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함께하는 여행기 2 (위앙짠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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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함께하는 여행기 2 (위앙짠의 하루)

선인도하 9 6141

1월 21일(일)

라오스의 수도 위앙짠은 우리말로 달의 도시란다. 메콩강을 흐르던 달이 숨을 멈추고 잠시 쉬는 '달이 걸린 곳'이란다.
내가 가본 수도 이름 중 제일 예쁜 수도의 이름이다.
볼것도 없고 물가도 비싸서 남들은 도착하자 마자 바로 떠난다고 하지만, 그래도 그 나라에 도착하면 일단 수도를
하루 이틀 정도는 겪어봐야 그 나라를 알수 있다는 평소의 지론 때문에 오늘 하루는 위앙짠을 둘러 보기로 했다.

아침에 일어나니 계속되는 이동과 불편한 침대 때문에 둘다 허리가 많이 아프다.
그래도 8시간을 넘게 잤더니 피로는 많이 풀린 것 같다.
RD 1층에 가니 조그마한 부엌이 있다.
전기로 조리할 수 있는 렌지와 싱크대, 식탁 등이 갖춰져 있다. 직원한테 문의를 하니 신라면을 각자 끓여 먹고
밥과 김치가 무한정 제공이 된다고 한다.
가격은 라면 1개에 15,000낍. 해외에서 먹었던 라면 가격 중에 제일 저렴한 가격이다.
그럼 당연히 오늘 아침식사는 여기에서 해결을 봐야지!

아침식사 후 남 사장님께 궁금한 여러가지를 문의를 하니 모든 답변을 친절하게 해 주신다.
외국에 여행을 와서 처음 도시에서 우리나라 분이 운영하는 숙소에서 우리나라 말로 안내를 해 주는
숙소가 있다는게 얼마나 든든하고 흐뭇한 일인가.
간혹 다른 나라에서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하는 우리나라 분들에게 많은 분들이 불만 사항을 온라인에서
토로하는 경우를 종종 보는 경우를 종종 보게된다.
이는 우리나라 분이 운영한다는 이유로 너무나 많은 기대를 해서 생긴 일이 아닌가 한다.
그 분들도 어려운 여건 속에서 일종의 영업을 하는 것이고 많은 손님을 상대하다 보면 실수도 하는건데,
같은 한국인이라고 너무나 많은 대우를 바라는것이 아닌지 생각을 해 본다.
RD의 경우에도 온라인에서 비호감의 글을 많이 봐서 문득 생각이 나서 남 사장님과 이에 대한 많은 대화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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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첫 일정은 BCEL은행에 가서 환전부터 해야한다.
미리 준비 했던 태국 바트화도 다 떨어졌고 달러화 밖에 없으니 무조건 환전이 필요하다.
지도대로 메콩강을 따라 도보로 5분정도 가니 환전소가 나타난다.
가이드 북대로 8시 30분에 영업을 개시한다고 해서 시간을 맞춰서 갔는데 아직도 직원이 출근 전이다.
한 10분정도를 기다리는 그제서야 직원이 출근해서 문을 열고 자기 정리를 다하고 환전을 해 준다.
오늘의 환율은 50달러 이상의 고액권인 경우 1달러 대비 9,695낍이다.
대략적으로 라오스 낍 대 우리나라 원화가 10대 1 정도의 비율로 계산이 되는 것 같다.
150달러를 환전하니 1,454,000낍을 준다. 이 돈으로 이번 라오스 여행 끝까지 버틸수 있어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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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전을 마치고 메콩강을 끼고 계속 걸어가니 대통령궁이 나온다.
그런데 이 궁에 대통령이 거주 하고 있는거야? 왜 이렇게 경비가 허술한지 이해가 가지를 않는다.
위병소에는 근무하는 위병도 보이지 않고 궁 내부도 텅텅 비어있는 느낌이 든다.
골목을 끼고 돌아 왓 파깨우로 들어선다.
입장료(5,000낍*2)를 내고 들어서니 아직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도 별로 없고 한적한 사원의 분위기가 팍팍 난다.
책에는 본당 외부에 비를 부르는 부처님이 인상적 이라는데, 아무리 둘러 봐도 인상적인 부처님을 찾을수가 없다.
이것참 내눈이 잘못된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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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 파깨우를 나오니 바로 앞에 왓 씨싸껫이 있다.
위앙짠에 있는 사원 중에 탓 루앙을 제외하고 제일 볼거리가 많은 사원이라고 해서 기대가 많이 된다.
역시 설명대로 회랑에는 많은 불상이 놓여 있어 한동안 발길을 머무르게 하는 힘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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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 씨싸껫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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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 씨싸껫을 나서서 슬슬 걸어서 딸랏싸오 정류장으로 이동을 한다.
여기가 위앙짠의 중심부에 해당하는 것 같은데 상당히 소박한 모습이다.
고층 빌딩도 없고 차량도 많지도 않다.
그래도 책에서 보던 예전의 라오스 모습보다는 많은 발전이 이루어진 모습이다.
도로에는 포장이 되어있고 인도에도 보도 블럭이 많이 깔려있다.
여기 저기서 많은 공사가 행하는 것을 봐서 최근에 급격하게 위앙짠이 변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딸랏싸오 버스 정류장에 찾아가서 어제 내린 장소를 찾아가니 14번 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버스를 탑승하니 어제 우리가 내렸던 국경을 거쳐 50분만에 씨앙 쿠안에 우리를 내려 준다.
입장료로 5만낍을 주니 잔돈으로 2만낍을 내어준다.
분명히 1인당 입장료가 5,000낍에 카메라 촬영료 2,000낍해서 총 12,000낍인데 잔돈을 적게 준다.
그 자리에서 다시 돈을 세보고 항의를 하니 그때서야 8,000낍을 내어준다.
씨앙 쿠안에 가시는 분들은 잔돈 확인을 꼭 해보도록. 실수가 아니고 고의성이 짙은 매표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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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지상, 천상을 표현한 3층 전망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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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탑에서 바라본 풍경>

씨앙 쿠안은 1958년에 분루아(Bounlua)라는 성인이 불교와 힌두교를 접목시킨 자신의 독창적인
우주관과 삶의 철학을 설파하기 위해서 공원을 조성했다고 한다.
왠 소승불교 국가에서 힌두교의 색채가 강한 이러한 공원을 만들었을까?
동남아 지역은 인도에서 먼저 힌두교가 전파되고 후에 불교가 전파되어서 힌두교와 불교가 혼재되는 양상이 강한 것 같다.
앙코르 왓트 지역에도 힌두교와 불교가 혼재된 유적지다 많지 않은가.
중국을 거쳐 불교만이 전래된 우리의 시각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은것도 사실이다.
이 공원의 첫 느낌은 지옥과 현세 극락, 탄생과 유지와 파괴의 힌두 사상이 혼재된 사상이
조각에 그대로 투영이 되어서 기괴한 조각상이 많다.
하지만 평범한 우리가 보기에는 이러한 깊은 뜻 보다도 기괴한 조각에 더욱 흥미가 가는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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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반불의 뜻하는 와불과 부처가 득도하는 과정의 고행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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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볕에서 씨앙 쿠안 구경을 마치니 12시 30분이다.
아내는 피곤하고 배도 고프니 공원 강가에 있는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쉬었다가 가자고 한다.
하지만 나는 위앙짠 시내에 있는 남푸 커피에 가서 카오 삐약이 먹고 싶어서 위앙짠에 가서 식사를 가자고 우겨서
결국 버스를 다시 타고 딸랏싸오 정류장으로 돌아 왔다.
지도를 보고 남푸 커피를 찾아가는데 탓 담이 나타난다. 잠깐 사진 촬영을 하고 가자고 하니 아내가 배가 고프다고 화를 낸다.
그래도 할수 있나.
일단 사진 촬영을 마치고 남푸 커피를 찾아 가니 일요일이라 영업을 안 한다고 한다.
배도 고프고 아내한테 눈치가 보여서 얼른 고급스러운 컵짜이 드 레스토랑으로 자리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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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탓 담 풍경. 아내의 눈치를 보면서 사진 촬영>

그런데 이 식당이 서양인 천지에 실내와 실외 시설이 우리나라 강남에 있는 카페에 못지 않게 훌륭하다.
위앙짠의 관광객을 상대로 한 시설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아내와 나는 살짝 실망이다.
여행객만을 위해 이렇게 시설을 투자하고 관광객만이 손님으로 있는 시설은 솔직히 우리의 여행 취향에는 맞지않는다.

볶음국수와 레몬 홍차로 식사를 마치고 라오스의 상징인 탓 루앙으로 출발하기로 한다.
남 사장님께 얻은 정보대로 툭툭을 3만낍에 흥정을 해서 출발해서 파투싸이를 지나자 오른쪽으로 불탑이 휘황한 자태를 드러낸다.
부처의 가슴뼈가 묻혀있고 라오스 국가 표장과 지폐 등에 등장하는 그야말로 라오스의 상징이다.
중앙탑은 오후의 햇살을 받아 탓 루앙은 누런 황금빛이 더욱 빛난다.
탓 루앙을 방문하는 시간을 두고 고민을 했는데, 역시 오후에 방문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느낌이 든다.

탑 중앙에는 16세기 탓 루앙을 쎄타티랏 왕의 동상이 중앙에 자리하고있고,
연꽃 받침대 위에는 옥새를 엎어놓은 듯한 중앙탑이 자리하고 있다.
미얀마 양곤의 쉐다곤 탑 보다는 규모도 작고 화려함이 떨어지지만
그래도 라오스를 대표하는 탑이라서 그런지 많은 관광객으로 붐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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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타티랏 왕 동상 위엄보다는 친근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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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탓 루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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탓 루앙 구경을 마치고 파투싸이(독립기념문)로 걸어가려니 멀리 까마득히 보이고 날씨는 덥고,
아내가 도처히 걸어서는 못 가겠단다.
할수있나 또 툭툭이와 흥정을 해서 1만낍에 파뚜싸이까지 가기로 한다.
솔직히 오늘 씨앙쿠안만 아니면 자전거를 빌려서 위앙짠을 다니고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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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투싸이는 1958년에 라오스가 프랑스에서 독립한것을 기념해서 만든 기념물인데,
아이러니컬하게도 파리의 개선문과 비슷한 형태로 지었다고 말들을 한다.
하지만 그당시에 모든 기념문의 모티브가 파리의 개선문인데 어찌 이 형태에서 자유로울수가 있겠는가.
우리나라의 독립문도 결국은 파리의 개선문을 모방해서 건설했다고 하지않는가.

기념문 정상에 올라서 라오스 시내를 바라보니 나즈막한 스카이 라인에 편안한 느낌이 다가온다.
언젠가는 이들도 앞으로는 도시화가 진행되면 고층 발딩도 생기고 큰 도로가 생길텐데,
되도록 현명하게 도시화를 진행해서 우리의 서울처럼 개선문과 탓루앙이 도시의 빌딩숲에 파묻히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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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투싸이 구경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니 어느덧 시간이 오후 4시 30분이다.
사장님과 여행을 온 한국분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메콩강 가로 석양을 구경을 간다.
RD근처는 여행객들이 모이는 숙소와 식당등이 밀집 되어있는 것이 작은 규모의 카오산 로드가 연상된다.
강가에는 벌써 야외 포장마차가 설치되고 많은 사람들이 자리에 앉아 일몰을 기다리고 있다.
나는 메콩강으로 지는 석양을 촬영하고 아내는 현지인들과 같이 강가로 내려가서 구경을 한단다.
한참만에 아내가 나타나길래 "어땠어" 물어보니 "좋았어"라고 간단히 대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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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콩강의 일몰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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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몰을 구경하고 저녁 식사는 어제 봐두었던 한국식당인 대장금으로 직행.
오늘 저녁식사가 라오스 여행 중에 한식을 먹을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데 어찌 포기하랴.
대장금에서 된장찌개와 김치볶음밥으로 맛있게 식사를 마치니 아내가 오늘은 꼭 강가 포장마차에서 맥주를 한 잔 하자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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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가의 식탁에 자리를 잡으니 생수통 속에 촛불을 넣어서 테이블마다 두니 분위기도 절로 살고
강가에서는 풀벌레와 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나름 분위기도 살고 볼거리도 제법있는데 누가 위앙짠을 빨리 벗어나라고 하는가.
오늘 위앙짠에서 보낸 하루는 절대로 잘못된 선택이 아니라는 것이 우리의 공통된 의견이다.

<오늘의 사용 경비>
1. RD라면 조식 : 3달러
2. 왓 파깨우, 왓 씨싸켓 입장료 : 2만낍(5,000*4)
3. 씨앙쿠안 왕복 버스비 : 2만낍(5,000*4)
4. 씨앙쿠안 입장료 : 12,000낍(5,000*2+카메라 피 2,000)
5. 컵 짜이드 레스토랑 중식 : 56,000낍(볶음국수, 레몬홍차)
6. 툭툭 이용료 : 5만낍(3만+1만+1만)
7. 탓 루앙 입장료 : 1만낍(5,000*2)
8. 파투싸이 입장료 : 6,000낍(3,000*2)
9. 대장금 석식 : 48,000낍(된장찌개, 김치볶음밥)
10. 강변 레스토랑 : 39,000낍(닭 튀김, 비어라오)
11. 숙박비 : 15달러
12. 기타 : 16,000낍(물, 아이스크림 등)

총사용 경비 : 277,000낍, 18달러

9 Comments
앤드류 2007.02.02 10:39  
  재밋게읽고있습니다
지금계신숙소에숙박비는얼마죠싱글로요?
저도9일날갈꺼거든요..ㅎㅎㅎ
나무의꿈 2007.02.02 19:38  
  위왕짠, 왕위왕이나 루앙파방 못지않게 너무 좋았던 곳입니다. 사진을 보니 불과 2주전에 다녀왔는데도 새롭네요. 여행기 잘 보고있습니다.^^*
선미네 2007.02.04 17:47  
  무척 세세하시군요~ 나름, 가기전에 그곳에 대한 스터디도 충분히 하신듯 하여 나중에 뒤따라 여행 하시는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겠어요~
난감 2007.03.15 02:34  
  와.. 넘 멋있다...한번 가보고 싶다. 글구 부럽다
가고잡이 2007.04.04 19:41  
  숙박비가  15불은  좀  비싼편입니다..  근처  lovan g.h
(856-21) 213307  8불에  에아컨  룸입니다... 그곳에서  5일  있었는데  주인아씨  영어도  잘하구  진짜  신사매너입니다.  외국살다  왔다던데...  넘  자상한  라오스  여행기  갈분들한텐  참  좋은  자료가  될것  같네요~~~~  전 라오스  보름정도  있다  왔는데, 다시  생각나게 하는  글이네요...
p.leah 2007.04.06 14:35  
  라오스는 분명 세계 최대 빈국중의 하나입니다만, 위앙짠에는 국제기구 또는 각국 대사관 직원들이 매우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라오스의 부자들도 많이 있구요... 그 사람들이 가는 블럭은 크게 몇군데 있는데 선인도하님이 가신 그 레스토랑 블럭도 그중 하나입니다. 관광객들도 많이 가는 블럭 임에는 틀림없지만.. 카오산처럼 관광객만을 위한 투자는 아닌거 같아서 조심스럽게 한말씀드립니다. 그리고 다른블럭(앰버시블럭) 가보시면...더 고급스러운 곳도 많이 있답니다. 라오스를 무척이나 사랑하는 사람중의 하나입니다.... 숨겨진 아름다움을 다음번에도 더 많이 찿기를 바랍니다.
miru 2007.12.24 04:49  
  라오스 여행을 계획중인 저에게 교과서 같은 여행기 입니다.
나옹~ 2008.01.25 12:28  
  잘 보구있습니다^^ 마음이 차분해지는 좋은 여행기네요.
산바람 2008.11.24 15:46  
님과 비슷한 날짜에 비슷한 경로로 라오스를 딱 시차 1년간격으로
들어가게 되어 님의 글을 읽고 도움을 받고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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