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도착한 8년만에 와본 왕위앙(방비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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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도착한 8년만에 와본 왕위앙(방비엥)~

고구마 9 4812

그 시절에도 프렌즈를 줄창 틀더니 지금도 틀어요. TV는 큰 화면의 액정TV로 바뀌었는데 컨텐츠는 그대로군요
.
직전의 여행지였던 루앙프라방과는 완전히 극명히 대비되는 모습이에요. 루앙프라방은 뭐랄까 사원과 순례자의 분위기가 흐르는... 그랬는데요, 왕위앙에서는 초저녁부터 한 손에는 버킷 칵테일을 들고 다리는 풀려서 다니는데 얼굴은 아주 행복해 보기긴 합니다. 그리고 뭘 하다가 다쳤는지 다리에 붕대 감고 있는 애들도 보이네요. 술에 취해 어디서 넘어졌던가 오토바이 타고 다니다가 쓸렸던가 뭐 그랬겠지요. 
요왕의 표현에 의하면 마치 육지의 핫린(풀문 파티가 열리는 태국 팡안 섬의 해변) 같네요...

참고로 오토바이 한 대 빌리는데 거의 150,000낍을 받는 루앙프라방(이건 오토바이 타지 말라는 무언의 지시이지요)과는 달리 여기서는 기어 넣는 것의 경우 단돈 30,000낍입니다. 저녁에 반납하는 조건이지만요...

여행지에 대한 선호도는 전적으로 그 여행자의 성향에 따라 가려지고 더불어 그 여행자의 이전 여행지가 어떠했는지도 큰 관건인거 같아요. 태국의 파티 아일랜드들, 또는 카오산을 거쳐서 여길 왔다면 아무런 감흥이 없을지도 몰라요. 감흥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아주 나사 빠진 백인애들의 행동과 그들의 놀이터가 된 이곳에 넌덜머리가 날지도... 본거 또 보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아니 산 넘고 물 건너 순수의 땅 라오스에 왔건만 이런 꼴 보자고 내가 여기까지 온거야?!!! 할 공산이 큽니다.

근데 저희는 중국을 거쳐 여기에 이르기까지 여정이 뭐랄까 좀 이렇지 않았거든요.  쓰촨의 청두-윈난성의 쿤밍-윈난성의 징홍-루앙남타-루앙프라방을 거쳐 왕위앙인데 이전 여행지에서는 좀 긴장해야되고 정신 차리고 다녀야되고...

근데 여기 왕위앙 오니까 완전 물결 따라 움직이는 개울 안의 물풀처럼 탁~ 풀어지는 느낌... 바쁘지 않습니다. 게다가 겹겹이 쌓인 산과 강이 선사하는 경치의 감흥이 꽤나 좋아요.

왕위앙은 뭐랄까... 그림으로 치자면요 멀찍이서 보면 담담하게 먹으로 그린 수묵담채의 진경산수화 인데, 그 화폭에 점점이 찍힌 인물을 가까이 가서 들여다보면 생뚱맞게도 형광색의 물감을 뒤집어 쓴 채 팬티 한 장 걸친 백인애들이 파티를 벌이고 있는... 이상한 괴짜 만화 같습니다.


쏭강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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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의 여행자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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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한 여행자들을 흔히 볼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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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Comments
필리핀 2012.01.27 21:42  
방비엥... 2001년에 가봤는데... 어언 10년이 흘렀군요...
철없는 백인 아해들이 얼마나 망쳐놓았을지... ㅠ.ㅠ
시절인연 2012.01.28 17:44  
라오스 여행 준비를 조금씩 하고 있는데.. 아 저런 모습이라면.. 괜시리 속상해지는데요..
나를보라 2012.01.29 01:05  
그래도 아직까지 멋진 풍경과 경치는 변하지 않았어요.
다만 사람들과 물가만 변할뿐이죠
서울시민 2012.01.29 14:59  
비수기에 가보세요...9월 10월 11월경엔 괜찮더군요.
세일러 2012.02.25 10:29  
기막히게 정확한 표현들이에요.
육지의 핫린, 진경산수화속 벌거숭이 백인 어린애들...
그아이들만 없으면 기가막힌 산수화속 신선이 된 기분이었을텐데....

중국에서 베트남 넘어갔을때 똑같은 기분이었는데, 잔뜩 긴장하다 갑자기 풀어지는 기분...
똑같은 공산주의국가인데, 국경 하나 넘었는데, 어쩜 이렇게 틀릴까...했어요.
ans8660 2012.03.03 08:36  
방비엥타운의 옛 활주로 거리를 지나기만 하면  동네 마을로 들어가면 아직 순박한 미소의 가난한 마을의라오스적인 모습이 많답니다.
루앙보다 더 가난하며 순박하고 우리네 시골처럼 정스러운 마을을
찾아가시길 ,,,, 그러면 우리가 라오스에서 보고 싶어던걸 찾을수 있을거에요.
아떠 2012.03.07 01:45  
저도 루앙프라방의 오토바이 가격에 기겁한 1인이랍니다.
멘사 2012.05.08 22:32  
이번에 1년만에 가는 방비엥...백인 철없는 아이들이 얼마나 망쳐놓았을지...ㅜㅜ
동쪽마녀 2012.12.16 12:34  
아주 늦게 보았습니다, 고구마님.
기회가 주어진다면 내년 여름 라오스나 미얀마 정도에 가고 싶어져서,
맨 처음 고구마님 쓰신 글부터 읽었어요.
남들 다 가는 방비엔이나 비엔티엔은 가고 싶지 않았는데,
또 고구마님께서 쓰신 글 읽으니 마음이 기우뚱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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