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이야기 #025 - 안녕, 그리고 루앙남타.
라오스 이야기 - 안녕, 그리고 루앙남타.
2011년 5월 29일.
우돔싸이에서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 아침 루앙남타에 잠깐 들러 무앙씽으로 향한다.
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라오스에서 조금 더 머물고 싶다는
마음 때문에 무앙씽을 일정에 넣었을런지 모른다.
가이드북에 나와있는 끝없는 벼밭(논)의 사진이 마음을 움직이기도 했고.
우돔싸이에서 루앙남타 가는 버스 안에서...
루앙남타에 도착해서 무앙씽 가는 버스를 타러 다른 터미널로 이동했다.
태국에서 즐겨먹던 과자 -ㅅ-...라오스는 태국에서 수입하니 같은 제품이라도 태국보다 비싸다.
라오스의 버스와 터미널 시스템은 시간이 지나도 도무지 익숙해 지지 않는다.
내렸던 곳에서 갈아타면 다음 목적지로 갈 수 있는게 아니라, 내가 향하는 방향이
북쪽이면 북부 터미널로, 남쪽이면 남부터미널로 이동해야하는 묘한 시스템이다.
내가 남쪽에서 왔으면 남쪽 터미널에 내리게 되고, 거기서 북쪽 방향으로 이동을 하고자 하면
시내의 북쪽에 있는 북부 터미널로 이동해야만 내가 가려는 목적지로 이동할 수 있다.
그 것 때문에 몇 번이나 헤맸던지...
조금 익숙해지려나 하고 보니 라오스를 떠나야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뭐든 손에 잡힐 듯 하면 한없이 멀어져야만 하는 느낌이다.
우돔싸이에서 루앙남타에 도착해 무앙씽으로 갈수 있는 터미널로 이동을 하고 나서야
무앙씽으로 향하는 미니버스를 잡아 탈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무앙씽에는 뭐하러 가는 거였지?
조금쯤 의심이 드는 마음에 가면 뭐라도 있겠지, 하는 심정이 되어버린다.
무앙씽 숙소에서 내려다 본 풍경-
아 정말 어쩌라고...
.
.
.
2011년 5월 30일.
무앙씽에서 하루를 보낸 후 왠지 다시 루앙남타로 돌아와있다.
도착한 날부터 내리던 비는 무앙씽에 머물고 있는 내내 내렸고, 어떤 액티비티를 해야할지
도무지 감이 오지 않는 동네였던 무앙씽의 휑당그리한 마음을 남겨놓고 하루만에 떠나왔다.
아침에 숙소를 나서다가 지나가던 미니버스가 노련하게 멈춰 서더니,
“루앙남타?”
하는 말에 터미널까지 걷기도 너무나 멀었기 때문에 그 미니버스를 잡아타고 루앙남타로 돌아왔다.
무앙씽에서 다시 루앙남타로...
터미널을 향해가는 미니버스 안에서 내가 머물고자 하는 숙소가 보이길래,
“내려주세요-” 하고 길가에 미니버스를 세운다.
라오스에서 묵었던 여느 게스트하우스보다도 깔끔했던 그 곳의 친절하고 자부심 넘치는 스탭이
한 눈에 맘에 들어 바로 체크인을 하고 여장을 풀었다.
그리고 한숨 돌릴까 하고 테라스로 나가니 밑에서 많이 본 사람들이 지나간다.
어머, 프렌치 쉬크 부부잖아?
“어머! 여기서 또 만났네!”
반가운 마음에 우돔싸이를 떠난 이후, 이틀동안 무앙씽 is 낫씽 이었던 이야기를 해주며,
라오스에서의 일정이 여기가 마지막이 될 거라고 또 어디선가 만나자고 see you again 이라는
여행자의 인사를 건넨다. 프렌치 부부는 오늘 오토바이를 빌려 무앙씽에 다녀온다고 한다.
낫씽이었는데. 뭔가 내가 발견하지 못한 무언가가 있다면 나중에 이야기 해 주세요.
루앙남타에서 제일 좋은 게스트하우스-*
이 테라스에서 수다쟁이 미국 할아부지랑 폭풍수다를 떨곤 했다. 미국영어 어려워요 -ㅅ-;;;
여행을 한다는 것은,
기대감을 가지고 찾은 곳에서 나의 기대에 못미치는 일들과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끝없이
마주해야하며, 아무런 기대를 갖지 않은 곳에서 보석같은 날들을 보내게 되는 우연의 선물도
존재하기에 도무지 그 중독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것 같다.
루앙남타는 어떨까? 기대보다는 사소한 의문을 내게 던져본다.
내가 가져야 할 해답은,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그렇다고 그 기대를 내려놓지도 않는 것.
그냥 내가 머물고 있는 이 상황을 즐겨주는 것. 그거면 충분하지 않을까?
루앙남타 시내에 있는 나이트마켓-
라오스에서 제일 맛있는 땀막홍을 만들어 주던 아가씨 :)
야채들이 색색이 곱기도 하다.
루앙남타에 머문 동안 몇번을 먹었는지 모른다. 남타표 땀막홍-
그리고 땀막홍 옆집에서 살 수 있는 까이양!
게스트하우스에서 가까운 나이트 마켓에서 오랜만에 인간다운 식사를 해본다.
이 곳에서 라오스를 여행하며 최고로 맛있는 땀막홍을 맛볼 수 있었다.
내일은 한달 전에 써놓고 미처 부치지 못한 편지를 보내고 오토바이를 타고 주변을 둘러보고
저녁때는 나이트 마켓에서 또 맛난 저녁을 먹어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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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그게 생각처럼 될까?
[ P.S_무앙씽에서의 하루 ]
라오스가 뭐가 없긴 하지만 여긴 특히 뭐가 더 없는 느낌이었다. 시즌이 아닌듯한...
동네 시장풍경- 식사를 할만한 제대로 된 식당 조차도 찾기 힘들어 시장에서 사다 먹어야 했다.
동네 멍뭉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