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방비엥은... - 2008 laos & cambo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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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방비엥은... - 2008 laos & cambo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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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저녁 두 아이를 데리고    방비엥  거리로 나섰다.

그리고 ... 난 ... 약간의 혼란에 빠지고 말았다.

옅은 어둠에 뭍힌 그 곳의 거리는 내가 상상해 오던  라오의 그 모습이 아니었던 것이다.

작년 가을...  라오스란 나라가 내 관념안으로  들어 오면서부터 ...난  내머릿속에 나만의  라오이미지를 만들어 놨던것 같다.

푸른 산과  맑은 강이 흐르고 ...  순수한 마음을 가진  친절한 사람들이  문명  저편에서  그저 해맑은 웃음만으로   모든 여행자를 반갑게 맞이 해주는곳...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같은 낙원이 보란듯이  존재하는 곳쯤으로 .....

하지만 ..그날밤  내 머릿속 이미지는  욕심껏 부풀린  철없은  어린 아이의  빨간  풍선마냥  ' 뻥 --' 하고 터져버리고 말았다.

방비엥의 거리를 점령한  반 누드차림의 수 많은  서양 여행자들,   커다란 식당마다 경쟁적으로 돌아가고  있는 시트콤 '프렌즈'의 시끌벅적한 웃음소리,  가이드북을 뒤져 어렵사리  찾아간  식당.. 그곳의 주인장...  라오아저씨의 능숙한 영어와  깔끔한 매너...

뭔가 잘못돌아가고 있는 기분이었다..

그날 밤 날 맞이한 그 곳의 그 모든  풍경들은   제자리에서  열바퀴쯤  돌고나서  따라오는   빙글빙글  어지러운   상황처럼   내의지와는   약  18도쯤  어긋나서   휘청거리듯 했다.

방비엥의  첫번째 식당에서  우리는  피자와 스파게티 .. 콜라와 스프라이트를 주문했고 ...

마치  우리는 우리집  안방에서 깔끔하게  배달된 음식을  받아먹는 것처럼  아주  편안하게  

하지만  약 18도쯤은  기울어진   마음으로  모든 음식을 깨끗히 비워버렸다..

 

 

역시... 인간은 배가 부르고 나면  모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해맑은  능력을 가진동물인것이다.

우리는 부른배에  빅사이즈 바나나 팬케잌을  하나  더 추가하고  숙소에 쓰러져 라오스에서의   첫 밤을  행복하게 맞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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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피곤했지만   눈만은  내 몸의 것이 아닌냥 ...아주  이른 아침   그것도  번쩍 ..하고 떠져버렸다.

어제 저녁 엔 보이지 않던  발코니 문을 열었다.

순간.....온몸의 세포를  쨘~   깨워버린   신선하고  촉촉한  공기는  ... 내 콧속을   파고들어    지친 폐를  지나 온몸으로 퍼져 나가면서  어젯밤  날 휘감았던  복잡한  감정들을  밀어내 버리고 ... 새로운 기대를 자리잡게 했다.

 

그 날 아침의  그   느낌은  적중했다.

물론 휘청거리는 방비엥의  거리와 수많은 여행자들은   거기 그대로 존재하고 있었다  ...

하지만  어지러운  골목 사이사이로...   혹은 그곳을 조금 벗어나서  ....

나는  그 동안    꿈꿔왔던   내 마음속  라오스의 바로 그곳을   매일매일   꿈을 꾸듯 만날수 있었던 것이다..




그 곳에서의 하루는 이러했다.

 

 

눈이 떠질때까지 잔다.

씻고 나와 먹는다.

자전거를 빌린다.

달린다.

배고프면 멈춘다.

먹는다.

심심하면 또 달리거나 ...책을 본다.

동네 아이들이 부르면  현우여원은  달려나가   수영을 한다. 그리고 ..축구도 한다...난 침대에서 논다 ...졸리면 낮잠도 잔다.

한낮의 찌는 듯한 더위는  매일 내리는   비와 함께 한풀꺽인다  그리고 나면   남은 비와  함께 또  달린다.

자전거를 반납한다.

먹는다.

어슬렁거린다.

눈이 감기면 잔다.

 

 

 

 

달리고  어슬렁거리고  또 달렸던 곳 ....

그리고 , 조용히 느꼈던곳..

방비엥은 우리에게 바로 그런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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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행기는 철부지 엄마와 8살 6살 두아이가  2008년 6월 29일 부터 7월 29일 까지 한달간  라오스와 캄보디아에  머물다온 기록입니다. 
태사랑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고 저또한 라오스여행을 계획하신분께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여행에관한 궁금한 사항이 계시면  제 블로그에 질문해주세요.... 제 경험의 한도내에서 성의껏 조언해 드릴께요...

http://blog.naver.com/sangsang1972


^^




 
4 Comments
우사랑 2009.02.01 14:56  
여행자의  거리를  빼면  왕위엔은
한마디로  파라다이스  같은곳  아닌가요?
그곳에서  일상은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강가에서
헤먹에  책  읽다가  자다가,  먹다가,  물놀이  하다가....

그게   전부인  천국같은  땅....
유럽쪽의  문명에  찌들인  이들이 그래도  쉬러오는  곳이죠.
제가  머물렀고  그렸던  모습  그대로  담으셨네요...
그리움의  땅
자연의 땅  너무  이쁘게  담으셨네요..
쉬는게  일상인  그곳..
잘보고  갑니다^^*
ThaiSun 2009.02.04 12:30  
허--- 사진 아름답습니다---- 저 필름의 아름다움이라니 디카는 아직도, 여전히 못따라 가는군요.
아이들과 함께라니.. 정말 멋진 여행이에요---------------!
cacao 2009.02.15 23:42  
사진 넘 멋져요~ 쉼없이 나오는 프렌즈....흠....ㅎㅎ 그래도~ 아무 생각없이 쉴 수 있는곳...
라오스..또가보고 싶네요~
amaqueen 2009.03.10 18:30  

 저도 딸아이들과  내년 라오스여행 구상 중입니다.   올 2월엔 태국과 캄보디아 배낭  갔다왔구요.  사실 라오스까지 계획이였는데-   큰아이 개강 준비때문에 서둘렀고 작은 아이의 대입시때문에 여행 일정이 늦춰져서...... 매년 여행계획에  일년을  몽상속에 삽니다.
   많은 조언을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무조건 떠나는 것이 좋아    세상 사람들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내가 살아  있음을 알게 합니다.  여행은 삶의 스승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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