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석동 김씨 부부의 라오스 莊周之夢 여행기 8, 9(루앙프라방, 비엔티안,농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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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석동 김씨 부부의 라오스 莊周之夢 여행기 8, 9(루앙프라방, 비엔티안,농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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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석동 김씨 부부의 라오스 莊周之夢 여행기 8, 9(루앙프라방, 비엔티안, 농카이)<?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여행의 막바지가 다가올수록 더욱 즐기지 못한 나 자신에 화가 납니다. 이제 조금만 지나면 다시 현실로 돌아가 싸워야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정말 이럴때는 나비가 진짜 저였으면 합니다. 여행의 마무리, 이것만큼 가슴이 무너지는 슬픔이 또 있을는지. 다들 아시죠?

우돔싸이의 아침이 밝아 옵니다. 다른 도시들과는 틀리게 도심가에서 버스터미널이나 비행장까지 걸어가도 되는 도시입니다. 어제 봐둔대로 <?xml:namespace prefix = st1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smarttags" />아침 8시 출발 버스를 타기로 합니다. 어제의 버스에 대한 추억이 스물스물 떠오르더니 버스를 본 순간 속이 다시 미식거립니다. 어쩔수없이 아침을 포기하고 간단한 과일로 급한 허기를 채웁니다. 마눌님은 화장실 가는 것이 불편한지 사과도 먹지않고 버티기로 합니다. 예상 소요시간 5시간입니다.

어제 길과 크게 다른 점은 일단 포장이 되어 있다는 것과 버스가 과거 대한민국의 구석구석을 누비던 현대버스라는 사실입니다. 운전선 바로 옆에 엔진이 있어 불룩 튀어나온 버스 아시죠? 저 초등학교때까지 운행하던 그 추억의 버스. 어제 그 6.25때나 볼수 있었던 작은 버스가 아니고 낯익은 취급주의, 위험물적재엉금 등의 글들을 보니 조금 안심이 됩니다.

여러 곳으로 가는 버스들이 출발을 기다립니다. 우돔싸이에서는 왠만한 도시로 가는 모든 버스가 있습니다. 멀리는 비엔티안에서부터 가까이는 한시간 거리의 무앙라까지 교통의 요지라 할수 있습니다. 특히 빡벵이나 농키아우 가는 버스는 봉고버스입니다. 나 저거 타면 100% 멀미라는 생각에 억지 데모라고 해도 현대차가 좋아집니다.

퐁살리행 버스는 어제 우리가 타고왔던 버스하고는 전혀 다르게 현대버스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저 버스를 탔다면 멀미나 먼지가 덜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래도 절대 그길을 버스타고 가지 않을거라는 결심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버스가 출발합니다. 가는 5시간 동안 멀미를 여전히 한다는 사실 외에 큰 일은 없었습니다. 마눌님 역시 강철체력이라는 사실과 저는 반대로 정말 약골이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한 것 밖에 없습니다. 어제 몸이 망가지니 오늘도 5시간 내내 멀미와 씨름을 합니다. 차라리 잠이나 자면 좋을 것을 잠도 오지 않고 구역질만 해댑니다. 이 길도 산길을 따라 가다보니 역시 멀미가 끊이지를 않습니다.

2가 넘어서 루앙프라방 북부터미널에 도착합니다. 한번 경험해서인지 북부터미널에서 툭툭이를 흥정하는데 조금 여유롭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가격은 똑같네요. 1인당 10,000kip에 루앙프라방 박물관까지 흥정합니다. 흥정하면서 라오스사람과 셈셈이라고 하더니 그말 다 뻥인거 아시죠? 그냥 싸우기 싫어 10,000kip에 합의 봅니다. 빨리 침대에 가서 쉬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루앙프라방에 다시 도착합니다. 지난번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으려고 부지런히 게스트하우스를 찾아다닙니다. 다행히 중간레벨의 방들이 많이 있습니다. 마눌님 마지막 라오스 밤을 편하게 지내자며 깨끗한 $10 더블베드 룸에서 쉬자고 하네요. 그래서 PC방이 딸린 게스트하우스에서 지내기로 합니다. 그 게스트하우스는 여행사 PC방을 같이 하는 곳인데 시설과 청결함 면에서 타의 추정을 불허합니다. 굉장히 깨끗하고 시설도 전부 새로 설치한 것이고 직원들의 Kindness도 지금까지 지내본 곳 중 최상입니다. 특히 여행사는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곳인듯 합니다. 끊임없이 외국인들이 계약을 하고 갑니다. 이름이나 위치는 나중에 티켓, 명함을 한꺼번에 사진으로 찍어 올리겠습니다. 이 곳 강추입니다.

원래 계획은 도착하자마자 툭툭이 섭외해서 쾅시폭포를 잠깐 다녀오려 했습니다. 2 넘은지라 투어도 힘들고 루앙프라방 왔는데 빡우동굴이나 쾅시폭포 둘중 하나는 다녀와야 하지 않나 싶어 계획을 그리 잡았습니다. 그런데 마눌님 폭포보다 밥이 먼저라고 밤부터 먹자고 합니다. 맛있는 곳을 찾아 여기저기 떠돌다 보니 벌써 4 가까워 옵니다. 결국 폭포 포기합니다. 가봐야 볼 것 얼마 없다고 자 위하면서 말입니다. 마눌님 이럴때는 미워.

할 수 없이 계획을 변경해서 론리플레닛에 나와있는 도보루트대로 루앙프라방을 둘러 봅니다. 박물관을 기점으로 메콩강가까지 한바퀴를 휘휘 둘러봅니다. 시간이 늦어 박물관을 다시 포기하고 박물관 내에 있는 왕궁(사원인지 잘 모르겠습니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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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박물관내 왕궁을 배경으로. 사원인가요?)

왕궁이든 사원이든 소승불교 사원 특유의 색깔이 참 화려합니다. 금빛으로 모든 곳을 감싸놓은 종교에 대한 라오스인들의 특성이 보입니다. 저희는 절이나 불교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 그러나 동남아시에서 볼 수 있는 절들은 한국의 절들과 사뭇 다릅니다. 비교적 단아하고 부처님상이나 건물 말고는 특별한 장식이 많이 없는 수수하면서 깨끗한 느낌을 주는데 동남아시아 절은 온갖 금색으로 감싸있으며 부처님 분 아니라 7마리의 뱀들과 무섭게 생긴 무사들이 주위를 둘러 싸고 있습니다. 아마도 대승불교와 소승불교의 차이겠죠? 서양인들은 아마도 특이하고 아름다운 절 장식에 많이 매료되는 듯 합니다. 무식한 저희들은 절을 돌면서 그냥 사진만 찍고 나옵니다. 그냥 여기 왔다는 증표로서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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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어느 왓 안에서 사진한장. 마눌님이 여기서 삼각대를 발살냅니다. 이 후 저희 둘이 함께 찍은 사진 없습니다. 셀카빼고^^)

걷다보니 야자수 비슷한 나무가 매콩강변에 있습니다. 포토라인처럼 사진 찍을 수 있도록 세팅이 되어 있습니다. 놓치지 않고 사진을 박아 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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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야자수 비슷한 나무 아래에서. 사진 정말 못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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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야자수 비슷한 나무의 큰 입사귀 앞에서)

메콩강변으로 나가니 내일 빡우동굴 투어하라고 가는 곳마다 잡습니다. 내일 12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어떻게 타냐고요. 나도 타고 싶다고요. 정말 이놈의 시간이라는 놈 잡아서 갈아 마셔버리고 싶습니다. 직장인의 비애입니다. 가는 곳마다 학생들이 죽치고 여행 많이 합니다. 정말 부러웠답니다. 저는 집이 어려워서 학비와 생활비 모두 아르바이트로 충당해야 했기에 여행은 꿈도 못꾸었답니다. 학교에서 보내주는 교육기행 이외에는요. 그런데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그것은 핑계였습니다. 힘들면 어떻습니까. 조금더 밤잠안자고 돈모아서 배낭여행을 했다면 나의 인생은 좀더 의미있는 일을 하면서 살 수 있지 않았을까 후회도 해봅니다. 그러나 이제와서 무슨 변화가 생기겠습니까. 그냥 알콩달콩 마눌님과 만나서 사는 것만으로 행복하다는 생각으로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여행다닙니다^^. 조금 망설이고 계신 젊은 청년들이 있다면 과감히 말하고 싶네요. 일단 떠나보라고. 가서 여기저기서 사람들 만나보라고.

저녁을 먹고 밤 고산족시장에 나갑니다. 직장인인지라 선물 살것이 많아서 시장에 나갑니다. 많은 것을 팔지만 선물하기에 적당한 물건은 없습니다. 싸다 싶으면 드리기 민망한 것들이고 괜찮다 싶으면 비쌉니다. 고산족 시장만 5바퀴를 돕니다. 서양인들은 이불보에 관심이 많습니다. 아마도 동양의 냄새가 가장 물씬 나는 선물일 듯싶습니다. 가까스로 몇가지 선물을 고릅니다. 정말 이런 곳에서 선물사는 것 싫어하는데 고마우신 분 몇분을 생각하며 선물을 사니 짐이 배낭 한가득이 됩니다. 이미 배낭이 3개인데 하나를 더 들 생각하니 앞이 캄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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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고산족 아주머니. 고산족 옷을 입으신 분들이 거의 없습니다. 이분만 조금 특별하게 옷을 입었습니다.)

여기저기 쏘다니다가 같은 게스트하우스의 한국인 학생들을 만납니다. 둘은 친구로 군대를 전역하고 복학전까지 여행을 다닌다고 합니다. 내일 베트남으로 떠난다고 하네요. 그 친구들 루앙프라방에서 있으면서 투어로 여러군데 다녀온듯 합니다. 그런것도 좋지만 그냥 여러군데 투어없이 다녀와보라고 얘기를 해줍니다. 그렇지만 솔직히 그 친구들이 무척이나 부럽습니다. 내가 저런 시절이 있었나 하구요. 저 예비군 7년차로 훈련도 없는 노땅입니다^^. 이렇게 부러움에 이렇게 하루가 저물어가고 내일을 기약하며 하루를 마감합니다. 내일은 또 내일의 해가 뜨겠지요?

다음날 아침, 8 훨씬 넘어서야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어제 5시간의 여독이 심했나 봅니다. 긴장이 풀어져 5시간의 짧은(?) 거리를 버스를 타고 이동했더니 힘들었나 보네요. 마눌님도 알람을 듣지 못하고 늦게 눈을 뜹니다. 결국 아침에 다녀오려던 쾅시폭포는 다음 여행으로 미루어야 할 듯 합니다. 역시 계획대로 안되는 게 여행입니다. 젠장^^.

가까스로 일어나서 둘다 멍하니 앉습니다. 라오스의 마지막 밤을 지냈으니 둘다 정말 가기 싫은 마음에 정신이 들지 않습니다. 아 한국가면 로또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밖에는 아무 생각도 나지를 않습니다. 어제 싸온 닭고기 볶음밥을 둘이 나누어 먹습니다. 기름기가 많아 밥이 굳어버렸지만 맛있게 먹습니다.

11까지는 공항에 도착해야한다고 표에 써있습니다. 안그래도 되는 거 알지만 철저한 마눌님께서 11까지 그냥 가자고 하네요. 솔직히 저도 조금은 무서웠답니다. 저번 루앙프라방편에서 말씀드린것처럼 항공권이 모두 손으로 쓰여져 있어서 이것이 진짜 항공권 역할을 할지 걱정이 되었거든요. 이것도 나중에 사진으로 모아서 올려드릴께요. 이래저래 재미있는 나라 라오스입니다.

잠시 푸시산을 오르기로 합니다. 퐁살리의 푸파산처럼 그리 높지는 않았지만 루앙프라방이 어렴풋이 보입니다. 오르는 도중 충격적인 얘기를 듣습니다. 올라가면서 마눌님이 푸시산을 청소하시는 할아버지께 싸바이디로 인사를 합니다. 그랬더니 그 할아버지 한국사람이냐고 묻습니다. 아뿔사 지금까지 단 한번도 빠짐없이 니뽄 아니냐는 황당한 얘기만 들었는데 바로 까올리 아니냐는 소리를 듣다니 마눌님이나 저나 감동에 또 감동을 합니다. 그 할아버지 앞니가 거의 없었지만 정말 푸근한 인상을 가졌습니다. 그의 충격적인 말에 힘이 한웅큼 솟습니다.

푸시산을 몇분만에 정복합니다. 가이드에 있는대로 루앙프라방이 사방으로 다 보이고 방공포대가 있습니다. 그 뿐입니다. 그곳에서 사진을 찍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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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루앙프라방을 배경으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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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루앙프라방을 배경으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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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푸시산 방공포대 앞에서)

참 신기한 것은 라오스사람들은 절에 있는 동상들의 입에 밥을 많이 집어 넣습니다. 마눌님 아마도 힘들고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풍요롭게 곡식을 수확하고 먹을 것이 풍부하게 해달라는 기원의 의미가 아니겠냐고 평가를 합니다. 듣고 보니 그럴 듯 합니다. 어느 곳이나 서민의 삶은 고달픕니다.

내려오면서 마눌님 2달러 스카프 4개를 삽니다. 이런 것을 살 마눌님이 아닌데 왜 사냐고 물으니 어머님, 시어머님, 새언니, 남동생 여자친구 이렇게 4명에게 줄 선물이라고 하네요. 한국돈 2,000원짜리 스카프 선물 뭐 괜찮습니다. 면세점에서 닥치는대로 명품을 사는 다른 마눌님들보다 더 이쁘고 귀엽습니다.

툭툭이를 인당 10,000kip에 흥정해서 공항까지 갑니다. 역시 뜰 것 같지 않은 프로펠러 비행기가 우리를 기다립니다. 이번 비행기 기장님이 비행시간이 조금 짧은가 봅니다. 가는 도중에 롤러코스터를 수십번 합니다.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져나옵니다. 알아듣지는 못하겠지만 아마도 이러다 추락해서 죽는거아냐 라는 말이겠지요?

우려와는 다르게 무사히 비엔티안 공항에 도착합니다. 공항을 나와 능숙한 솜씨로 택시와 흥정을 합니다. 론리플레닛에 4$로 택시비가 통일 되어 있다고 하더니 정말 기사 4$로 볼것도 없이 저희를 데려갑니다. 옛날 포니 비슷한 차로 왓짠까지 우리를 데려다 줍니다. 처음 라오스 여행의 출발 기점인 독참파 레스토랑으로 되돌아 옵니다. 주인언니가 반갑게 우리를 맞이해 줍니다. 마눌님이 퐁살리까지 다녀온 무용담을 언니께 들려줍니다. 그 언니 라오스 친구가 조금 있으면 퐁살리에서 결혼한다고 하는데 걱정이 태산이 됩니다. 왜 하필이면 퐁살리야 하면서^^. 처음처럼 비빔밥을 시켜먹습니다. 한국인은 역시 김치와 고추자을 먹어줘야 합니다. 그래야 힘이 나죠.

첫날 못했던 비엔티안을 둘러보려고 합니다. 원래는 그냥 $1~2 정도에 자전거를 하나 빌려서 마눌님을 뒤에 태우고 탓루앙과 빠뚜싸이를 보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독참파 주인언니가 우리를 말립니다. 더운날 그냥 조금 더 내고 툭툭이 타고 돌아보라고 합니다. 제가 예전에 자전거를 너무 잘타던 관계로 자전거를 끝까지 고수하려고 했지만 마눌님의 피부를 생각해서 그냥 툭툭이로 돌아보고 딸랏싸오 아침시장으로 직행하기로 합니다.

툭툭이를 60,000kip에 흥정합니다. 비싼 듯 했지만 어차피 kip남아도 못쓸거 운전사 아저씨 살림에 보탤수 있도록 그 가격에 가기로 합니다. 비빔밥으로 든든하게 채운 배를 가지고 툭툭이에 올라탑니다. 마눌님 주인언니와 벌써 친해졌는지 무척이나 아쉬워 합니다. 얼머전까지만해도 라오스에 다시 안오겠다고 하더니만 오늘은 생각이 조금 달라집니다. 다음에 또 와서 방비엥도 가고 남부 지방도 둘러보고 앙코르와트도 보고 하자고 합니다. 음 내가 원하는 코스를 그대로 읆조리는 마눌님 이뻐~^^.

참 비엔티안에는 고층 건물이 없습니다. 정말 이게 한나라의 수도인지 약간은 허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많이 바뀌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마눌님 표현대로 조금 헝그리합니다. 조금더 발전된 모습을 다음번 여행에는 보고 싶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결국 다른 서구화된 도시처럼 이곳 사람들도 변하게 될는지 두렵기도 합니다. 어떻든지 라오스 사람만은 안변하길 바랍니다.

탓루앙에 도착합니다. 금색 칠을 한 굉장히 큰 규모의 건물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게 바로 론리플레닛과 대다수의 라오스 가이드북 표지를 장식하던 건물입니다. 저는 이게 부처님 사리 일부가 있다고 들었는데 이게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잘 모르지만 그런 것처럼 마눌님에게 아는 척을 합니다. 이곳에는 아이들이 뻥튀기 같은 것을 팝니다. 아마도 부처님께 바치는 음식인 듯 합니다. 이곳에서 사진을 찍습니다. 이곳에서 사진을 찍으니 누가 뭐라고 했든지간에 저희는 확실히 라오스를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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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탓루앙을 배경으로 사진한장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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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탓루앙을 배경으로 사진한장 2)

주변 의자에서 조금 쉬다가 다시 툭툭이에 오릅니다. 다시 도시아닌 도시 길을 달려 다음 목적지인 빠뚜싸이에 도착합니다. 독립기념탑으로 프랑스에서 독립하면서 프랑스 개선문을 본떠 만들었다고 론리플레닛에 나와 있습니다. 론리플레닛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론리플레닛에 나와있는 빠뚜싸이 컬러 사진 참 멋있습니다. 밤에 조명을 켜 둔 것이기는 하지만 초록색 불빛에 참 아름답습니다. 그런데 직접 낮에 가서 보니 영 폼이 안납니다. 순간 속았다는 느낌이 드네요. 역시 어느 유적이든 일단 가서 눈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좀 과장된줄 알았지만 가서보니 왠지 론리플래닛에 속았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요?

돈을 내고 꼭대기까지 올라가봅니다. 가는 도중에 상점들이 많이 있고 특히 라오스 연인들이 참 많습니다. 애틋한 눈빛을 보내는 연인들을 보면서 연애시절이 갑자기 떠올랐답니다. 라오스에서는 연인들끼리 손을 붙잡고 다니는 것이 조금은 어색한 듯 합니다. 마눌님과 항상 손을 붙잡고 다녔는데 언젠가 우리가 손붙잡고 있는 것을 보더니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외국인이라서 수군거린것인지 확실치 않지만 라오스와서 손붙잡고 다니는 라오스 커플들을 본적이 없네요. 빠뚜싸이에서 또 사진을 박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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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빠뚜싸이 앞에서 둘이함께. 삼각대는 박살났지만 어떤 외국인에게 부탁하니 흔쾌이 찍어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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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빠뚜싸이 꼭대기에서 앞쪽을 배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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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빠뚜싸이 꼭대기에서 옆을 배경으로)

내려와 콜라로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콜라 2병을 사서 한병은 툭툭이 운전아저씨에게 드립니다. 아저씨 고맙다고 함박웃음이십니다. 작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우리를 일주시켜주었던 오토바이 아저씨께 주었던 콜라가 생각나네요. 우리에게는 무척 작은 돈이지만 그 돈으로 사람을 그렇게 즐겁해 해줄수 있는지 새삼 느껴집니다. 작은 돈이지만 여행하시면 이러한 센스는 조금 베푸셔도 될 듯합니다.

다시 툭툭이에 올라타고 딸랏싸오로 향합니다. 딸랏싸오에 들려서 과일좀 사려고 했는데 시간이 훌쩍 가버렸습니다. 라오스 입국때 시간이 많이 걸린지라 혹시 출국때도 그런 것은 아닌지 혹시나 해서 그냥 국경가는 버스를 타기로 합니다. 국경버스가 몇대 지나갑니다. 그러나 국경버스 타지않고 로컬버스를 타고 가보기로 합니다. 아무 제복 입은 현지인에게 물어보니 14번 버스가 가장 빨리 간다고 합니다. 잘 알지 못하지만 과감하고 14번 버스에 올라 봅니다. 정말 사람 많이 탑니다. 꾸역꾸역이라는 의태어가 어떤 모습인지를 실감합니다. 조금 일찍 타서 저와 마눌님 떨어져 앉기는 했지만 자리는 잡았습니다. 제 옆에는 승려 한분이 타고 있습니다. 제 자리는 운전사 바로 옆자리가 됩니다. 그런데 20분이 지나도록 떠날 생각을 안합니다. 불안한 마눌님 계속 저한테 물어봅니다. 이 차가 맞는 거냐고. 저도 자꾸 의심이 들어 주위 사람들이게 다 물어봅니다. 농카이 농카이 다들 농카이 맞다고 합니다. 그래 그냥 가다가 아니면 내려서 택시타지뭐 하는 생각으로 더운 로컬버스에서 땀을 주룩주룩 흘립니다.

운전사 아저씨 타더니 차가 출발합니다. 비엔티안 시내를 잠깐 돌더니 바로 국경방면 도로를 질주합니다. 안내군이나 안내양 없이 운전아저씨가 직접 손에 돈을 운전을 합니다. 사람이 많으니 내려서 창문으로 돈을 주는데 제가 운전석 옆자리 인지라 안내군을 대신합니다. 차비를 받아서 넘기고 거스름돈을 건네줍니다. 신기한 것은 옆자리 승려는 돈을 전혀 만지지를 않습니다. 아마도 승려는 돈을 만지지 못하든지 아니면 무슨 수행중인가 봅니다. 그래서 제가 안내군 노릇을 국경갈때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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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로컬버스 안에서)

국경에 도착합니다. 제기억으로 버스비는 인당 4,200kip입니다. 정확한 것은 아닙니다. 트레블게릴라 가이드에는 4,000kip으로 되어 있던데 200kip이 올랐나 봅니다. 아니면 우리가 바가지를 썼든지. 내려서 국경을 향해 걸어갑니다. 남은 돈을 살펴보니 1,500kip입니다. 예상 지출액 260,000원을 정확히 맞춘것입니다. 역시 금융인으로 돈 하나는 칼입니다. 업무에 이정도만 했으면 전 벌써 과장을 달았을 듯 합니다^^.

생각보다 국경통과가 일사천리로 진행됩니다. 기다리는 사람도 없고 바로 셔틀버스도 도착하고 30분안에 모든 절차가 종료되고 저희는 태국쪽 국경을 통과하고 있습니다. 쨉싸게 툭툭이를 흥정하고 농카이 기차역으로 갑니다. 인당 20밧에 흥정을 했는데 툭툭이 타고 엄청 후회 합니다. 국경에서 정말 가깝습니다. 정말 걸어가도 될 듯한 거리입니다. 걷는 것을 좋아하는 저와 마눌님 괜히 40밧 날렸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이미 탄 것을 어찌하오리까.

이미 표도 예매해서 발권했겠다 여유있게 여행 중 처음으로 양쪽 부모님께 전화를 넣습니다. 전화가 없어서 많이 걱정하셨나 봅니다. 한국에 눈이 좀 오고 날씨도 무척 춥다고 합니다. 우리집 보일러 터진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섭니다. 전화통화를 끝내고 밤새 먹을 밥과 음료수, 과일, 군것질 거리를 삽니다. 사는 도중 한국말을 하는 태국 현지인을 만납니다. 조금은 거지꼴을 하고 있는데 7년간 한국에 있어서 한국말을 어느 정도 한다고 합니다. 순간 제가 조금 미안해집니다. 한국에서 7년간 일하고 왔다면 가게를 차렸다든지 아니면 좀더 나은 모습으로 살고 있을텐데 아직도 행색이 초라하게 살고 있으니 혹시 한국에서 안좋은 기억만을 가지고 온 것이 아닌지 하는 생각에 미안해집니다. 물질적인 면이나 정신적인 면으로 혹시나 한국에서 큰 상처를 받은 것은 아닌지 미안해집니다.

기차에 오릅니다. 마눌님 침대칸이 무척이나 신기한듯 여기저기를 둘러 봅니다. 에어컨 2등석을 예매했는데 온 기차를 모두 샅샅히 뒤지고 돌아다녀 봅니다. 저도 참 신기했습니다. 좌석이 침대로 변하는 것이 신기했지만 10시간이 넘도록 밤새도록 가는 기차에서 맞는 하룻밤이 나름대로 특별한 경험이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이 기차를 마눌님에게 선사하기 위해서 모든 계획을 바꾸었답니다. 원래 농카이로 오는 날에 기차를 타려했는데 신년이라서 자리가 없어서 갈 때 침대기차를 탑니다. 그래서 참 많은 계획이 수정되어야 했습니다. 마눌님이 좋아하니 계획을 바꾸면서까지 침대기차를 지킨 제 선택이 자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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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침대칸 변신전에 의자에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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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침대칸 변신전에 의자에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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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침대칸 복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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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에어컨에서 우리를 지켜줄 담요를 부등켜 안고서. 이마트 용산점에서 3,000원입니다. 사셔서 배낭옆 줄에 묶어서 다니시면 유용하게 쓰입니다.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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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침대칸 사다리 옆에서)

가면서 라오스와 태국을 여행하는 글쓰는 형님 커플을 만났습니다. 처음 여행이신데 첫날 방콕에서 디카를 소매치기 당하는 등 우여곡절을 격고 라오스 방비엥에서 쉬시다가 오늘 다시 방콕으로 간다고 하시네요. 너무 어려보이셔서 아직도 제 눈에는 저보다 나이가 어린 것으로 느껴집니다. 잡지에 글을 기고하는 분이시라는데 혹시 저희 부부의 무용담이 잡지에 떠다니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울 마눌님 말빨이 장난이 아닌지라 9일간의 여행을 그 분들에게 좌르르 설명을 했으니까요.

차장아저씨가 돌아다니면서 침대칸으로 변신시켜 주십니다. 편한 아래자리는 마눌님을 주고 고소공포증이 있는 저는 무서워하면서도 침대윗칸에 몸을 누입니다. 아 정말 마지막 밤입니다. 이 기차가 영원히 가면 좋겠습니다. 마눌님이 쌔근쌔근 자는 것을 보고 잠이 듭니다. 내일 드디어 처음 여행이 시작되었던 방콕입니다.

내일은 성경공부모임에서 만났던 선교사님을 만나기로 했습니다. 저희가 미래 선교사 지망생인지라 내일 이야기는 약간은 종교적인 단어가 몇 개 나올 듯 합니다.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마지막 이야기도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재미없는 글 읽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계속)

4 Comments
vixay 2007.01.22 22:46  
  여행하시느라, 글 쓰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라오스에 대한 좋은 기억을 많이 갖고 떠나셔서 다행이네요.

(아는 척 조금만... ^^;)
라오스에도 고층건물 있습니다.
강변에 있는 던짠팰리스 호텔 못 보셨나요.
'무려' 14층입니다!!

14번 버스비는 4,000K 맞습니다.
100K짜리는 안 쓰이거든요.
허정범(허뻥) 2007.01.23 09:38  
  잘 보았습니다.
탄소 2007.02.14 22:33  
  예쁜 커플입니다. 주님의 은혜가 넘칩니다.
밤하늘* 2007.03.12 17:48  
  이번 편도 들겁게 잘 보았어요. 전 주일학교 교사인데 그래서인지 쭈욱 읽으면서 더 정감이 갔나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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