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여행기] 감동의 연속, 루앙프라방 트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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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여행기] 감동의 연속, 루앙프라방 트레킹

물고기자리 0 3805
2005-01-29 트레킹

어제 저녁 야시장에서 만난 반가운 한국인들과 함께 트레킹을 신청했다. 루앙프라방에서 유명한 푸시호텔 뷔페를 먹고 영양보충을 하자고 만났건만, 아에 문을 열지 않아 실망을 금치 못하고 야시장으로 이동했던 것. 이제까지 노점상과 현지식당을 이용한 저렴한 식사로, 캄보디아의 압살라 댄스 뷔페도 못 갔다. 또 베트남 후에의 명물 궁중요리 역시 일정과 의견이 맞지 않아 못갔었다. 해보지 못한 것들, 특히 먹는 것에 미련이 많이 남는다. 그래서 라오스 루앙프라방에선 꼭 전통공연과 함께 하는 부페를 먹고자 합의했지만 우리 도착 몇일 전에 아예 뷔페영업을 그만두었단다.
아직까지 아쉽네.


아침에 트레킹 멤버들이 보였다.
깡마른 가이드의 안내로 트케킹 시작.
루앙프라방에서 30분 정도 뚝뚝을 타고 산길을 오르기 시작한다. 언덕길은 완만했고 간간이 길을 메운 온갖 동물들의 배설물이 난코스이긴 했지만, 수풀에 둘러싸인 평지길은 지리산 노고단 가는 길과 비슷하다.
트레킹 일정은 산 속 소수민족 네 마을을 거쳐 가는 것. 내가 있는 곳은 루앙프라방 시내이므로 소수민족을 쉽게 볼 순 없었다.


몽족이라 불리는 첫번째 소수민족 마을 도착.
마을이라고 해봤자 10가구 정도인 소규모의 아담한 부족이다. 낯선 외국인이 방문하자 온 마을의 관심거리가 된다. 특히 한 집에 4-5명 이상되는 아이들은 무척이나 부산해진다. 쑥스러워하면서도 그들이 가진 장기를 은근히 비추는 모습,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자 하던 온 힘을 다해 하던 일을 마무리하는 모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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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살이 채 되기도 전에 이 아이들은 성인의 일이라 생각되는 노동을 한다. 아기돌보기, 물 긷기, 방아찧기 등.
몸체만한 물통을 긷는 것, 조그만한 발로 방아를 부지런히 찧는 모습들이 애처롭기 보단 몸에서 자연스레 배어나와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외유내강 아이들!
두번 째 소수민족 마을엔 한창 더웠던 한시쯤에 도착했다. 햇볕은 강렬해서 땀으로 범벅이 되고 몸은 지쳐갔다. 하지만 나무로 만든 집에 들어가 앉아 쉬면서 아주머니가 꺼내주신 라오스 전통의상을 입고 한껏 기운을 차린다. 입은 모습을 보고 우리보다 더 좋아하며 뿌듯해하시는 모습, 방문객들이 올 때마다 의상을 꺼내느라 귀찮을 수도 있을텐데...사진을 찍고 온 동네의 신기한 구경거리가 되면서 그들과 함께 웃고 한껏 정을 받았건만, 떠날 땐 줄게 없어 무척이나 죄송스럽다. 가방에서 굴러다니던 사탕만 애들에게 건네준다.
정말 감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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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마을을 지날때마다 거의 마을 전체 사람들이 나와 손을 흔들어준다. 잠시 스쳐가는 인연이건만 정성가득한 환대에 가슴 가득 감동을 담아간다. 아~ 라오스~~

내려오는 등산 길은 한 폭의 그림.
우거진 나무들, 깎아 놓은 듯한 가파른 절벽, 조그만 평지엔 사람 손떼묻은 밭작물들, 간간이 우뚝 솟은 열대 야자수 그리고 메콩강. 이렇게 넉넉한 대지는 그들의 삶을 여유롭고 풍요롭게 해 주며, 넉넉한 웃음에서도 배어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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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앙프라방에서의 트레킹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오히려 잘 알려지지 않았기에 10불로는 살 수 없는 뜻깊은 경험이었다.
우선은 같은 이십대의 소중한 인연들과 함께 해서 더욱 편하고 든든했으며 그냥 스쳐갔을 소수민족 사람들과 잠시나마 가까이 지냈다는 것, 그리고 라오스 산지의 정경을 가슴 깊이 담았다는 것..
라오스에서의 마지막 밤도 이렇게 지는구나.


2005-01-30 루앙프라방 -> 태국 치앙마이로

약 12일간의 라오스 여정을 마치고 이젠 귀국하기 위한 거점 태국으로 간다. 다시 온 길을 갈려니 도저히 자신이 없어, 어렵게 큰 맘먹고 항공권을 구입했다. 육로로는 1-2일 거리가 비행기로는 한 시간이 채 안 걸린다. 배낭여행과는 안 어울리는 큰 지출이었지만 국경을 통과했는데도 피곤하거나 지치지 않는다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막 이륙할 때 상공에서 루앙프라방의 정겨운 붉은 집들을 보자 한없이 섭섭하다. 마치 대학 때 막 상경할 때의 기분. 약 이주도 안 된 어찌보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라오스인의 따뜻한 미소, 달빛을 머금었던 강물,소수민족의 부끄러운 웃음, 아침시장의 정겨운 찹쌀밥, 진하면서 값싼 커피 하나하나가 가슴속에서 뭉클하게 피어오른다.
자연을 그대로 담고 있는 사람들이 가득한 곳, 라오스
다시 갈 그날까지 그대로 있어주었으면 하고 욕심 부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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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킹 멤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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