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함께하는 라오스 여행기 7 (루앙프라방 둘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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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함께하는 라오스 여행기 7 (루앙프라방 둘째날)

선인도하 2 4654

1월 26일(금)

어제의 장거리 이동으로 정신없이 꿈나라에서 헤매고 있는데, 갑자기 북소리가 울리기 시작한다. 한 군데도 아니고 시간 차를 두고 사방에서 북소리가 울려온다. 탁상 시계를 보니 새벽 4시다. 어제 오후 4시에 저녁 예불 북을 치더니 새벽 4시에 새벽 예불 북을 치나보다. 우리 게스트 하우스를 둘러싸고 사원이 4군데나 되니 사방에서 북소리가 스테레오로 들려온다. 이들에게는 성스러운 의식이련만 피곤한 여행객에게는 잠을 방해하는 커다란 소음일 뿐이다.

한번 잠을 깨니 다시 잠을 청하기도 어렵다. 침대에 누워 뒤척이다가 딱밧을 보기위해 6시에 숙소를 일찍 나선다. 어제 딱밧 시간을 물어보니 대답하는 사람마다 시간이 틀리다. 새벽 6시 부터 7시까지 대답이 다양하다. 결론은 6시 사이에서 7시 사이에 골목길을 도는 것 같다.

타논 싸까린 거리에는 벌써 딱밧을 기다리는 현지인과 여행객들이 붐비고 있다. 스님들에게 공양을 할 밥과 과일을 파는 상인들과 외지에서 온 듯한 라오스인, 배낭 여행객 등이 섞여 부산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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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단체 관광객을 위한 거창한 딱밧 준비>

부산함을 피해 숙소 근처로 이동을 하니 주위 사원에서 스님들이 탁발을 하기 위해 줄을 서서 출발하고, 근처 주민들이 조용하게 스님들을 맞이하며 공양을 올린다. 타논 싸까린보다는 여기가 조용한게 진정한 딱밧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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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들이 이 거리를 거쳐서 타논 싸까린으로 이동을 하기에, 나도 사진 촬영을 하기 위해 다시 이 거리로 이동을 한다. 타논 싸싸린 거리에는 아까보다 훨씬 많은 관광버스와 단체 관광객이 어우러져서 소란함이 장터를 방불케 한다.
경건한 의식인 딱밧은 모두 없어지고, 관광 상품이 되어버린 축제행사 만이 남아있다는 느낌을 떨칠수가 없다. 새벽안개에 싸인 고요한 거리에서 조용하고 경건한 의식을 기대했던게 무리였나? 씁쓸한 기분을 떨쳐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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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로 돌아와 어제 미리 사둔 과자와 음료수로 아침을 대신하고, 숙소 입구에서 빡우 동굴 투어 픽업을 기다린다. 잠시 후 스쿠터를 탄 사내가 등장하더니 자기가 오늘 투어 픽업을 나왔단다. 먼저 스쿠터 뒤에 나를 태우고 선착장에 데려다 주고, 다시 돌아가 아내를 태우고 선착장으로 온다. 걸어서 5분 거리를 스쿠터로 픽업을 해 주는 정성이 고맙기도 하면서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잠시 후 슬로보트에 올라타니 순식간에 보트가 가득차고, 기다리는 시간도 없이 바로 정시 8시 30분에 보트가 출발을 한다. 그런데 보트가 출발하자 보트 속도 때문에 맞 바람이 우리들에게 그대로 불어온다. 아직 시간도 이른데다 하필이면 날씨까지 구름이 잔뜩껴서 추위가 장난이 아니다. 반 바지에 반 팔티셔츠만 입고 온 나는 순식간에 온 몸이 얼어 붙는 것 같다. 아내와 내가 가지고 있는 손 수건으로 다리를 감싸고 팔짱을 껴봐도 추위를 이겨낼 수가 없다. 내가 미쳤지! 어제 오후 날씨만 생각하고, 이런 옷 차림으로 보트를 타다니....

20분 정도가 지나니 다행히 실크마을에 잠시 구경을 하고 가란다. 실크 마을에 들른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지만, 잠시 추위를 피할 수 있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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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마을 선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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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 마을에서는 15분 동안 대충 둘러보고 다시 보트는 출발한다. 출발하자 불어 오는 바람에 다시 추위 고문이 시작된다. 추위 때문에 메콩강가에 펼쳐지는 풍경도 눈에 들어 오지도 않고, 빨리 동굴에 도착하기만을 빌어 보지만 보트는 1시간 이상을 계속 쉬지않고 강을 거슬러 올라간다. (부디 이 글을 읽는 분들은 건기에 빡우 동굴로 가실때는 단단히 복장을 챙겨서 가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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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콩강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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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의 항해 후 배는 반상하이 마을에 우리를 내려 놓는다. 예전에는 항아리를 만들어서 항아리 마을이라 불렸다는데, 지금은 '라오라오'위스키를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들고 있단다. 마을 어른이 제조법을 설명하는데, 술 제조 방법이 우리나라 안동 소주를 만들어내는 방법과 흡사한 방법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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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하이 마을 선착장>

숯불에 구운 우리나라 뻥튀기 비슷한 과자를 한 봉지 사서 먹으면서 동네를 한 바퀴 돌아보면서 추위를 잠시 피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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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우리네 누나같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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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착장 기념품 판매 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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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0분 정도 마을에 머문 후 보트를 타니, 이젠 햇빛도 나고 제법 날씨도 따뜻해져서 견딜만하다. 마을을 출발하고 20분이 지나니 저 멀리 빡우 동굴이 보이기 시작한다. 동굴 입구 선착장에는 벌써 여러대의 보트가 대기하고 있고 많은 관광객이 동굴로 올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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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아래 동굴 2개 중 사람들이 많지 않은 위쪽 동굴을 먼저 둘러보기 위해 계단을 열심히 올라가 본다. 한참 숨을 헐떡이며 올라가니 이 동굴은 그야말로 '휑'하니 볼 것이 전무한 상태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아래쪽 동굴로 이동을하니 수 천개의 작은 불상이 있기는 한데, 문외한인 내가 봐도 예술성이나 역사성이 전혀 엿 보이지는 않는다. 추위에 고생한것이 억울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이국적인 메콩강을 구경했다는데 오늘 투어의 의미를 두기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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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빡우 동굴에서>

40분 동안 동굴 구경을 마치고 오던 길을 되돌아 루앙프라방 선착장으로 돌아오니 시간이 벌써 오후 1시 20분이다. 아침 식사도 제대로 못 하고 추위에 떨었더니, 배도 고픈게 따뜻한 국수 생각이 절로 난다. 어느 분이 태사랑에서 강추한 닭 칼국수 집을 가기로 하고 우리는 부지런히 발길을 옮겨본다. 정보대로 우체국과 분수를 지나 겨우 닭 칼국수집을 찾아낸 우리!!!
그런데 겨우 찾아간 국수집 아줌마는 방에 누워서 시간이 늦어서 점심식사 시간 장사가 끝냈단다. 이렇게 황당할수가....

할수없이 국수집을 나서서 시내 쪽으로 되돌아 오는데, 오늘 동굴 투어를 같이 했던 한국분들이 길거리 음식점에서 칼국수를 드시고 있다. 어제도 이집에서 국수를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오늘도 다시 이 집을 왔단다. 반가운 마음에 우리도 국수를 주문하고 먹는데, 국수 맛이 그야말로 끝내준다. 양이 적어서 한 그릇 더 주문을해서 고추장을 풀어서 국수를 먹으니 한국에서 먹던 칼국수 맛과 흡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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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에서 우체국 못 미쳐서 있는 국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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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국수 3그릇을 비우니 배도 부르고 이제는 모든것이 눈에 제대로 들어온다. 숙소로 돌아와 잠시 휴식을 취하고 오늘 오후는 루앙프라방의 대표적인 사원 순례를 하기로 한다.

먼저 툭툭을 타고 왓 위쑷나랏에 도착해서 부처님의 진신 사리탑인 수박탑을 구경하고 바로 옆에 있는 왓 아함을 둘러본다. 그런데 루앙프라방 사원들은 사원 입구에서 입장료를 받지 않고, 사원 경내에서 입장료를 징수하는 시스템이라 왓 위쑷나랏에서는 대웅전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하니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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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 위쑷나랏 사리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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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 아함>

다시 툭툭을 타고 루앙프라방을 대표하는 왓 씨앙통으로 이동한다. 마침 이때 시간이 오후 4시여서 어제처럼 오후 예불을 알리는 북을 치기 시작한다. 어제 북치는 장면을 보지 못한 아내는 열심히 북치는 스님들을 구경하고 나는 오후 햇살에 빛나는 사원 경내를 촬영해 본다. 이 사원을 대표하는 왕실 영구차를 보관하고 있는 황금색 건물과 본당의 모자이크가 햇살을 받아 제대로 그 모습을 보여 준다. 역시 이 사원은 이 시간에 와야 자기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 주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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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 씨앙통 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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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당의 모자이크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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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 영구차를 보관하고있는 홍 껩 미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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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왓 씨앙통 구경을 마치고 슬슬 걸어서 시내 중심가쪽으로 이동을 하면서, 길가에 있는 조그마한 사원을 구경을 해 본다. 사원 경내에는 젊은 스님들이 장난도 치고, 동네 꼬마들도 사원 앞 마당에서 춤을 추고 놀기도 한다. 번잡하고 큰 사원보다는 이렇게 작은 사원이 우리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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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 경내에서 라오스 전통 춤을 추고 있는 아이들>

칸 강가에 도착해서 강 건너 마을을 쳐다고보니 마을 사람들이 살고있는 일상생활을 그대로 엿 볼 수가 있다. 저물어가는 저녁 햇살에 물놀이를 하는 아이들과 농사를 짓는 농부, 마실 나온 동네 사람들이 한 폭의 그림과같이 어우러져서 우리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예전에 우리 풍경과 어쩌면 그리 닮았는지... 아내는 라오스의 편안한 분위기가 왕위앙보다도 더 좋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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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강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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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가에 앉아서 평화로운 시간을 만끽한 우리는 어제처럼 야 시장으로 향한다. 시장 골목을 실컷 구경하고 스카프와 기념품 한 개를 구입해 보기도 한다. 루앙프라방의 매력은결국 이런것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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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앙프라방의 매력에 흠뻑 젖은 우리는 메콩강가로 이동해서 뷰 캄콩 레스토랑을 찾아간다. 이 곳 역시 분위기도 좋고 최고의 음식맛을 보여 준다. 특히 파파야 샐러드인 땀 묵 훙 맛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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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 캄콩 레스토랑>

저녁 식사 후 LOTUS맛사지에 가서 발 맛사지까지 받고 숙소로 돌아오니 피로도 싹 풀리고 오후의 즐거운 여정이 어우러져서 우리는 행복한 여행객이라는 마음이 저절로 든다.

<오늘의 사용 경비>

1. 빡우 동굴 입장료 : 20,000낍(10,000*2)
2. 칼국수 중식 : 15,000낍(5,000*3)
3. 툭툭 : 20,000낍(10,000*2회)
4. 왓 아함 입장료 : 20,000낍(10,000*2)
5. 왓 씨앙통 입장료 : 20,000낍(10,000*2)
6. 로터스 발 맛사지 : 60,000낍(30,000*2)
7. 야시장 쇼핑 : 75,000낍(스카프 50,000 + 기념품 25,000)
8. 뷰 캄콩 석식 : 68,000낍
9. 숙소 세탁비 : 9,000낍
10. 숙박비 : 13달러
11. 기타 : 17,000낍(물, 과자, 과일 등)

총 사용 경비 : 13달러, 324,000낍

2 Comments
fusion12 2007.02.19 20:10  
  좋은 여행기에 작년 2월의 라오스 여행이 떠오릅니다.
여행기를 쓴다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인데 좋은 글과 사진 잘보고 갑니다.^^
zippy 2007.08.10 15:48  
  정말 ... 루앙프라방.. 멋진곳이죠 ...
작년 여행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중에 하나였쬬.. 사진도 너무나 좋은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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