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석동 김씨 부부의 라오스 莊周之夢 여행기 1(방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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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석동 김씨 부부의 라오스 莊周之夢 여행기 1(방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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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석동 김씨 부부의 열흘간 라오스 莊周之夢 여행기 1(방콕)<?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xml:namespace prefix = st1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smarttags" />2006/12/29

아침 5에 저절로 눈이 뜨입니다. 어제 2 넘어서 잠이 들었음에도 희한하게 5 눈이 번쩍 뜨입니다. 새벽기도에 참여한다고 그렇게 일찍 자고 노력을 해도 결국 못가는데 어찌 놀러 간다고 생각하니 이렇게 눈이 번쩍 뜨이는지 안타깝기만 합니다.

TV를 켜니 TV는 시작을 안하더군요. 언제 일찍 일어났어야 알지^^. 짐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겨울옷 대신 여름옷을 몇 개 껴입고 가을 등산용 잠바를 입습니다. 마눌님은 청자켓을 맨 위에 입습니다. 그리고 둘다 담요를 위에 걸칩니다. 드디어 출발입니다. 그렇게 기다려오던, 한 달 이상을 업무시간 몰래 틈틈히 계획해오던 여행을 떠납니다.

집 대문을 열어 젖힙니다. 영하 10도라는 기상청의 예고와 같이 찬 바람이 뻣속까지 파고 듭니다. 이상하게 기상청의 예보는 이럴때는 항상 들어 맞습니다. 추운 바람을 뚫고 버스 정류장을 찾아갑니다. 교통의 요충지 중앙대 근처 답게 공항버스 600번이 버스가 다닙니다. 버스정류장에 외국인 한분과 한국인 한분이 서있습니다. 외국인은 그 추운날 슬리퍼를 신었습니다. 추운나라에서 오셨나^^.

드디어 인천공항에 도착합니다. 언제나 인천공항에 도착하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퀴달린 트렁크를 끌고 다닙니다. 베낭여행객 답게 당당하게 담요를 묶은 베낭을 짊어지고 이리저리 돌아 다닙니다. 너무 일찍 도착해서 아직 수속시간이 30분이나 남았습니다. 마눌님께 밥을 먹자고 했다고 면박을 당합니다. 비행기에서 기내식이 나오는데 벌써 돈을 쓰냐고 핀잔입니다. 미식가인 마눌님에게 한국 음식은 더 이상 눈에 들어오지 않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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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수속대앞에서 마눌님)

수속을 시작하니 대부분이 골프가방을 든 아저씨들입니다. 정말 많습니다. 저도 직장에서 골프를 배우라고 성화인데 이렇게 해외까지 가서 골프를 칠 정도로 중독되기 싫어서 끝까지 버티고 있습니다. 대신 흔치 않게 나이 30이 넘어서 태권도를 배우고 있답니다^^. 하여튼 수속을 하고 면세점을 돌아다닙니다. 마눌님이 가방 가게를 돌아 다닙니다. 만지작 거리며 살 듯 말 듯 올려놓았다가 내려놓았다 합니다. 저는 큰소리 칩니다. 까짓거 하나 사라고. 저는 압니다. 절대 우리 마눌님이 명품 못산다는 사실을. 마눌님이 사랑스러우면서도 때로는 안쓰럽기도 합니다. 돈이 없음은 남자로 하여금 가끔 슬픔을 느끼게도 합니다. 한참을 여기저기 돌더니 졸리운듯 2층 휴게실에서 쓰러져 잠이 듭니다. 자기도 여행이 기다려지는지 어제 밤새 뒤척이더니 쓰러집니다. KTF LGT 라운지를 찾다가 못착고 저도 그냥 드러 눕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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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드러누워버린 마눌님)

드디어 비행기가 출발합니다. 출발은 항상 즐겁습니다. 창문으로 작아지는 도시들을 보면서 여행을 가는 내가 마치 하늘에서 선택 받은 사람인양 우쭐해집니다. 처음으로 타이항공을 타봅니다. 작년 여행에는 에바항공을 이용했는데 타이항공은 좌석마다 모니터가 없더군요. 마눌님이 다음번에는 다시 에바항공을 이용하자고 합니다. 5시간 직빵으로 비행해는 것도 힘들다고 경유해서 천천히 여유있게 가자고 합니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5시간, 특히 기대감에 잠도 안오는 출발항공편 직항은 조금 지루함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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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출발전에 비행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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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기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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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울부부사진)

20분정도 늦게 쑤언나품 공항에 도착합니다. 듣던대고 타이 정통 미술이나 조형물들이 많이 서있습니다. 시설이나 편의 면에서는 인천공항이 좋지만 한국적인 멋이 곳곳에 없어서 조금 안타까움이 느껴집니다. 마눌님은 뱀을 싫어합니다. 두메 산골 출신이라서 바퀴벌레도 막 때려잡고 메뚜기, 개구리도 잡아 먹었다는 확인안된 소문처럼 강골이지만 뱀은 많이 싫어합니다. 쑤언나품 공항에는 뱀 조형물이 많더군요.

집을 챙기도 껴입었던 옷들을 한꺼풀 벗겨 냅니다. 태사랑에도 명쾌하게 나와있지 않은 태국이나 라오스 날씨 때문에 옷선택에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역시나 저녁이 되면 추운데도 긴 것을 많이 가지고 오지 않았네요. 쑤언나품 공항 Baggage Claim에서의 마눌님 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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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짐찾는 곳에서 한컷)

셔틀버스를 타려고 나갑니다. 몇 번 출구인지 몰라 여자 경찰에게 물어봅니다. 8번 출구라고 하네요. 왜 공항버스를 안타냐고 되묻습니다. 태사랑에서 나온대로 더 시간이 늦다고 장황하게 설명하려다 영어의 한계 때문에 한마디만 합니다. “Thank you^^”

바로 직행 셔틀버스가 옵니다. 마눌님이 진짜 버스터미널 가는 차냐고 자꾸 물어보라고 다그칩니다. 마눌님은 영어가 능통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꾸만 저에게 무엇을 물어보라고 시키곤 합니다. 나도 삐까빠가 일텐데 제 영어실력이 뛰어난 줄 아네요^^. 하여튼 우리 마눌님은 귀엽습니다.

공항 터미널에 도착해서 556번 버스에 올라탑니다. 저희말고도 여자분 한커플, 남자 한분의 한국인이 있습니다. 다들 태사랑에서 뽑은 운하투어 경로도를 다 들고 있습니다. 태사랑의 힘은 정말 큽니다. 말 시키려다 그만 둡니다. 남자분 뒤에 앉은 현지인이 어찌 그리도 크게 떠들고 대화하는지 그 남자분은 죽으려고 합니다.

원래 일정이 오늘 운하투어를 하고 바로 북부터미널로 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놈의 556번 버스가 출발할 생각을 안합니다. 무려 30분을 기다립니다. 그리고는 출발합니다. 내려서 만남게스트하우스 들려서 버스표와 기차표를 찾고 밥을 먹고 하면 운하투어는 4시 30에도 불가능할 듯 합니다. 그래서 마눌님과 돌아오는 날에 운하투어를 하기로 하고 맘편히 포기합니다. 첫날부터 일정이 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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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카오산 입구에서. 뒤쪽이 민주화 기념탑)

민주화 기념탑에서 내립니다. 카오산 거리를 걸어가며 미용기술이 있는 마눌님이 레게머리 만들어주는 노점상에서 한참을 구경합니다. 오빠 신기해를 연신 내뱉으며 떠날 생각을 안합니다. 카오산은 참 볼 것들이 많습니다. 낮에는 낮대로 밤에는 밤대로 갖가지 모습을 보여줍니다. 인종은 인종대로 노점상은 노점상대로 내국인은 내국인대로 다양한 모습입니다. 항상 단일 민족 내에서만 살던 저와 마눌님에게는 신기한 곳입니다.

만남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합니다. 오늘 농카이로 갈 버스표와 1/6 농카이에서 방콕으로 오는 기차표를 수령합니다. 연말에는 버스와 기차표 모두 좌석확보가 어렵다는 조언에 미리 예약을 해놓았습니다. 여러 번 예약을 바꿔서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만남을 빠져 나옵니다.

아무 국수집이나 들어가서 국물이 있는 국수를 먹으려 합니다. 메뉴판을 주는데 이런 사진이 없습니다. 영어로 장황하게 써놓았는데 무슨 뜻인지 이해가 안가더랍니다. 그래서 그냥 제일 위에 있는 메뉴를 시켰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국물이 있는 스텐드 쪽 직원은 주문을 받고는 테이블에 앉아버립니다. 반면에 가게 안쪽 직원이 바뻐집니다. 아니나 다를까 국물국수가 아니라 볶음 국수가 나옵니다. 그것도 향료가 듬뿍 들어간, 마눌님이 제일 싫어하는 국수가! 거기에다가 두 그릇 모두 같은 국수입니다. 마눌님이 짜증을 냅니다. 정확히 어떤건지 안물어 봤다고 결국 저 혼자 돈이 아까워서 두 그릇을 다먹습니다. 마눌님은 작년 여행때 먹었던 국수집에서 사주기로 합니다. 마눌님은 레스토랑에서 먹는 것이 돈 아깝다고 꼭 이렇게 시장에서 파는 음식만 먹습니다. 맛과 돈 두가지를 모두 쫓기가 힘들기도 합니다.

작년에 먹었던 고기국수집을 찾아 가지만(포시즌 게스트하우스 근처) 공사중입니다. 이런 결국 카오산에서 먹는 것을 포기하고 북부터미널로 가기로 합니다. 터미널 근처 짝뚜짝 시장 푸드코트(^^)에서 먹기로 합니다. 작년에 짝뚜짝 시장 내 노점에서 20밧주고 먹었던 뷔페(^^)가 맛있었거든요. 태국에서 처음 먹었던 음식입니다.

북부터미널로 가려고 하다가 우연히 버스표를 봅니다. 버스표 뒤에 약도가 하나 그려져 있는데 북부터미널에 버스가 있는게 아닙니다. 물어보니 휴일이라서 임시 버스터미널에서 버스가 출발한다고 하네요. BTS 머칫 근처랍니다. 예약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약않고 갔다면 북부터미널에서 헤매고 있겠지요? 아니면 북부터미널이 임시로 옮겨졌다는 택시기사의 말을 불신하고 부득불 북부터미널로 갔겠지요? 하여튼 북부 터미널로 향합니다.

수상버스를 탑니다. 이제 수상버스 타는 것은 익숙합니다. 여유를 부리고 뒷편 난간에 섭니다. 처음 수상버스를 타던 때를 생각하면 모든 게 여유롭습니다. 사진 찍는 서양인들을 보며 이제 이 풍경은 익숙한 듯 조롱의 미소를 짓습니다. 순간 배가 서로 교차하면서 만들어진 물결을 우리 배가 파헤치면서 엄청난 물이 배안으로 튀겨 들어옵니다. 난간에 가까이 여유롭게 구경하던 저와 마눌님의 옷이 흠뻑 젖어버립니다. 현지인들이 불쌍한 듯 지켜봅니다. 약간의 조롱의 미소를 보내듯^^. 역시 교만한 자는 벌을 받습니다.

배에서 내려 사판딱신에서 머칫까지 BTS를 이용합니다. 오랜만에 이용하려니 어떻게 이용하는지 잠깐 헷깔립니다. 경찰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정말 친절하게 표까지 직접 사줍니다. 그리고는 미소한방. 태국이라는 나라 점점 좋아집니다. 마눌님과 한국 지하철과 비교해서 어느 것이 더 넓고 큰지 이러쿵 저러쿵 논쟁을 합니다. 그런데 정말 어느 곳이 더 큰가요? 방콕이 크다고 생각했는데 서울와서 보니 서울이 더 큰 것 같기도 하고^^. 결국 머칫에 도착합니다.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 지 다시 경찰에게 물어봅니다. 역시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저녁이 되니 날이 어두워 집니다. 좀 걷는데 길이 확신이 들지 않습니다. 왠지 더 어두운 곳으로 가는 듯 하고. 지나가는 제복입은 언니들에게 물어봅니다. 방콕은 제복입은 사람들은 왠만하면 다 친절하더라구요. 언니들은 버스 안내언니들입니다. 가는 길이니 따라오면 된다고 하네요. 다행입니다. 마눌님이 자꾸 이사람 저사람에게 물어보라고 다그쳐서^^.

잠깐 마눌님에 대해서 얘기하면 정말 활발하고 붙임성이 좋습니다. 저는 길을 물어봐도 쓸수 있는 모든 영어를 다 붙입니다. 그러나 울 마눌님은 몇 마디로 의사소통을 합니다. 여기서 얼마나 걸리는지 물어보려면 저는 고딩때 배운 하우롱 더즈잇 테이크 프롬 히어 투 xxx?로 길게 늘이지먼 마눌님은 바디랭귀지를 동언에서 타임? 한마디로 물어봅니다. 누가 효율적인지는 알겠죠? 그리고 정말 언어 빨리 배웁니다. 제가 영어나 현지어 한마디 알려주면 그 말 반드시 써먹습니다. 그리고 남들이 한 말도 기막히게 기억하고 씁니다. 언젠가 아임쏘리에 외국인이 뎃스 오케이를 하는 것을 듣더니 쏘리 얘기가 나오면 이제는 무조건 뎃스 오케이입니다. 울 마눌님 넘 귀엽습니다. 저 팔불출입니다.^^

임시 북부터미널에 도착하니 1시간이 남았습니다. 안내요원 같은 분에게 제 버스표를 보이니 정말 친절하게 설명해줍니다. 언제 어디에 어떻게 도착하며 어디에서 타는지 몇번을 차면 되는지 여러 사람이 알려줍니다. 한 분은 아예 제 버스표에 연필로 번호를 써주며 반드시 이것만 타라고 합니다. 고마우신 분들입니다. 버스가 오니 한 열분 정도가 동시에 우리가 탈 버스를 가르치며 타라고 동시에 소리칩니다. 누가 방콕에 사기꾼이 많다고 했던거야.

근처에 도시락과 과일을 파는 노점상이 많습니다. 쭉 둘러보고 달걀이 곁들어진 도시락을 한 그릇 삽니다. 가격은 25밧이랍니다. 화단에 현지인처럼 걸터 앉습니다. 그리고 먹기 시작합니다. 저희는 둘다 몸집이 작아 한그릇으로도 배가 채워 집니다. 향료도 얼마 안들어가서 마눌님이 잘 먹습니다. 콜라 하나와 귤 몇 개를 곁들어 삽니다. 귤을 좋아하는 울 마눌님 싸다고 귤 무지하게 먹었습니다. 라오스에 비하면 비싸지만 대한민국보다는 싼거니까. 사과까지 사려고 마눌님이 흥정에 나섭니다. 그런데 비싸다고 돌아섭니다. 반값에 반만 사겠다고 하니 그쪽에서 안된다고 했나 봅니다. 역시 터미널을 비싸다고 투정을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라오스에 들어가서 사과 엄첨 사서 먹었답니다. 모두 무공해니 껍질째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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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북부터미널에서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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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임시 북부터미널이라는 곳 전경)

차가 도착합니다. 제일 앞자리에 앉습니다. 우리나라 고속버스와는 달리 운전실과 승객실이 분리되어 있습니다. 타려고 버스옆에 섰는데 문이 안열립니다. 차장아저씨가 우리 손을 잡아 끌더니 반대편으로 갑니다. 그렇습니다. 대한민국과 달리 버스 문이 버스 왼쪽이 있어습니다. 한참을 반대편에서 서서 문 열리기를 기다렸으니 에구 쪽팔려라^^. 운전사와 안내언니가 웃습니다. 무안을 감추려 운전사와 언니랑 사진을 찍습니다. 차는 VIP999 24인승 버스입니다. 출발할 때는 차가 비었는데 도중에 여러 곳을 들릅니다. 어디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몇 군데 들르니 차가 꽉 찹니다. 드디어 라오스를 향한 열흘일정이 진짜로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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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무안해서 입구에서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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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 양과 같이 찍은 사진)

(계속)

3 Comments
허정범(허뻥) 2007.01.12 20:05  
  부럽습니다.
앙리 베르그 송 2007.01.31 22:25  
  마눌님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이 사진으로도 느껴지네요 :)
밤하늘* 2007.03.09 16:53  
  두분 너무 보기 좋고.. 자세한 글과 표현... 마음에 쏙 와 닿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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