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n's Story - 순수를 찾아서 왕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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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s Story - 순수를 찾아서 왕위앙

Moon 12 3285
시간에 맞춰 왕위앙행 버스가 서 있는 곳에 나갔다. 어제 노점상들이 서있던 자리에 벌써부터 저녁장사를 위해 사람들이 하나 둘 나와 자리를 잡기 시작한다. 유군과 둘이 이런 저런, 따지고 보면 앞 뒤가 안 맞는 이야기들로 시간을 떼우고 있자니 한 눈에 봐도 한국인인 여자분이 말을 걸어온다. 가벼운 여행이야기를 나눈다. 이름도 모르고 어디 사는 누구인 지도 모르지만 가끔은 이런 식으로 만나는 모국어가 반갑다.


예정된 시간보다 30여분이나 늦게 차가 출발한다, 예전 우리네 좌석버스를 개조하여 만든 버스라 그런지 왠지 모르게 반갑다. 자리가 다 차자 수퍼마켓용 플라스틱 의자 2개를 복도에 세우고 거기에도 사람이 앉는다, 일동 폭소...


산길을 굽이 굽이 돌아 5시간여만에 왕위앙에 도착하였다. 사전 정보로는 시골마을이라기에 좁은 길 사이로 사람도 다니고 소나 닭도 서로 뒹굴며 뛰노는 모습을 상상했는데, 그 정도는 아니었고 큰 길을 사이에 두고 게스트 하우스며 식당들이 빼곡히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리노베이션 중인 건물들도 꽤 보이는데 그 용도는 게스트하우스인 것 같다. 일단은 숙소를 잡기 위해 한 바퀴 돌기로 했는데, 영 감이 오지를 않는다, 푸반 게스트 하우스에 묵을 예정이었는데 어찌된 영문인 지 문이 닫혀 있고, 이리 저리 헤매다 독쿤2 앞에 퍼질러 앉아 들어갈까 말까 망설이다 지도를 보고 있자니, "한국분이세요?"라며 누군가 말을 건다. 그리고 위앙짠에서 같은 버스를 타고 왔던 여자분에 대해 묻는다. 같이 오긴 왔는데 친구 만나러 가고, 우리는 숙소를 못 잡아 이러고 있다니, 자신이 묵고 있는 근처가 2~3USD로 싸니 그 쪽이 어떠냐고 한다. 이렇게 고마울 수가... 역시 피는 물보다 진하다... 2~3USD짜리 방은 너무 작고, 6USD에 A/C이 있는 방을 2박하기로 하고 5USD에 묵기로 하였다. 시간을 보니 이미 3시 30분을 넘어서고 있어 4시 30분까지 개방한다는 탐짱동굴은 과감히 생략하고 늦은 점심과 함께 주변 지리도 익힐 겸, 내일 있을 카약킹을 예약하러 폰투어에 갔다.


폰투어에는 아무도 없다, 오기 전에 게시판에 봤더니 왕위앙의 여러 여행사들이 연합하여 투어를 진행하기로 하여서 폰투어 독자적으로 가이드해줄 수 없다더니만 그 말이 사실이었나 보다. 할 수 없이 서양 친구들과 카약킹을 하여야할 모양이다. 물론 그 친구들과 함께 투어를 해도 큰 상관없기는 하지만, 왠지 모르게 밖에 나가면 모국어가 댕길 때가 있는데, 조금은 아쉽다.


바깥으로 개방되어진 레스토랑에는 여행자들이 편하게 누워서 비디오를 시청하고 있다. 왕위앙은 현지인들보다는 외국인들이 훨씬 더 많이 보이고 또 그들을 위해 도시 전체가 움직이는 듯한 느낌이다. 심한 표현으로 굴러들어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어 버리고 주인 노릇을 한다고나 할까, 사실 내가 기대한 왕위앙은 이런 모습은 아니었는데......


남쏭강가에 퍼질러서 놀 수 있는 노천식당이 있다는 말을 듣고 남쏭강가를 찾는데, 이 동네는 어떻게 된 건지, 분명 거기에 있는 걸 아는 데도 불구하고 통하는 길이 없다. 결국 한참을 돌아 가보니 리조트들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여하튼 유유히 흘러가는 남쏭, 그 안에서 고기를 잡는 어부들, 또 멀리서 뛰어 다니는 말들... 진정 내가 그려하던 왕위앙의 모습이다. 이런 곳이라면 빈낚싯줄을 물에 띄어 놓고 시간을 낚는다 한들 그 무엇이 아쉬울까...


해가 저물 무렵에 빗방울이 듣기 시작한다. 이러다 말겠지 싶었는데 빗방울이 더 커져 할 수 없이 가던 길에 있던 병원으로 몸을 피했다. 거기서 일 하는 분이 어디서 왔느냐? 고 묻기에 '까올리'라고 했더니 반갑게 맞아 주신다. TV에서 오늘부터 밤새도록 비가 많이 온다는데 어쩌냐며 걱정을 해주시더니만 마침 저녁시간이니까 함께 식사하자고 하신다. 식사를 한 지 얼마 안돼서 정중히 거절하고 보니 정말 현지인들이 먹는 식사시간을 놓친 것이 아깝긴 아깝다. 라오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을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빗줄기가 조금 잦아들기에 숙소를 가다 보니 폰투어에서 누군가가 문을 닫고 있는다, Nuan이라는 친구였다. 내일 예약이 가능하냐고 물었더니 가능하단다, 그런데 예전처럼 한국 사람들에게 할인해주던 제도는 없어졌다고 한다, 전 후 이야기를 따져보니 왕위앙 내에 있는 여행사들이 돌아가며 투어를 진행하고 그 수익금을 공평하게 나눈다는 것이 요지인 것 같다. 아마도 성수기 때만 이렇게 진행을 하고 비수기가 오면 다시 예전처럼 진행할 수 있을 거라 한다. 아쉽게도 그 유명한 카약킹 이후의 칵테일 파티는 없는 모양이다.


왜 폰투어가 한국인에게 유명하냐고 물으니, Mr. Phone이라는 라오인과 Miss. Kim이라는 한국인이 결혼을 해서 한국인들이 친숙하기 때문이란다, 아닌 게 아니라 벽면에 한국인을 위한 신라면 세트, 볶음밥 세트 등이 한국말로 써있는 것만 봐도 반갑다. 12USD에 내일 투어를 예약하고 유군은 내일 아침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신라면을 먹으러 올테니까 내일 보자하고 자리를 떴다.


오는 길에 길거리에서 바나나 로티를 파는 14세 소녀에게 마음을 빼앗긴 유군... 이런 저런 말로 작업을 거는데, 라오의 여인들은 유군 생각만큼 호락호락하지 않는 것 같다. ㅋㅋㅋㅋ


어중간한 시간에 도착해서, 잠깐이긴 하지만, 왕위앙 시내에서는 퍼질러 앉아 비디오 보는 일외에는 딱히 뭘 할 것이 없는 것 같다. 되려 이런 것이 왕위앙의 매력이라고들 한다는데, 솔직히 내 기대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일단 내일 있을 카약킹을 기대해 본다. 오늘밤도 유군은 키키얌을 두 마리나 잡아와서 숨구멍까지 뚫어 놓은 채 지켜보고 있다. 아무래도 한국에 가져갈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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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밝았는데, 밖에는 한참 비가 내리고 있다. 좀처럼 그칠 비가 아닌 것 같아 오늘 있을 카약킹의 진행여부가 불투명해 보인다. 서둘러서 약속한 시간에 폰투어에 가서 아침식사가 되냐니, 안 된단다. 아파트 건설 현장에 있는 커다란 헤머로 머리를 두들겨 맞은 듯한 기분이다. 어제 분명 Nuan이 된다고 했는데, 나도 내가 신라면 하나에 목숨걸 줄은 몰랐다. 그런데 안 된다는 걸 어쩌겠는가, 옆가게로 가려는데 Nuan이 나타난다. 코흘리개 처럼 Nuan에게 달려가, "쟤네가 오늘 여기서 신라면 못 먹는대" 라고 일렀더니만, Nuan이 뭐라 뭐라 하면서 먹을 수 있게 해준단다. 꺄호~~~~~!!!


먼 타지방에서 맛보는 신라면, 그리고 제대로 된 김치. 앗싸~! 오늘 카약킹 못 가도 좋아!!!


시간이 되어 카약킹할 사람들을 태우러 숙소마다 돌아다녔다. Nuan 말로는 오늘 카약킹에 한국인은 없다고 한다. 사람들이 탈 때마다 반갑게 인사하는데, 인사까지는 잘 하는데 그 다음부터는 딱히 뭐라 할 말이 없다. 리스님도 어설프고 스피킹은 더 말할 것도 없고... 쩝~. 한 숙소에서 한국인으로 보이는 초섹시녀가 차에 오른다. 얼굴을 보면 일본인이라고 보기에는 이쁘고, 한국인이라고 하기에는 스타일이 꽤나 서구적이고, 게다가 영어 실력은 일,이년 시사 YBM에서 공부한들 절대 나올 수 없는 발음으로 외국인들과 잘 이야기한다. 앞가슴이 훤히 보이는 옷차람이라 감히 똑바로 얼굴도 못 쳐다보겠고, 유군과 나는 분명 피는 한국인이지만 어렸을 때 입양보내줘서 외국에서 자란 여자일 거야, 우리가 힘든 일 있으면 잘 도와주자, 비록 우리 고국은 자신을 버렸지만 형제 자매들은 여전히 끈끈하다는 걸 보여주자고... 이러고 있는데, 느닷없이 예의 한국인끼리 만났을 때 첫인사, "한국분이세요?"가 그녀의 입에서 터져나왔다. 화들짝~!


알고 보니 국제평화 관련해서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이었고, 웬만한 남자들보다도 더 활동적인 분이셨더랬다. 어렸을 때 중학교를 영국에서 다녀서 영어를 잘 하는 것이었단다. 이 분도 폰투어에 한국인들이 많이 온다는 소리를 듣고 어제 들렀는데 사람이 없어 예약을 못 했다 한다. 그리고 내 옷에 있는 브랜드 이니셜을 보고 한국인인 줄 알았다고 한다. 내 상의에는 이니셜 'D'가 새겨져 있는데, 그 것은 '대한민국'의 약자였다는......


차를 타고 산쪽을 얼마간 달려 카약킹을 시작할 곳에 도착하니 오늘 일행이 약 20명 정도 된다. 몇 몇은 위왕짠에서도 같은 차를 타고 온 사람들도 보인다. 이 때부터 외국인들에게 별명을 하나씩 지어주는 일로 유군과 소일을 보내었다. 친절녀, 보헤미안, 수다쟁이 이탈리안 아줌마, 동구권녀 등등...


가벼운 카약킹 교육을 받고 드디어 출발하였는데, 대게 커플끼리 쌍쌍으로 카약을 나눠탔는데, 어찌된 일인지 나와 유군은 별도로 떼어 놓아 가이드들과 함께 타게 되었다. 왜 그러냐니, 위급할 때 자기와 같이 다른 사람들을 구해주기 위해서라는데, 왠지 우리를 못 미더워하는 것처럼 느낀 건 나만의 착각이겠지?


카약킹은 캐나다에서도 몇 번 해본 경험이 있어서 그리 낯설 지는 않았는데, 그 때는 주로 호수에서 해본 터라 이렇게 강물에서 하는 카약킹은 또 다른 재미가 있었다. 특히 급류가 흘러가는 지점에서의 카약킹은 정말 스릴 백만점!!!


주변 경관을 바라보니 이 곳 지형은 육지의 하롱베이라고 일컫는 베트남의 땀꼭과 비슷한 데, 땀꼭은 커다란 바위를 흩뿌려 놓은 것이라 한다면 여기는 그보다는 훨씬 큰 독립된 산들을 여기 저기 뿌려놓은 듯 하다. 정말 어디에다 시선을 고정시켜도 그 자체가 동양화의 한 폭이 되는 듯 싶다. 그렇게 유유자적하게 쏭강을 내려와 어느 마을에 도착을 했다. 유군은 마을입구에 놓인 원숭이한테 장난치다 원숭이에게 담배를 빼앗기는 수난을 당하기도 했다. 이제부터 간단하게 동굴 사원을 소개하고 본격적으로 케이빙을 하러 가게 됐는데, 가는 길에 철사가 삐죽 튀어나온 걸 보며 영국여인이 유군에게 "Be careful" 하자 그 때부터 유군은 그녀를 친절녀라고 불렀다. 내가 보기에는 그다지 이쁜 얼굴은 아니었는데, 유군은 입에 침이 마르도록 그녀를 이쁘다며 칭찬이 자자하였다. 유군과 나와의 여성취향(?)이 전혀 다른 탓에 여자를 두고 서로 다툴 일은 없어 좋았지만, 게중에 드물게 일치하는 경우가 있을 때는 냉랭한 한랭전선이 펼쳐질 때도 있었다. 19나 36이나, 남자는 다 똑같다.


물이 찰랑찰랑 찬 커다란 절벽 밑에 보였는데 눈 씻고 봐도 동굴입구는 보이지를 않는데, 여기서부터가 출발이란다. 눈을 잘 씻고 보니 입구처럼 보이는 곳이 있기는 하다, 거기까지 튜브를 타고 동굴탐사가 시작된단다. 랜턴을 하나씩 배급받고 짧게는 15분 코스, 길게는 한 시간 코스가 있는데 자유롭게 선택할 수가 있단다. 어중간하게 서있다 밀려서 갔는데 한 시간 코스다... 불현듯 두해 전 경험했던 구찌동굴의 참사(?)가 생각난다.


캄캄한 어둠 속을 튜브를 타고 이동한다. 처음에는 약간의 두려움도 있었지만 이내 재미있다로 바뀌었는데, 이런 재미도 잠시 튜브를 정박시키고 본격적으로 케이빙을 시작하는데, 이런 나같은 드럼통 몸매는 어쩌라고 틈이 30cm도 안 되는 바위틈을 비집고 들어가야만 한다. 그런 곳이 도대체 한 두곳이 아니다. 특히 여자들은 동굴 속에 거미만 보면 여기저기서 소리들을 질러대는데, 거미보다도 그 괴성들이 더 소름이 끼친다. 더우기 내 바로 앞에 이탈리안 여성은 수시로 "F*cking Spider"를 외쳐대며 여간 호들갑을 떠는 게 아니다. 나중에는 거미가 없는 데도 '거미다~'라고 소리치면 또 여지없이 F*cking Spider가 나오며 또 온동네 방네 '난 거미가 싫어요, 거미가 무서워요'를 외쳐대고, 또 뒤에서는 "나도~ 나도~" 소리가 끊기질 않는다. 그러던 사람들이 막상 박쥐를 바로 눈 앞에서 볼 때는 그저 덤덤하게 반응을 하다니,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렇게 동굴을 헤매고 다니니 무릎은 다 까지고 온 몸이 온통 진흙칠이다. 만약 여기서 일행을 놓치기라도 하면 완전 동굴 속에서 일생을 마감하고 누구 하나 나를 구해줄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으니 'F*ucking Spider 아줌마' 뒤를 잘 쫓아가야 했다. 이 이탈리안 아줌마는 덩치도 좀 있는 편인데도 불구하고 소리를 질러서 그렇지 동굴 속을 잘도 빠져나간다. 웬만큼 난코스를 벗어날 무렵, 누가 내 팔에 묻은 진흙을 씻어 준다. 돌아보니, '친절녀', 아까 유군이 이쁘다고 했을 때 절대 동의 못 한다고 했지만, 아무래도 나의 발언을 철회해야 할 것 같다. 이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럽다.


드디어 동굴을 빠져나오니, 유군이 반갑게 맞이하여 준다. 유군은 한 시간 코스를 따라오다 안경이 벗겨지려는 바람에 중간에 되돌아 나왔다 하는데, 그 동안 외국인들, 특히 동구권녀들과 많은 대화를 나눠서 좋았다고 한다.

"어디서 왔다는데?"
"몰라요"
"이름은 뭔데?"
"몰라요"
"그럼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한 건데?"

담배를 하나 얻어 피웠단다. 음...  스타일이 동구권에서 온 것 같아 그 다음부터는 '동구권녀들'로 부르기 시작했다.


옹기 종기 모여 앉아 식사를 했는데, 고생 뒤에 먹는 밥이라 그런지 꿀맛이다. 유군이 동구권녀들과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아까 빌렸던 담배를 갚고 싶다고 담배 갚는 걸 영어로 뭐라고 하냐고 묻는다.

"Pay back"

동구권녀가 웃으며 담배를 받는다, 그 이후로 유군의 별명은 '패이백맨'이 되었다. 빗줄기는 그칠 줄 모르고 점점 더 굵어진다. 이대로 차타고 숙소로 돌아가는 거 아니야? 싶었는데 다시 카약킹 시작. 중간 중간에 물장난도 치고 서로 쫓고 쫓기는 추격전도 벌이고 나름 재미가 있었는데, 앞 서 가던 유군이 강에 빠지는 사태가 벌어졌다. 모두들 깜짝 놀라 걱정을 했는데, 알고 보니 가이드가 장난으로 빠뜨린 거였다. 덕분에 유군은 카약킹 동안 이 사건으로 인해 스타(?)가 됐다.


빗방울은 하염없이 떨어지고 카약킹도 몇 시간째 계속 하니 힘도 들고 겨드랑이 근처는 쓸려서 까지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강 양편의 풍경들은 사람의 마음을 한 없이 넉넉하게 해준다. 이 것이 바로 왕위앙의 매력이었던가 보다. 군데 군데 튜브 하나에 몸을 싣고 강을 내려오는 사람들도 보인다. 저것도 시간나면 한 번 해볼만 하겠다.


거의 하류에 다 다르자, 말로만 듣던 다이빙대가 나왔다. 8m 높이에서 서커스에서 보던 공중그네에 몸을 싣고 강물로 입수하는... 마치 나이트처럼 고막이 터져라 음악이 쏟아져 나오고 마치 별천지에 온 듯한 기분이다. 사람들은 무어가 그리 신이 났는지 줄 서서 강물로 퐁당~ 퐁당~. 나는 라오스 오기 전에 어깨 인대가 늘어난 탓에 감히 시도할 생각을 못 했다(진짜다!!! 수영을 못 해서가 아니다!!! 무서워서 그런 거 절대 아니다!!!), 유군은 할까 말까 망설이는 사이, 우리의 홍일점 불우한 입양녀(?)가 과감히 먼저 다이빙을 시도했다. 10점 만점에 6.9점(KTF CF에서는 만점이라지요~ ^^). 거기에 고무받은 유군도 다이빙대에 올랐으나 다시 내려왔다. 최초로 다이빙대에 올라갔다 그냥 내려온 사람이 바로 우리의 유군이었다. 유군 말로는 라이프자켙을 입고 올라오라고 했단다.

"우린 모두 이해해, 한국에 돌아가서 후기에는 너도 뛰어내렸다고 써줄게"

그래도 분을 삭이지 못 한 유군은 다시 다이빙대에 올랐으나 또 한 번 퇴짜. 불우한 입양녀(?)가 여행 중 외국인에게 들었는데, 얼마 전 술에 취한 한국남이 다이빙대에서 뛰어내렸다 익사를 했단다. 그 이후로는 동양인에게는 무조건 라이프자켙을 입어야만 뛰어 내릴 수 있도록 해준다고 했다는 데 그 말이 맞는 모양이다. 그 많던 라이프 자켙은 어찌하여 유군이 뛰어내릴 때만 보이지 않는 지 지금도 미스터리다.


다시 카약을 타고 강을 내려야 긴 하루의 여정을 마쳤다. 정말 재미있는 일들이 많았고 볼 거리도 많았는데 여건 상 사진을 찍을 수가 없어 기록을 하나도 못 남긴 것이 아쉬움을 남는다. 폰투어에서 8USD에 루앙프라방행 버스를 예약하고 숙소에 도착하자 마자 그대로 쓰러져 잠이 들었다. 눈을 뜨니 10시 30분. 늦은 저녁을 핏자로 대신하기로 하고 근처 핏자 가게를 들러 다른 여행자들처럼 자리 하나 꿰차고 누워서 알아 듣지도 못 하는 비디오를 보다 남은 핏자를 포장해 숙소에 돌아왔다.


왕위앙에 머문 시간은 짧았지만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내일은 사원의 도시 루앙프라방으로 떠난다.

 

 

12 Comments
vixay 2006.09.05 11:42  
  사진도 멋집니다~!
다이빙하러, 다시 왕위앙 가셔야겠군요...
그게 카약킹의 하이라이튼걸요. ㅎㅎ
삼천포 2006.09.05 15:58  
  앗! 제가 갔던 7월엔 폰투어에서 루앙프라방행 VIP버스가 8불, 미니버스가 9불 이던데...그 새 그렇게 올랐나요?
제가 카약킹을 했던 바로 전 날 그 술취한 한국여행자가
죽었다고 폰투어에서 얘기해 주더군요..ㅠ.ㅠ

저와 일정이 거의 비슷하셨네요, 그리운 마음으로 기억을 더듬어 가며 잘 읽고 있습니다^^
Moon 2006.09.06 00:17  
  그러게요, 어깨 나으면 다이빙하러 다시 왕위앙 가봐야겠습니다... ^^

삼천포님이 맞습니다. VIP 8USD에 루앙프라방 갔습니다. 감사합니다.
태린 2006.09.07 23:26  
  저도 조카를 꼬셔볼까...그럼 내년에가면 18 35 후후
선미네 2006.09.10 13:16  
  정말 사진 예술이네요. 다음편 속히 부탁드립니다~
Moon 2006.09.10 14:20  
  여행에 대한 기억이 다 사라지기 전에 얼른 여행기를 마쳐야 하는데 자꾸 게을러지네요.
라오스 여행 사진은 다 정리가 됐으니까 제 홈피에 놀러들 오세요.
fusion12 2006.09.14 02:16  
  여행기를 정말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정겨운 사진에 라오스를 꼭 다시 가야할꺼 같습니다.
문씨이종사촌 2006.09.14 23:16  
  키키암 밀수 할 수도 있었지만 참았습니다 ^^ 한국의 생태계보호를 위해서 ^^
죨쥐 2006.09.27 13:07  
  와 신기해라 왕위앙 가는 버스정류장에서 말걸었던 한국여자분이 저에요!! ㅋㅋ 그 두분 맞으신 것 같은데. 반가워라-
Moon 2006.09.28 04:15  
  죨쥐님, 반갑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중국으로 넘어가신다고 들었는데, 여행은 잘 다녀오셨나요? 재미난 여행후기도 올려주세요~!!!
우성군 2007.11.30 21:12  
  앗 저도 작년에 카야킹 했었는데 정말 좋았더랬죠

제가 2006년 1월에 갔었는데 그때는 다이빙할 때

조끼는 선택이었거든요.. 흠. 그런 사연이 있었군요
meiyu 2008.07.03 11:03  
  정말 글 잘 쓰시네요.
끈끈한 동포애를 보여줄 일이 없어서 다행이었네요.

참 사진도 너무 좋네요.
그림 업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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