 나이도 물어보고 외모 칭찬도 해주고 (ㅋㅋ) 건배도 하고 한번 하니 재미 들려서 저 옆테이블까지 원정 갔다가 또 맥주마시고 도수가 높은데 점차 해롱거리기 시작한다.
그래도 기분 좋은 마음으로 이때 아니면 언제 해보겠냐 싶어 현지를 즐기고 있다. 그리고 나이트..
근데 그날 밤. 사건이 발생했다. 동료가 '본인 것이 아닌' 카메라를 잃어버린 것. 싸야나부리를 샅샅이 뒤지고, 잊어버린 곳과 숙소를 한 번 더 뒤져봤지만 정말 찾을 수가 없었다. 너무나 허탈해져서 나이트는 무슨.. 숙소에서 다들 침울해졌다. 나도 나이지만 잃어버린 동료는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하지만 여행의 9계명중 마지막은 '동료애를 돈독히 하라. 평생을 간다' 이다. 이런 슬픈 일이 발생해도 동료애가 있었기에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 다음날, 어제 일은 싹 잊고 다시 리셋! 그런 마음으로 루앙프라방으로 고고,
형광등 백개를 켠 상태로 출발!
이번엔 5시간 버스에서 거의 내리 잤다. 그래서 몽롱하게 내려.. 버스에서 옷과 모자를 두고 내렸다. 하지만 별로 슬프지 않았다. 이럴 수도 있지.
그보다 걱정을 시키고 싶지 않았다. 어제의 일도 있으니까! 사실 난 이 여행에서 잃어버린 게
볼펜, 옷, 모자(바로 저 밀짚모자..), 안경, 메리야스, 귀걸이 2쌍, 친구의 이메일주소... 아오... 안경 새로 맞췄다. 지금 쓰고있다 물론.
저녁에 공연을 보는데 여행을 다니면서 느끼는 거지만 어떤 공연이든 내가 밖에서 뭔짓을 하는 것 보다 재미가 없는 듯하다.
정말 여행가서 진짜 볼만한 공연 추천해주는 사람한테 소정의 상품이라도 주고 싶다.
저녁에 full po쇼핑wer!! 저녁엔 시장을 구경하는데 약 일주일간 유학을 했는데 눈치는 늘어서 말이 막 나온다. 절대 그냥 깎아주세요 하지 않는다.
"저 대학생이에요, 돈이 많이 없어요.. 근데 언니 너무 예뻐요~.. 깎아주세요. "이러면 어떤 영혼이 안깎아주겠는가.
노려보자 패션왕!
참고로 라오스쇼핑에서 산 옷, 모자~~
이날, 어제 못간 클럽을 가기로 했다.
드디어 클럽!!!!인가?!!!
hive라는 여행자들이 많이가는술집이 었는데 스테이지 같은 것이 있고 붉은 사이키가 나와 춤을 출 수 있는 곳이었다. 독일 친구들이랑 놀았다. 한국인의 스텝을 보여주겠다는 마음으로 미친 듯이 스텝을 밟았다. 그러다가 순간 나의 샌들 ... 한쪽이 떨어져나간 샌들, 걱정은 접어두고 나는 맨발로 춤을 췄다. 맨발로 춤을 춰도 즐거웠다. 옆에선 독일인들이랑 떠들고 노는데 그냥 난 나만의 세계에서 그 어떤 것도 보이지 않은 채 춤을 추고 있었다.
라오스에서는 술을 너무 많이 마셔 오기전 쫙 뺐던 복부가 살포시 다시 부풀었다.(10일 중 8일을 술마심.)
다음 날 신발 샀다! 찢어진 샌들보다 더 튼튼한걸. 깎아서 3500원에. 예쁘다..심지어..♡
담 날, 받고 싶었던 마사지를 받았다.
삼십분에 3000원인데 1시간에 오천원, 마사지는 정말 최고라고 생각한다. 동남아에 가면 마사지를 꼭 받아야 한다. 나는 마사지 찬양자.
그리고 저녁엔 늘 그랬듯이 또 쇼핑을 한다. 여기는 외국인들이 꽤 지나가는 곳이라 상인들은 영어로 헌드레드 따우전 이렇게 하지만 나는 자신만만하게 에헤 에헤 팟싸라오 okay~(라오스말 되요!!) 상인들이 그때부터 신나게 판다. 나도 신나게 사고.
마사지를 받고 배고팠으니까 또 먹는다.
마사지를 받고 배고팠으니까 또 먹는다.
이날 밤은 라오스의 마지막 밤이었기 때문에 다함께 샤브샤브를 먹으러 갔다.
우리나라 샤브샤브 집과 다르게 위에 불판이 있어 구울 수가 있었다. 쌈장같이 만들어 낸 장이 있어 삼겹살을 먹는데 눈물이 또르르...사실 밤이 되기 전에 소세지+팟타이+스프링롤 삼종을 먹어서 엄청 배불렀다. 그래서 먹다가 요조숙녀처럼 난 더이상못먹어요 하면서 메콩 강을 바라보며 유유자적 음유시인 놀이를 했다.
해산물과 수많은 고기 모닝글로리나 동남아 야채들, 치킨 봉... 부페같은 그곳이 1인당...!!
돈만 가리면 사주고 생색내면 될 것 같다.
그러다가 우리가 먹던 가게 주변에 있는 여행사가 있어 구경하다 또 현지인이랑 말하고..
남들이 살 때도 오지랖 넓게 깎아준다.
그러다가 이제 정말 가난뱅이가 되어 1000원이 남았다.
여행지에서는 역시 좋은 일만 생기는 것이 아니기에 ..
"아 나 이제 거지야 천원 남았어. 언니는 천팔백원있으니까 우리 합쳐서 삼천 원도 안 돼요!" 이러고 있는데 뒤에서 묵직한 목소리가 "어휴, 이천팔백 원 남았어요?" 이러는 것이다. 이곳에 웬 한국인?
뒤를 돌아보니 40대 정도의 아저씨 두 분이 말을 걸었다. "밥 먹었어요?" 하더라 애써 태연한척 예... 밥 먹었습니다 까지 하고 "아, 아쉽다. 안 먹었으면 사줄려그랬지~" 이러기에 아 더 무서웠다. 말이 끊기면 더 이상해서 "하하; 감사해요 .. "
계속 말을 걸길래 그냥 환전할 곳으로 달려갔다.
계속 말을 걸길래 그냥 환전할 곳으로 달려갔다.
좋은 사람들이면 정말 미안하지만 그 목소리가 무기였다 아저씨는.
환전 모든 달러를 다하고.. 그래봤자 얼마 안 된다. 한 이천 원 되려나..
그래도 700원짜리 생과일 주스를 사먹는다. 난 처음부터 모든 돈을 다 쓰고 오리라 생각했다.
이 와중에도 거지왕은 마사지가 생각이 났다. 거지왕은 그날 저녁 온 마을을 돌아 마사지가 제일 싼 곳을 찾아냈고, 그곳은 한 시간에 3800원 하는 곳이었다.
아침에 탁발을 보는데 거지왕은 자비롭고 싶어서 수중에 얼마가 남은지도 모른 채 옆 사람들에게 소시지를 사줬다. 마지막으로 아침을 먹고 혼자 비밀스럽게 3800원짜리 마사지를 받으러 갔다. 마사지를 아무도 없이 혼자 받아서 마사지가 끝나니 굉장히 느슨해져 온몸이 풀렸다.
커이 넌랍 다이? (여기서 좀 자도 되요?) 라고 물었다. 문법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손과 발을 다 통해서. 자라고 해서 잤다. 모든 여행의 피로는 이 마사지로 다 풀었다. 그리고 어느새 라오스와 헤어져야 했다. 헤어지기전 여행사 직원과, 야시장의 귀염둥이들과 맘씨좋은 아줌마들과 다 인사를 하고 왔다. 생과일 쥬스를 팔던 아이는 없어서 안부를 전했지만...
라오스의 모든 것들이 나에게 맞춰질 때 쯤 헤어지려니 아쉬웠다. 언젠가 인연이 닿으면 또 만나겠지.
도마뱀이 몇마린지 ?
숙소밖의 천장.
안에도 서너마리.
사실 하나도 안무섭다 .
이렇게 살다보니 집에 벌레하나쯤은 그냥 우습고 유치해.
동료들이랑 이제 헤어진다는 생각에 사실 눈물이 찔끔 났다. 그러나 ..
여행의 마지막도 어찌나 서펙타컬한지.
볼라벤이 풀파워로 올라와 부산공항은 결항에 인천공항도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그것도 26일. 국민들이 신문지로 플래쉬몹(?)을 했다는날 귀국이었으니 말이다.
나는 솔직히 이 비행기, 상해나 홍콩으로 가버려라 하고 속으로 기대한것도 좀있다.
다행히 정말 다행히 인천에 내려졌다.
그리고 나와 약속했던 대인배 되기는 어느정도 이룬것 같다. 남을 먼저 생각하기는 참 어렵지만 습관화해야겠다.
나는 요즘 여행작가의 꿈을 안고 신촌에 머물며 휴학을 하고 토익공부를 한다.
그 와중에 ...여행기를 쓰게 되고 사진 편집 까지 하루를 걸쳐 쓰는데 참 행복하다. 그리고 토익을 공부하는데 실무 영어 위주여서 businesss procedure 가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나도 남들따라 그냥 흘러가는게 아닌가 싶다. 왜 하는지 딱히 모르겠다. 모든 나라를 여행하고 싶기 때문에 영어는 능통히 해보고싶긴 하지만... 실무영어? 나는 어디로 가는 걸지~
이럴 때가 되면 더 라오스가 그리워진다. 한 2년간만 살다올까.
신촌 유플렉스 앞의 4거리엔 오늘도 사람들이 엄청 빠르게 간다. 느린 사람들이 그립다.
신촌 유플렉스 앞의 4거리엔 오늘도 사람들이 엄청 빠르게 간다. 느린 사람들이 그립다.
3줄요약.
1. 라오스술집에서 샌들 부서질 정도로 춤췄음.
2. 마사지 3800원 짜리도 엄청 좋다.
3. 볼라벤 크리떴지만 걱정안함.
그냥 읽는게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