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석동 김씨 부부의 라오스 莊周之夢 여행기 7(죽음의 길, 우돔싸이)
흑석동 김씨 부부의 라오스 莊周之夢 여행기 7(죽음의 길, 우돔싸이)<?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이번 이야기는 사진도 별로 없고 이야기도 흥미롭지가 않네요. 저는 힘들게 버스를 타고 내려 왔는데 도저히 글로는 그 힘들고 어려웠던 경험을 표현하기가 어렵습니다. 아직도 이 길을 생각하면 속이 미식거립니다.
오늘은 정들은 퐁살리를 떠나는 날입니다. 정말 가기 싫지만 어쩔수 없이 짐을 쌉니다. 마눌님 어제 v이들이 생각나는지 얼굴이 침울합니다. 라오스를 방문한다면 정말 한번더 오고 싶은 곳입니다. 물론 그때는 반드시 비행기를 탈 것을 다짐합니다.
죽음의 길. 저는 우돔싸이 – 퐁살리 구간을 그렇게 정의하고 싶습니다. 훼이싸이 – 루앙프라방 스피드보트 타신 분들이 다시는 안탄다고 침을 뱉으신 것과 마찬가지로 저 때려 죽여도 이 길 버스 절대 안탑니다. 어떤 분들 이길을 썽태우 타고 오셨다고 여행기에 써 있던데 정말 존경합니다. 저 죽어도 다시는 그길 안갑니다.
퐁살리 호텔을 나섭니다. 호텔이라는 이름에 비해 호텔 서비스를 전혀 받을 수 없었지만 하룻밤 6달러에 이틀을 머무르니 그냥 저도 무르게 정이 갑니다. 아쉬움에 호텔 앞에서 사진 한장을 박아 봅니다. 제법크죠?
(사진 : 퐁살리 호텔에서 한컷)
버스터미널로 가야 합니다. 어제 마을을 돌아니며 이사람 저사람에게 버스터미널의 위치와 시간에 대해서 물었습니다. 다행히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의 일치하게 출발 시각과 버스터미널까지의 거리를 이야기 합니다. 버스터미널은 퐁살리 호텔 부근에서 약 3km정도 떨어져 있고 우돔싸이로 출발하는 버스는 <?xml:namespace prefix = st1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smarttags" />아침 8시에 출발한다고 합니다. 물론 사람이 다 차야 가기 때문에 10시에나 출발한다는 말도 거의 일치합니다. 마눌님과 저의 성격 상 어제 터미널을 답사해야 했지만 마눌님이 자전거를 못타는 관계로 그냥 퐁살리 사람을 믿기로 합니다.
버스터미널을 가기 위해 썽테우 타는 곳까지 걸어갑니다. 썽태우는 퐁살리 호텔에서 버스터미널 방향으로 300m정도만 가면 나오는 공터에서 탑니다. 사진은 못찍었지만 가보시면 다들 아 여기구나 하실껍니다. 운전사에게 버스터미널 가냐고 물어봅니다. 운저사 OK하면서 일인당 6,000kip이라고 운임도 알려줍니다. 600원 생각보다 비쌉니다. 벌써 현지인들 한무리가 썽테우 안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마눌님과 썽테우에 올라탑니다. 언제나 그렇듯 현지인들이 우리를 빼꼼 쳐다봅니다. 아마도 외국인들이 썽테우를 아침부터 타는 일은 없다는 듯이. 마눌님 또 언제나 그렇듯이 어색해하는 현지인들에게 싸바이디를 때려줍니다. 또 언제나 그렇듯이 아줌마 아저씨들 함박 웃으며 싸바이디를 같이 때려줍니다. 라오스라는 나라 무지하게 좋아집니다.
우리가 타자 마자 썽테우가 출발합니다. 아쉽게도 퐁살리를 떠나는 시간입니다. 그동안 이곳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놀았던 기억들이 사르르 떠오릅니다. 세파에 더러워진 마음을 정화시켜주던 사람들이 생각납니다. 역시 여행은 사람을 봐야 합니다. 사람과 부딪히고 부비고 해야 합니다. 30이 넘어서는 이 문턱에서야 사람을 느낍니다.
새벽 찬바람을 가르던 썽태우가 버스터미널에 도착합니다. 퐁살리의 버스터미널도 라오스에서 흔히 보는 터미널과 다를바가 없습니다. 버스가 정차할 수 있는 공간에 새치기가 무한대로 가능한 매표소, 주변에서 허기를 채워주는 국수집과 야채상, 그리고 어김없이 들어서 있는 주택들. 이제 이런 풍경들이 눈에 익어갑니다. 대한민국에 오면 이 풍경들이 그립겠지요?
(사진 : 버스터미널 전경)
우돔싸이 방면 표를 삽니다. 역시나 현지인들의 새치기에 한참을 기다립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새치기 하지 않고 끝까지 기다리려고 했는데 마눌님이 어느새인가 새치기 줄에 끼어 있습니다. 마눌님 라오스 여인이 다 되어 감을 느낍니다. 원래 계획은 보운타이라는 곳에서 하루, 무앙라라는 곳에서 하루를 더 보낼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첫날 항공권 예약 때문에 실랑이를 하면서 하룰 까먹어서 보운타이라는 곳은 포기합니다. 대신 무앙라라는 곳은 하루 들려서 아름다운 경치를 둘러보려고 합니다. 표는 우돔싸이를 끊었지만 도중에 무앙라에서 내리려고 합니다.
표를 사고나니 7시 10분정도입니다. 아진 50분이 남았습니다. 주변을 둘러 봅니다. 버스터미널은 절벽 바로 위에 있습니다. 뒤쪽으로 절벽이 있습니다. 그 곳으로 마눌님과 손 붙잡고 가봅니다. 그런데 마눌님과 저 퐁살리의 아름다움에 다시한번 놀랍니다. 아침마다 항상 끼는 안개가 산 사이의 분지에 내려앉아 장관을 연출합니다. 그냥 뛰어내려도 왠지 푹신하게 다시 튕겨오를 듯한 안개가 보입니다. 물론 열악한 저의 사진 실력에 그 아름다움은 반감되지만 정말 아름답습니다. 그곳에 들어가면 정말 코가 뻥뚫리고 상쾌할 듯한 느낌이랄까. 아름다운 모습에 사진을 박아봅니다.
(사진 : 아름다운 퐁살리 버스터미널 주변 장관)
(사진 : 그 장관을 배경으로)
(사진 : 터미널 주변 서있는 집을 배경으로 한컷)
차에 올라 자리를 잡습니다. 라오스에서는 일단 차를 타려고 하면 자리부터 잡아놓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푹신한 의자가 아닌 복도에서 등받이 없는 딱딱한 플라스틱 의자를 벗삼아 가야 합니다. 작은 베낭과 잠바로 가장 좋아보이는 자리를 잡아둡니다. 그런데 벌써 좋은 자리는 많은 사람들이 잡아 두었습니다. 좋은 자리는 딱 한자리가 비었는데 왜 그자리를 현지인들이 기피했는지 나중에 알게 됩니다.
자리를 맡고 나와 아침을 먹으로 갑니다. 국수집에 들어갑니다. 이게 아직도 고생하고 있는재앙의 전조일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습니다. 아무거나 닥치는 대로 먹고보는 강철 내장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했는데 그 자존심이 한번에 뒤집히게 됩니다. 돼지고기 국물에 국수를 놓어주는데 마눌님이 못먹는 풀이 조금 들어가나 봅니다. 마눌님은 몇숟가락 먹다가 먹기를 포기합니다. 저도 맛이 그리 좋지는 않았지만 꿋꿋히 먹습니다. 마눌님 국수대신 사과과 귤 몇 개를 사서 아침을 대신하고 비상 식량으로 비축합니다.
드디어 차가 떠납니다. 마눌님과 저 룰루랄라 신이 났습니다. 퐁살리를 떠나는 마음 슬프지만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곳을 모두 정복했다는 우월감, 아이들에서부터 영어 선생님까지 여러 사람을 만났다는 즐거움이 저희를 즐겁게 했나 봅니다. 작은 버스에서 비포장 도로를 따라 산을 빙빙 돌면서 질주하는 미니버스가 신기하게 느껴졌나 봅니다. 퐁살리를 계획하면서 열흘일정에 정말 갈수 있을까하는 두려움도 많았습니다. 그런데도 무사히 퐁살리를 볼 수 있었다는 자부심이 저희 부부를 즐겁해 했습니다.
한 20분을 달렸을까 벌써 흑먼지를 뿌옇게 일으키며 산 곳곳을 헤집고 다니는 흔들거리는버스 때문인지 갑자기 속이 미식거립니다. 아뿔싸 초등학교 3학년 이후로 한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멀미의 악몽이 갑자기 밀려옵니다. 원래 저는 멀리를 심하게 했습니다. 10분만 버스를 타도 모든 것을 게워낼 정도로 심했습니다. 그래서 버스를 탈때면 언제나 가스활명수를 지참하고 탔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멀미 조금씩 강도가 조금씩 줄어들더니 20년 내 한번도 멀미를 한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순간 저에게 엄청난 압박의 멀미가 몰려온 것입니다.
그도 그럴것이 정말 이 도로 죽음의 길입니다. 겨우 30분 흘렀는데 벌써 현지인들 웩웩거리기 시작합니다. 어떤 아주머니는 아예 창밖에 대고 속을 게워냅니다. 꼬불거리는 비포장길을 운전사 아저씨는 체감시속 100km가 넘게 운전을 합니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속에 제 얼굴만 하얗게 질린체로 버스가 달려갑니다.
한참을 칵테일 흔들 듯 달리던 차가 갑자기 포장된 곳을 달리기 시작하더니 보운느아라는 곳 터미널에 도착합니다. 도착하자 마자 저는 길가로 달려가서 오바이트를 합니다. 오늘 아침에 먹었던 모든 국수와 고기 건더기를 바닥으로 게워 냅니다. 마눌님 놀라 달려와서 등을 두들깁니다. 거짓말 하지않고 5분동안 모든 것을 게워냈습니다. 그토록 강력한 내장과 체력을 자랑하던 제가 단 한두시간 차에 넉다운이 됩니다. 아 정말 버스가 싫어집니다.
가까스로 차에 오릅니다. 오르면서 생각합니다. 뭐 힘들긴 하지만 이제는 계속 포장된 길 아냐 하면서 위로를 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힘들었다고 하던데 멀미를 했지만 이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지 하면서 다시 자신감을 가집니다. 물을 마시며 마눌님과 이야기합니다. 이제는 포장된 도로니까 괜찮을꺼야 뭐 이정도가 뭐가 힘들다고 다들 힘들다고 써놓은거야.
그러나 포장된 길, 그 길은 잠깐이었습니다. 한 30분정도 포장된 길이 이어지더니 어느새 지금보다 더욱 심한 비포장 산길이 이어집니다. 저 그다음은 기억 못합니다. 이 죽음의 길 가면서 휴게소나 터미널에 들를때마다 사진을 찍을 수도 있었지만 멀미와 먼지의 역습에 완전히 몸과 정신이 풀려 그 악몽의 8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습니다.
먼지 또한 정말 저희를 괴롭힙니다. 우리가 앉은 자리를 현지인들이 피한 이유가 차벽에 구멍이 뚫려 있어서 먼지가 그 곳을 통해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밖에서 들어오는 모든 먼지를 다 먹습니다. 먼지가 날린다는 사실을 이미 여행기를 통해서 알고 있어서 마스크를 준비했지만 마스크도 필요 없을 정도로 많은 먼지에 엄청난 고생을 합니다. 나중에는 마스크에 코가 닿는 부분이 뻘건 먼지로 물들고 코와 마스크 사이 공간에 새빨간 먼지가 쌓여 꼭 고구마먹다가 들킨 사람처럼 행색이 변합니다.
정말 정신을 잃을 정도로 힘든 여정이 지나고 버스가 팍남노이에 이릅니다. 팍남노이는 무앙쿠아, 퐁살리, 우돔싸이 3길이 한곳에서 만나는 곳입니다. 이곳에 내려서 다시한번 속을 게워냅니다. 물과 사과를 먹은 탓에 물 구역질만 재차 해댑니다. 정말 출발전 먹었던 국수와 물이 역류하여 느껴지던 그 맛이 지금도 느껴집니다. 글을 쓰는 지금도 그 맛만 생각하면 다시 멀미가 납니다.
팍남노이도 하나의 마을입니다. 몇군데의 게스트하우스가 길가에 있고 비싼듯 하지만 여러가지 과일과 과자, 음식을 팔고 있습니다. 혹시 여기저기 가는 차를 놓쳤다면 팍남노이까지 가서 다음 차를 기다려도 좋을 곳입니다. 물론 볼 것은 없습니다^^.
또다시 사람들이 꾸역꾸역 밀려탑니다. 내려올때보다 더 많은 짐과 사람들이 밀려듭니다. 차 복도에는 곡식 가마니가 빼곡히 들어 차고 그 위로 사람들이 앉습니다. 가끔 이런 생각이 납니다. 우리가 태어나기 전 우리내 부모님들도 이렇게 다니셨는지 말입니다.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해서 교통카드를 찍고 버스를 타는 것이 너무도 당연히 여겨지곤 합니다. 저 중학교 때만해도 100원짜리 회수권으로 학교를 다녀고 초등학교 때만해도 안내양이 있었는데 그것이 겨우 20년 전이라고 하니 참 급하게 변해온 시대에 살고 있는 듯 합니다. 30년여전 전만해도 어머님들도 이렇게 힘들게 마을과 마을을 다니셨겠죠?
차가 므앙라에 도착하고 사람들을 내리고 태웁니다. 마눌님 화장실 때문에 버스바깥으로 나갑니다. 그러더니 가장 가까운 방갈로 뒤로 가더니 볼일을 봅니다. 처음 농키아우 가는 썽태우에 내려서 험준한(?) 수풀을 찾아 헤매던 마눌님은 어디로 가고 완전 라오스식으로 변한 마눌님을 보면서 제가 결혼은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그 험난한 길 위에서도 아직도 쌩쌩하고 귤을 까먹으면서 웃음짓는 강철 같은 체력의 마눌님을 보면서 숙연히 고개가 숙여집니다.
(사진 : 팍남노이에서 사과로 점심을 때우는 마눌님. 마눌님은 아직도 멀쩡합니다.)
(사진 : 가는 도중에 찍은 집 사진입니다. 돼지와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
므앙라에 내릴까 하다가 제가 도저히 내릴 기운이 없어 그냥 우돔싸이까지 가기로 결정합니다. 므앙라에 게스트하우스가 존재하는지 어느 책에도 나와 있지 않은데다가 숙박시설이 있다고 나온 travelfish에도 게스트하우스가 아닌 리조트가 있다고 하니 힘든 몸에 모험하기가 왠지 꺼려집니다. 그래서 일정을 변경하여 그냥 우돔싸이까지 가기로 합니다. 먼지뿌연 창문사이로 아름다운 전경의 므앙라를 두고 떠나려는 마음 너무 안타깝습니다. 정말 이 지긋지긋한 멀미만 아니면 태사랑 사상 처음으로 므앙라를 소개시켜 주는건데 휴.
팍남노이에서 우돔싸이까지는 포장길입니다. 다행히 멀미가 줄어들었습니다. 회전할 때마다 속이 울컥울컥 했지만 그러나 이제는 게워내지 않아도 될 정도로 속이 안정이 됩니다. 드디어 버스가 죽음의 길을 벗어나 조금은 정신이 돌아온 채로 오후 5시가 넘어서 우돔싸이 터미널에 도착합니다. 정말 이제 살았다라는 생각이 버스를 가득채웁니다. 도대체 얼마를 토하면서 내려왔는지 생각조차 끔찍합니다. 도착한 기념으로 버스앞에서 다 죽어가는 얼굴에 썩소를 머금으며 사진을 찍습니다.
(사진 : 죽음길을 끝내고 우돔싸이 버스터미널에서. 자세히 보면 얼굴과 옷이 먼지와 제 구토물로 범벅인데 잘 보이지를 않네요^^)
게스트하우스를 찾습니다. 터미널 바로앞 깨끗한 게스트하우스 핫샤워 더블 8달러랍니다. 피곤해서 그냥 자려고 하니 마눌님 싼 곳으로 가자고 하네요. 아직도 힘이 남아 돕니다. 시내 아닌 시내로 나가서 비교적 싼 4달러로 게스트하우스에 짐을 풉니다. 이 게스트하우스 이름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외국인을 위한 곳이라기 보다 현지 젊은 애들의 러브모텔 같은 역할을 하나 봅니다. 게스트하우스 방에 왠 콘 돔이 2개씩이나 놓여 있는지 알수 없습니다. 하여튼 싸고 핫샤워가 되기에 그냥 머무릅니다.
흙먼지 옷을 세탁소에 맡깁니다. 내일 루앙프라방으로 가야하니 오늘 밤까지 해달라고 합니다. 그런데 세탁소 주인 아주머니 영어를 단 한마디도 못합니다. 내일 가야 하니 오늘 밤까지 부탁한다고 다림질도 필요없고 그냥 말려만 주시면 된다고 온갖 안되는 라오스말과 손짓발짓으로 30분을 씨름합니다. 아주머니 절대 못알아 들으십니다. 론리플레닛 뒤쪽 라오스어 회화를 총동원해서 겨우 약속을 받아냅니다. 7시에 문닫으니 6시30분까지 오면 다 해놓겠다고 합니다. 오늘 힘듭니다.
시내같지 않은 시내와 시장을 대충 둘러봅니다. 거기서 어제 퐁살리 호텔에서 봤던 스위스인 커플을 만납니다. 그 분들도 머리와 옷에 온갖 먼지들이 수북히 쌓여 있습니다. 가벼운 영어로 뭐 타고 왔냐고 물으니 그분들 오토바이 타고 다닌답니다. 오토바이타고 8시간 넘게 그 비포장길을 달려온 것입니다. 그것도 두 부부가 함께. 정말 서양사람들 대단합니다. 맞지도 않는 좁은 버스좌석이나 보트 좌석에 앉아서 하루종일 여행다는 것 보면 참 기가 막힙니다. 그것도 집채만한 배낭을 메고서. 여러 얘기를 나누다가 제가 스위스에 꼭 가보고 싶다고 약간 거짓말을 해봅니다. 그랬더니 그 분들 한마디 때려줍니다. 아름다운 곳이지만 so expensive 하다고 하네요.
밥을 먹고 옷을 찾습니다. 6시반에 저희 옷이 먼지가 제거된 채로 뽀송뽀송 해졌습니다. 역시 배낭여행 시 옷은 많이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음이 다시 확인됩니다. 어딜가나 세탁소는 있기 마련이고 옷을 들고 다니는 것보다 세탁소에 맡기는 것이 기회비용이나 옷의 질 측면에서 훨씬 좋습니다. 다음번에 여행가면 아마도 배낭 두개가 남을 듯 합니다.
vixay님아 가셨던 적십자(Red cross)에 마사지를 받으러 갑니다. 이놈의 나라는 오후 7시만 넘으면 사방이 깜깜합니다. 다른 나라 같으면 이 어둠에 무서워서 못 다니지만 라오스이기 때문에 골목 끝에 있는 적십자까지 가슴 펴고 가봅니다. 역시나 아무일 없이 도착합니다. 우돔싸이 적십자 마사지 그냥 평범합니다. 제가 마사지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태국에서 받은 마사지와 그리 차이가 없습니다. 그래도 저는 경험이 많으신 나이가 조금 드신 아주머니께서 해주셔서 나름대로 괜찮았는데 마눌님은 그 아주머님의 젊은 딸이 해줍니다. 아직 경험도 없고 순서도 잘 모르는 상태로 마사지를 하다 보니 마사지가 완전 엉망이라고 툴툴댑니다. 마사지를 팬티바람으로 하기 때문에 아주머니께서 일부러 저를 마사지 하시고 마눌님을 딸에게 맡긴 듯 합니다. 참 마시지 비용은 30,000kip입니다.
게스트하우스에 돌아와 로비에서 TV를 잠깐 봅니다. 한채영이 나옵니다. 한채영이 기숙입시학원을 탈출해서 해외로 나가 돈을 버는 드라마인데 저는 한국에서 이 드라마를 본적이 없습니다. 이게 제목이 뭐죠? 하여튼 마눌님과 저는 음침한 라오스식 러브모텔에서 잠을 청합니다. 내일 또다시 5시간 버스를 타고 루앙프라방으로 가야하기에 벌써부터 멀미가 납니다. 우웩.
참, 마지막으로 이 길 여행하시는 분 있으시면 중간에 쉬면서 가셔도 괜찮을 듯 합니다. 가는 도중에 무앙라는 가본사람 대부분이 인정하는 절경이고 보운타이나 보운느아는 타이루 마을을 볼 수 있는 곳이고 합니다. 조금만 시간이 있었으면 그곳을 들려서 왔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또하나 먼지의 양은 버스에 따라서 달라질 듯 하네요. 우돔싸이에서 퐁살리로 떠나는 버스는 비교적 큰 현대버스라서 먼지를 어느정도 방어해줄 듯 합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