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다 살아난 부부여행기 - (5) 남똑행 죽음의 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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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다 살아난 부부여행기 - (5) 남똑행 죽음의 열차

오오카 0 1342

아침에 뒹굴뒹굴 놀다가 10시경에 기차역에 도착했다.
200밧에 2명 표끊고 나서 철길에서 사진찍고 놀고있는데 삐까번쩍한 버스 한대오더니 유럽인들 우르르 내리더군. 귀여운 꼬마들고 있고..저 사람들이랑 같이 앉을까.. 했는데 좀 있으니까 이상한 장난감같은 열차에 올라탔다. 아마도 콰이강 다리만 가는 여행열차인듯했다. 저걸 무슨 재미로 타남...

같이 찍은 사진이 없어서 여행객에게 사진을 부탁했다.
현지 타이인들에게는 선뜻 사진기를 내밀지 못하는 나를 보면서.. "이럼안돼..아니야..이게 현명한 거야 " 계속 중얼거렸다. 며칠동안 만났던 뜻밖의 친절때문에 맘이 흔들리지만..그래도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고 맘을 먹는다.

맨뒤칸에 타고 싶었는데 일본인들 델고 온 태국가이드가 이상한 표 보여주면서 딴 칸으로 가란다.
표를 보니까 아무것도 안 적혀있는데..300바트짜리 특실도 아닌거 같구..
여행사랑 역무원사이에 뭐가 있었나...??
에라이...아쉬운데로 칸을 옮겨 왼쪽에 잽싸게 앉았다.

자리에 앉아서 봉지콜라 먹을려고 창에 기대는 순r간...우당탕...내가 앉은 나무 의자가 떨어져버렸다. 으...쪽팔려...--;
앞자리에 앉은 태국 소년들이 우하하하..낄낄 난리났다. 이런 민망할데가 있나..
우리 남편 어찌 끼우는지 몰라 낑낑대는데 그 중 빨간 옷 입은 소년이 와서 도와주었다. (이 소년 나중에 딴자리 외국인 엉덩방아도 도와줌. ㅋㅋ)
고맙다고 말 하고 싶었는데 땡~~ 하는 순간 가버리더라. 여기 사람들은 친절을 베풀고도 굳이 고맙다는 말을 들으려하지 않고 생색도 안낸다.

아..정말 한국 시골같아.
풍경에 취해서 한참을 달렸고 간이역에 내릴때마다 사람들은 역사를 통과하지 않고 이상한 숲으로 사라졌다. ㅎㅎ
멀리 가로수길에서 왠 아이가 어린 동생둘을 앞뒤로 태우고 오토바이를 타고 가길래 손을 흔들었더니 세아이가 꺅꺅 거리며 손흔들고 난리났다. 한 10분은 계속 흔들면서 따라오던데..정말..귀여운 ^^

콰이강의 다리역에서 단체 여행객들이 탔다. 옆에 외국인이 앉았으나 마주보고 앉은 우리는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다. 얼마내고 탔는지 모르겠지만 우린 100밧 짜리라구..

열차는 무슨 놀이기구처럼 덜컹덜컹 거리고..밑에 나무바닥 사이로 길이 휙휙 지나간다. 재밌다. 다녀온 어떤 이는 허리아프고 짜증났다던데..
난 이 열차가 너무너무 맘에 들었다.

초원을 계속 달리는 가운데 소떼들이 보이고 아주아주 평화로운 풍경들.. 중간중간에 연합군들의 기지로써 다큐멘터리에 나왔던 한국인 포로감시원들의 한이 서린 곳들도 지나갔다.

좀 더 달리다보니 크라세 다리가 나왔다. 사람들이 절벽아래를 볼려고 한꺼번에 왼쪽으로 몰리는 바람에 열차가 기울어져 이대로 떨어지지나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내 뒤에서 사진찍고 싶어 안절부절 못하는 아이가 있길래 시원한 절벽을 몇장 찍고 결국은 자리양보하고 오른쪽자리로 옮겼다.
그래~ 멀리서 왔는데 명소는 봐야되지 않겠니..봐라. 봐라. 실컷 봐..
오른쪽도 나름대로 괜찮다. 손으로 깍았다는 절벽을 만져보았는데 차디차다. 이걸 어떻게...너무너무 불쌍한 사람들..

10시 40분에 출발한 열차는 남똑역에 1시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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