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이야기 END - 안녕, 라오스. 그리고 태국.
라오스에서의 마지막 이야기 - 안녕, 그리고 루앙남타.
오지 않을 것 같았던 아침...
2011년 6월 1일.
새로운 달이 시작되었고, 전날 죽음의 트라이앵글 12시간 루트에 녹초가 된 나에게 새로운 달의
시작이라는 것은 그저 달력 한 장을 뜯어내는 일과 같이 평범한 날로 다가왔다.
늦게까지 침대위에서 뭉개고 있다가 느즈막히 집근처에 있는 폭포에 다녀온다.
이딴 폭포에 입장료가 왠말이냐! 싶은 말 그대로 동네폭포였다.
그리고 나이트 마켓에서 즐기는 저녁만찬. 땀막홍은 여전히 맛있구나.
폭포에 가자 룰루랄라-♪
룰루랄라 -_-...여기 나름 입장료 받는 폭포다.
영계백숙 생각나는 그냥 동네 계곡.
2011년 6월 2일.
라오스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 몸살기운이 도는지 영 힘이 없다.
집 옆에 있어 매일매일 가게 되는 카오삐약 집에서 맛난 국수를 챙겨먹는다.
이 집, 아무래도 떠나고 나면 많이 그리울 것 같다. 루앙프라방의 그 카오삐약집 처럼.
괜히 동네 카페 순회를 하고 저녁엔 집 뒤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매일 먹는 국수나 시장음식과는
다른 라오음식을 주문해 먹어본다. 이렇게 이 나라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을 그저 평범하게 보냈다.
특별하기엔 지난 시간들이 너무나 특별했기 때문에, 이런 평범한 하루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라오스에서의 마지막 만찬- Laap moo, 그리고 Bamboo shoot soup.
2011년 6월 3일.
태국으로 돌아가는 날.
8시에 루앙남타를 떠나는 미니버스를 타고 훼이싸이에 도착한 시간은 11시.
강 건너에 태국, 치앙콩이 보인다.
메콩강을 가운데 두고 비슷하지만 너무나 다른 두나라의 경계에 서있자니 기분이 묘하다.
보트를 타면 5분도 안되어 도착할 그 곳을 떠나는게 못내 아쉬운 마음이 들어서,
그리고 남은 낍을 써야겠다는 생각에 근처에 있는 점방에 들어가 마지막으로 참파 위스키를 한병 산다.
갑자기 쏟아지는 비를 피하며 뛰어들 듯 보트에 올라타고 멀어지는 라오스 땅을 바라본다.
31일간 내게 많은 에피소드와 감상을 안겨주었던 바다가 없는 내륙국가 라오스.
아직은 그 이름이 생소해 거기가 어디에 붙어있는 나란데 거길 가려는지 되려 묻는 그런 나라.
나를 끝없이 생각하게 하고 감동하게 하고 때로는 실망을 안겨주기도 했기에, 단조로운 일상에서
비슷한 감정만 가지고 살던 나를 생기발랄하게 해주어 더욱 인상적인 여행을 하게 해주지 않았나,
하는 그런 기분이 든다. 그 후로 긴 호흡을 가지고 태국을 여행 중이고, 미얀마를 열흘 동안 다녀오고,
여전히 태국의 서쪽, 깐짜나부리에 머물며 동남아시아의 정취를 느끼고 있는 나지만-
가끔 여행 중의 여행시간을 돌이켜 볼때 그 곳에서 내가 받은 마음의 위안, 사람들과 나누던
낯선 인사가 가끔은 그리워 지기도 한다.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입가에 미소를 번지게
했던 루앙남타의 카오라오 동굴을 안내해주는 종종걸음의 고산족 할아버지, 자전거에서 넘어지는
나를 보고 놀라서 달려나오던 루앙프라방의 카오삐약집 아주머니, 내 돈 만낍을 가지고 치사하게
굴던 나쁜 아저씨가 있던 방비엥 가는 버스. 시크한 청년이 인상적이던 탐콩로, 멋모르고 나섰던
방비엥 루프 등등등.
다음에 라오스를 찾는다면 내가 다시 가고 싶은 곳들은 비록 그 모든 곳들은 아니지만,
내 기억은 언제든지 그 곳으로 되돌아 갈 수 있을 만큼 선명한 추억을 주어 무척이나 고마운 나라.
나는 라오스를 그렇게 떠났다.
3rd,June,2011 Chiangkong,Thailand. 새로운 여정이 시작 될 태국과 다시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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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짜나부리에서 라오스 여행기를 겨우 마무리짓고, 치앙마이에 머물고 있는 지금,
내일108일 간의 여정을 모두 마치고 오랜만에 소울시티로 돌아갑니다. :)
남은 여행기는 미얀마 혹은 태국여행기 게시판에서 만나요-* 캄보디아는 안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