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월-라오스여행-루앙프라방]-난기억하리라-메콩강의 노을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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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월-라오스여행-루앙프라방]-난기억하리라-메콩강의 노을을(3)

샨티-인 1 3155
2 루앙프라방(1/18-1/20)
                        난 기억하리라-메콩강의 노을을(1) 


3) 루앙프라방의 사원과 야시장(1/19)

Hoxien Guest house에서 자전거를 렌트하여(1일-1$) 아침 메콩강변을 달렸다. 유유히 흐르는 메콩강을 따라 자전거페달을 밟으며 길가 음식점에서 파란 상추 잎들을 다듬고 있는 라오스 처녀의 가녀린 손길이 아름다웠다.

메콩강의 Tourism Port에서는 Pak Ou Cave(빡우동굴-시내25km)로 출발하는 슬로우보트를 타려는 많은 서양여행자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라오스는 프랑스의 식민지였기 때문인지 특히 프랑스 나이든 여행자들이 눈에 많이 보였고, 메콩강의 황토빛 물결은 이들 여행자들을 실은 배들과  라오스의 아픈 지나간 날들의 기억들을 안고  유유히 흐르고 있다.

Tourism Port부근의 Wat Xieng Thong(씨앙통사원)을 들어가니 입구에서 입장료(10000KIP  =1$ )을 내라고 한다. 입장권을 사고 사원내로 들어서니 루앙프라방을 대표하는 사원 중에 하나인 씨앙통사원은 고승을 모신 눈부신 금박을 입힌 건물과 오랜 세월의 흐름을 느끼게 해주는 Sim이라 부르는 본당건물이 정원에 붉게 핀 부겐빌리화와 어우러져 아름다웠다.

Wat Xieng Thong(씨앙통사원)을 구경하고 나서 루앙프라방의 시내를 자전거를 타고 달렸다. 상쾌한 아침공기와 강변바람을 맞으며 오래된 도시의 구석구석을 다니며, 이름 모르는 마을 사이의 조그만 사원에서 라오스 아이들을 만났고, 처음에는 손짓하여 부르는 나를 두려워하는 아이들과 캔디를 나누어 먹으며 사원 그늘에서 한가로운 오전시간을 보냈다.

Villa Santi를 지나 루앙프라방의 여행자거리에 있는 여행사에서 방비엥으로 가는 버스시간을 알아보고, 11시쯤 스칸디나비아 베이커리에서 애플케익과 오믈렛, 그리고 커피를 시켰다.
(21000 KIP) 식사 후에 루앙프라방 왕궁 앞에서 우연히 만난 한국여행자 2사람(초등학교 여선생님)과 왕궁의 연못가 벤치에서 방비엥과 비엔티엔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저녁 7시에 푸씨호텔의 비어가든에서 라오스 전통음악공연을 보면서 함께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다.

왕궁옆 ALL LAO SERVICE 여행사에서 오후 2시에 출발하는 쾅씨(Kuang Xi)폭포로 가는 반일투어를 신청하였다(40000KIP=4$). 쾅씨폭포투어는 시내에서 30km떨어져 있는데(봉고로 50분 정도소요) 돌아오는 길에 몽족등 소수민족마을을 잠시 들리는 일정으로 오후 6시경에 루앙프라방으로 돌아오게 된다.

쾅씨(Kuang Xi)폭포는 주차장입구에서 입장료 15000KIP을 내고 주차장에서 10분 정도 걸어 올라간 곳에 있다. 쾅씨폭포는 석회질로 된 버섯모양의 톡특한 모양을 하고 있어 주변의 숲들과 어울려 볼만하였고, 폭포아래의 푸른 물이 고여있는 연못주변에는 나무의자 등을 배치하여 관광객들이 쉴 수 있도록 해놓았다.

쾅씨폭포투어를 끝내고 루앙프라방시내로  돌아오니 어느덧 어두워진 거리에는 하나, 둘 불빛이 켜지기 시작했고 왕궁 앞 도로는 수많은 수공예품으로 이루어진 야시장이 섰다. 예쁜 한지로 만든 여러 가지 모양의 등과 독특한 라오스 문양이 수놓아진 식탁보, 거리의 전등불빛 밑에 진열된 수많은 수공예품을 구경하다 한지로 만든 예쁜 꽃이 새겨진 등(1$)과 라오스 문양이 들어간 회색바지(2$)를 샀다.   

푸씨호텔 정원은 라오스전통무용을 위한 무대가 만들어지고, 잔디 위에 놓여진 하얀 식탁위로 조그만 등잔불들이 켜져 있었다. 왕궁에서 낮에 만난 여행자들(2인)이 먼저 자리를 잡고 있어 인사를 하고 그 자리에 앉아서 라오스 전통무용을 보면서 라오맥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누군가가 다가와 인사를 한다.

아-2001년 1월, 남인도 여행에서 만났던 김태철 선생님 부부였다. 4년 만에 우연히 라오스에서 다시 만나는 해후, 남인도 여행의 많은 기억들이 순간처럼 떠올랐고 잊혀졌던 얼굴들이 다시 가슴속에 살아났다. 길 위에선 만난 사람들은 어느 날인가 다시 길 위에서 만날 수도 있다. 여행자들은 한곳으로 흘러드는 것인가?

김태철 선생님 부부와 함께 식사를 나누었던 여행자 두 사람과 수많은 수공예품이 진열된  야시장 거리에서 "좋은 여행되세요"라고 말하며 헤어졌다. 다시 혼자가 되어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루앙프라방의 밤벌레소리가 들려오고, 라오스사람들의 구성진 노래소리가 들려온다. 
       

4) 마미꼬상과 푸씨의 저녁놀 (1/20)

메콩강변의 선착장 부근 노천식당에서 아침식사로 퍼(쌀국수-5000KIP)를 먹고 라오커피(2000KIP)를 마시고 있는데  조심스럽게 일본여성이 옆자리에 앉는다. 라오커피를 마시면서 옆자리에 앉게된 마미꼬상과 인사를 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일본어로 라오스여행에 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동경에서 온 마미꼬상은 인도와 동남아지역을 상당기간 여행한 베테랑여행자였다. 방비엥에서 올라온 마미꼬상은 슬로우보트로 이용하여 태국으로 들어가려고 생각하고 있는데 함께 이동할 적절한 동행자를 찾고 있었다.

마미꼬상과 인도여행과 일본의 경제상황과 관련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2시간 가까운 시간이 흘러갔다. 마미꼬상은 오전에 루앙프라방의 라오스 승려에게 일본어를 가르쳐 주기로 했다고 하면서 오늘저녁 6시에 개별여행자들이 모여 함께 저녁을 먹기로 했는데 나도 참가하지 않겠냐고 물었다. 저녁에 만나서 함께 식사하기로 약속을 하고 노천식당을 나왔다.

자전거를 타고 시내 남부버스터미날까지 햇살 뜨거운 루앙프라방 거리를 달렸다. 루앙프라방의 많은 집들은 예쁜 남국의 꽃들이 피우고 있었고, 곳곳에 사원들은 조용히 숨어 있었다.
버스터미널에서 방비엥으로 출발하는 버스를 확인하고(08:30/12:00출발-60000KIP) 돌아오는 길에 루앙프라방의 가장 오래된 사원인 위쑤라낫사원 (Wat Visounalat)을 들렸다.

왕궁(박물관)을 들려 박물관구경을 하고(20000kip) 우체국에서 엽서를 보낸 다음에 루앙프라방의 어느 곳에서도 보이는 푸씨(100m정도 산)정상에 올랐다. 멀리 보이는 메콩강이 숲에 싸인 루앙프라방을 감아 돌아 나가고, 칸강을 가로지르는 다리위로는 한가롭게  라오스사람들이 걷고 있다.

흘러가는 메콩강 위로 붉게 물든 석양을 보며 삶의 덧없음을 노래한 현자들의  깨달음의 경구가 문득은 떠오른다. 푸씨의 좀씨탑(That Chom Si)에 기대어 꿈꾸는 동안만 행복했던 사랑을 붉은석양에 물들어 유유히 흘러가는 메콩강에 흘려보낸다.

마미꼬상과 일본여행자들을 야시장에서 만나 메콩 강변 식당에서 비비큐(일종의 불고기 샤브샤브)와 라오맥주를 마셨다. 저 혼자 깊어 가는 메콩강의 물살소리와 길 위에 선 자의 목소리가 뒤섞여 밤은 깊어갔고, 늦은 밤- 작은 불빛들이 행복처럼 빛나고 있는 루앙프라방의 거리에서 우리들은 덧없는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길 위에서 만난 사람은 만나는 순간이 모든 것- 헤어져 돌아서 길 건너 저편에서 손 흔드는 마미꼬상에게 나도 아쉬운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다. 안녕-마미꼬상(사요나라)!

1 Comments
coco 2005.08.24 17:11  
  글을 참 잘쓰셨어요,,라오스여행의 느낌이 잘 전해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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