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이야기 #009 - Episode. 나힌마을의 바리스타 할머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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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이야기 #009 - Episode. 나힌마을의 바리스타 할머니 :)

케이토 8 4674






라오스 이야기 - Episode. 나힌마을의 바리스타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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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힌마을의 작은 시장. 이 곳에서 맛난 라오커피를 맛볼 수 있다.



단지 이틀밤을 보냈을 뿐이지만-
라오스 전반 여정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주었던, 그 곳에서 :)



반나힌(반쿰칸) 마을은 이름이 낯선 만큼 특별할 것이 없다.
그저 베트남 국경과 인접한 락싸오를 가기 위해 통과하게 되는 작은 마을일 뿐이다.
이 마을을 특별하게 하는 것은, 40km 거리에 있는 콩로마을의 "탐콩로" 7km의 동굴 투어.
콩로 Cave 라고 라오스 동굴탐험의 종결자, 그야말로 끝판왕에 해당하는 절경이자, 비경.
찾아가는 길은 어렵지만 그 만큼의 수고와 비용이 전혀 아깝지 않은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마음에 담기에도 너무 바빠 내 어설픈 사진으로는 그 곳의 공기를 반도 담아내지 못했다.
반콩로가 접근성이 너무 나빠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그나마 여행자들을 위한 환경이 조성되어 있는
나힌 마을에 머문다. 비엔티엔이나 타켁 같은 주요 도시로 가기 위한 대부분의 버스가 그 곳에서
멈추는 이유에서이기도 하다.

고작 이틀밤을 보낸 이 작은 마을이 너무나 따뜻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아름다운 풍경과 더불어
아름다운 사람들 때문이다. 영어가 통하지 않는 이 마을에서 소통을 위해 론리 플래닛 뒷페이지를
펼쳐 말도 안되는 라오어로
떠드는 동양여자를 그저 소담스레 웃으며 경청해주는 사람들,
할 수 있는 한 최대한의 손짓과 발짓,
눈빛으로 대화를 하며 서로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그 과정이 너무 재밌어서 마지막에는
모두 웃음으로 대화를 마치게 되는 그 풍경에-
...내가 녹아 있다는게 너무 좋아서.



떠나고 싶지 않았어, 사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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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힌마을에서 콩로동굴을 찾아가던 날, 그리고 그 곳을 떠나 비엔티엔으로 오던 오늘 아침,
두 번의 라오커피를 마셨다. 아이스 라오커피라는 단어를 라오어로 어떻게 이야기 해야하는지,
나중에야 알게 되고 그나마도 까먹어서,
차가운 커피가 마시고 싶은 내게 뜨거운 커피를 내주던
우리 바리스타 할머니.
짧은 라오어로 "남켕..." 이라고 소심하게 한마디 건네보았다.
남켕(얼음, 그나마 이것도 태국말)들어간 커피가 마시고 싶어요 할머니.

그제서야 얼음을 깨서 다시 차가운 커피를 내주며 환하게 웃어주시며 고맙다고 몇번이나
고맙다고 하시던지.
덩달아 몇번이나 고맙다고, 고맙다고. 고맙다는 말 밖에 할 줄아는 말도
별로 없는 나도.
비록 커피를 마시다가 아침에 몇대 없다는 버스를 놓치긴 했지만- 따뜻했어요.





차가운 커피였지만 말이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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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라오스를 떠나고 나서도 "라오커피" 하면 할머니가 가장 먼저 떠오를 것 같아...





P.S_

라오스 시간으로 밤 10시 50분-지금.
지금 머물고 있는 루앙남타는 비가 오고, 나는 3,4일 있으면 이 곳을 떠나게 된다.
태국에 돌아가는 마음이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벌써부터 라오스가 그립다.
분명 내가 지나온 여정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지난 시간들이 되버린 사진들을 보면서...




8 Comments
필리핀 2011.05.31 07:07  

라오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여행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 곳이죠...
지나가버린, 사라져버린, 그런 것들이
이토록이나 살갑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되는 곳이죠~ ^^*

케이토 2011.06.01 16:32  

장거리 이동 할 때, 버스에서 자다 깨면 깜짝 놀라요,
우리나라 중고버스가 많아 어릴때 소풍갈때 보던 그런 커텐이나 시트커버 때문에...
꿈하고 현실하고 구분이 안되는 순간이 굉장히 많았어요 :)

후니니 2011.05.31 15:33  
탐롯콩로.....꼭가고싶다.....

몇해전 방비엥에서 탐뿌캄 가는길에 우연히
표지판에 있는 동굴안내판을 보고 찾아간 탐누어런캄을

가보고 받은 충격은 아직도 생생하답니다 
거의 알려지지않은 그곳을 이틀동안 2번이나 다녀올 정도로

숨막히는 풍경을 콩로에서도 느낄 수 있을지 설랩니다 
케이토 2011.06.01 16:34  
콩로동굴은 스케일에서 정말 할말을 잃게 하더라구요.
개인적으로 나힌마을이 좋았던 기억도 한몫하고, 투어나 이런 것들에 대해
상당히 회의적인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멋졌던 곳이라-
요즘은 다른 동굴들 가면 너무 시시해요 ㅋ 근데 어제 루앙남타 남쪽에 있는
동굴은 입구에서 부터 우와 소리가 절로 나왔는데...
우연히 발견하셨다는 그 곳이 아마 제가 어제 갔던 곳과 비슷한 느낌일 것 같은 예감이? ^^
팥들어슈 2011.05.31 15:59  
비옌티엔였는지 방비엔였는지 기억이 안나는데..(무한 치매중?ㅋ) 자주 다니던 허브증기탕 쥔 아주머니랑 친하게 되었는데요. 그 아주머니가 타줬던 커피가 생각나네요.
(아~허브 증기탕 강추드려요 ~! 위치를 알려드릴 수 없어 안타깝지만 -_-하지만 거의 가는 곳마다 있었던 것 같네요. 효능1: 피로가 쌰악 가신다. 효능2:신기하게도 그 안에서는 의사소통이 다 된다 ㅋ)

아무것도 안탄 원두커피였는데 ' 아~ 이게 라오커피였구나' 싶었어요. 커피맛이 뭔지는 모르면서
걍 그 향기와 맛이 무척 좋았던 기억..
여태 먹은 얼음과 설탕으로 버무려진 '살인적인' 단 커피는 '판매용'이 아녔을까.. (오해였음 말고 ㅋ)

예전에 하노이 변두리 시골에서 마신 베트남 커피 담으로 맛있었던 것 같아요. 라오를 떠나기 전에 아무것도 안탄 따뜻한 원두커피를 맛보시기를 바랄께요 ^^ (안 드셔도 노프라블럼 ㅋ)
케이토 2011.06.01 16:36  
와 저 연유랑 설탕이랑 커피 1:1:1 비율인거 여기서 처음 봤어요 ㅋㅋㅋ
루앙남타에는 다행히 에스프레소로 내려주는 커피집이 있어서 맨날 거기만 갑니다 ㅋㅋㅋ
라오를 떠나기 전에 과연 맛볼 수 있을까요? ;ㅂ;? 여기는 팔랑들이 많아
라오커피 하는 집을 찾기가 어렵네요, 오늘 밤에 동네를 좀 돌아다녀 봐야겠어요!
공심채 2011.10.09 22:05  
이곳 저곳의 동굴들을 몇 군데 다녀 본지라, 석회 동굴이라 하면, 에.. 뭐 그게 다 그렇지.. 하는 생각이 드는데.. 콩로동굴은 궁금해지네요.. 사진 좀 더 올려 주시지.. ^^;
케이토 2011.10.11 03:58  
탐콩로! 감탄하느라 바빠서 사실은 사진을 많이 못찍었어요 ㅠㅠ
...제가 비록 사진에 잔뜩 담아오진 못했지만, 직접 가보시기를 강력히 추천합니다 +ㅁ+!
루앙남타의 카오라오와 함께 꼭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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