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 루앙프라방 → 빡세 → 씨판돈(돈뎃) 가는길..story 6
4월 14일
루앙프라방 → 빡세 → 돈뎃
루앙프라방에서 첫 아침.. 이자 마지막 아침을 맞는다.
난 사실 내가 못 일어날줄만 알았다.
다행이 컨디션이 어느정도 회복되어 하루를 시작했다.
.
.
3일동안 정말 최악의 컨디션이었다.
병명도 알 수 없지만
짐작만 해보건데
'Happy - 와 같은 음식을 먹은건 아닐까..
굉장히 잠을 많이 잔다고 하던데..
아냐 그렇다고 그렇게 열이나?'
아직도
그다지 좋은 기억은 아니며
병명을 알 수 없다
(이후에 한국와서 징그러운 피부병과 관련이 있었던것 같다)
벌레 물린것처럼 뽈록하게 살이 올라오는데
그 부분의 살이 굳은살 처럼 단단하고
모양은 화산모양처럼 가운데가 운푹 페인..
그런 징그러운 것들이 몸에 퍼질때
ㄷㄷㄷ..
아직도 생각하면 소름이..
병원 : 알수 없음 / 원인불가
일단 받은 약을 발라 한달후 완치
.
.
어제는 처음으로
여행도중 집에 가보고싶다라는 생각도 해보고
눈물도 흘려봤다.
.
.
오늘 아프지 않은 것만으로 감사한 마음을 가져본다.
그래 '어제'는 '어제'고 '오늘'은 '오늘'이다.
어제 그렇게 흐렸으니 오늘부터는 맑을 필요가 있다.
난 다시 힘을 내어본다.
루앙프라방을 떠나면서 내 일정에 대해 한탄은 그만 접어두기로 하고
다시 한번 라오스를 와야 할 이유가 생겼음을..
그 마음으로 스스로를 위로해본다.
다음에 다시 라오스를 찾는다면
이렇게 스쳐가기만 했던 루앙프라방은 물론이거니와 므앙씽, 무앙응오이
그리고 가이드북에 나오지 않았단 곳까지 모두 다 섭렵 하리라!
그리고 그렇게 두려워했던 스피드 보트를 타고 쑤시는 엉덩이를 토닥거리며
피곤했어~ 라고 잘난척도 할것이다. 꼬옥..
'루앙프라방? 뭐 별거 없는데'
그 말은 참 많이도 들었다.
그것은 느껴본자의 여유에 불가하다.
그리고 나는 '별거없다' 라는 말에 항상 더 끌리곤 한다
<루앙프라방 거리>
툭툭을 타고 공항으로 향하는길 아쉬움에 셔터를 눌러본다.
<루앙프라방공항 거리>
루앙프라방 시내에서 공항까지 걸리는 시간은 툭툭으로 약 20분
<루앙프라방 공항앞>
전날 계속해서 내린비덕분에 바닥엔 웅덩이가 생겨 물이 고여 있다.
공항이 아담하니 참으로 마음에 든다.
구지 여기저기 복잡하게 찾아갈 필요도 없고 -ㅅ-
<루앙프라방 공항 내부>
조금이라도 루앙프라방에서 머물고 싶엇던 탓일까 아침을 조금은 천천히 먹었더니
출발 30분전에 조금은 불안한 마음으로 공항에 도착했다.
- 어디가?
- 팍세
-응? 발권끝난는데!?
- 뭔소랴 예약했어. 아직 30분이나 남았다고 !
- 아까 30분전에 다 끝났어
라오항송은 탑승시간 한시간 이전에 발권이 모두 종료된다는 것을
이제서야 알게 된 것이다!
헉..
나의 다급함에 그들도 조금씩 다급해지기 시작한다.
타자를 몇번 두드리더니 무전기를 통해 자기네들끼리
얘기를 전달하기 시작한다.
직원들.. 한둘씩 몰려들고..
다른 직원 나를 바라보며 담당직원에게
- 빠이싸이? (어디가는데?) <-- 이때도 빠이싸이를 쓰더라..
- 팍쎄..
평소 부지런하지 못한 결과가 이럴때 보이는구나
아..못가면 어떻게 하지
루앙프라방에서 몇일을 묵어야 하나
북쪽으로 올라갔다가 치앙마이로 가야 하나
아, 이럼 안되는데..
씨판돈.. 정말 가고싶은데..
오만가지 상상을 하며 조금만 더 일찍 올껄 하며 후회를 하고 있을때쯤..
무전을 하며 바쁘던 그들이 내게 내미는
비행기 티켓..
웃으며 빨리 들어가란다.
감사하는 말을 몇번을 외친뒤 대기실로 들어간다.
사고뭉치 ㅠ_ㅠ
그들의 표정에서 읽을수 있었던것은
-내가 다급해 할때 그들도 함께 진심으로 다듭해했고
-티켓발권이 가능했을때 그들도 함께 안심했었다,
난 이들의 마음이..
라오스에서 가장 좋다.
난 라오인이 좋다.
/
/
자그마한 대기실에서는 1분정도 지나자 안내방송과 함께 문이 열린다.
드디어 간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대를 품었던 '씨판돈'을 향해..
<루앙프라방 공항 - 라오에어>
<라오항공 - 내부>
이륙하고 잠시후 스튜어디스 언니가 (동생일지도 ㅠㅠ) 기내식을 나눠준다.
늦은 주제에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왔던터.
...
나 배부른데..
하지만,
그냥 지나칠 내가 아니다.
점심을 미리 먹는다 생각하지 머 ..ㅋ
<라오항공 - 기내식>
<이제 곧 팍세>
2시간 비행이라 하더만..
1시간 20분만에 팍세 공항에 도착했다.
여행을 하며 육로만을 고집했던 나였던 탓일까
버스로 이동했다면 10시간이상을 걸렸을 거리, 그것도 2일을 거쳐서 이동했어야 할 거리를
1시간정도 만에 오다니..
<빡세공항>
약간은 허무함과 신비로움(?)을 느껴본다.
그치만..
버스를 타면 불편하고 힘들어도 더욱 많은 것을 보고, 많을 것을 느끼며
여러사람들과 마주해볼텐데..
편했던 만큼 많은 것을 놓친 기분이다.
머 여튼.. '그치마 뱅기를 타보니 정말 편하긴 하더라 -ㅅ-' 는 사실
공항앞에서 미리 대기하고 있던 툭툭아저씨
씨판돈까지 바로 델다 준댄다! 오옷!
'타오다이~?'
...
한화로 4만원돈을 부를 것으로 기억하는데..
헛.. 내가 이 툭툭을 빌리게 되는 것이니 엄청난 가격
걍 버스터미널로 고고싱 해줘요..
no 를 외치는 나의 대답에 점점 낮아지는 가격이라지만
현지인들과 함께 어울릴수 있는 chicken bus 를 탈수 있는데 구지 재미없게
툭툭을 타고 싶진 않았다.
<in 트럭버스>
운이 좋았던 걸까..
터미널에
도착하자마 트럭버스는 출발을 준비 하고 있었다.
' 빠이싸이!? '
' 씨판돈!! '
' X#$ㅍㄹㅇㅎㄹ율#$% '
(머라한지 모른다 타라는 말인것 같다)
아..
이 버스를 타고 가며 즐겼던 시간은 아마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듯 하다.
축제기간이어서 였던걸까
트럭버스 뒤에 당연한듯 자리하고 있는 라오비어 한짝!
패트병을 잘라서 잔을 만들고 그 잔 하나로 모두에게 맥주를 권하는
빨간가디건을 입은 그녀..
너무 자연스럽게 오가는 대화들 사이에서..
나는 그들이 모두 아는 사이인줄만 알았다.
내릴때 보니 서로 모르는 사람이더라..
난 적잖게 어이없어도 하며
그정도로 너무 가까워보였기에
재미있기도..
그리고 ...
부럽기도 했다.
우리네와 다른 그들..
<in 트럭버스>
안마신다고 구지 손을 흔드는 사람에게 까지
아니야 마셔!! 라고 큰 소리 뻥뻥치는 그 소녀는 참으로 발랄해보였다.
누구하나 인상쓰는이도 없다.
미소의 나라는 태국이라기 보단 라오스인것 같다
여지없이 나에게도 오는 '라오비어'
- 너도 한잔 마셔야지!
- 아 나 못마셔!! 정말..
- 웅 시끄러 마셔마셔~
이 분위기를 깨고 싶지는 않았지만....
맥주 200 cc 에 얼굴이 빨개지고 300 cc 에 취기가 오르는 내게
이 땡볕 더위에 술을먹는것은..
'나는 취하겠소' 의 선언가 같은 것임을..
-안돼 마셔 무조건 마셔~
시선이 나에게로 집중된다.
입만 대려 하지만 이 분위기는 원샷
아니면 마구 소리를 지르는 분위기..
에라 모르겠다 ~
눈을 꼬옥 감고 뜨거운 날씨에 데워진 라오비어를
단숨에 마셔버린다.
그들이 환호하며 즐거워한다.
역시 조금 튕겨줘야 하나보다.
덕분에 나는 버스에서 조금은 헤롱한 시간을 보낼수 있었다 -ㅅ-
:: 술 기운에 얼굴이 화끈거리고 속이 뜨거워 중능줄 알았다.
<in 트럭버스>
얼큰히 취한 그들과 아무런 말도 통하지 않았지만
몸짓과 눈빛으로 많은 대화를 나눌수 있었다.
아마.. 마음이 모두 열려 있어서 그런것이 아닐까
<이름 모를 청년 그 청년이 나대신 몇번의 술을 마셔줬던가..
완존 장난 꾸러기 -ㅅ->
시간이 지날수록 버스안은 축제의 분위기였고,
좁은 공간에 다 같이 맞대여져 있는 살들이 싫지만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같은 높이에서 그들과 시선을 마주할수 있어 좋았다.
<트럭버스>
사실 나 이 버스를 타기 전까지, 아니 타고서까지도
돈뎃으로 갈지 돈콩으로 갈지 돈콘으로 갈지 정하지 못한 상태 였다.
어딜 가느냐는 그들의 질문에
특별한 생각없이 답해버린 곳이
'돈뎃'
그래서 나는 돈뎃으로 가게 되었다.
어차피 세 곳 모두 어딜가든 상관없을듯 했다.
이왕 가는 김에 조금 더 오지쪽? -ㅅ-a 정도의 바램이라면 바램이랄까..
돈뎃 갔다가 별루면 돈콩도 가고 돈콘도 가고..
하며 여유롭게 생각하고 싶었다.
<반나까상>
팍세에서 돈뎃까지 걸리는 시간을
가이드북을 보고 계산해봤을때
적어도 4시간이상을 예상했었는데
트럭버스가 2시간30분정도가 지나 반나까상(선착장) 에 도착했다.
뱅기도 글코 요기 버스도 글코 왠지 시간을 번듯하여 혼자 뿌듯해도 해본다
잃어버린 3일은 잊어버린채 . . .
<반나까상>
작은 보트를 타고 바람을 맞으며
10분정도 가다 보면
저 멀리 돈뎃이 보인다.
<IN 보트>
씨판돈..
내가 숨쉬고 있는 이곳이 씨판돈이다.
저기 저 보이는 섬들이 4000 개의 섬중 하나인 것이다.
그토록 오고 싶었던.. 이번 여행에서 가장 많은 기대를
꼽았던 ..
이유는 없었다.
그냥 씨판돈이기에 오고싶었던것이었다.
- 거기 가면 심심하다니까 할거 없을거야
- 일정 줄이시죠? 2일이면 충분할텐데
- 정말 할거 없다고 하더라구요. 차라리 북쪽을 가보세요.
- 거기왜가요?
많은 말들이 있었지만 오히려 그래서 나를 더욱 자극 시켰던 곳
씨판돈을 그저 심심한 동네로만 봤던 그들에게
보란듯이 나는 씨판돈과 마주하며 시간을 보낼 것이다.
/
/
그리고..
나는 다시 이곳에서 마음의 안정을 찾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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