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3 - 선생님집에서손으로먹는찹쌀밥
아침 일찍 강가에 나간다. 안개낀 강변에 승려들의 탁발모습을 지켜본다. 초록 풍경과 어우러져 오렌지 승려복이 선명하게 느껴진다. 등교하는 꼬마, 출근하는 아줌마 등 루앙프라방의 아침풍경을 바라보다....
푸씨에 올라 루앙프라방전경을 보기로 한다.
푸씨올라가는 길을 미리 알아두었음에도 당췌 어디로 올라가야하는지 못찾겠다. 대단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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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길로다니기 2>
분명히 푸씨는 눈앞에 훤히 보이는데 어디로 올라가는지 모르겠다. 몽족시장에서 길을 물으니 이리로 올라가란다. 엥.. 산속이다. 조금더 올라가니 마을이다. 엥. 남의집 앞뜰이 나왔다. 닭잡는 아저씨, 울고 있는 꼬마, 뒷간가는 청년 등 잼있는 아침풍경이 그대로 보인다. 라오스집 앞뜰뒷뜰을 꼬불꼬불 지나 숲속길을 걷는데 멀리서 승려한명이 내려온다. 승려들이랑은 옷깃도 스치면 안되고 물건을 건낼때도 바닥에 놓아 가져가게 해야되고 하는 등 예의를 지켜야 한대서 그냥 몰래 사진만 찍는다. 그런데 승려가 먼저 환한 미소를 지으면 말을 건네는 것이 아닌가.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 이따 사원으로 놀러오라는 초대를 받았다.
푸씨에서는 루앙프라방마을이 한눈에 보인다~. 내려가면서 보니 엥..길이 쫘악 나있는것이 아닌가. 호호 또 혼자 이상한 길로 올라왔다(푸씨입구는 박물관입구 바로앞에 있다) 덕분에 라오스 여염집구경을 실컷하고 친구도 사귀었다 ^^* (푸씨 입장료 8,000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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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이 끝내주는 쌀국수로 아침을 먹고 지리조사원처럼 시내곳곳을 쏘다니다 학교가 보여 기웃거린다. 선생님 한분이 가까이 와서 보란다. 감사해라. 교실에서 아이들이 공부하는 모습을 지켜본다. 장난치는 친구도 없고 너무들 열심히다. 저요저요~ 한다. 귀엽다.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다 교재실도 보여주신다. 와. 꽤 많은 외국교재들이 들어와 있다. 좋다! 프랑스어 선생님인데 영어는 거의 못하셔서 답답하지만 손짓발짓 열심히 대화를 나눈다. 이따 집에 놀러오라고 하신다. 선생님 집은 어제 갔던 그 행복한 건너마을이다. 혹시나 하는 맘에 집에 식구는 몇명이고 열심히 캐묻는다^^; 혹시나 나쁜*면 안되니깡! 죄송해라 진짜 좋은분!!
시장에서 과일 2kg과 왕만한 바게트샌드위치를 바리바리 싸들고 들어온다. 먹어도먹어도 줄지않는 겁나맛난 열대과일을 질리도록 먹다가 맛난 낮잠속으로 들어간다. 아~ 좋다. 부시시 눈을 떠 박물관구경을 한다(썰렁, 10,000킵). 이제 승려친구를 만나러 왓빡칸으로 가야지. 가는길에 또 오토바이를 공짜로 얻어탔다^^; 사원에 들어서자 웬 외국인이 왔나 하고 삐쭉삐쭉 쳐다본다. 에구..민망시려워라. "저기 샤이 있어요?" "샤이 찾아왔어요? 불러드릴께요. 키득키득." 완전 남학교에 여학생이 찾아온 샘이다. 구경났다. 온 사원 승려들(거의 10대)이 모두 나와 뺑둘러싸고 신기한듯 바라본다. ^^;;
샤이가 나와 신발을 벗고 사원에 들어가 이런저런 얘기를 한다. 이곳 불교학교로 유학온 얘기 승려라서 너무 행복하다는 얘기 등등. 저녁 예베(?)시간이 되자 우르르 승려들이 모여든다. 지켜보겠냐는 말에 그러마고 하고 뒤에 자리를 잡는다. 동승들이 입을 모아 외는 불경소리가 향내속에 은은하게 퍼진다. 가슴을 파고 드는 찌릿한 느낌. 뭉클한 파장이 마음속에 스며든다. 이런 느낌이 들줄은 정말 몰랐다. 어릴때부터 교회에 다닌 난 불교하면 근처에도 가면 안되는 건줄 알았다. 여행을 다니면 다양한 종교를 접하고 그들의 생활을 지켜보면서 자연스레 너그러워진다. 종교에 뿐만은 아니다. 사람에 대해서도 삶에 대해서도..
샤이와 아쉬운 작별인사를 하고 서둘러 건너마을로 향한다. 선생님 댁에 가려면 해지기 전에 강을 건너야 한다. 저녁 6시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한다. 강을 건너 마을에 오자 꺅 어두워 암것도 보이지 않는다. 라오스는 밤이 되면 칠흙같은 어둠만이 있음을 미처 몰랐다. 겁이 덜컹난다. 딸랑 주소하나만을 갖고 영어 한마디 안통하는 캄캄한 라오 마을에 서있다. 주소를 보여주자 못알아듣고 이상한 말만한다. 다행히 한 청년이 아저씨 이름을 보더니(주소를 쓴게 아니었다. 주소같은건 올래 없다. 그냥 아저씨 이름을 달랑 써놓았다) 자기 선생님이었다며 집까지 안내해준다. 으~ 눈물나게 고맙다.
선생님~ 쟤가 진짜왔네~하셨을까? ^^; 방갑게 식구들을 만나 거실로 들어간다. 방이래봤자 문도 없고 가구도 없고 희미한 불빛만이 달랑있을 뿐이다. 자녀가 7명. 저녁먹을래? 하신다. 물론 넙죽 그러마고 한다. 웬떡이냐 라오스 가정식을 먹다니! 일단 바닥에 천을 깐다(식탁대용) 그리고 그위에 반찬(고기 야채요리, 매운 소스, 우거지무침)을 놓는다. 통에서 찹쌀밥을 조금떼어 손으로 조물락 동그랗게 만들어 반찬과 함께 먹으면 된다. 정성스레 손씻는 물도 주고 어떻게 먹는지 설명도 자세히 해주고 넘넘 친절하다. 진짜 많이 먹었다. 귀한 쌀을 엄청 축냈다. 맛있게 먹는 모습에 좋아하시니 기쁘다. 사모님은 내가 딸같다고 하신다. 감사하다. 아무래도 내 몸에 라오스피가 흐르나보다^^;. 이런저런이야기에 밤이 깊어간다.
여행엔 언제나 아쉬운 작별이 있다. 가족들과 따뜻한 포옹을 나누고 칠흙같은 어둠속에 집에가기위해 강가로 나간다. 한밤중에도 훤한 대낮같은 동네에 사는 난 이런 어둠이 몹시 낯설다. 선생님이 잘 걸을 수 있도록 후레쉬를 비춰주신다. 막내아들이 배를 댄다. 함께 까만 메콩강을 건넌다. 멀리 둥근달과 별만이 어둠속에 반짝거린다. 서로의 얼굴조차 보이지 않는다. 무사히 강을 건넜다. 너무 감사하다. 감사하다고 밖에..받기만하는따뜻한 정에 몸둘바를 모르겠다. 집에와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눕는다. 낼은 새로운 마을로의 여행을 떠나야지..
2003/1/9
푸씨에 올라 루앙프라방전경을 보기로 한다.
푸씨올라가는 길을 미리 알아두었음에도 당췌 어디로 올라가야하는지 못찾겠다. 대단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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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길로다니기 2>
분명히 푸씨는 눈앞에 훤히 보이는데 어디로 올라가는지 모르겠다. 몽족시장에서 길을 물으니 이리로 올라가란다. 엥.. 산속이다. 조금더 올라가니 마을이다. 엥. 남의집 앞뜰이 나왔다. 닭잡는 아저씨, 울고 있는 꼬마, 뒷간가는 청년 등 잼있는 아침풍경이 그대로 보인다. 라오스집 앞뜰뒷뜰을 꼬불꼬불 지나 숲속길을 걷는데 멀리서 승려한명이 내려온다. 승려들이랑은 옷깃도 스치면 안되고 물건을 건낼때도 바닥에 놓아 가져가게 해야되고 하는 등 예의를 지켜야 한대서 그냥 몰래 사진만 찍는다. 그런데 승려가 먼저 환한 미소를 지으면 말을 건네는 것이 아닌가.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 이따 사원으로 놀러오라는 초대를 받았다.
푸씨에서는 루앙프라방마을이 한눈에 보인다~. 내려가면서 보니 엥..길이 쫘악 나있는것이 아닌가. 호호 또 혼자 이상한 길로 올라왔다(푸씨입구는 박물관입구 바로앞에 있다) 덕분에 라오스 여염집구경을 실컷하고 친구도 사귀었다 ^^* (푸씨 입장료 8,000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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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이 끝내주는 쌀국수로 아침을 먹고 지리조사원처럼 시내곳곳을 쏘다니다 학교가 보여 기웃거린다. 선생님 한분이 가까이 와서 보란다. 감사해라. 교실에서 아이들이 공부하는 모습을 지켜본다. 장난치는 친구도 없고 너무들 열심히다. 저요저요~ 한다. 귀엽다.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다 교재실도 보여주신다. 와. 꽤 많은 외국교재들이 들어와 있다. 좋다! 프랑스어 선생님인데 영어는 거의 못하셔서 답답하지만 손짓발짓 열심히 대화를 나눈다. 이따 집에 놀러오라고 하신다. 선생님 집은 어제 갔던 그 행복한 건너마을이다. 혹시나 하는 맘에 집에 식구는 몇명이고 열심히 캐묻는다^^; 혹시나 나쁜*면 안되니깡! 죄송해라 진짜 좋은분!!
시장에서 과일 2kg과 왕만한 바게트샌드위치를 바리바리 싸들고 들어온다. 먹어도먹어도 줄지않는 겁나맛난 열대과일을 질리도록 먹다가 맛난 낮잠속으로 들어간다. 아~ 좋다. 부시시 눈을 떠 박물관구경을 한다(썰렁, 10,000킵). 이제 승려친구를 만나러 왓빡칸으로 가야지. 가는길에 또 오토바이를 공짜로 얻어탔다^^; 사원에 들어서자 웬 외국인이 왔나 하고 삐쭉삐쭉 쳐다본다. 에구..민망시려워라. "저기 샤이 있어요?" "샤이 찾아왔어요? 불러드릴께요. 키득키득." 완전 남학교에 여학생이 찾아온 샘이다. 구경났다. 온 사원 승려들(거의 10대)이 모두 나와 뺑둘러싸고 신기한듯 바라본다. ^^;;
샤이가 나와 신발을 벗고 사원에 들어가 이런저런 얘기를 한다. 이곳 불교학교로 유학온 얘기 승려라서 너무 행복하다는 얘기 등등. 저녁 예베(?)시간이 되자 우르르 승려들이 모여든다. 지켜보겠냐는 말에 그러마고 하고 뒤에 자리를 잡는다. 동승들이 입을 모아 외는 불경소리가 향내속에 은은하게 퍼진다. 가슴을 파고 드는 찌릿한 느낌. 뭉클한 파장이 마음속에 스며든다. 이런 느낌이 들줄은 정말 몰랐다. 어릴때부터 교회에 다닌 난 불교하면 근처에도 가면 안되는 건줄 알았다. 여행을 다니면 다양한 종교를 접하고 그들의 생활을 지켜보면서 자연스레 너그러워진다. 종교에 뿐만은 아니다. 사람에 대해서도 삶에 대해서도..
샤이와 아쉬운 작별인사를 하고 서둘러 건너마을로 향한다. 선생님 댁에 가려면 해지기 전에 강을 건너야 한다. 저녁 6시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한다. 강을 건너 마을에 오자 꺅 어두워 암것도 보이지 않는다. 라오스는 밤이 되면 칠흙같은 어둠만이 있음을 미처 몰랐다. 겁이 덜컹난다. 딸랑 주소하나만을 갖고 영어 한마디 안통하는 캄캄한 라오 마을에 서있다. 주소를 보여주자 못알아듣고 이상한 말만한다. 다행히 한 청년이 아저씨 이름을 보더니(주소를 쓴게 아니었다. 주소같은건 올래 없다. 그냥 아저씨 이름을 달랑 써놓았다) 자기 선생님이었다며 집까지 안내해준다. 으~ 눈물나게 고맙다.
선생님~ 쟤가 진짜왔네~하셨을까? ^^; 방갑게 식구들을 만나 거실로 들어간다. 방이래봤자 문도 없고 가구도 없고 희미한 불빛만이 달랑있을 뿐이다. 자녀가 7명. 저녁먹을래? 하신다. 물론 넙죽 그러마고 한다. 웬떡이냐 라오스 가정식을 먹다니! 일단 바닥에 천을 깐다(식탁대용) 그리고 그위에 반찬(고기 야채요리, 매운 소스, 우거지무침)을 놓는다. 통에서 찹쌀밥을 조금떼어 손으로 조물락 동그랗게 만들어 반찬과 함께 먹으면 된다. 정성스레 손씻는 물도 주고 어떻게 먹는지 설명도 자세히 해주고 넘넘 친절하다. 진짜 많이 먹었다. 귀한 쌀을 엄청 축냈다. 맛있게 먹는 모습에 좋아하시니 기쁘다. 사모님은 내가 딸같다고 하신다. 감사하다. 아무래도 내 몸에 라오스피가 흐르나보다^^;. 이런저런이야기에 밤이 깊어간다.
여행엔 언제나 아쉬운 작별이 있다. 가족들과 따뜻한 포옹을 나누고 칠흙같은 어둠속에 집에가기위해 강가로 나간다. 한밤중에도 훤한 대낮같은 동네에 사는 난 이런 어둠이 몹시 낯설다. 선생님이 잘 걸을 수 있도록 후레쉬를 비춰주신다. 막내아들이 배를 댄다. 함께 까만 메콩강을 건넌다. 멀리 둥근달과 별만이 어둠속에 반짝거린다. 서로의 얼굴조차 보이지 않는다. 무사히 강을 건넜다. 너무 감사하다. 감사하다고 밖에..받기만하는따뜻한 정에 몸둘바를 모르겠다. 집에와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눕는다. 낼은 새로운 마을로의 여행을 떠나야지..
2003/1/9