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농카이행 열차 - 2008 LAOS & CAMBODIA
너무나도 태평스러웠다.
조금전 가족들과 아쉬운 이별을 고하던 맘좋은 태국아저씨도.... 지도안 이곳 저곳에서 몰려든 각양각색의 웨스턴들도 ...
난 .... 저들의 저 모양새가 도무지 이해 되질 않는다.
앞으로 서너시간 후면 모두 잠들어버릴 이 열차안에서 ...그것도 태국의 이 열차안에서
어찌...저리도 태연히 각자의 짐과 분리된체 잠을 청할수 있단 말인가?
3년전... 방콕의 최고 번화가 씨암지역의 유명한 쇼핑센타에서 가방 일체를 쓰리당한 경험을 한 나로써는 도무지 아해가 가지 않는 열차안 분위기였던 것이다.
난 준비해간 무쇠줄 자물쇠로 가방과 스텐기둥을 묶어보기도 하고 ...그것도 아니다 싶어 내 몸둥이 만한 배낭을 내 발치에 올려놓기도 하고 머리맡으로 옮기기도 하면서 똥마려운 현우마냥 좌불안석 불안한 밤을 맞이하고 있었다...
엄마의 급불안심기와는 상관 없이 두 아이는 마냥 신이 났다...
현우는 훨람퐁역에서 사온 조립로봇 맞추기에 여념이 없고 (우리나라 도깨비창고와 같은 천냥 하우스의 조잡한 중국제 플라스틱 조립로봇...)...
여원이는 침대로 변신한 의자가 신기하기만한지 이쪽으로 저쪽으로 누워보며 각종 공주들을 릴레이로 떠올리고 있는 듯 아주 만족스런 표정이다..
'..아...어떻하지?....밤을 세워버릴까...안돼 ..내일 국경도 넘어야 하고 장거리 버스도 타야 하고...아...어쩌면 좋지?..'
... ...
'그래 ....일단 중요한 것만 보조 가방에 넣어 꼭 껴안고 자야 겠다...'
결정을 내렸다..
배낭을 열고 생각에 잠긴다.
' 제일 값나가는게 월까?....남들이 탐낼만한게 뭘까?'
한 10분쯤 곰곰히 생각한것 같다.....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도
내가 가진 값진거라곤 오래된 구식 카메라 fm2와 lomo 정도뿐다....
순간 가슴졸이던 지난 서너시간이 썰물같은 허무로 다가온다.
도데체 ...편리하고 좋은 디카가 지천에 널려있는 현실에 이 구식 카메라를 탐낼이가 얼마나 되겠는가 ? 또 그런이가 이런 초 장거리 기차를 타고 있을 확률은 얼마나 된단 말인가?...
허무와 함께 찾아온 마음의 평화는 ....날 깊은 단잠으로 이끌었다....
흔들리는 열차안에서 ....비틀즈의 day tripper를 흥얼거리며 잠이 든것 같다..
" ...one way ticket ...ye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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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창으로 스미는 부드러운 여명에 눈을 떴고
가방도 ...로봇도 ... 현우도 여원이도 모두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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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행기는 철부지 엄마와 8살 6살 두아이가 2008년 6월 29일 부터 7월 29일 까지 한달간 라오스와 캄보디아에 머물다온 기록입니다.
태사랑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고 저또한 라오스여행을 계획하신분께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여행에관한 궁금한 사항이 계시면 제 블로그에 질문해주세요.... 제 경험의 한도내에서 성의껏 조언해 드릴께요...
http://blog.naver.com/sangsang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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