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 - 쓰촨성에서 라오스까지, 이요
쓰촨성에서 라오스까지
참으로 먼 길이다.
쓰촨성에서 라오스까지 가는대 적어도 이틀을 잡아야된다.
우선 쓰촨성 청두에서 윈난의 쿤밍까지 가는데 기차로 18시간.
그리고 쿤밍에서 저녁에 출발하여 쿤밍과 라오스의 국경지대인 '멍라'에 아침에 도착하는 썩어빠진 거지 돈통 같은 침대버스가 약 15시간이 소요된다.
거기서 끝이 나느냐.?
또 그건 아니지,. 라오스국경지대에 아무것도 없는데 도시까지 가야될 것 아닌가.
그 도시 이름이 '루앙남타'이며, 멍라에서 루앙남타까지는 약 5시간 정도 소요되었던 걸로 기억한다.
루앙남타.
라오스, 두번째 라오스를 여행하게 되는 출발점이 된다.
라오스를 다시 방문하게 될 거라고 알고 있었다.
4년전 처음 라오스를 방문 했을 때 그 편안하고, 새롭고, 오염되지 않은 모습에 반해서는,
(아.. 이런 말 사람들 하두 많이 떠들어 대서 지겹지만 나에겐 사실이다..)
늘 다시 한번 가겠다고 다짐했으니 말이다.
2일동안 편히 쉬어보지도 못하고 루앙남타에 도착했는데 거리에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숙소를 구하려고 길거리를 왔다갔다 하다가 레스토랑에 앉아있는 동양인한명이 그날 내가 본 외국인 전부다.
아..
따지고 보면 라오스 사람들도 외국인이구나.
이요
이요는 라오스에서 처음 사귄 여행객이다.
일본 카고시마현에서 왔다고 한다.
나보다 2살이 어렸는데, 나는 늘 내가 동안이라고 생각한 터에, 우리 둘 나이가 얼쭈 비슷하게 보인다.
네 글자의 성이 있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지금 생각해보려고 해도 자꾸 '미쯔비시 이요, 다마쿠치 이요', 등등 말도 안돼는 이름만 떠오른다.
그녀는 일본인이며, 키가 큰 편이고 웃는 모습이 매력적인 여자다.
라오스에 처음 도착한 날 '비어라오' 맥주 세 병을 마셨더니 완전 가서 오후 5시에 잠들 기 시작하여 다음날 9시까지 숙면을 취하여 일어난 뒤 숙소 레스토랑에서 바나나쉐이크를 마시고 있는데 2층에서 그녀가 내려왔다.
그녀는 내가 루앙남타에 도착한지 몇시간 채 되지 않아서 도착했는데, 그녀도 나와 같이 쿤밍에서 징홍까지,
징홍에서 루앙남타까지 왔다고 한다.
그녀는 마리화나를 무척이나 좋아했는데, 므앙씽에서 마리화나를 구입, 씨를 모은다.
'너 그거(씨) 왜 모으니?'
'일본에 가서 키울꺼야'
(물론 이런 어려운 문장을 영어로 표현하지 않고, In japan,,,그러며 씨를 뿌리는 시늉을 한다.)
'어떻게 들고 갈꺼니.?'
' 몰라..'
그래..
들고 가봐라.. 니가 무슨 목화씨 들고가는 문익점이가.. 들고가지 마라는 거 들고가게..
이요는 여느 일본인들과 비슷하게 해외배낭여행 경험이 굉장히 풍부하다.
이요의 직업을 물어보니 없단다.
학생이냐 물으니 아니란다.
그럼 뭐하냐 하니,
여행한단다..
여행을 마치면 약 두달간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하는데, 어떤 아르바이트냐고 물으니 무슨 사모팩토리에서 일한다고 하던데, 하는 일은 잡은 생선의 배를 가르고 내장을 빼어내는 일을 한단다.
그럼 일 마치면 뭘 할꺼냐 물으니, 남인도를 여행한단다. 예전에 북인도만 돌아서 남인도에 가보질 못했다면서...
'너.. 그럼 언제까지 여행할꺼니.?'
'앞으로 2년동안 더.'
'그 후에는?'
'그 때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고, 결혼해야지'
'네 꿈이 뭔데.?'
이요는 곰곰히 생각한다.
그리고 말한다. 행복한 가정의 주부가 되는 것이 자기 꿈이라고.
나는 영어를 잘 못한다.
하지만 일본인 앞에서는 자신있게 틀리든 말든 영어로 잘 지껄인다. 영어를..'우아..... 진짜 잘한다...' 라고 느끼게 만든 일본인은 많이 없다. 그래서 인가보다, 김천주의 자신감은 일본인을 만날 때 더욱 더 빛난다.
한번은 내가 이요에게 말했다. 바다가 너무 가고 싶다고.
이요가 물었다.
'너.. 그녀를 좋아해?'
'뭐..?'
'그녀를 좋아하냐고..'
'누구?'
'그녀..S E A '
어떻게 SEA가 <쉬>냐고... ...
태국 치앙라이까지 그녀와 약 2주일간의 여행을 같이 했고, 헤어지기 전에 이요가 말했다.
'여행은 꿈이라고 생각해'
그럼 나는, 이요의 꿈속에서 만난 친구가 되는 셈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