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n's Story - 루앙프라방의 꽃 스칸디나비아 베이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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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s Story - 루앙프라방의 꽃 스칸디나비아 베이커리

Moon 4 4101

아무래도 우리나라와 시차가 2시간이 차이가 나서인지, 굳이 알람을 해놓지 않아도 이른 아침에 일어날 수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비가 온다. 라오스와의 맑은 하늘은 정녕 나와 인연이 없는 걸까.

빡우동굴을 가기 위해 어제 예약한 여행사로 가서 아침은 스칸디나비아 베이커리에서 해결하기로 하였다. 깔끔하게 정렬된 이쁜 빵들이 꽤나 먹음직스럽다. 아메리칸 정식과 햄버거, 그리고 음료수를 시켰는데 무려 68,000kip이 나온다. 이 정도면 한국이랑 별차이 없겠네. 가지고 있는 kip이 없어 300batt(7500원)을 냈는데 잔돈을 가져다 주는데 별 생각없이 받았다가 나중에 보니 70,000kip(7000원)이다. 아... 신이 나를 시험하시다니...

한참의 갈등 끝에......

"스칸디나비아 베이커리"의 빵은 정말 맛있다는 걸 한국에 있는 많은 동포들에게 널리 널리 알리기로 하였다.
견물생심... 아, 나 원래 이런 사람 아닌데...

누군가 그랬다,

'거지 똥*멍에서 콩나물을 빼어 먹을 놈'

번외편,
빡우동굴 가는 길에 시간이 남아 여행자 거리를 돌아다니다 스칸디나비아 베이커리에 오니, 개들이 아침부터 그걸 하고 있는 거다. 거참, 길에서 '에니멀 포*노'를 보다니...
유군의 말을 빌리면, 엄청난 일이 벌어졌단다.
먼저, 한쪽 눈이 좀 이상한 No.3가 거사를 치룰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돌진하려는 찰라 어디선가 털복숭이 No.2가 나타나 한 방에 No. 3를 제압하고 승리의 순간을 만끽하려는 찰라, 보기에도 날렵하고 단단하게 생긴 No.1이 나타나 혈투가 있었단다. 결국 No. 2는 피를 흘리며 패전을 고할 수밖에 없었고, No.1은 피투성이가 된 No.2와 한 쪽 눈이 더 이상해진 No.3가 보는 앞에서 승리의 기쁨을 맘껏 누린 것이라 한다.

"형, 여기는 여행자 거리가 아니라 비열한 거리에요"

새삼 No.1에게서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빡우동굴을 가는 선착장은 여행자거리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슬로우 보트 선착장이 출발지였고, 훼이싸이로 가는 슬로우 보트도 여기서 떠나는 듯 싶다. 빗방울을 하염없이 뿌리는 메콩강을 거슬러 올라가는데 나름대로 운치가 있다. 만약 메콩강이 이런 흙빛이 아닌 맑은 강이었다면 어땠을까? 간혹 귀청을 찢을 듯한 굉음을 내며 중무장한 스피드 보트들이 질주를 한다. 슬로우 보트는 중간에 위스키 마을에 들러 잠깐의 짬을 주었다. 위스키 마을의 주수입원은 이렇게 빡우 동굴을 가는 관광객들에게 의지하는 듯 싶다. 물건은 사지 않았지만 술을 시음할 수는 있었다. 달짝지근한 포도주맛? 뱀술과 전갈술을 흥미롭게 보고 있자니, 서양 아주머니가 먹고 싶냐고 묻는다, 아니라며 펄쩍 뛰니, 왜 못 먹어... 되려 덜 떨어진 사람이 돼버렸다.

2시간 남짓 메콩강을 거슬러 올라가니 드디어 빡우 동굴이 나온다. 깍아지른 듯한 절벽 사이로 입을 벌리고 있는 성같은 모습이 꽤나 인상적이다. 빡우동굴은 아랫동굴인 탐 띵과 윗동굴인 탐 쁘라까차이 2개의 동굴인데, 첫번 째 동굴을 올라서니 수천 개의 자그마한 불상들이 모셔져 있다. 이 불상들은 기원을 알 수 없는 예전부터 주변 사람들이 소원을 빌기 위해 가져다 놓은 것들이라고 한다. 또한 매년 라오의 설날인 4월 15일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불상을 더 가져온다니 라오인들의 깊은 신앙심을 느낄만 하다. 여기서 반가운 얼굴을 만나게 되었다. 동구권녀들. 어제 가방 찾았다고 하니 잘 됐다며 기뻐해준다. 서로 깊은 대화는 나눈 일이 없지만 여행하는 사람들끼리만 통하는 알 수 없는 동료애 같은 걸 느꼈다고 해야 하나. 위쪽에 있는 탐 쁘라카차이는 동굴의 입구가 넓고 깊어 별도로 랜턴을 빌려야 하는데, 10,000kip이나 부른다. 미리 준비해간 등산용 랜턴으로 밝혀 보는데 그 내부가 뚜렷하게 잘 보이지는 않는다. 카메라의 초점도 맞추지 아니하고 셔터를 누르고 보니, 이 안에도 많은 조그마한 불상들이 모셔져 있다. 또 촛불에 의지하여 볼 수 있는 조그마한 불상들도 또 다른 감동을 불러온다.

빡우 동굴을 나와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간다. 중간에 우리네 한지처럼 종이를 만드는 마을에 들렀는데, 특별난 것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한지로 만든 갓전등은 선물용으로 몇 개 사도 괜찮겠다 싶었다.

다시 루앙프라방 여행자 거리로 돌아와서 인도식당을 들렸다. 나는 플레인 란과 뮤턴(램) 커리를 시켰고, 유군은 버터 란과 치킨 커리를 주문하였다. 란에 싸먹는 것은 물론이요, 스틱키 라이스에 비벼 먹는 커리도 훌륭하다. 여행에서의 즐거움은 보는 즐거움도 있지만 내게는 이렇듯 먹는 즐거움도 빼뜨릴 수가 없다. 혼자 하는 여행도 나름대로 운치가 있지만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접할 때는 일행이 있어 여러 음식을 맛볼 수 없는 안타까움이 크다.

비가 잦아질 때까지 기다리다 드디어 루앙프라방의 사원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이 조그마한 도시에 크고 작은 사원이 80여개나 되고, '백만마리 코끼리의 나라'라는 말이 유래된 라오스 최초의 통일국가인 Lane Xang의 수도로 지정되어 1563년 위앙짠으로 수도를 옮기기 전까지 800년간 라오스 문화와 종교, 정치의 중심 도시 역할을 했다니 우리의 경주와 비견할만 하다. 도시 전체가 1995년 유네스코에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되었다니 어찌보면 과거로의 여행이 될 것 같은 잔잔한 흥분도 함께 한다.

첫번째 사원은 여행자 거리를 따라 끝까지 가면 나오는 왓 씨앙통(Wat Xieng Thong), Xieng Thong이란 말이 금으로 된 도시라는 뜻과 같이 라오스 전체에 걸쳐 가장 아름다운 사원으로 꼽힌단다. 절 자체로는 그리 크지 않으나 Sim이라 불리우는 본당의 벽장식이나 사당의 벽에는 불교와 관련된 설화와 건립 당시의 생활풍경 등이 모자이크 되어 있다. 그리고 입구로 들어와 오른쪽에 보면 일곱 개의 나가가 장식된 커다란 마차가 있는데 그 앞에서 비를 피해 한참을 앉아 있었다, 알고 보니 예전 왕정시절에 장례용으로 쓰던 마차란다. 아무래도 라오스는 사원 위주다 보니 유군은 다소 지루한 모양이다. 나도 불교나 각 각의 사원들에 대해 사전지식이 없는 문외한이다 보니 좋다고는 하는데 무엇이 좋은 지는 정확하게 모르겠다. 그저 화려한 사원들과 거기에서 적삼을 입고 수행하고 있는 어린 동자승들에게 더 관심이 갔기에 모든 사원을 둘러보기 보다는 무리하지 않고 이름 난 사원들만 보기로 하였다.

다음은 호캄이라는 왕궁 박물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루앙프라방 도착해서 그 난리를 친 JOMA 베이커리 옆이다. 이 앞에 노점상이 자리하고 있어서 몇 번을 지나쳤어도 그 자리가 왕궁 박물관임은 뒤늦게야 알게 되었다. 왕궁 박물관은 이름 그대로 1975년 공산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 왕궁으로 사용되던 곳으로 유럽의 프랑스 양식과 라오 전통 양식이 혼합되어 있고 평면 배치는 크메르의 구조를 따르고 있단다. 도착한 시간이 3시 30분이었는데, 아뿔사 폐장시간이 3시 40분이란다. 결국 신발만 벗고 막상 안에 들어가 보지는 못 했다. 안에는 황금불상이라는 파방(Phabang)이라는 유명한 순금 불상이 모셔져 있다 하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막상 유명하다고 해서 실제 보면 별로인 경우가 많았는데, 마침 관람을 마치고 나온 한국분이 꽤 볼만하단다. 어쩌겠는가 아쉬움을 뒤로 하고 바로 옆의 왓 마이 쑤완나푸마함(Wat Mai Suwannaphumaham; 줄여서 왓 마이)으로 발길을 돌린다.

이 사원은 '새로운 사원'이라는 뜻으로 왓 씨앙통과 더불어 황금빛이 화려한 사원으로 꼽힌다. 이 곳에서도 황금불상인 '파방'이 잠시 동안 보관된 역사를 가지고 있었다. 사원을 들어갈 때 대부분 5,000kip 정도의 입장료를 받는데, 이 곳은 경당 안에 들어갈 때만 돈을 내야 해서, 그냥 바깥만 구경하고 표를 팔고 있는 잘 생긴 동자승들과 기념촬영을 하였다. 옷도 거의 흘러내려 가슴통이 다 보이더니만 사진을 찍자니 옷 매무세를 고치고 나니 제법 의젓하다.

원래 루앙프라방 어디에서든 보이는 푸씨산의 쫌씨탑은 마지막 날 오르려고 했는데 시간이 남아 푸씨사원에 오르기로 했다. 100m 남짓하지만 나이가 들어서인지 발 옮기기가 힘든데, 유군은 역시나 팔팔하니 가면서도 커다란 달평이를 몇 마리씩이나 잡는다. 두꺼비, 달팽이, 키키얌, 개구리, 도마뱀... 하여튼 살아서 움직이는 것들은 다 잡는 유군... 아침시장에서 쥐고기도 꼭 먹어볼 거란다.

푸시산 정상에 오르니 확 트인 전경이 펼쳐지며 루앙프라방 전체가 다 보인다. 메콩강도 칸강도 손에 잡힐 것 같고, 마침 낼 모레 있을 루앙프라방 축제를 대비하여 칸강에서는 카누연습이 한창이다. 좋다는 말 이외에는 그 어떤 말로 설명할 수 없을 것 같다. 푸씨사원에는 화장실이 없었다. 아니, 좀 더 솔직히 말해 없을 것 같았다. 유군이 루앙프라방 시내(?)를 향해 오*발을 날린다. '음... 굵다...' 당근 사진 촬영! 별로 게의치 않는다, 변태스러운 유군... 정상에서 오렌지 쥬스 한통을 원샷 했더니만 나 역시 자연의 부름 소리가 들린다. 나도... 유군의 카메라에 찍힌 내 모습도 인터넷 상에 떠돌지 모르겠다... 신사협정을 맺고 보는 앞에서 서로 사진을 지웠다. 그런데... 나, 사실은 두 장 찍어서 한 장만 지웠다. ㅋㅋㅋㅋ

루앙프라방을 대표하는 푸씨산 정상에 있는 쫌씨탑(That Chomsi)은 높이 28m로 1804년에 만들어졌고, 라오 신년 행사(4월 15일)인 삐 마리 라오의 행렬이 이 곳에서 출발한다 한다. 확실히 라오 사람들은 황금빛을 좋아하는 것 같다. 푸씨산 정상에 있는 반공포에서 괜히 폼도 잡으며 어린 아이처럼 사진도 찍고 내려오니, 아래에는 불상들이며 조각상들이 공원처럼 꾸며져 있다. 어치보면 유치스럽고 또 어찌보면 그 자리에 어울리는 듯한 불상들, 그 틈새를 동네 아이들은 제 집인양 뛰어 노는 모습이 마냥 보기 좋다.

숙소로 돌아와 몸을 씻고 저녁을 먹으로 파라다이스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유군은 스테이크를 나는 사슴고기를 시켰다. 큼직한 스테이크와 걸쭉하고 먹음직한 버섯스프가 우리 돈을 3500원... 진정 파라다이스렷다. 일부러 그러는 것은 아니었는데 우리 테이블 옆으로 일본인들 3명이 자리를 하였다. 사실 일본에 대한 감정은 좋지 않지만, 일본인들에 대한 감정은 그리 나쁜 감정을 갖고 있지 않은데, 그 동안 내가 겪었던 안 좋았던 부분들에 대해 유군에게 이야기하다 보니 '쪽빠리', '조센진'이라는 단어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오게 됐다. 그 사람들도 그 소리를 듣고 껄끄러웠던지 자리를 옮겨 버린다. 조금 미안하기도 하고 괘씸하기도 하고... 일부러 "East Sea"와 "Dokdo"를 크게 이야기해 본다.


이렇게 루앙프라방의 또 하루가 저물어 간다. 내일은 원래는 일정에서 빼려고 했던 쾅씨폭포를 간다. 그리고 새벽에 있을 '딱밧(탁발)' 행렬을 보기 위해 유군에게 5시 30분에 깨어달라고 했다. 지금까지 아침마다 유군을 흔들다시피 하여 내가 깨웠는데, 유군이 과연 약속을 지킬 수가 있을까?


4 Comments
문씨이종사촌 2006.09.14 23:20  
  안녕하세요. 무플방지위원회에서 나왔습니다. ^^
나니 2006.09.18 19:40  
  스칸디나비아 베이커리 정말 맛나죠...^^
Moon 2006.09.24 00:22  
  스칸디나비아 베이커리 많이들 이용해 주세요~!!!
레디고 2006.09.30 19:48  
  joma bakery도 맛있습니다..
스칸디나비아는 방비엥에도 있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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