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s 라오스 여행기(10)[짬빠싹]-구름과 초록색이 전부였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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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s 라오스 여행기(10)[짬빠싹]-구름과 초록색이 전부였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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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환전하기로 한 날 두근두근..

“은행가는 것도 반갑지 않은데 영어까지 해야 되다니..”

‘짬빠싹’에는 하나의 은행이 있는데 ‘라오 개발 은행’으로 마을 중앙 분수대 주변에 있다.

말이 마을 중앙이지 구석진 곳에 있어 ‘설마 있을까.?’ 할 정도였다.

최근에 지은 은행이라 에어컨도 빵빵하게 나오고 깨끗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창구가 2개가 보이고 현지 고객들 4~5명 정도에 수기로 쓴 환율이 써진 게시판과 TV에서는 ‘내 이름은 김삼순’이 틀어져 있었다.

(환율은 8632원-고액달러 소액달러 구분이 없었음)




환전은 너무 간단했다.

창구가 2개밖에 없기 때문에 하나 잡아서 여권을 주고 내가 기본적인 서류 작성하는 동안 여권을 복사해오고 다시 여권을 받은 다음에 은행 한편에 마련된 ‘캐쉬 카운터’로 가서 여권 사본과 서류와 돈을 주면 바로 원하는 돈으로 환전해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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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오 개발 은행)

간단한 환전하고서 큰일이라도 치른 듯 기분이 업 된 상태로 숙소로 갔다.

게스트하우스 정원에 자전거를 있는 걸 보고 -거기에서 자전거를 골라 빌리는 사람을 봄- 여행하면서 터득하게 된 자전거 타이어 검사를 하였다..

허나 자전거는 많았지만 사용 안하지 오래되었는지 다 타이어 상태가 메롱 이었다.

그래도 그나마 상태가 제일 괜찮은 자전거를 골라 사장님이 안 보여 사장님 부인에게 이걸 하루 빌린다고 하였다.

“그거 말고 좋은 자전거 있어요. 따라오세요.” 나보다는 잘 하지만 그래도 영어가 미숙한 사장님 부인은 한 창고 안으로 나를 불렀다.

“우와.! 고급 자전거에 오토바이까지..” 내 반응을 보고 사장님 부인은 웃으면서

“이거 타고 가세요.^^” 절대 이 자전거에게 펑크란 없어 보였다.

내일 ‘빡세’간다는 이야기를 하고서 어제 편안하게 갔던 ‘왓 푸’를 가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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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급(?) 자전거)

완전무장(?)을 하고 ‘왓 푸’를 향해 달려갔다.

포장도로이기는 하지만 곳곳에 도로가 깊이 파인 곳도 있고 우기로 인해 도로는 흙탕물로 더러워져 있었다.

“이거 정말 너무 좋은데.!!!” 자전거는 너무 좋았다. 캄보디아에서 타던 저급 자전거와는 완전 틀렸다.-가격은 똑같은데...-

쉴 새 없이 페달을 연신 돌렸다.

“어...어...... 으아아아아아~~” 너무 빠르게 가다가 도로 중간에 움푹 파인 곳에 걸려 넘어진게 아니라 날랐다.

날아간 짧은 시간에 여러 가지 생각했다.

“아 x팔려. 주위에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많은 거야. 아... 내 카메라 내 옷 자전거는 또 어쩌지” 그 짧은 시간에 많은 걱정을 하고 나서야 아픔을 느꼈다.

주위 사람들은 넘어진 나를 보고 선뜻 도와주지는 못하고 걱정스러운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난 ‘씨익.~’ 사람들에게 웃음을 보이고 주섬주섬 내 물건들을 챙겼다.

마지막으로 다시 땅을 확인하다 “설...설마 아 이런;;;;” 자전거 벨이 완전 박살난 것이다.

일단 흙탕물 범벅이 된 자전거를 물로 씻고 사장님께 용서를 빌 생각으로 숙소로 돌아갔다.

어느 정도 상황도 정리되고 무엇을 할지 결정이 되니 그제야 내 무릎의 통증을 느끼고 내 몰골도 보았다.




여기저기 흙탕물로 범벅이 된 옷과 살짝 까진 손바닥에 비해 피가 줄줄 흐르는 내 왼쪽 다리. “다행이다 반바지 입어서 긴 바지 입었으면 찢어질 뻔 했어.” 다친게 아프긴 하지만 긴 바지를 입어서 찢어졌으면 거금을 들여 새로운 바지를 살 생각을 안 해도 되니 바보처럼 나름 행복해 하고 있었다.




다행히 내가 숙소로 돌아오니 아무도 없었고 바로 1층인 내 방으로 들어가 화장실에서 자전거부터 열심히 닦았다.

내 몸보다 카메라나 여러 물건들을 다 물로 닦은 다음에야 옷을 벗고 빨래 한 다음에 샤워를 했다.

아직은 다친 지 별로 안되어 그런지 상처 부위에 물이 닿아도 아프지 않았다.

“아. 내가 왜 넘어졌지 조금만 더 신경을 썼으면..”

소독약이 없어 바로 후시딘을 상처부위에 바르면서 아까일을 후회하고 있었다.

계속 후회하다보니 이제는 내 용기가 사라졌다.

“그냥 쉬고 싶다. 여행하기 싫어..”

소심해져가는 내 마음을 더 부추기듯이 하늘에서는 비가 억세게 쏟아졌다.

멍하니 계속 멍하니 누워있지도 않고 다리를 쭉 펴고 앉아서 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 다리가 살짝 저려서 움직이려는데 다리의 아픔이 내 머리와 마음을 강타했다.

“그래.! 아까는 아까고 오히려 이번일로 여행에 대한 나의 신념이 더 확고해졌어.”

아까의 일은 기억은 하되 부끄러워하지 않기로 했다.

이젠 어디든 갈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반바지는 하나만 가져왔기 때문에 긴 바지로 갈아입고 비가 그친 지금 아까 빨래한 옷을 말리기로 하고 나갔다.

바로 앞에 사장님이 계셨다.

“빨래 널려고.? 이리와 여기에 널면 될 거야” 밤에 비가 오면 빨래를 걷지만 낮에는 걷지 않는다. 비가 워낙 왔다 안 왔다를 수십 번 반복해서 아예 비가 오거니 말거니 하면서 빨래를 걷지 않고 계속 널어놓는다.

그래서 아까 비오기 전부터 계속 널어놓은 자신의 빨래를 옆으로 밀치고 내 빨래를 널어주었다. 그러면서 내 긴 바지가 무릎 위까지 걷어 올린 것을 보시고는

“다쳤어.? 자전거 타다가 그런 거야.?” 난 뜨끔했다. 먼저 자전거가 이렇게 돼서 죄송하다는 말을 하려 했는데 내가 먼저 말하기 전에 사장님이 알 것 같았다.

“네... 실수로 넘어졌어요.” 그러나 내 예상과 달리 사장님은 내 걱정만 하시면서 약을 챙겨주려고 하셨다. 난 뒷걸음 치듯 약을 주신다던 사장님의 호의를 거절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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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장님이 내주신 빨래 너는 명당)


또 비 온다. 그러나 빨래는 걷지 않는다. 나도 그냥 냅두기로 했다.

“어차피 또 그치고 또 올 텐데 언젠가 마르겠지.”

비가 어느 정도 그치고 느낌이 왔다. 이제 비가 안 올 것 같다는 느낌이.

그래서 마을에 딱 하나 있는 인터넷 카페를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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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카페 정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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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이용시간대와 요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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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오 원두 커피)

인터넷보다 순전히 라오 원두 커피를 맛보고 싶어서 -주워들은 정보하에- ‘응빠솟 게스트하우스’에서 왓 푸 방향으로 50m지점에 있는 인터넷 카페를 갔다.

인터넷은 상당히 느렸지만 애플의 컴퓨터로 한국어 운영체제도 깔려있어 컴퓨터 사용하는데는 무리가 없었다.

“alkaweriszfnew!!!!" "!!!!??saljkfaslj!!!!"

인터넷 페이지가 넘어갈 때마다 라오 커피를 마시면서 기다렸는데 총 3대가 전부인 그 인터넷 카페에서 프랑스 손님과 주인과 말다툼을 하고 있었다.

그들의 말의 내용은 이렇다. 먼저 프랑스 손님은 인터넷이 느리다 그리고 요금은 왜 이렇게 비싸냐.? 그에 대해 사장님은 시간은 제대로 확인하고 시작했으며 원래 이정도면 빠른 거야.! 라고 서로의 입장만 말하기 바뻤다.

결국 대화의 끝은 요금을 조금 깎고 프랑스 손님이 그냥 나가는 걸로 종료가 되었다.

뭐 나도 그 느린 인터넷에 항복 하고 그냥 나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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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를 가든 구름과 초록이 전부다...)


하늘을 보아하니 이제 비는 안 내리고 와도 밤에나 또 올 것 같았다.

어제는 친절한 일본인 도움으로 편안하게 간 ‘왓 푸’를 다시 가기로 생각하고 자전거에 올라탔다.

아.! 걷거나 자전거 타야할 때 준비할게 있다. 물이랑 선글라스 등등 이런 게 아니다.

바로 입 근육을 풀어주고 출발해야 한다.

거기에 아이들 하교 시간까지 겹치면 그 시간의 난 한 마리의 촉새가 되어버린다.

“싸바이 디 싸바이 디 싸바이 디.... 헉헉... 싸바이 디 ^^ 싸바이..이..디.”

외국인은 한명도 안 보인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어디를 가든 나는 ‘짬빠싹’사람들의 호기심과 미소의 시선을 계속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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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 올것 같다..)



마을 중앙 분수대에서 ‘왓 푸’까지 자전거로 20~30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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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왓 푸)







여기 오기 전까지 볼거리는 ‘왓 푸’ 하나이겠거니 하였는데 그건 나의 오만한 착각이었다.

주위 논,강,나무,산,구름,사람들만 해도 볼거리가 넘쳐났으며 아름다웠다.

그런 것들을 보고 있자니 내 마음이 다 정화되는 기분이었다.

그 기분에 탄력을 받아 ‘왓 푸’에서 다시 마을 선착장까지 가기로 마음 먹고 페달을 밟았다.

중간에 10,000낍 하는 슬리퍼를 사면서 그 가게에서 쉬기도 하고 자전거를 타고 가는 나에게 손을 흔들면 난 그 보답으로 손을 흔들어주면서 넘어질뻔 하기도 하고 수줍게 인사하는 소녀도 있고 ‘싸바이 디’를 10번 넘게 연속으로 인사하는 개구쟁이 소년도 있고 눈빛으로 인사하는 아저씨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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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사하라고 이야기하는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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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사 안한다.. 빤히 쳐다보는 아이.ㅎㅎ;;)


18:20

마을 중앙 분수대에서 선착장까지 자전거로 10~15분정도 걸렸다.

가로등이 없는 이곳은 (있어도 안 킴 그러나 집에 있는 분들은 다 켜 놓는 습관이 있음) 해도 빨리 지는데 금방 어두워졌다.

식사시간도 되었고 너무 어두워져 더 이상 다른 곳으로 못 갈듯 싶어 숙소로 돌아갈 겸 식사도 할 겸 되돌아갔다.

저녁은 마을 중앙 분수대 옆에 있는 ‘세이 퉁’에서 식사를 했다. 가격이 다른 곳에 비해 저렴하고 무엇보다 배가 고파 요리를 2개를 시키니 주문 받는 사람의 눈이 놀라면서 “정말.?” 하더니 주방으로 간다.

식당의 규모는 컸지만 오늘도 손님은 나 혼자 조용히 강을 바라보며 오늘도 저녁식사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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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이 보이는 조용한 저녁 식사)



게스트하우스에 자전거를 반납하고 다시 숙소에 있으면 혼자 있기 때문에 주전부리 구입과 산책도 하려고 어두운 밤거리로 다시 나왔다.





밤이 되자 이동식 슈퍼는 다들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고 어두워서 아무것도 안 보이는 거리를 쌩~ 하면서 지나가는 오토바이들 보는 내가 다 무섭다.

그래도 조용한 이곳은 자전거 타기도 좋고 여기는 나만의 무릉도원이었다.




미소가 아름다운 아주머니가 계신 가게에서 과자를 사고 게스트하우스 냉장고에서 물이라 라오비어를 꺼내 방으로 들어갔다.(이곳도 냉장고 위에 룸북이 있어 자신이 먹은 거 직접 체크 후 체크아웃 시 일괄 계산이다.)

손에 있던 과장 봉지와 라오비어를 침대에 던져놓고 바지를 벗으려고 하니 역시나

긴 바지를 입고 상처 부위에 붕대도 안 하고 자전거를 타고 또 걸어 다녀서 그런지 상처가 더 심해지고 바지에는 상처의 결과물(?)들이 흥건히 묻어있었다.

샤워는 아까 했지만 땀과 상처 때문에 또 샤워를 하고 나오니 비가 온다.

“역시 밤에 다시 비가 오는구나. 아.! 그럼 정원에 나가서 술을 못 먹잖아.. 이런.”

분위기 있게 게스트하우스 중앙에 있는 벤치에서 라오비어를 먹으려 했는데...

투덜투덜 거리면서 맥주를 마시고 있는데 그러고 보니 나는 내일 ‘빡세’로 떠난다.

떠나는데.. 음... 짐 챙기기 귀찮은데.. 아.!!! 아까 널은 빨래.!!!

이미 비는 다 맞았지만 다시 짜서 널면 내일까지 마르겠다 생각하고 밖으로 뛰어나갔다.

“어.? 빨래가 어디갔지.?”

내 빨래 널었던 자리에 빨래가 안 보였다.

이번에도 사장님의 배려로 아까 비 왔을 때 내 빨래도 걷어주시면서 비가 안 내리는 곳에 널어주셨다.

6 Comments
사깨우 2008.11.17 10:15  

여유있었던 여행 부럽네요...중심가 삼거리가 분수대였군요...후딱 지나치다보니...ㅋ
빡세가 기대됩니다 워낙 일이 많았던 곳이라........................................................

탕콩 2008.11.20 22:58  

여기 도데체 어디에요 알고 싶어요 ...
어떻게 가야 돼죠???

eavan 2008.11.21 21:55  

사계우님/ 원래 라오스는 4일만에 지나가고 태국에서 보내려고 했는데 결국 라오스 매력에 흠뻑 빠져 생각보다 오래 머물면서 한 지역만 유심히 돌아다녔습니다.^^한국에서 온 제가 생각하기에 부족함이 많았던 이 곳 그러나 이 곳의 사람들은 전혀 부족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더라고요

eavan 2008.11.21 21:59  
탕콩님/현지인은'짬빠싹'이라고 부르고 외국인 '참파싹' '참빠싹'으로 부르는 곳으로 위치는 '빡세' 아래 4천개의 섬 시판돈 위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
만약 캄보디아에서 가신다면  남부 동크라우(육로)국경을 건너 시판돈을 거쳐 가는 방법이 있고 태국에서 가신다면 우본에서 '빡세'로 가 아래로 내려가시던가 농카이(우정의 다리)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 자세한 이야기 듣고 싶다면 쪽지 주세요 ^^ 북부도 아름답지만 아직은 여행객 발길이 잦은 남부도 아름답답니다..^^
mil 2008.11.26 15:30  

ㅎㅎ저도 10월에 캄푸이에 묵었었는데.. 주인 아저씨 은근 신경 많이 써주셨어요. 배탈 났다니깐 일본 친구들한테 받은 약들 한상자 꺼내서 약도 찾아 주시고.. 같이 술도 마셨다는.. 짬빠삭은 전원도시같은 동네라 좋았는데 제가 자전거를 못타다보니..ㅡㅡㅡ 자전거 타실줄 아시는 분에게 강추인 동네~ 

빛난웃음 2008.12.09 13:09  
와~ 여행기 전체에서 외로움이 묻어난다. ^^

그래서 점점 이야기가 생겨난달까. 역시 라오는 아직은 천국이라고 생각해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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