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도착한 8년만에 와본 왕위앙(방비엥)~
그 시절에도 프렌즈를 줄창 틀더니 지금도 틀어요. TV는 큰 화면의 액정TV로 바뀌었는데 컨텐츠는 그대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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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전의 여행지였던 루앙프라방과는 완전히 극명히 대비되는 모습이에요. 루앙프라방은 뭐랄까 사원과 순례자의 분위기가 흐르는... 그랬는데요, 왕위앙에서는 초저녁부터 한 손에는 버킷 칵테일을 들고 다리는 풀려서 다니는데 얼굴은 아주 행복해 보기긴 합니다. 그리고 뭘 하다가 다쳤는지 다리에 붕대 감고 있는 애들도 보이네요. 술에 취해 어디서 넘어졌던가 오토바이 타고 다니다가 쓸렸던가 뭐 그랬겠지요.
요왕의 표현에 의하면 마치 육지의 핫린(풀문 파티가 열리는 태국 팡안 섬의 해변) 같네요...
참고로 오토바이 한 대 빌리는데 거의 150,000낍을 받는 루앙프라방(이건 오토바이 타지 말라는 무언의 지시이지요)과는 달리 여기서는 기어 넣는 것의 경우 단돈 30,000낍입니다. 저녁에 반납하는 조건이지만요...
여행지에 대한 선호도는 전적으로 그 여행자의 성향에 따라 가려지고 더불어 그 여행자의 이전 여행지가 어떠했는지도 큰 관건인거 같아요. 태국의 파티 아일랜드들, 또는 카오산을 거쳐서 여길 왔다면 아무런 감흥이 없을지도 몰라요. 감흥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아주 나사 빠진 백인애들의 행동과 그들의 놀이터가 된 이곳에 넌덜머리가 날지도... 본거 또 보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아니 산 넘고 물 건너 순수의 땅 라오스에 왔건만 이런 꼴 보자고 내가 여기까지 온거야?!!! 할 공산이 큽니다.
근데 저희는 중국을 거쳐 여기에 이르기까지 여정이 뭐랄까 좀 이렇지 않았거든요. 쓰촨의 청두-윈난성의 쿤밍-윈난성의 징홍-루앙남타-루앙프라방을 거쳐 왕위앙인데 이전 여행지에서는 좀 긴장해야되고 정신 차리고 다녀야되고...
근데 여기 왕위앙 오니까 완전 물결 따라 움직이는 개울 안의 물풀처럼 탁~ 풀어지는 느낌... 바쁘지 않습니다. 게다가 겹겹이 쌓인 산과 강이 선사하는 경치의 감흥이 꽤나 좋아요.
왕위앙은 뭐랄까... 그림으로 치자면요 멀찍이서 보면 담담하게 먹으로 그린 수묵담채의 진경산수화 인데, 그 화폭에 점점이 찍힌 인물을 가까이 가서 들여다보면 생뚱맞게도 형광색의 물감을 뒤집어 쓴 채 팬티 한 장 걸친 백인애들이 파티를 벌이고 있는... 이상한 괴짜 만화 같습니다.
쏭강 풍경
강변의 여행자 식당
술에 취한 여행자들을 흔히 볼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