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일주 배낭 여행 일기] 21. 탁발행렬은 좋았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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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일주 배낭 여행 일기] 21. 탁발행렬은 좋았으나...

천몽 2 3321

어제 예약한 동굴 가는 일일투어 가는 차 시간이 8시에 있고 아침 일찍 6시에서 7시 사이에 탁발 행렬이 있어서 일찍 일어났다. 탁발 행렬의 경우 내일 봐도 되기 때문에 크게 보고 싶은 생각이 없었지만 일찍 일어나진김에 탁발 행렬이나 볼까 하고 씻지도 않은 숙소를 나와 봤는데 우리 게스트 하우스 앞에 있는 어느 여자가 내려 오라고 손짓을 했다. (묵고있는곳이 2층였는데 문을 열면 길이 내다 보인다)

지금 하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어 카메라만 주섬주섬 챙겨들고 나갔다. 손짓했던 여자를 포함해서 2명 있었는데 웃으면서 밥과 음식을 쥐어주며 탁발 중인 승려에게 주라는 시늉을 한다. 아무래도 돈을 내야 되는게 아닐까 싶어 돈이 없다고 말했는데 자꾸 게스트 하우스 머니 어쩌고 한다.

돈이 없다는데 왜 그러지? 혹시 게스트 하우스에서 돈을 미리 지불했나 하는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생각을 그땐 왜 했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그래서 그네들이 주는 음식을 받아들고 승려들에게 줬는데 내가 탁발 행렬이 지나가는 중간에 나왔기 때문인지 행렬이 금방 끝났다. 그러자 손짓으로 길을 가르키며 탁발 행렬이 길을 따라 돌아오기 때문에 저쪽 길로 가면 다시 볼수 있을것이라는 바디 랭귀지를 했다.

알려준 길로 가는데 이들도 자기 물건들을 챙기더니 따라왔다. 참 친절 하군. 길을 따라 행렬이 올 길가에 도착했는데 이들이 자리를 잡고 돗자리를 펴더니 무릅 꿇고 음식을 주는 시늉을 한다. 그렇게 하라는 얘기인가 보군. 시키는데로 하면서 음식 한 바구니를 비웠는데 음식을 또 주길래 아무래도 이상했다. 사진도 찍어야 하니 그만 됐다고 정중하게 거절했다.

그렇게 탁발 행렬의 사진들좀 찍고 숙소에 돌아가는데 그 둘이 계속 따라왔다. 숙소에 들어가려고 하니 돈을 내라고 했다. 으..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군. ㅠ_ㅠ 세상에 공짜가 어디있냐라는 말이 새삼 가슴을 후볐다. 그런데 이건 해도 너무 하는거 아냐? 자기네 둘이 붙었으니 한 사람당 5만낍 해서 10만낍을 달라니.. 너무 비싼거 아냐? 으~ 이거 완전 덤탱이 쓰는 기분이 들었다.

숙소에 들어와 지갑을 보니 라오스 돈은 5만낍 정도 밖에 없었다. 태국돈이나 달러가 있긴 했지만 그냥 5만낍으로 흥정 해봐야겠라는 생각을 하고 지갑에 라오스돈만 남기고 나머지는 숙소에 놓고 그녀들한테 갔다. 지갑을 보여주며 이거 밖에 없다 이게 다라고 그러니 의외로 순순히 알았다고 했다. 그나마 다행이군. 휴...

투어 나갈 준비를 하고 나와서 아침을 먹으러 갔는데 돼지고기 들어있는 바게트와 국수가 전문인 듯한 식당였는데 빡벵에서 먹었던 쌀국수 '훠'가 너무 맛있었기에 그걸 시켰다. 근데 맛인 빡벵이 훨씬 나았다. 아침을 먹고 여행사에 갔는데 함께 갈 다른 일행이 있다고 해서 잠시 기다렸다.

잠시후 들어오는 일행들을 보니 아는 얼굴들이었다. 여기 루앙프라방에 오는 슬로우보트에 같이 탔던 사람들였는데 하도 시끄럽게 떠들고 놀길래 중국인들인줄 알았었다. 생긴 모습도 중국인 같아서 그런줄만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인도네시아에서 왔다고 했다. 완전 의외였다. 대부분 피부도 희어서 그쪽 나라에서 왔을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말이다.

아무튼 그쪽 커플(?)일행 4명과 우리 2명 이렇게 6명이서 투어를 나섰다. 8시쯤 출발해서 배를 타고 동굴에 갔다가 수공예 제품과 전통술을 만드는 마을에 들렸다 오는 코스였다. 동굴까지 배타고 가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1시간 30분정도 걸린듯하다.

동굴은 2개 있었는데 크기나 깊이도 그렇고 그닥 볼게 많지는 않았다. 동굴 구경하고 돌아오는 길에 들린 마을도 그저 그렇고.. 단 술 몇가지 종류를 시음해봤는데 그건 꽤 마실만 했다. 물론 시음만 하고 술은 안샀지만..

투어를 마치고 선착장에 도착하니 1시가 조금 넘은 시간였는데 인도네시아 일행들은 쾅씨 폭포를 연달아 구경 가기로 했다고 해서 작별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점심 시간도 됐고 하니 뭘 먹으러 가야 겠는데 DK가 태사랑에서 뽑아온 루앙프라방 지도를 보니 불고기 하는 곳이 있었다. 과연 진짜 불고기일까 라는 의심을 하긴 했지만 일단 그곳으로 결정했다.

어차피 점심 먹고 사원 돌아다니려면 자전거가 필요하지 싶어 대여를 했다. 불고기를 한다는 식당은 쉽게 찾을 수 있는데 문제는 메뉴판을 아무리 봐도 불고기가 어떤건지 알수가 없었다. 아니면 그런 음식 자체가 없던가.. 우린 실망한체 어쩔수없이 다른 음식을 시켜 먹고 나왔다.

자전거를 타고 5개 정도의 사원을 가봤는데 그다지 기억에 남을 만한 장소는 없었다. 이들 중에 왓 씨앙통이라는 사원은 입장료가 가이드북에 나와있는 금액보다 2배 비싼 2만낍 였는데 솔직히 돈이 아까웠다. 원래는 사원을 다 돈 다음 푸씨 일몰을 보려고 했는데 이상하게 어찌나 피곤하던지 그냥 숙소에 돌아가서 잠을 좀 자기로 했다. 날씨도 비가 오고 해서 일몰을 제대로 보기 힘들것 같아서 그러기도 했고..

한숨자고 일어나니 8시가 약간 넘은 시간. 어제 구경했던 야시장에서 옷도 살겸해서 나왔다. 돌아다니며 가격을 대충 알아보니 바지는 15000낍까지 상의는 3500낍 까지 깎을 수 있는듯 했다. 이거 살까 저거 살까 망설이다가 쏙 마음에 드는 디자인의 옷이 없어 나는 못샀는데 DK는 상의를 하나 샀다.

라오스 이 나라에서 쇼핑하기 제일 좋은 도시가 여기 루앙프라방이라는데 나중에 후회하는거 아닐지 모르겠군. 저녁을 굶은 상태라 과일을 좀 사고 크레페를 사러 갔는데 그 곳에서 한국분들을 만났다. 부부였는데 좀 전까지 한국 여자 일행 2명이 자기들과 오랫동안 있다가 떠났다며 참 운도 없다며 우스개 소리를 하셨다. 으.. 아쉬워라. ㅠ_ㅠ 인연이 되면 만날 기회가 오겠지.. 아쉬움을 뒤로 한채 숙소에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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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출내역

아침 20000낍
점심 42000낍
사원입장료 20000낍
음료수 8000낍
아이스크림 5000낍
음료수 5000낍
크레페 10000낍
맥주 10000낍
숙소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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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솜누스 2008.03.17 06:55  
  하하...당하셨군요..^^;;..저도 그렇게 무차별 당하는 한 서양 남자를 보고 실소를 금치 못했지요...왜냐면 나중에 니가 그냥 줬잖아...뭐 이런식으로 웃으면서 끝까지 돈을 안줘서 그 아줌마 울상이었거든요..하하
수이양 2008.03.30 19:57  
  읽다보니마이 읽은 느낌 ㅋ 블로그에서 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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